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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펜과 펜의 싸움

펜과 펜의 싸움


시는 주머니 안의 편지 같다

말을 많이 하면 실수를 할 수 있기에

짧고 은밀한 비밀을 담아  숨겨야 하는  작은 쪽지


그래서 밀서로 

저항문인들이 시를 많이 필용했다


나는

저항시인들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

교과서에  유독 저항시인들의  시들이  많이 나와

그냥 할 수 없이  겨우  읽는 책이 교과서라

읽을수밖에




그 결과

내 시  소설은

반항하는 속어를

내포하는 속뜻이  있었다

교과서가  내 반항의 시대에   저항의 시인들을 맞닦뜨려 준거다


세월이 흘러

그냥 그림이 그려지는 순수한  글을  쓰고싶어

 얼마나 연습했는지  모른다

해도  안되니

되는걸 열심히  하는게 맞다


운명인듯 천명인듯 저주인듯 재주인듯

내가   내글이

그렇게 태어나 그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면

내  글은 애석하게도 칼이고

갈고 닦는  어리석은 시절에  어리석은 칼을 함부로 휘두르고

글의 위엄을 몰랐다.

어린 때는  무딘칼도  몽둥이같이  아팠을거다

내가 날  으시됬는지도


저항시인들은 시를  쓸 때 목숨을 걸고 

그 글이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각오로 썼는데

나는 글을 쓸때

왜  글로  죽일수 있다고는  생각을 못했는지


허나

난 오늘  나를 부정하고  신념을 스스로 꺽어보려한다

내 글이  칼로 태어났다면

뽑아야 할 곳에서  뽑아 정확히 허를 찌르리라

근데  과연  무엇을 찔렀나?

나의 칼은   허가 아니라 정을

심장이 아니라 심정을  찌르는  

용도가 다른 칼이라는것을

갈아도 갈아도 날이 서지 않는 

나무칼이고 물을베는 칼일푼



글이 마침내 

진로를 바꾼다



꼭  칼이  아니더라도  되지 않을까?

방패

저급한  저 수많은 갈리지 않은 글들의 공격에 방패가 더 필요하다고

칼에  정을 쳐   넓게   펴서  막는 방패를 만들자


무기가 아닌  글로   

허를 찌르고  

혀를 자르고  

깨닫기를 바랬지만

허를 찔려도 입은 살아있고

혀가 잘려도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얼마나 더 갈아야 하나

분함이  넘쳐  핏빛 분토를 쏟아내고

갈리지 않은 칼로  나를 많이도 베었다

하지만

베이지 않는 날 보고 내 글은 칼이 아니라고  

절대 아니라고

알면서  갈기를  멈추지 않았었다



타고 난  꼬챙이   유리  못

보잘것없는 것으로  한마디씩 던지는 수만명의 말


단칼에 죽는것보다

더 한 고통


칼보다 펜이 강하다


그럼 그 펜을 막아주는 펜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칼보다 강한 펜을 막는 방패와도 같은 펜을 만든다

정으로  치고 또 쳐서  어떤 말도  이 방패를 거치면   

그리 아프게 꽂히는 말이 아니게  방패가 되어서

막아주고 정화시켜주고싶다


난  펜에 맞서는 방패와  같은 펜이 되려 칼처럼 생긴 내 글을 

정으로 쳐서 둥글고 넓고  무디게 만드리라

결심했다


날카로운 펜은 피할수 없다

하지만 펜끝을 굽혀 온전히  찌르지 못하게

찔려도  이미 부러진 펜촉에 고통이 없게

난 칼같은 펜에  칼같은 펜으로 말고

넓고 둥근 펜으로

막아보려한다


내 글은 이제 칼이  아니다

내 펜은 날카로운 펜이 꺽이게 하는 

어쩌면  칼의 펜이 방패의 펜에 부서지며 

어떤 승화의 소리가 아름다울지도


내 글은 이제

날카롭지 않기를

넓고  무엇이든 다 받아주는  펜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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