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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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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최근연재일 :
2024.09.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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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91,501

작성
23.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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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말할 수 없는 것 (4)

DUMMY

『빛의 부재는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너무 많은 빛 또한 눈을 멀게 만든다.』


-북부의 이름 없는 마을에서 전해지는 격언-


*


롭스 산맥에 있는 산들은 거의 전부가 지나치다시피 높고, 또 대륙을 향한 산세는 더없이 가팔랐다. 더불어 산맥의 산들은 어느 산이나 그 허리께에 두터운 구름층을 걸치고 있었다.

일종의 운해(雲海)라 불러야 할 중턱의 그 구름들은 만약 정상에서 볼 수 있었다면 아마 더없이 장엄한 장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장관을 직접 본 인간은 없다.

롭스 산맥의 멧부리를 정복한 인간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대륙 곳곳을 정복하고 싶어하는 인간들이, 롭스 산맥을 그들의 정복 목록에서 제외한 데에는 적합한 이유가 있다.

모든 학자가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롭스 산맥의 생태계는 대륙의 나머지 생태군을 전부 합친 것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

당연히 그 다양한 생태군 안에는 요괴도 포함되어 있다. 산맥에는 베르미나 스퀼라 같은 하급 요괴들 뿐만 아니라, 페루스나 시노디아와 같은 강대한 요괴들이 도사리고 있다.

아주 오래전 시노디아를 자극한 어느 인간에 의해 도시 하나가 사라진 이후로, 인간들은 더 이상 롭스 산맥의 멧부리에 도전하지 않았다.

자욱한 운해로 인해 밑에서는 정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도 없으며, 또 실제로 등반하기에는 지나친 극기가 요구되는 곳. 롭스 산맥은 어느 시점부터 사람들에게 단순한 산이 아니라, 미지의 영역이자 탐험의 영역쯤으로 여겨지게 됐다.


해가 가장 높이 떠오른 시각, 그 미지의 영역 일부를 탐험하는 세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산맥의 복잡한 생태를 고려한다고 해도 확실히 이상하다고 할만한 조합이었다.

인간 남녀 한 쌍과 한 명의 아돌프가 산맥의 애매한 지점에서, 그러니까 숲 속이라 하기엔 옅고, 그렇다고 초입부라 하기엔 초목이 꽤 무성한 지점에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토비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을 바라보았다. 토비의 옆에서는 리버가 혀를 길게 빼낸 채 헥헥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토비는 곧 요상한 친밀함 같은 것을 느꼈다.

몸에 땀샘이 거의 없는 탓에 아돌프들은 더울 때 혓바닥을 길게 빼내곤 한다. 그리고 바로 지금 리버가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다. 토비는 슬며시 웃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괜찮냐?"


리버는 대답할 기운도 없는 것 같았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리버는 토비를 쳐다보지도 않고서 대꾸했다.


"전혀요."

"그러게 평소에 운동 좀 해두지 그랬냐?"


토비의 퉁명스러운 핀잔에 조금 전과 달리 이번에는 곧장 대답이 나왔다. 리버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젠장. 토비 당신은 숲에서 나고 자란 아돌프잖아요! 훈련 받은 제국군이라면 모를까 평범한 인간은 이런 숲에서 한나절 가까이 이동하면 누구나 녹초가 된다구요."


토비는 의아함 가득한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그리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정면에는 두 사람의 선두에서 숲을 뚫고 전진하는 루나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그녀는 녹초가 된 것 같지는 않았다. 토비는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글쎄다. 내가 보기에 저기 네 친구는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는데? 루나가 혹시 제국군 소속이었냐?"


순간 리버는 토비의 머리를 한 대 쥐어 박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을 느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그건 카니쿨라가 페루스에게 덤비는 꼴이 될 것이 뻔했다.


"친구 아니에요."


무뚝뚝한 대꾸에 토비가 소리 내 웃었다. 더 반박할 기운도 없었던 리버는 앞으로 토비가 뭐라 말하든 완전히 신경을 끄기로 결심했다.

리버는 고개를 들고 10큐빗 정도 앞에서 걷고 있는 루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토비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주변 지형은 꽤 험했고 초목도 무성한 편이었지만, 현재 루나의 속도는 길이 잘 닦인 도심 한복판에서 이동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속도였다.

루나는 무리의 선두에서 가지를 쳐내고, 덤불을 발로 차고, 가끔 나타나는 야생 동물들을 쫓아내면서 거침없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그 일련의 행동은 너무 자연스럽고 매끄러웠다. 그래서 뒤에서 언뜻 봤을 때는 마치 그녀가 어떤 괴상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처음과 비교해서 루나의 속도가 전혀 줄어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 리버는 다시 시선을 내리 깔았다.

리버의 모습을 지켜보던 토비가 킬킬대며 웃었다. 그러다 이내 루나를 바라보며 감탄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확실히 신기한 움직임이긴 해. 네 말대로 나야 아돌프니 숲에 익숙하다지만, 나도 여지껏 숲에서 저런 식으로 움직이는 인간은 본 적이 없군. 뭐라고 할까, 인간이 아니라 마치 족제비나 오소리 같은 놈들의 움직임 같은데."

"족제비요?"

"그래, 그런 놈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가장 이동하기 편한 길을 찾아내거든. 아, 물론 지금 루나는 너를 배려해서 길까지 터 주고 있으니 더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지."


아돌프에게 직접 그런 말을 듣고 나서야 리버는 지금까지 가졌던 일말의 의심이 전부 사라졌다.

지하수로의 앞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세 사람은 이른 아침부터 숲 속에서의 이동을 감행했다.

그때 루나는 자신이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리버는 루나의 저의가 의심스러웠다. 그것은 당연한 의심이었다. 아돌프가 포함된 인원이 숲을 지날 때는 당연히 아돌프가 선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튼 숲에서 아돌프보다 앞장서서 걷는 일은 리버에겐 만용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거의 한나절이 지난 지금, 리버는 루나의 말이 옳았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루나의 선택은 옳았고, 동시에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 여태 같이 다녀본 일이 없었기에 알지 못했지만 토비는 정말 지독한 길치였다.

리버는 다시 루나의 여리여리한 뒷모습을 응시했다. 리버는 루나가 어떻게 지금까지 공작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닐 수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저 정도의 체력과 날렵함이라면 어떤 추적자도 그녀를 따라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시 숨이 차올랐다. 리버는 상식에 어긋나도 한참은 어긋난 그녀의 체력이 소진되기를 기도하며 고개를 떨궜다.


리버가 주로 흙바닥과 그 위에 난 잔풀들을 헤아려가면서 전진하던 것과 달리, 토비는 시종일관 즐거운 기분으로 걷고 있었다.

체력이 남아돌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주변의 환경 덕이었다. 벽돌 냄새나 유약 냄새, 혹은 모르타르 냄새로 가득한 인간들의 도시보다는 확실히 숲의 공기 쪽이 토비에겐 상쾌하게 느껴졌다.

리버 옆에서 흥얼대며 숲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토비가 돌연 루나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쳤다.


"어이 루나! 듀라트 영지까지는 얼마나 남았냐!"


루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무심하게 대꾸했다.


"이 속도로 가면 나흘쯤이면 도착할 거야. 그보다 그렇게 떠들 만큼 힘이 남아도는 거라면, 옆에서 다 죽어가고 있는 네 친구나 업어주지 그래."


그 냉랭한 태도에 약간 머쓱해진 토비는 리버를 쳐다보았다.


"카니쿨라도 은혜를 갚는 법이라 따라오긴 했다만, 이거야 원 대접이 너무 박하군. 그렇지않냐?"


토비가 동의를 바라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물론 리버에겐 토비를 달래줄 여력은 없었다. 리버는 묵묵히 발을 놀리는 일에 집중했다. 토비는 작게 웃어버린 후 다시 흥얼거리며 숲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네 사람은 다시 한참을 걸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걷던 리버는 어느 순간 빛이 옅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리버는 번쩍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해가 뉘엿해지고 있었다. 해가 뜨자마자 출발했으니 그렇다면 정말 하루 종일 숲을 걷기만 한 셈이었다.

리버가 자신이 선택한 여로에 심각하고 진지한 회의감을 품기 시작했을 때, 루나가 문득 자리에 멈춰 섰다. 루나는 몸을 돌리고 두 사람에게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야."

"흐아..."


루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리버는 탄성을 내뱉었다. 마침 발치에 튀어나와 있는 두터운 나무 뿌리가 보여서 리버는 얼른 그곳에 풀썩 주저 앉았다. 리버는 만약 낮이 짧은 계절이 아니었다면, 졸도한 채 걷는 기막힌 요술 하나를 익히게 됐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세 사람이 멈춘 곳은 큼직한 나무가 거의 없는 평지였다.

리버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는 동안, 루나는 근처를 이리저리 서성이고 있었다. 주변을 살피던 루나가 불쑥 얇은 나뭇가지가 가득한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조용히 단검을 꺼내 들었다.

두 사람이 의아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루나는 길고 얇은 나뭇가지들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몇 번 그렇게 하자 바닥에 금방 기다란 나뭇가지들이 쌓였다.

루나는 그중 가장 긴 것들을 골라 적당한 높이의 나무들 사이에 하나 둘 얹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토비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초막(草幕)같은 것을 지으려나 본 데? 그래 처음에는 저런 식으로 지붕을 만드는 거지. 아주 옛날 방식이라 직접 보는 건 나도 처음이군."


설명을 듣고 나자 그것은 확실히 지붕처럼 보이기는 했다.

잠시 후 리버는 루나가 짓고 있는 것이 오늘 밤 세 사람이 야영 할 움막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리버는 작업을 돕기 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버와 같은 목적으로 루나에게 걸어가던 토비가 돌연 귀를 쫑긋 세웠다. 곧 토비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에게 소리쳤다.


"집은 사이좋게 둘이서 만들고 있어라! 나는 더 좋은 걸 가져올 테니."


그렇게 말하고서 토비는 누가 말릴 새도 없이 곧장 울창한 숲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루나는 처음부터 신경 쓰지 않았고, 리버는 잠깐 지켜보다가 다시 루나를 돕기 위해 나섰다.

움막 짓는 일을 도우려고 나서긴 했지만, 막상 리버가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할 일이 없었다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손도끼라도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리버에겐 날이 무딘 단검 하나가 전부였다. 리버는 루나가 하는 것처럼 단검으로 나무를 척척 베어내는 묘기를 부릴 수는 없었고, 사실 움막에 관해서도 아예 몰랐다.

결국 리버는 루나가 베어 낸 나무들을 한데 모아 놓거나, 그렇게 모은 나뭇가지를 건네주는 정도의 역할을 자처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어찌저찌 꽤 그럴듯한 움막이 완성됐다.

해는 이제 거의 저물어 가고 있었다. 지는 해를 바라보던 리버는 그제야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세 사람이 밤을 보낼 적절한 공간과, 움막을 지을 재료가 있는 장소, 그리고 움막을 짓는 속도까지 전부 고려한 뒤 그곳에 멈춘 것이 분명했다. 그 치밀한 계획성에 리버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움막을 완성하고 나서 루나는 그 앞 바닥에 잔가지들을 쌓아 올렸다. 어느 정도 잔가지를 쌓은 루나는 다음으로 큰 나무 토막을 가져왔다. 토막을 바닥에 내려 놓은 루나는 그 위에 앉았다. 그리고 앉은 채로 잔가지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그 알 수 없는 행동에 리버가 미심쩍은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화악-하고 가지 중심부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올랐다. 불을 피운 방식은 유추조차 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모닥불을 만들어 냈다.

불이 두꺼운 가지에 옮겨 붙을 때쯤 불쑥 토비가 숲 안쪽에서 튀어나왔다. 토비는 두 사람 곁으로 다가오며 조금 경박하게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짧은 시간에 만든 것 치고는 상당히 훌륭하군."

"혼자서 어딜 갔다 온 거예요? 당신이 도와줬으면 훨씬 빨리 완성됐을 거라구요."


리버의 투정에 씨익 웃은 토비는 모닥불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리고 그때까지 등 뒤에 매고 있던 커다란 자루를 바닥에 털썩 던져 놓았다.

자루 안에는 내장이 전부 손질된 멧돼지가 있었다. 리버가 탄성을 내질렀고, 토비는 약간 뻐기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


"어떠냐! 이 정도면 세 명이 먹기에 충분하겠지?"


루나가 멧돼지를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토비는 만족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선 적당한 길이와 굵기의 가지를 집어 들었다. 토비는 그 가지로 멧돼지를 머리부터 끝까지 쭉 꿰었다.

한편 모닥불 위에 근사한 요리용 거치대가 놓일 때까지 리버는 약간 시무룩한 상태였다.

집과 식량을 구한 두 사람과 달리 누가 봐도 리버는 그닥 일조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멧돼지를 익히는 과정에서 드디어 활약할 기회가 생겼다.

꽤 큰 멧돼지였기에 불 위에서 멧돼지를 돌리는 역할은 토비가 맡았지만, 그것은 요리라기보다는 살아있는 화구 역할에 가까웠다.

요리는 전적으로 리버가 담당했다. 리버는 토비 옆에서 잔가지들을 빼거나 넣음으로써 불을 조절했다. 그리고 루나의 배낭에 들어있던 소금과 허브를 칼집 사이에 적절히 뿌렸다.

주위로 고소한 냄새가 퍼질 무렵, 토비가 문득 떠올랐다는 얼굴로 루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불을 피워도 되는 거냐? 만약 추격자들이 이 연기를 보면 곤란할 것 같은데."

"마을과 가까운 숲에는 인간 사냥꾼들이 여럿 살아가니까 괜찮아.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겠지."


토비는 납득했다. 잠시 후 리버가 요리의 완성을 알렸다.

가장 먼저 토비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다리 한 짝을 통째로 뜯어냈고, 그대로 입으로 가져갔다.

반면 루나는 언제 준비했는지 평평한 접시를 허벅지에 얹고 있었다. 루나는 단검을 교묘하게 이용해 익은 부위를 얇게 잘라냈다. 그리고 다시 그 단검을 나이프와 포크처럼 이용해 우아한 모습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리버는 두 사람의 중간이었다. 리버는 큰 나뭇잎을 접시 대용으로 쓰긴 했지만 토비와 같이 손을 이용해 고기를 뜯었다.

식사 도중 토비는 연신 즐겁다는 듯 꼬리를 위 아래로 흔들어 댔다. 그리고 그런 토비의 모습이 리버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반대로 루나는 음식에 대한 어떤 감상평도 하지 않아서 리버를 약간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식사가 끝나갈 때쯤 리버는 루나가 그녀의 몸집에 비해 꽤 많은 양을 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리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짧은 저녁 시간이 끝났다. 숲에서 야영할 때 뒷정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만 세 사람은 대강 한 쪽으로 치워 놓는 것으로 끝냈다. 어차피 토비에게 위협이 될만한 야생 동물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해는 지평선에 걸쳐 있었다. 완전히 지기까지는 아직 조금 걸릴 것 같았다.


"크흠..! 큼 큼.."


토비가 팔짱을 낀 채로 헛기침을 내뱉으며 루나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바로 옆에서 리버 역시 루나를 흘끔대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루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눈치였다.

초목 사이에 휘감기는 바람 소리와,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 소리, 이름 모를 짐승이 멀리서 울어 대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생명을 어루만지는 듯한 채도 낮은 어둠 속에서 루나가 못마땅한 얼굴로 두 사람을 응시했다. 그러다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이런 어두운 숲 속에서 시커먼 남정네들의 눈빛을 받고 있자니 썩 달가운 기분은 아니군. 좋아, 뭐든 물어봐.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대답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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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기우뚱하게 바라보기. (6) 23.06.13 147 7 12쪽
20 기우뚱하게 바라보기. (5) +2 23.06.13 126 8 13쪽
19 기우뚱하게 바라보기. (4) +2 23.06.11 148 8 12쪽
18 기우뚱하게 바라보기. (3) 23.06.11 142 6 12쪽
17 기우뚱하게 바라보기. (2) 23.06.10 140 9 17쪽
16 기우뚱하게 바라보기 +1 23.06.07 147 8 15쪽
15 바보와 멍청이는 언제나 큰 쪽을 선호한다. (15) +1 23.06.07 154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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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바보와 멍청이는 언제나 큰 쪽을 선호한다. (13) 23.06.04 155 9 14쪽
12 바보와 멍청이는 언제나 큰 쪽을 선호한다. (12) 23.06.02 150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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