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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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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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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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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바보와 멍청이는 언제나 큰 쪽을 선호한다. (7)

DUMMY


"상인들이 듀라트 영지 쪽으로 가질 않는다구요?"


"그래 몇 달 전부터 듀라트 영지에 들어간 상인은 한 명도 없다던데."


"어째서요?"


고민하듯 천장을 바라보던 토비가 잠시 후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대답했다.


"들은 정보일 뿐인데 난들 알겠냐. 뭐 얼핏 듣기로는 근처 숲에서 요괴들이 튀어나와서 그렇다더군."


"요괴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왜 있잖냐, 베르미 같은 놈들 말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듀라트 영지 근처에만 가면 그런 놈들이 떼거지로 달려든다고 하던데."


"흐음.. 그건 확실히 이상한 일인데요?"


거기서 뒷말을 삼킨 리버는 모종의 의심과 함께 토비를 지그시 응시했다. 리버는 혹시 토비가 목걸이 값을 깎기 위해 거짓 정보를 건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토비가 부담을 느낄 만큼 노려보던 리버는 그러나 이내 의심의 눈빛을 거뒀다. 상인다운 꼼꼼한 관찰을 통해 리버는 토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물론 관찰력의 대부분은 토비가 귀를 쫑긋거리는지, 꼬리를 좌우로 흔드는지, 털이 빳빳이 일어난다든지 하는 일을 파악하는 데 쓰였다.

다행히 토비는 귀도 움직이지 않았고, 꼬리도 차분했으며, 털도 부드럽게 찰랑대고 있었다.


거짓말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그럼에도 리버는 조금 더 의심해보기로 했다.

예컨대 정보 자체는 거짓이지만 토비가 그것이 거짓 정보라는 점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 경우엔 토비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게 되며, 그렇다면 토비를 관찰하는 것으로는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수 없다.

리버는 정보 자체가 거짓일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할만한 합당한 근거도 있었다.

요컨대 상인이란 그 어느 업종보다 시간과 날짜에 민감한 업종이며 그중에서도 행상인들이 특히 그렇다.

한 곳에 가게를 세우고 가만히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과는 달리, 행상인은 발걸음을 멈추는 시간이 곧 손해를 보는 시간이다.

기일을 맞추자면 항상 발을 바삐 놀릴 수 밖에 없는 행상인들은 험한 길도 결코 마다 않으며, 가파른 산세도 거리낌없이 타고 다닌다.

따라서 행상인이란 그 단어를 들었을 때 막연하게 떠올리곤 하는 배 나온 중년 아저씨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행상인 무리는 보통 건장하고 거친 사내들로 이루어져 있다.


리버가 의심스러웠던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그런 거친 행상인들이 고작 자그마한 베르미들 때문에 듀라트 영지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베르미란 숲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요괴이며, 폴 영지를 둘러싼 숲에도 베르미들의 영역이 존재했다.

그 덕에 리버 역시 그 요괴들의 생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실제로 영지 근처에서 마주친 적도 몇 번이나 있었다.

베르미들은 보통 겁이 많아서 인간을 만나면 땅을 파고 숨어 들거나 도망쳐버린다.

물론 가끔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인간을 공격하기는 경우가 있기야 하다.

하지만 아무리 나약한 성인 남성이라도 베르미의 공격에는 쉽게 대처할 수 있다.

사실 대처라고 할 것도 없다. 그저 가까이 다가오는 놈이 있으면 발로 홱 차버리거나 손으로 쳐버리면 그만이다.

어찌 됐든 고작해야 발목이나 정강이까지 오는 그 작은 요괴들은 인간에게 어떤 위협도 되지 않는다. 수 백 마리에게 둘러싸이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그렇다.


리버가 생각에 잠긴 채 한참 동안 아무 반응이 없자 토비가 점점 불안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어느 시점에 바닥에 축 처진 토비의 꼬리가 천천히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토비가 답답하다는 듯 리버를 닦달했다.


"그만 생각하고 뭐라고 말 좀 해봐라. 내가 말한 게 그렇게 쓸데없는 정보냐?"


질문하는 토비의 눈빛에는 간절함 같은 것이 깃들어 있었다. 그 모습이 먹음직한 간식을 눈 앞에 둔 채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카니쿨라 같아서 리버는 슬며시 미소 지었다.


"좀 기다려봐요, 원래 정보의 값어치라는 건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질게 많단 말이에요. 일단 당신이 말한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하고. 음, 또 만약 정보가 사실이라고 해도 결국 그 정보를 어떻게 써먹을지도 생각해 봐야 하구요."


토비가 팔짱을 끼더니 툭 내뱉듯 말했다.


"거짓이라면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면 그냥 물건을 죄다 사두면 되는 거 아니냐?"


"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상인들이 앞으로도 듀라트 영지에 얼씬도 하지 않는 거라면 말이다. 마찬가지로 폴 영지에 오는 행상인들도 점점 줄어들지 않겠냐."


잠시 토비의 말을 생각해본 리버는 그 가설이 꽤나 그럴듯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폴 영지는 삼면이 숲으로 둘러 싸여있으며, 유일하게 평야로 이어져 있는 곳은 듀라트 영지 뿐이다.

두 영지 사이의 행로가 막힌다면 행상인들은 롭스 산맥을 뚫고 폴 영지로 들어오는 수 밖에 없다.

그야 상인들은 외딴 곳이나 다른 상인들이 찾지 않는 곳에서 물건을 파는 일이 많은 이윤이 남는다는 사실쯤이야 알고 있다. 그래서 행상인들 중 일부는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외진 곳으로 향하기도 한다.

하지만 롭스 산맥을 가로지르는 일은 위험을 감수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저 단순한 자살 행위에 가깝다. 행상인들은 그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엄청나게 먼 거리를 빙 둘러서 폴 영지로 올 확률도 거의 없다.

행상인들은 지극히 합리적인 인간들이다. 그들은 폴 영지에 마땅한 특산물이랄 게 없으며, 시세차익을 남길 만큼 시민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물품도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들은 폴 영지로 올 바에야 차라리 근처의 다른 작은 영지에서 장사하는 쪽을 택할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한 리버는 이내 토비가 처음에 했던 말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아직 생필품이나 기호품들의 가격은 그다지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어차피 행상인들이 영지에 방문하지 않으면 가격이 오를 것이 분명하다.

요약하자면 토비는 그것들을 미리 사 놓은 후에 되팔면 되지 않냐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적지 않은 고민 끝에, 리버는 그것이 꽤 실현 가능성이 풍부한 주장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동시에 토비가 말한 정보가 진짜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방금 전 리버는 얼마간 최근 영지에 들른 행상인을 떠올려보려 애썼다. 하지만 리버는 단 한 사람도 떠올리지 못했다. 리버는 그 간단한 검증 방법을 처음부터 생각해내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


"이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냐? 이러다 날 새겠다."


결국 리버는 토비가 건넨 정보가 양질이라는 점과, 토비가 주장한 정보의 이용 방안 또한 상당히 그럴듯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순간적으로 리버는 눈 앞에 있는 아돌프의 통찰력에 대해 놀라움을 느꼈지만, 당연히 그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리버는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대답했다.


"흠. 뭐 좋아요, 그 정보 살게요."


털에 덮인 토비의 두 귀가 위로 쫑긋 솟아 올랐다.


"뭐? 정말이냐! 그럼 이 정보는 얼마짜리지?"


"그 전에, 그 정보는 대체 누구에게 들은 거예요? 그건 꽤 영향력 있는 상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 같은데요. 하지만 수완 좋은 상인이라면 그런 중요한 정보는 남에게 쉽게 알려주지 않을 거란 말이죠?"


리버의 말이 끝날 때쯤 토비가 갑자기 그윽한 눈길로 리버를 응시했다. 토비의 표정은 마치 뒤에서 몰래 사악한 일을 꾸미고 있는 사람과 비슷했다. 한편 토비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던 리버는 멀뚱하게 토비를 마주 바라보다가 찝찝한 투로 말했다.


"뭐예요? 왜 사람을 그런 식으로 쳐다봐요?"


리버가 질색하자 토비가 씩 웃으며 말했다.


"방금 네 말대로라면... 이건 꽤나 중요한 정보로군?"


잠시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던 리버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입을 쥐어 뜯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리버는 방금 전 자신이 상대방에게 정보의 값어치를 말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리버가 스스로의 멍청함을 저주하고 있는 사이, 토비가 유쾌한 과거 일을 회상하듯 말했다.


"해결사 노릇을 하던 와중에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고서 잔뜩 바가지를 씌우려던 상인 놈이 하나 있었다. 약간 겁을 주니까 제멋대로 중요한 정보를 알려준다며 술술 말하더군. 나야 당연히 상인이 아니니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이야. 역시 세상 일은 모르는 법이군."


리버는 바가지를 씌우려 했다는 상인이 등장하는 대목에서 살짝 움찔했다. 하지만 다행히 토비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다시 토비가 질문했다.


"그래서 정보값은 얼마냐?"


"...70실링으로 하죠."


금액을 듣고 나서 토비가 입을 떡 벌렸다.


"뭐야? 이까짓 게 그렇게 비싼 정보라고?"


"상인에게는 중요한 정보니까요. 그럼 거래하죠. 정보값을 빼면 목걸이는 총 30실링이에요."


"잠깐, 잠깐만 기다려봐라."


토비는 잔돈을 꺼내기 시작한 리버를 저지했다. 그러고선 동시에 자신의 옆구리에 달린 작은 여행용 배낭을 뒤지기 시작했다. 토비의 손은 인간보다 세 배 정도는 컸고, 또 손톱은 작은 호미에 견줄 만했기에 그것은 쉽지 않은 작업처럼 보였다.

잠시 후 무자비하게 유린 당한 배낭이 작은 상자를 뱉어냈다. 토비는 그 큼직한 손에 비하자면 아주 앙증맞은 상자를 리버에게 내밀었다.


"감정할 수 있지? 온 김에 이것도 좀 감정 받자."


"이건 또 어디서 나온 거예요?"


"출처는 묻지 말고. 감정해 봐라. 이건 얼마나 받을 수 있겠냐?"


토비의 독촉에 리버는 거의 반 강제로 상자를 건네 받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수상쩍은 토비의 태도에 리버는 혹시 그 상자가 장물 같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워졌다.

얼핏 그 이름만 봤을 때, 토비가 가진 해결사라는 직업은 유쾌하고 명쾌한 직업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 그 업무 과정이 유쾌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간들끼리의 분쟁이 아돌프 해결사가 손을 써야 해결될 상황까지 치달았다는 것은, 이미 협상의 단계를 지나 협박의 단계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높다.


"어떠냐? 그거 비싼 거냐?"


"가만 있어 봐요."


그래도 그 과정에서 토비가 자신의 털에 인간의 피를 묻히는 일은 없었을 거라 리버는 확신했다.

토비의 순박한 성격을 믿고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단지 토비를 만난 상대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인간이었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인한 추측이었다.

어떤 정신 나간 인간도 건장한 성인 아돌프 한 명을 평생 적으로 남겨두고 싶을 리가 없다. 그러니 순순히 그 자리에서 토비에게 해결 당했을 거라 생각하는 편이 타당하다.

토비를 신뢰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리버는 상자가 장물일 가능성을 고려하며 상자를 감정했다. 토비에게 협박 당한 상인이 정보를 줬다면, 눈 앞의 상자도 주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지근한 차 한잔 마실 시간이 지난 뒤에 리버는 관찰을 끝냈다. 리버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리기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걸 제외하면 그냥 평범한 상자네요. 내용물도 없고, 안감도 없는."


리버는 카운터 위에 상자를 아무렇게나 툭 던져 놓았다.

토비는 상자의 가치에 약간 실망한 듯 보였다. 하지만 이내 고작 몇 마디로 70실링을 깎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는지 금방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러냐? 그럼 그냥 네가 가져라 어차피 내겐 쓸모없는 상자니까."


굳이 주판을 튕길 필요가 없는 단순한 계산이었지만 리버는 거의 습관적으로 주판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그럼 정보값을 빼고 이 상자 값도 빼면, 25실링이에요."


"끄응..."


처음 가격에서 사분지 삼을 깎았다는 것은 누가 봐도 성공한 흥정이었지만, 그럼에도 토비는 팔짱을 끼고서 뭔가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맞은 편에서 리버는 고민하는 토비의 모습을 흐뭇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

리버는 물건을 이리저리 살피는 손님이나 흥정을 시도하는 손님보다는, 물건을 앞에 두고 끙끙 앓는 손님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리버의 경험상 가장 후자의 손님은 상품을 구매할 여력과 의사는 확실히 있는 경우가 많았다.

리버는 토비의 엉덩이 부근으로 시선을 돌렸다. 토비의 꼬리는 어느새 다시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작게 씨익 웃은 리버는 토비의 고민을 조금 덜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있으면 아돌프들의 만 축제가 열리죠?"


"뭐야 네 놈이 그걸 어떻게 알고 있냐?"


"토비 당신이 이런 목걸이를 직접 차고 다닐 리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이 목걸이는 만 축제에 짝을 찾으러 나온 여염집 아돌프 처녀일 확률이 높겠죠."


리버는 확신에 찬 어투로 말을 이었다.


"이 정도의 세공품이라면 아마 만 축제의 교환식에 나오는 물건들 중에서도 가장 귀한 물건일 테고... 그럼 어떤 아돌프 여성이라도 탐 내지 않고는 못 배기겠군요?"


리버의 말이 끝나자마자 토비는 거의 경계하는 것에 가까운 눈초리로 리버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군. 네 녀석 혹시 털 없는 아돌프였냐."


"뭐, 제 잡화점에는 여러 손님들이 오니까요."


"크흠..."


확실히 토비는 이번 만 축제에서 몇 년 간 구상해왔던 자신의 연애 사업에 종지부를 찍을 생각이었다. 그걸 위해선 리버의 말대로 저 목걸이가 여간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토비는 그 뒤에도 잠시 망설였지만 리버는 이제 완전히 태연했다. 토비의 쫑긋 선 귀와 위 아래로 격하게 흔들리는 꼬리는 토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미리 말해주고 있었다.


"좋아 사지!"


"25실링이에요. 상자 안에 고급스러운 안감을 덧대줄게요. 토비 당신이니까 특별히 해주는 거예요."


"그 전에 잠시만..."


장식용 천과 리본 등을 꺼내려던 리버는 그 외침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토비를 쳐다보았다. 토비는 마치 고백을 앞둔 인간 남자처럼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토비는 리버의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한 채 고개를 돌리면서 나직하게 말했다.


"킁... 오해하지 말고 들어줬으면 좋겠군. 리버 너를 의심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일단 너도 인간 장사꾼이잖냐.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겪어왔던 인간 장사꾼들이란 대부분... 응?"


조심스럽게 말하던 토비는 갑작스러운 리버의 행동에 뒷말을 흐렸다.

카운터 너머에서 리버는 양팔을 좌우로 확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자애롭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상대방에게 어서 포옹해 오라는 듯한, 꼭 그런 모습이었다.

토비는 갑작스러운 리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잠시 후에 토비는 어쩌면 인간들의 거래란, 그 마지막 즈음에 반드시 서로 포옹해야 하는 괴상한 관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리버가 당황하고 있는 토비를 향해 사근사근한 태도로 말했다.


"편하게 맡아요. 그럼 알 수 있잖아요?"


"응? 그게 무슨 말이냐."


다시 뭔가 대꾸하려던 토비는 문득 어떤 사실을 깨닫고서 입을 다물었다. 토비는 황당함과 더불어 모종의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 느끼며 리버에게 으르렁거렸다.


"네 녀석이,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거냐?"


"영업 비밀이에요. 그것보다 빨리 확인해봐요 이러다 해 지겠어요."


토비는 미심쩍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리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리버의 바로 앞에 선 토비는 뭔가 망설이는 듯 몇 번이나 코를 씰룩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토비가 결심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토비는 자신의 촉촉하고 검은 코를 리버의 가슴께에 들이밀었다.

토비는 킁킁대며 열성적으로 리버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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