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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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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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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2
추천수 :
77
글자수 :
955,741

작성
23.01.0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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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0화 내전(5)

DUMMY

“젠장! 이래서는 의식을 유지할 수 없겠어요.”


“크윽. 아군 전사들이 더 있으면 좋으련만...”


아군 전사들이 막아보려 했지만, 수적열세에 못이겨 밀려났고 파장이 끊어지자 다시 왕국군이 밀고 들어왔다.


“끼이익!~~”


일상생활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소리. 특히나 전장에선 더더욱 듣기 힘든 기괴한 소리가 하늘 바다를 메웠고 북동쪽에서 나타났다.


“뭐지? 이 소리는?”


에이든은 타르가르의 어깨를 잡고 신나서 펄쩍 뛰며 어쩔 줄 몰라 했다. 탈리가 로를리족을 이끌고 지원을 온 것이었다.


“마녀가 나타났다!!!”


타르가르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로를리들이 적들의 머리 위를 뒤덮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잠시 후 정체를 알 수 없고 각양각색의 형광물질을 가득 담은 작은 약병이 그들의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저기! 로를리들 사이에 탈리가 보입니다!”


“후후. 드디어 온 건가? 점점 재미있어 지는군.”


에이든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타르가르의 말에 큰 거부반응을 보였다.


“아니요! 하나도 재미 없거든요.”


타르가르는 피식 웃으며 팔꿈치고 에이든의 팔을 ‘툭’치고는 적들을 가리켰다.


“재미있는 걸 보게 될걸세.”


몸이나 바닥에 떨어져 아무렇게나 흩뿌려진 약병은 설탕으로 만든 병처럼 아주 쉽게 깨졌으며 산소와 만나자마자 화학반응이 일어나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더니 풍선처럼 크게 부풀어 올랐고 영문을 모르는 적들은 그저 멍하니 풍겨오는 시큼한 냄새를 맡으며 바라만 보았다.


그때 한껏 부풀어 올랐던 노란색 거품이 ‘톡’하며 터지자 남자의 중지 손가락만 한 거대한 말벌 때가 거품 속에 튀어나와 주변에 있는 적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초록색 거품이 터지자 독성물질을 품고 있는 독침 노린재가 튀어나와 참을 수 없는 악취를 뿜어내며 사방팔방 날아다녔다.


마녀의 숲에 사는 어쩌면 안드릭스 대륙에 살지도 모를 처음 보는 각양각색의 벌레들이 다양한 독을 활용해 적진 깊숙이 퍼져나가 괴롭혔고 잠시 후 몸에 달라붙은 벌레가 부풀어 오르더니 연쇄적으로 폭발했다.


타르가르는 무릎을 ‘탁’치며 꺽꺽거리며 호탕하게 웃었다.


“크하하! 꼴좋다! 이놈들.”


한참 동안 웃던 타르가르는 눈가에 찔끔 흘러나온 눈물을 손가락으로 훔치고는 말했다.


“옛날에 부족 사냥꾼들과 함께 마녀의 숲에 들어갔다가 저 공격에 죽을 뻔했었지.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이군. 이렇게 그날을 추억하게 될 줄이야.”


폭발에 휩쓸린 적군의 피부는 벌레의 체내에 저장되어 있던 산성과 만나며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고 속을 뒤집는 악취가 전장에 퍼져나갔다.


에이든은 오만상을 찡그리며 코를 손으로 막고 몸을 뒤틀었다.


“추억 한번 끔찍하네요.”


약병을 흩뿌리고 날아갔던 로를리족은 다시 방향을 틀어 좀 더 깊숙한 곳까지 올라가 다시 한번 공격을 준비했고 궁수들은 부랴부랴 활에 화살을 걸어 하늘을 향해 화살을 갈겼다.


“지금일세. 저들이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우린 우리의 할 일을 하세.”


로를리족이 적절한 시기에 와준 덕분에 남은 전사들을 데리고 무사히 다리를 건넜고 파괴해 그들과의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시간을 벌었을 뿐 강행군은 불가피했고 투란을 지나 바할랜으로 들어갔다.


- - - - -


세네리엘의 빛이 시작되는 곳이자 휴식을 취하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바할랜.


푸른빛이 처음으로 파생된 곳이자 사제들의 지식의 성소였던 곳이었지만 지금 아무도 찾지 않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폐하가 되어버렸다.


불의 군대 최고 사령관 가이수스가 죽으며 남기고 간 거대한 불핏줄 창이 으스스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한쪽 쇠줄이 끊어져 바람에 덜렁거리며 괴기한 소리를 내는 채소 가게 간판과 아이가 떨어뜨리고 간 곰돌이 봉제 인형이 흙먼지에 뒤덮여 땅바닥에 굴러다녔으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지트와 똑 닮은 것 같았고 분위기와 풍경에 동요된 데일러스는 쓸쓸함과 씁쓸함을 느꼈다.


그리고 역겨움까지 함께 느껴야만 했다.


“어맛! 데일러스 너무 무서워!”


갖은 귀여운 척은 다하며 들러붙는 레베카의 콧소리는 정말이지 가뜩이나 진친 데일러스를 더 힘들게 했고 팔짱을 낄 때마다 팔에 닿는 물컹한 그녀의 가슴 때문에 불편해 미쳐버릴 것 같았다.


“데일러스 오라버니~ 레베카 너무 무서워요. 힝~”


“크흠... 도적단 두목으로 지내신 분이 내뱉는 말치고는... 좀...”


레베카는 눈을 치켜뜨고 데일러스의 옆구리 살을 꼬집으며 말했다.


“뭐라고 그랬어?”


“그러니까 제 뜻은...”


“한번 지껄여 봐. 얼마나 대단한 뜻이 숨어 있는지 들어나 보자.”


데일러스는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겨 나무통 아래로 몸을 숨겼다.


“어머! 너무 갑작스럽잖아!”


데일러스는 레베카의 입을 틀어막으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쉿! 조용히 해요. 무장을 한 오크 군대가 강 건너에 있어요.”


데일러스는 입을 막은 손을 풀어주었고 레베카는 주먹을 살짝 쥐고 데일러스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씨익 웃더니 눈을 감고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데일러스는 황당한 그녀의 행동에 자신의 이마를 ‘탁’치며 부담스럽게 내민 그녀의 입술을 다시 집어 넣어주고 고개만 빼꼼 내밀고 강 건너를 가리켰고 그가 가리킨 곳에는 끝도 없이 줄줄이 늘어선 오크 군대가 피가 묻은 갑옷과 도끼를 들고 어디론가로 행군을 하고 있었다.


레베카도 적잖이 놀란 듯 입을 막고 ‘헉’소리를 냈다.


“이런 곳에 왠 오크들이...”


데일러스 또한 그게 궁금했다. 숨죽이고 가만히 행군 중인 오크들을 바라보았고 그들의 정체를 알아낼 만한 표식이나 깃발을 찾아, 눈을 가늘게 뜨고 응시했다.


그때 부족의 깃발을 든 기수가 지나갔지만, 자욱하게 내려앉은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고 몸을 낮춰 기민하게 움직여 좀 더 잘 보이는 앞쪽으로 더는 망치 소리가 들리지 않는 대장간 앞에 쪼그려 앉아 다음 기수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기다리던 기수가 다시 나왔고 레베카는 깃발을 보며 잘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푸른갈기 부족이잖아? 산울림 부족도 아니고 왜 푸른갈기 부족이 이런 곳에 와 있는 거지?”


“저들에 대해 잘 아십니까?”


“알다마다. 우리 소굴이 있던 곳 바로 뒤편 언덕 너머에 살았어. 저들의 땅을 지나야 드래나스트로 가 약탈을 할 수 있었거든. 비싼 통행료를 지불 하고 지나가야 했지만 뭐 나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봐야겠지. 흠...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통행료가 터무니없이 비쌌던 것 같아. 못생긴 근육 돼지들 같으니. 또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들이 비싸게 받은 이유가 있는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말이야.”


데일러스는 황급히 손바닥을 들어 수다스러운 그녀의 입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차단했다. 레베카가 수다를 떨기 시작하면 가로 시작해서 하로 끝날 정도로 심각했고 정신착란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런 게 궁금한 게 아니고요. 저들이 왜 바할랜에 있고 피를 떡칠하고 거닐고 있는지가 궁금해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무슨 신도 아니고. 오크들끼리 한판 붙었나 보지. 아니면 왕국군이 우리 소굴을 내 부하들을 말살시킬 때처럼 쳐들어와서 아무도 살지 않는 이곳으로 피난을 온 것이거나. 둘중 하나 아니겠어? 아니면 말고.”


“응? 잠시만요. 또 다른 깃발이 보이는데요?”


레베카는 고개를 빼꼼 내밀어 바라보았다. 푸른갈기 부족을 뒤따르는 건 강철 심장부족이라고 알려주었고 첫 번째 기수 바로 뒤에 늑대를 타고 가는 아그리사를 발견함과 동시에 그녀의 뒤에 인간도 함께 있는 걸 보곤 깜짝 놀랐다.


오크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저 사람을 데일러스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도비쿠스?”


레베카 또한 그를 잘 아는 듯했고 두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더니 욕설을 내뱉었다.


“저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놈이 왜 저들 무리에 함께 있는 거지? 나라가 망하니 미쳐서 오크랑 친구라도 먹은 건가?”


“저분과 인연이 있으십니까?”


“인연은 무슨 얼어 죽을 인연이야. 악연이지. 저 자식이 내 부하들 중 가장 강한 부하이자 남자친구인 멜린을 죽였어. 그것도 내가 보는 앞에서 말이야. 멜린만 살아 있었어도 나의 사랑단이 그렇게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안 봐도 훤하네요.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도둑질을 하려다 죽은 거겠죠’라는 말을 하마터면 입 밖으로 내뱉을 뻔했다.


바할랜의 사령관과 아그리사 이상한 조합이기는 하지만 둘 다 믿을만한 인물들이었다.


데일러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놀란 레베카는 데일러스의 로브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뭐 하는 거야! 그러다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설마 복수라도 해줄 생각인 거야? 아니면... 내가 옛날 남자친구 얘기해서 질투나 그러는 거야? 알았어. 다시는 안 할 테니까 빨리 앉아!”


“아...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저들 무리에 합류할 생각인데.”


“왜!? 아깐 위험해서 숙이라고 한 것 아니었어? 저기 봐 저 강한 도비쿠스 쓰레기도 지금 붙잡혀 가잖아.”


데일러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눈이 이상한 건가 하고 다시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아그리사를 뒤돌아 도비쿠스와 함께 이야기하며 웃고 있었다. 아그리사가 웃고 있다니 데일러스 조차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녀의 미소였다.


“아무리 봐도 붙잡혀 가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요. 오히려 오크들과 웃고 떠드는데...”


“그럴 리가 왜 바할랜의 사령관인 저 작자가 오크랑...”


“어~이! 아그리사!”


데일러스는 양팔을 흔들어 보이며 잘 보이는 곳으로 뛰쳐나갔고 10대 소녀처럼 총총걸음으로 오크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 순간 데일러스의 눈앞으로 눈부신 빛기둥이 떨어졌고 거대하고 빛나는 망치를 든 전사인지 사제인지 모를 남성이 길을 막았다.


“멈춰라!”


“히익!”


강 건너에서 늑대를 멈추고 선 아그리사는 누더기 꼴을 하고 있지만 데일러스라는 걸 알아보고는 늑대에서 내려 한달음에 다리를 건너 에이든의 옆으로 다가왔고 그녀를 따라 도비쿠스와 타르가르도 달려왔다.


- - - - -


“주인님. 청소를 마쳤습니다.”


임프 하녀는 깨끗해진 방을 보고는 스스로 흡족해하며 마법 빗자루를 공중에 띄워 빙글빙글 돌리며 류미의 말을 기다렸다.


임프 하녀는 류미가 대꾸조차 하지 않자 혹여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찾기 위해 방안을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했고 완벽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다시 아뢰었다.


“주인님?”


상의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류미는 하늘거리는 긴 갈색 치마만 입은 채 겁도 없이 파퀀터스 사원 최상층에 위치한 자신의 방 창밖으로 두 발을 내놓은 채 푸르른 드라코니아를 내려다보며 사색에 잠겨 있었고 무미건조하고 약간은 침울한 어조로 하인의 부름에 응답했다.


“그래. 나가봐.”


하녀는 기껏 공들여 청소한 방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류미에게 서운함을 느꼈고 류미의 표정처럼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 뒤 뒷걸음질 쳐 방을 나갔다. 하녀가 나가자 류미는 다시 사색에 잠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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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179화 지도자(3) 23.02.26 16 0 17쪽
178 178화 지도자(2) 23.02.24 20 0 12쪽
177 177화 지도자(1) 23.02.21 24 0 12쪽
176 176화 반격(2) 23.02.20 25 0 10쪽
175 175화 반격(1) 23.02.19 21 0 11쪽
174 174화 기습(6) 23.02.17 27 0 12쪽
173 173화 기습(5) 23.02.14 23 0 11쪽
172 172화 기습(4) 23.02.13 23 0 11쪽
171 171화 전쟁의 서막(2) 23.02.12 23 0 11쪽
170 170화 전쟁의 서막(1) 23.02.10 25 0 11쪽
169 169화 기습(3) 23.02.07 27 0 12쪽
168 168화 기습(2) 23.02.06 24 0 11쪽
167 167화 기습(1) 23.02.06 24 0 11쪽
166 166화 연합(10) 23.02.04 25 0 12쪽
165 165화 연합(9) 23.01.31 24 0 11쪽
164 164화 연합(8) 23.01.30 40 0 12쪽
163 163화 연합(7) 23.01.29 25 0 11쪽
162 162화 연합(6) 23.01.27 24 0 11쪽
161 161화 연합(5) 23.01.24 29 0 10쪽
160 160화 연합(4) 23.01.23 30 0 12쪽
159 159화 연합(3) 23.01.22 33 0 12쪽
158 158화 대모 모구라 23.01.21 31 0 12쪽
157 157화 연합(2) 23.01.17 32 0 10쪽
156 156화 연합(1) 23.01.16 33 0 12쪽
155 155화 류미(1) 23.01.16 32 0 12쪽
154 154화 스피제리(3) 23.01.13 31 0 11쪽
153 153화 스피제리(2) 23.01.11 34 0 11쪽
152 152화 스피제리(1) 23.01.09 36 0 11쪽
151 151화 크리스탐 23.01.09 3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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