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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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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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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글자수 :
9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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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0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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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2화 스피제리(1)

DUMMY

“아... 그렇군요. 계속 부탁드려요.”


“그날 그에게 맞다가 산통이 왔고 저택에서 쫓겨난 전 마구간에서 아들을 낳아야만 했어요. 그때의 그 기분은... 아마 평생토록 절대 느끼시지 못하실 거예요.”


남자인 재커리도 격하게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나지막하게 혼잣말로 욕설을 내뱉었다.


“그리고 몸이 회복되자마자 전 아들 루빈다를 끌어안고 저택을 떠나서 고향 집으로 도망쳤어요. 제가 몸을 의지할 곳이 그곳뿐이라는 걸 안다는 듯 그이는 사람을 보내 고향 집을 불태워 버렸고 부모님 두 분 모두 행방불명 되셨죠. 얼마 도망가지 못하고 전 붙잡혀 아들을 그에게 빼앗겼고 옛정을 생각해서 목숨만은 살려주겠지만 만약 한 번만 더 눈에 띈다면 아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어요.”


“그럼 그 이후로 아드님을 보신 적이 없으세요?”


“네... 그런 괴물에게서 자랐으니 괴물이 되어있을지도 모르죠. 사실 얼굴도 그 아이의 가녀린 울음소리도 더는 기억나는 것이 없어요. 딱 하나 기억하는 건 허리에 있는 커다란 점밖에는 없어요. 모양이 꼭 강아지 얼굴 같아서 늘 우리 강아지라고 부르곤 했는데...”


바일라의 동공이 흔들렸고 아로니스의 손을 잡은 손이 덜덜 떨렸다.


“저기... 괜찮으세요? 손을 엄청 심하게 떠 시는데...”


바일라는 아로니스의 팔을 새게 붙잡고는 따지듯이 물었다.


“혹시 아들의 다른 특징 중 또 기억나시는 건 없으세요? 상처라던지 말이에요.”


갑작스럽게 눈빛이 돌변해 묻는 통에 놀란 아로니스는 말을 더듬으며 뭔가 하나라도 더 기억해내려 안간힘을 썼고 뭔가 생각난 듯 말을 더듬었다.


“글쎄요.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연히 평화의 항구에서 시즈님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보니바니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손님으로 오셨었거든요. 그때 계산을 하고 나가시면서 제게 쪽지를 남기고 가셨었어요. 아들이 남자답고 단검을 잘 다뤄 성인이 되면 아버지를 도와 큰일을 해낼 거라고 그러니 다 잊고 잘 살라고 적혀 있기는 했어요.”


바일라의 시선은 불안한 듯 크게 흔들렸고 활짝 핀 금잔화를 넋을 잃고 바라보며 부르튼 자신의 입술을 이로 물어뜯었다. 재커리는 그녀를 흔들었다.


“바일라님? 혹시 아시는 분 중에 그런 분이 있으십니까? 어째 표정이...”


“아... 아니에요. 착각했나 봐요.”


잠깐이었지만 아들을 볼 수도 있을 거란 희망을 품었었던 아로니스의 눈빛이 빛났었지만 바일라의 말에 사그라들었다.


- - - - -


“내가 네게 중책을 맡긴 게 수개월이나 흘렀는데 아직도 완수하지 못했구나. 밤의 유령.”


후드와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남자는 고개를 숙여 사죄를 구했다.


“에이든이라는 남자는 찾았지만, 류미라는 계집은 행방이 묘연해져 임무 수행을 함에 있어 아주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만간 남자를 심문한다면 그 계집의 행방도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리스탐의 머리를 뚫고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한 쌍의 뿔이 위압감을 주었다.


“좋아. 그동안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해 왔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해내리라 믿으마. 아! 그리고 말이야. 건방진 네 여자친구가 내 연구실에 몰래 잠입해 들어와 난동을 부리고 도망쳤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그것도 같이 처리해 주려무나.”


조아리고 앉아 있던 남성이 잠시 뜸을 들이자 크리스탐은 그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려 자신의 얼굴 가까이 끌고 와 노려보았고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경고했다.


“너에게 마지막 기회이자 마지막 임무가 될 거다. 모든 임무가 완수되는 날 넌 내가 가장 아끼는 내 아들로서 이 세상에 새로이 태어날 것이고 나의 무한한 총애를 받게 될 거야. 어때? 할 수 있겠느냐?”


“네.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만족한 듯 크리스탐은 껄껄 웃으며 그를 땅에 내려놓았고 손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주고 살짝 벗겨진 후드를 다시 머리 위에 씌워주며 구겨진 옷매무새를 고쳐 주었다.


“폐하.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사옵니다. 불의를 무릎 쓰고 여쭈어봐도 될는지요?”


다시 왕좌에 앉은 크리스탐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문하거라. 충직한 나의 아들이여.”


“클로에의 배가 마치 임신이라도 한 듯 부풀어 있던데 정말 그렇기라도 한 것이옵니까?”


“훗. 꼴에 오빠라고 여동생을 걱정하는구나. 클로에는 새로운 제국의 초석이 될 유산을 품고 있으니 넌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러니 어서 이곳을 떠나 너희 할 일을 하거라.”


- - - - -


아로니스는 마음을 추스르고자 잠시 부엌으로 갔고 바일라와 재커리는 그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정리했다.


“그럼 크리스탐도 그 가보 때문에 미쳐버린 게 되겠군요. 그 책만 파기시키면 사람들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까요?”


“글쎄요. 그랬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시도는 해볼만 할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위험천만한 일을 함께할 아니... 그보다 멀쩡한 사람이 남아 있기나 할는지 그게 걱정이네요.”


“끙... 그렇네요. 하지만 분명 위험에 처한 안드릭스 대륙을 구할 영웅들은 분명 어딘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해변에서 뵈었었던 그분이라면 이 위대한 업적을 이룰 인물로 적합해 보이는데요.”


“그렇긴 하죠. 얘기만 들어 준다면 말이에요.”


“그런데 아까부터 느끼는 거지만 좀 으스스하지 않으세요? 마치 누군가가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온 신경이 아로니스에게 집중되어 미처 느끼지 못했지만 분명 근방에서 아주 강한 기척이 느껴졌다. 감기라도 걸린 듯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다.


이 정도의 기척이라면... 혹시? 바일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바깥을 내다보았고 그때 굉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나며 가게 유리창이 와장창 깨졌다.


바일라와 재커리는 그 충격에 벽까지 밀려 날아갔다. 왜 몰랐을까. 류미가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었는데.


그런데 왜 이런 곳에 그의 군대도 함께 온 것인가? 그런 것 치고는 섬은 너무나도 고요했다. 그리고 연쇄적으로 또 다른 폭발이 이어졌고 그제야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악! 누가 저 두 사람 좀 말려봐요!”


“투... 투사들을 불러주세요. 당장!”


“재커리님. 아로니스님을 부탁해요. 제가 나가서 바깥 상황을 좀 살펴볼게요.”


“네. 알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바일라는 먼지구름을 뚫고 나가 바깥을 살폈고 주민들이 폭발이 일어난 곳에서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길 한복판에 키가 작고 후드를 눌러쓴 마법사와 암살자가 서로를 마주 보며 서 있었다.


암살자의 어깨가 들썩거리는 것으로 보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 같았고 바일라는 그 암살자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스피제리!”


바일라의 음성에 흠칫 놀란 그는 고개를 살짝 돌리려 했고 곧장 류미의 마법이 그를 노리고 날아들었고 순간 방심한 스피제리는 재빨리 몸을 놀렸고 마법은 간발의 차로 그의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슈웅~ 쾅!”


또다시 폭발이 일어나며 흙먼지와 함께 파편이 날아들었다.


바일라는 재빨리 몸을 돌려 파편을 피한 후 주변을 살핀 후 반대편 웨딩드레스 가게로 달려가 건물을 타고 올라갔다.


암살자는 스피제리가 맞았고 그도 바일라를 발견하고는 서로 눈을 마주 보았다. 바일라는 시선을 돌려 다음 마법을 준비 중인 류미를 향해 외쳤다.


“류미님! 류미님이 상대하고 계신 분은 길드 부 길드장인 스피제리에요. 같은 길드원이라고요.”


류미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직 눈앞의 상대만 바라보았다. 스피제리도 지지 않고 류미를 노려보며 간사한 미소를 흘려보냈다.


“이봐. 꼬마야. 일전에 내가 경고하지 않았니? 다 담지도 못할 힘을 함부로 다루면 죽여 버리겠다고.”


“어머 무서워라. 무슨 말을 그렇게 살벌하게 하시고 그러세요? 가슴 설레게.”


류미는 깔보듯 비웃으며 일부러 스피제리를 자극했다.


그 이유는 버드네이즈와 병사들의 도움 없이 자신 스스로가 대륙에서 이름을 날리는 강한 상대를 대상으로 얼마나 잘 싸울 수 있을지 한번 확인해보고 싶어서였다.


사실상 아르나크 이후로 일대일 대결을 해본 경험이 한 번도 없었고 그 대결 또한 본인이 아닌 버드네이즈가 한 것이었다.


이후로는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허수아비 따위에나 마법의 정확도나 파괴력을 올리는 노력만 했을 뿐이었다.


첫 상대치고는 너무 강하다고 판단되어 조금 긴장한 듯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는 있지만 설사 잘못되어 구석에 몰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켄티넨탈이 뒤에 있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류미는 호기롭게 마나 보호막을 걸고 공격에 대비했고 스피제리는 피식 웃고는 기술을 사용해 눈 깜짝할 사이에 류미의 옆에서 나타나 순식간에 옆구리를 베고 뒤로 돌아가 척추에 단검을 찔러 넣었다.


“팡!~”


그러고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빙글 돌아 내려찍었고 류미는 지팡이를 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우아하게 공중제비를 돈 후 바닥에 착지한 스피제리는 허리를 펴고 놀랍다는 듯 마음껏 비웃었다.


“흥! 네년도 꼴에 마법사라고 마나 보호막도 칠 줄 아는 거냐? 데일러스가 잘 가르쳤구나.”


“아니 대체 얼마나 절 깔보고 계신 거죠?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요. 그런데 신이 나신 건 알겠는데 저랑 너무 가깝다고 생각 들지 않으세요? 허리도 꼿꼿하게 세우시고 말이에요. 제가 어떤 기술을 사용할 줄 알고.”


류미와 스피제리가 서 있는 발아래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불꽃이 점화되어 솟구쳐 올랐다.


스피제리는 재빨리 망토로 얼굴과 몸을 가리고 뒤쪽으로 빙글 돌아 철수했다.


“후후. 1년 사이에 몰라보게 성장했군.”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놀라시기에는 조금 이른 게 아닐까요?”


그녀의 서늘하고 기분 나쁜 웃음이 입가에서 사라지자 새의 형태를 한 불덩어리가 날아들어 스피제리가 내딛고 있던 땅을 부숴버리고 불태웠다.


스피제리는 그제야 민첩성을 증가시키는 버프를 걸어 속도를 높였고 그의 잔영이 3갈래로 나누어져 보였다.


류미의 마법 또한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날아왔다. 예리하게 깎인 얼음 조각이 스피제리의 얼굴과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고 불쑥 튀어 오른 바위가 야수의 아귀처럼 입을 쩍 벌려 발을 딱 붙잡고는 아래로 힘차게 끌어당겼다.


“윽!... 이것이 책의 힘인가!?”


스피제리는 자신의 발목까지 잘려나가지 않을 정도로 단검을 휘둘렀지만 잘려나간 바위 위에 또 다른 바위가 솟구쳐 올라 겹겹이 감쌌고 도저히 풀려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류미의 손에서 뻗어져 나온 전기 줄기가 스피제리의 몸을 관통했다.


“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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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178화 지도자(2) 23.02.24 19 0 12쪽
177 177화 지도자(1) 23.02.21 23 0 12쪽
176 176화 반격(2) 23.02.20 23 0 10쪽
175 175화 반격(1) 23.02.19 21 0 11쪽
174 174화 기습(6) 23.02.17 27 0 12쪽
173 173화 기습(5) 23.02.14 23 0 11쪽
172 172화 기습(4) 23.02.13 23 0 11쪽
171 171화 전쟁의 서막(2) 23.02.12 22 0 11쪽
170 170화 전쟁의 서막(1) 23.02.10 24 0 11쪽
169 169화 기습(3) 23.02.07 26 0 12쪽
168 168화 기습(2) 23.02.06 23 0 11쪽
167 167화 기습(1) 23.02.06 23 0 11쪽
166 166화 연합(10) 23.02.04 24 0 12쪽
165 165화 연합(9) 23.01.31 24 0 11쪽
164 164화 연합(8) 23.01.30 38 0 12쪽
163 163화 연합(7) 23.01.29 24 0 11쪽
162 162화 연합(6) 23.01.27 24 0 11쪽
161 161화 연합(5) 23.01.24 29 0 10쪽
160 160화 연합(4) 23.01.23 30 0 12쪽
159 159화 연합(3) 23.01.22 31 0 12쪽
158 158화 대모 모구라 23.01.21 31 0 12쪽
157 157화 연합(2) 23.01.17 32 0 10쪽
156 156화 연합(1) 23.01.16 32 0 12쪽
155 155화 류미(1) 23.01.16 31 0 12쪽
154 154화 스피제리(3) 23.01.13 31 0 11쪽
153 153화 스피제리(2) 23.01.11 34 0 11쪽
» 152화 스피제리(1) 23.01.09 36 0 11쪽
151 151화 크리스탐 23.01.09 3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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