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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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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최근연재일 :
2024.09.01 22:16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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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91,510

작성
23.06.1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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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기우뚱하게 바라보기. (11)

DUMMY

폴 영지의 지하 수로에서는 다소 특이한 조합의 네 사람이 어둠을 가르며 전진하고 있었다.

참고로 그 조합에 특이하다는 감상평을 내린 것은 토비였다.

토비는 수로를 걷는 세 사람을 한번 쭉 훑어보았다.

토비가 생각하기에 가장 앞에서 걷고 있는 사람은 그리 특이할 것이 없었다. 에이튜는 모로 보나 평범한 무스였고 그의 행동 역시 특기할만한 점은 없었다. 아돌프의 상식에 비추었을 때 무스가 하수도를 걷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토비는 무스의 뒤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에이튜의 뒤에서 평범하다는 수식어를 붙이기 망설여지는 두 인간이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토비는 우선 루나에 대해 생각했다. 첫인상은 신기한 복장을 한 인간 여자. 그것이 전부였다. 토비는 해결사 노릇을 하며 남부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지만, 루나가 입고 있는 옷은 그 비슷한 것도 본 적이 없었다.

복장이 특이하긴 했지만, 토비는 그 점에 관해선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토비는 인간들의 의복 양식에 어떤 세세한 차이가 있는지 구분할 만큼의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복장은 둘째치고서라도 그녀에게 수상한 점은 차고 넘쳤다.

그녀는 분명 자신을 마녀라고 자칭했고, 심지어 그 전에는 토비에게 괴상한 저주를 걸기도 했었다. 게다가 마지막에 그 마법사를 기절시킨 몸놀림은 아돌프인 토비가 보기에도 지나치게 날렵했다.

물끄러미 루나를 관찰하던 토비는 그러나 루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야 묻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여태 루나의 태도로 유추하건대 어차피 물어본다고 해도 곧이곧대로 대답을 해줄 것 같지 않았다.


토비는 다시 시선을 옮겼다.

마지막으로 시선이 멈춘 곳에는 토비의 가장 오래된 인간 친구이자, 폴 영지의 상인이었던 인간이 있었다.

리버를 쳐다보며 한참을 망설이던 토비는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 토비는 리버에게 질문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시종일관 무뚝뚝한 그녀보다는 더 성실하게 답변해줄 것 같았다.

토비는 그때까지 주변을 서성이던 침묵을 쥐어박았다.


"크흠. 큼. 이봐 리버, 음... 대화를 듣자 하니 너는 저 무스와 꽤 오래 알고 지낸 것 같더군."

"맞아요. 에이튜를 만난 건 아주 오래전 일이에요. 그런데 그건 왜요?"

"뭐 별 의미는 없다. 그저 네가 이상할 정도로 발이 넓다고 생각했을 뿐이지. 그런데 말이다. 에이튜는 네게 '다시는 내려오지 말라'고 말했잖냐. 그 말은... 다시 말해 리버 네가 이전에도 이곳에 내려온 적이 있다는 것 아니냐?"


그때까지 묵묵하게 걷고 있던 리버가 토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리버는 더없이 생경한 광경을 마주한 사람처럼 토비를 훑어보았다.


"토비 당신, 생각보다 논리적인 면이 있는데요?"

"...이전에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냐?"

"약간 모자란 구석이 있는 순박한 친구 정도요?"


서로 간의 우애 깊은 육두문자 몇 마디가 오갔다. 리버는 웃으며 대꾸했다.


"그 감상은 전면 수정할게요. 어디 보자, 그러니까 토비 당신은 에이튜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묻고 싶은 거죠?"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음. 아주 예리하고,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질문인데요."


리버는 잠시 고민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치만 설명하지는 않을래요."

"뭐야?"

"아, 물론 당신을 골려주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타인에게 과거를 일일이 늘어놓을 필요는 없잖아요? 행복한 과거였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상당히 우울하고 재미도 없을 뿐더러, 연민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어두운 얘기거든요. 만약 당신이 인간이었다면 얘기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아돌프잖아요?"


토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 그거 혹시 종족 차별적인 발언이냐?"


"그럴리가요. 단지 당신의 거짓말을 간파해내는 기막힌 재주가 문제라는 말이죠. 자 보세요 토비. 사람이란 원래가 그렇잖아요. 우리들은 과거를 얘기할 때 있는 그대로 얘기하지 않아요. 사실 그럴 수도 없죠.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과거를 덧대고, 치장하고, 색칠하고, 재구성한 뒤에 얘기한단 말이에요."


"...그런 것 같기는 하다만, 그게 내가 아돌프라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거냐?"


"자 토비. 이번엔 거짓말에 대해 생각해보자구요. 거짓말이라는 놈은, 물론 계획된 경우가 많겠지만 가끔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올 때가 있단 말이죠. 심지어 말을 하고 있는 스스로가 그것이 거짓말인 걸 모르는 경우도 있고, 또 거짓인지 아닌지 애매한 경우도 있죠."


토비는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맞아 그렇더군. 특히 인간들은 그것을 혼란스러워하더군. 그런데, 그래서?"


"과거와 거짓말의 특성을 조합해보면 답이 나오죠. 저는 제 과거를 늘어놓으면서 저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저도 거짓말인지 확실치 않은 그런 것들이요. 물론 저는 토비 당신이 예의 바른 아돌프라는 건 알고 있어요. 아, 여기서 예의가 바르다는 건, 만나는 인간마다 죄다 냄새를 맡고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다니지는 않는다는 의미예요. 잠깐, 설마 제가 모르는 새 그러고 다녔던 건 아니죠?"


토비는 별 소릴 다한다는 듯 피식 웃어버렸다. 리버는 한번 마주 웃어준 뒤 이어 말했다.


"토비 당신의 됨됨이는 믿어요. 당신이 믿을 만한 친구고, 또 훌륭한 아돌프의 귀감이라는 점은 인정하겠지만... 사실 자제력에 대해선 좀 미심쩍거든요. 불가항력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가령 당신은 제가 얘기하는 도중 자연스럽게 냄새를 맡게 될지도 몰라요."


그럴 일은 없다고 말하려던 토비는 그러나 입을 다물었다. 실제로 인간들 틈에서 한창 구를 때 그런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다. 토비가 끄응하고 신음을 내뱉었다. 다시 리버가 설명했다.


"주저리주저리 떠들었지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저는 제 자신도 몰랐던 제 속마음이나 거짓말을 당신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요. 그야 저는 떳떳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좀 부끄럽잖아요? 그러니 아예 말을 하지 않는 편이 낫겠죠. 말을 하지 않으면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까요."


마침내 토비는 리버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했다. 그리고 이해했기에 적잖이 시무룩해졌다. 토비는 인간들의 미묘한 분위기 변화를 알아챌 만큼 눈치가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리버는 몇 번을 되물어도 결코 대답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토비는 시무룩한 얼굴로 한참을 말없이 걸었다.

그 상태로 얼마간 걷던 토비는 문득 하수도가 지독하게 어두운 것의 놀라운 장점을 발견했다.

요컨대 토비는 리버의 표정을 읽지 못하지만, 리버는 토비의 표정을 잘 읽는 편이었다.

비록 거울은 없었지만 토비는 지금 자신이 구애를 거절 당한 아돌프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렇다면 하수도가 어두운 탓에, 서로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다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었다.


하수도에는 다시 저벅저벅하는 발소리와, 가끔 통로 옆 구정물들이 출렁이는 소리만 나직하게 울려 퍼졌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토비는 앞서 가는 에이튜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에이튜의 털이 없는 긴 꼬리는 더러운 하수도 바닥을 거의 쓸다시피 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그 꼬리를 따라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던 토비는 결국 이번에도 지루함을 참지 못했다. 아직 대답을 듣지 않은 인간이 한 명 남아있었다. 토비는 루나에게 질문했다.


"이봐 루나."


그리고 질문한 직후, 토비는 인간들이 홀로 있을 때 느낀다는 소외감이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적어도 리버는 시선이라도 보내주었지만, 루나는 아예 토비를 향해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연이은 무언의 거절에 좌절감을 느꼈지만 토비는 포기하지 않았다.

뭐가 됐건 토비에게는 확실한 이유 하나쯤은 반드시 필요했다.

무리에서 벗어나 방랑하는 아돌프는 짝을 찾기 전까지 계속해서 떠돌이 생활을 한다. 그것은 다른 종족들이 보기에 일견 목적 없는 방황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돌프들은 바로 그 목적을 찾기 위해 방랑한다. 그리고 그런 아돌프들에겐 길이 얼마나 잘 닦여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방랑하는 아돌프는 길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가 중요했다.

토비는 우연찮게 말려든 그 여정의 목적을 혼자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었다. 그래서 토비에겐 이유가 적당한 필요했다. 생각의 끝에, 최종적으로 토비는 약간 뻔뻔해지기로 마음먹었다. 토비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너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여로에 그럴듯한 이유 하나는 반드시 만들어 둬야겠다. 방랑하는 아돌프는 있어도 방황하는 아돌프는 없으니까."


두 인간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뻔뻔해지기로 마음먹은 토비는 그 침묵을 긍정과 동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토비는 계속 질문했다.


"크흠.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는데 말이지. 루나 네게는 너무 요상한 냄새가 난다."


말이 끝나자마자 리버가 황당한 얼굴로 토비를 돌아보았다. 물론 토비는 왜 리버가 벌레를 보는 것 같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잠시 시간이 지난 후에 토비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렸다. 방금 그 말은 인간 여성이 듣기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것이었다. 토비는 황급히 변명했다.


"어,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지는 알겠다. 내 말은 그러니까... 루나 네게서 오랫동안 씻지 않은 인간들처럼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의미는 아니야. 뭐랄까... 그렇지! 인간 같지 않은 냄새가 난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군. 처음에는 내 착각인 줄 알았지만 계속 옆에 있으니 확실하게 알겠다. 루나 네게는 인간 냄새가 너무 희박해."


리버는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반면 루나는 오히려 고개를 세로저었다. 토비는 루나의 반응에 자신감을 얻었다. 토비는 얼른 말을 이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말이야. 이 냄새는 뭐랄까..."

"요괴들에게서 나는 냄새겠지."

"그래! 어디서 맡아봤나 했더니 그 냄새였군. 네겐 마치 베르미나 스퀼라들에게서 나는 냄새가..!"


아무 생각 없이 맞장구 치던 토비는 잠시 뒤 멀뚱한 얼굴로 루나를 바라보았다. 토비는 루나를 유심히 관찰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적어도 방금 그 말로 상처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는 토비가 어떻게 생각하고, 또 말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루나는 평온한 투로 대답했다.


"이해력 쪽은 의심스럽지만 후각 쪽은 정확하군. 네가 맡은 건 요력의 냄새야."

"요력이라니? 그럼 너 인간이 아니었냐?"


토비가 놀라며 되물었다. 그리고 여태 가만히 걷고 있던 리버 역시 힐끔힐끔 루나를 흘겨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기대 섞인 시선 속에서 루나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리 놀랄 건 없어. 너희 아돌프들 사이에서도 마법을 다루는 자들이 있잖아."

"음, 그렇지. 그건 그렇군. 생각해보니 제사장들이 있지. 아니, 잠깐만. 물론 제사장들이 마법을 다루기야 하지만, 요력을 다루지는 않는데. 그리고 애초에 나는 사람이 요력을 다루는 것이 가능한지도 잘 모르겠군."

"너희들은 불가능하지만 인간은 가능해. 인간은 유일한 중간자니까.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또 할 수 있지."


질문은 거기서 멈췄다. 토비는 인상을 쓰며 팔짱을 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대화를 주도하던 토비가 생각에 잠기자 하수구에는 다시 발소리만이 울렸다. 그 상태로 한참이 지난 후에, 갑자기 에이튜가 자리에 멈춰 섰다. 곧장 리버가 물었다.


"에이튜?"


리버가 뭔가 말하려던 찰나에 토비는 어떤 소리를 포착했다. 토비는 한쪽 팔을 들어 앞으로 나가려는 리버를 제지했다.


"잠시만 조용히 해 봐라. 저 안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데."


소리에 집중하느라 토비의 양쪽 귀가 쫑긋 섰다.

잠시 후 토비는 현재 들려오는 소리가 자신들이 맨 처음 하수도에 내려왔을 때와 비슷하다는 점을 눈치챘다. 그것은 무스들의 꼬리가 쓸리는 소리가 분명했고, 자신들 쪽으로 가까워지고 있는 점도 분명했다. 토비가 입을 다물고 있자 리버가 채근했다.


"토비?"

"아무래도 다른 무스들인 것 같다. 정확하진 않지만 적어도 다섯 명은 넘을 것 같은데."


토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리버는 토비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넘겨버렸다.

리버는 오히려 토비가 어째서 그렇게 심각한지 의문스러웠다. 그곳은 영지의 지하였고, 무스들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따라서 수로에 에이튜가 아닌 다른 무스들이 있는 것이 당연했다. 반대로 무스들의 수를 생각해봤을 때, 리버는 여태 다른 무스들을 마주치지 않은 것이 더 신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던 리버의 표정이 어느 시점에 급격히 구겨졌다.

리버는 아찔한 표정으로 하수도를 둘러보았다. 하수도의 풍경은 전체적으로 보면 전부 비슷했지만, 그럼에도 그 주변은 처음 내려온 곳과는 확실히 다른 환경이었고, 다른 분위기였다. 적어도 그곳은 리버가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한 곳임은 확실했다.

그제서야 리버는 어떤 사실을 깨닫고 경악했다. 리버는 황급히 에이튜를 불렀다.


"저, 에이튜.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요. 여기, 당신의 영역이에요?"


리버는 에이튜가 고개를 끄덕여주기를 기도했지만, 리버의 바람과 달리 에이튜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침내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 리버는 절망했다.

몇 년 새 수로의 구조가 완전히 뒤바뀐 게 아니라면, 처음 내려왔던 장소는 에이튜의 영역이 분명했다. 애초에 에이튜의 영역이었으니 에이튜가 가장 먼저 다가왔을 것이다.

리버는 손톱을 깨물었다. 몇 년 전이었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것이다. 에이튜는 오랫동안 영역다툼에서 정상을 지켜왔고, 그 덕에 폴 영지의 지하수로는 전부 에이튜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천천히 겨울이 다가오는 시기다. 그리고 리버는 그 시기마다 지하의 무스들이 어떤 행사를 벌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에이튜는 지금 서 있는 곳이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 말은, 서로 영역다툼이 한창일 어느 다른 무스의 영역이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에이튜... 당신 왜 우리들을..!"


리버가 소리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불쑥 어두컴컴한 정면에서 무스 몇 명이 나타났다.

리버는 긴장하며 그들을 관찰했다. 무스들의 수는 토비의 말처럼 꼭 여섯 명이었다. 그 무스들은 간단한 차림의 에이튜와 달리 전부 제대로 무장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개중에는 제대로 된 석궁을 들고 있는 무스도 있었다.

리버의 옆에서 루나가 단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토비는 불시에 등장한 그 무스들에게 경계하는 시선을 보내며 세 사람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렇게 토비가 앞으로 나서자 맞은 편의 무스들이 무기를 들어 올렸다. 두 무리는 수로를 사이에 둔 채 기묘한 분위기 속에서 대치했다.

불현듯 한 무스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다른 무스들보다 덩치가 약간 큰 그 무스는 에이튜와 세 사람을 찬찬히 훑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리버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편 맞은 편에서 리버는 그 무스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리버는 그 무스가 지나치게 익숙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좀 더 집중해서 무스를 관찰하던 리버는 곧 어이없는 기분을 느꼈다. 그 무스는 실제로 리버가 잘 알고 있는 무스였다. 리버는 의아한 심정을 담아 물었다.


"막튜? 당신 막튜예요?"


막튜는 무감정한 어조로 대꾸했다.


"이런 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군 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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