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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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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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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글자수 :
9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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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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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56화 연합(1)

DUMMY

임무를 마친 아스칼리는 계단을 내려가 입구 쪽 맨 끝자리로 걸어가 대신들과 함께 섰다. 류미는 떨리는 마음으로 흙으로 더럽혀진 편지를 펼쳤다.


포로딘 마을에서 데일러스가 건넸었던 길드 초대장과 같은 마법이 걸려 있었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빈 종이 위에 펜이 튀어나와 글씨를 써 내려갔고 그때의 그 글씨체 그대로였다.


반가움과 동시에 기분이 묘했다. 어떠한 것도 살아남을 수 없는 메마른 땅 위에 천둥벼락만 내려치던 암울한 류미의 세상에 단비가 내렸고 아주 잠깐 이었지만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자신을 찾기 위해 로디네스 숲으로 간다고 적혀 있었고 최종 만남의 장소는 바할랜 북쪽 기원의 대성당이고 마녀의 숲에서 뜻을 함께하는 자들과 만난다는 글이 적혔다.


“무슨 편지이옵니까. 주인님.”


쉬베닉스의 물음에 류미는 그에게 고개를 돌렸고 명령했다.


“쉬베닉스. 군대를 움직일 거야. 함께 하고 싶은 자가 있어? 아니면 혼자 할래?”


“누군든 상관없지만 렉스크와 트라노스만 아니면 됩니다.”


“뭐라고!?”


“저 건방진 녀석이...!”


류미가 지팡이 아랫부분을 바닥에 내려쳤고 둘은 가랑이 사이로 꼬리를 돌돌 말아 넣었다.


“벨라스코. 그럼 쉬베닉스랑 같이 바할랜 국경에 병사들을 집결시켜. 내가 명령하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말고.”


“알겠습니다. 즉시 준비토록 하겠습니다.”


벨라스코와 쉬베닉스가 기합을 넣으며 회의장을 떠나자 예상대로 트라노스와 렉스크는 말아 넣었던 꼬리를 꺼내고 위풍당당한 자태로 회의장 중앙에 나와 섰고 자신들에게도 출진 명령을 내려 달라는 듯 애절한 눈빛을 쏘아 보냈다.


류미는 기다리라는 듯 손을 들어 보였고 맨 끝줄에 서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아스칼리를 불렀다. 아스칼리는 두 파충류의 옆을 지나가며 넌지시 말했다.


“성격들하고는 나대지 말고 차분히 좀 기다려라. 하급 생물들아. 주인님께서 어련히 알아서 배치해주실 텐데 뭐하러 나와서 길을 막고 있어. 좁아죽겠네.”


어이가 없다는 듯 트라노스는 입을 떡 벌리고 아스칼리의 뒤통수를 보며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저... 저! 맨날 심부름이나 하는 주제에 감히 장군인 우릴 능멸해?”


“닥쳐! 이 악어 자식. 네놈이랑 엮이기 싫으니 다음번엔 반대편에 가서 서라.”


“뭐어!? 이것들이 단체로 쥐약이라도 집어 먹었나. 하!...”


류미는 텅 빈 종이에 무언갈 적어 내려갔고 밀랍 인장으로 봉한 후 아스칼리에게 주며 말했다.


“넌 마녀의 숲으로 가 이 서신을 전해. 물론 쉽게 들어가기는 어렵겠지만 너라면 방법을 찾아내겠지.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 서신이 될 거라고도 충분히 경고하고.”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너희 둘은...”


드디어 류미의 시선이 트라노스와 렉스크에게 닿았다.


“드디어!”


“이 몸이 나설 차례인가!”


“임프들과 함께 미넬리아해를 지켜. 그곳이 뚫리면 우리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니 절대 잃어서는 안 돼. 알겠어?”


“아... 알겠습니다.”


“왜? 하기 싫으니? 그냥 직책을 내려놓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서 늪지나 기어 다닐래?”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트라노스와 렉스크는 경례를 한 후 도망치듯 후다닥 회의장을 떠났다.


- - - - -


바할랜 믿음의 길


“이분은 4성 마법사이자 저희 길드장이신 데일러스님이에요.”


타르가르는 골렘의 손처럼 묵직한 손을 내밀었고 그의 손끝에서 푸근한 인상과 미소와는 다른 강한 힘이 느껴졌고 그 힘이 그가 차고 있는 도끼에서 나오는 것을 느꼈다.


“안녕하세요. 아주 강력한 무기를 소유하고 계시군요. 같은 아군이라니 다행입니다.”


“아그리사에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명망 높은 마법사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럽군요.”


“하하! 과찬이십니다.”


“옆에 계신 전사님은?”


“아! 이쪽은 레베카이고 제 동료입니다.”


데일러스는 그녀의 입장을 생각해 도적단의 수장이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일부러 도비쿠스가 들으라는 듯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사랑단이라는 도적단의 수장이었고 지금은 복수만을 바라는 레베카라고 해요.”


그러고는 곧장 도비쿠스에게 걸어가 손을 내밀었다.


“우리 구면이죠?”


도비쿠스는 전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흠. 다른 분과 착각하신 듯하네요. 전 초면입니다만.”


첫 단추를 맨 끝쪽부터 끼울 순 없었던 데일러스가 레베카를 막았고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사적인 일은 나중에 따로 하시죠.”


그녀는 주위를 감도는 어색한 분위기와 경계하는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비쿠스를 놀려보았다.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려 할 때쯤 데일러스는 신문에서 보았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고 지나칠 정도의 큰 목소리로 에이든을 향해 인사하며 다가갔다.


“어이고! 에이든님 이시죠? 정말 반갑습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에게 인사를 해오자 에이든은 당황했지만, 그의 손을 맞잡으며 인사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그런데 제 이름은 어떻게 알고 계시죠? 혹시 저희도 구면인가요?”


그의 반응을 보아하니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붙어 있는지 모르는 듯했다. 데일러스는 호주머니를 뒤적거려 마을에서 주워온 현상금 수배지를 내밀었고 흔들리는 그의 눈빛을 확인했다.


수배지를 붙잡은 그의 손과 표정을 보아하니 역시나 전혀 몰랐던 것 같았다. 궁금함에 에이든의 옆으로 아그리사가 다가왔고 그의 사진을 보며 배를 붙잡고 비웃는 것으로 보아 둘 다 류미의 행방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푸하하! 이 얼빵한 표정 좀 봐!”


“시... 시끄러워! 입대 당시 긴장하는 바람에 이렇게 찍힌 거라고!”


“엥? 그런데 밑에 사진은?”


“류미?”


에이든의 사진에 큰 감명을 받았던 걸까. 둘은 그제야 범죄에 관한 내용을 읽었고 류미의 사진을 발견했다. 터무니없는 범죄 내용에 둘은 황당해했고 에이든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크리스탐 다운 촌스러운 발상이네. 이 인간은 하여튼 참 대단하다니까.”


타르가르는 손뼉을 치며 산만해진 분위기를 정리했고 자신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자~ 소개는 이쯤에서 끝내고 못다 한 이야기는 행군 중에 계속하시죠. 서두릅시다. 내일 밤엔 몸도 마음도 편안한 곳에서 자야 하지 않겠어요?”


일행은 서둘러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데일러스와 레베카는 타르가르와 에이든의 뒤에 자리를 잡아 서로가 그동안 수집한 정보에 대해 공유했으며 가장 중요한 류미의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부대는 4시간 정도를 더 이동했고 선두가 멈춰 섰다. 이틀째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고 씻는 것은 물론 잠도 제대로 청하지 못했던 긴 행군의 끝을 알리는 울데크의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타르가르와 에이든 그리고 도비쿠스는 울데크에게 달려갔다. 울데크는 강철 발톱의 넓직한 등위에 지도를 펼쳐놓고 심각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고 있었다.


“울데크! 아직 우린 바할랜에 있네. 어째서 멈춰선 건가?”


“대족장님. 어... 그게 지도상으로는 분명 이곳이 마녀의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적혀 있는데...”


울데크는 손을 뻗어 입구를 가리켰고 그곳에는 날카로운 가시를 한껏 품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가시덤불이 떡하니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성벽만큼이나 높이도 높았고 깊이는 또 얼마나 깊은지 안쪽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에이든은 지도를 받아 들고 제대로 온 것인지 또 다른 길은 없는지 지도를 왼쪽으로 돌렸다가 거꾸로 뒤집어 보기도 했고 타르가르는 도끼를 휘둘러 가시덤불을 향해 무기를 휘둘렀지만 얼마 못 가 씩씩대며 도끼를 패대기쳤다.


언제까지고 이 많은 가시덤불을 잘라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뒤늦게 도착한 도비쿠스 또한 괴기한 광경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어라? 여기 왜 가시덤불이 있는 거지?”


에이든은 그에게 지도를 들이밀며 말했다.


“이곳이 입구가 맞습니까?”


도비쿠스는 도로변에 서 있는 나무의 표식을 가리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제가 표시해둔 마지막 표식이 저기 있잖아요. 안 보이십니까?”


그의 말대로 나무에는 바할랜 피틴 가문의 문장인 거대한 뿔을 가진 엘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입구가 왜 이 모양이죠?”


“난들 알겠소? 그간 나도 자리를 비웠지 않소.”


모두가 당황해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때 산보라도 나온 듯 데일러스가 뒷짐을 지고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어와선 가시덤불 발견하고는 ‘히익!’거리며 감탄사를 뱉어내고는 구경이라도 하려는 요량인지 그쪽으로 걸어가자 모두가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그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데일러스는 가시덤불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입을 삐쭉 내밀고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마법이네요. 누군가가 일부러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놓은 겁니다.”


패대기친 도끼를 주워들고는 그의 옆에 나란히 선 타르가르는 말했다.


“우리가 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왜 막아 놓은 걸까요?”


데일러스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별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마법사들은 대개 잠이 많아요. 특히 아침잠이 심해 잘 못 일어나는 경우가 허다하죠. 아무래도 이 마법을 사용하신 분이 아직 일어나지 않으셨나 본데요? 흠... 잠시만요.”


터무니없는 그의 말에 기대를 걸던 눈빛을 꺼져버렸고 모두가 그를 의심하며 노려보았다.


데일러스는 팔을 빙글빙글 돌리고 허리를 숙였다가 폈다가 하는 등 몸을 풀더니 소매를 걷어 가시덤불을 향해 거대한 불덩어리를 날렸다.


“쿠와아아아아앙~”


불덩어리가 가시덤불에 닿으며 폭발과 함께 잔해는 고스란히 전사들의 머리 위로 비오 듯 쏟아져 내렸고 폭발음이 메아리치며 숲으로 도시 폐허로 퍼져 나가자 휴식을 취하던 새들이 깜짝 놀라 날아올라 도망쳤다.


데일러스는 양손을 입으로 가져와 확성기처럼 동그랗게 말아 반대편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어이!~ 강철 심장 부족이 도착했다!”


다소 황당했던 그의 행동에 다들 멀뚱멀뚱 처다보다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우리에게도 4성급 마법사가 합류해 기뻤었는데 어째 상태가 영...”


도비쿠스의 탄식에 울데크도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 말이오. 저러다 벽에 똥칠이라도 할까 봐 불안하군요. 웬만하면 가까이 가지 말아야겠습니다. 강철 발톱. 저 사람이 널 위협한다고 하더라도 넌 절대 근처엔 얼씬하면 안 된다.”


강철 발톱이 울데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끼잉~”


그때 거짓말처럼 가시덤불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꼭 실탈래가 감기는 것처럼 일정한 방향과 속도 그리고 순서대로 한 곳을 향해 말려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엔 콩알만 한 작은 씨앗이 되어 땅바닥에 떨어졌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방법이 통하자 그 광경을 지켜보던 모두가 소리를 질렀다.


“에에에? 진짜 자고 있었어?”


데일러스는 관객들을 향해 한쪽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엄지손가락을 ‘척’하니 올려 보였다.


마녀의 숲 안쪽에는 나무를 엮어 만든 방책이 세워져 있었고 주변 풍경과는 조화롭지 않은 성벽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궁수들이 일제히 화살을 걸고 입구를 향해 겨냥하고 있었고 그들의 뒤쪽으로는 로를리 마법사들이 박쥐 위에 올라타 손에 병 하나씩을 들고는 노려보고 있었다.


깜짝 놀란 데일러스는 딸꾹질을 하며 재빨리 양손을 높이 들었다.


“딸꾹... 항복이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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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179화 지도자(3) 23.02.26 16 0 17쪽
178 178화 지도자(2) 23.02.24 20 0 12쪽
177 177화 지도자(1) 23.02.21 24 0 12쪽
176 176화 반격(2) 23.02.20 24 0 10쪽
175 175화 반격(1) 23.02.19 21 0 11쪽
174 174화 기습(6) 23.02.17 27 0 12쪽
173 173화 기습(5) 23.02.14 23 0 11쪽
172 172화 기습(4) 23.02.13 23 0 11쪽
171 171화 전쟁의 서막(2) 23.02.12 23 0 11쪽
170 170화 전쟁의 서막(1) 23.02.10 24 0 11쪽
169 169화 기습(3) 23.02.07 26 0 12쪽
168 168화 기습(2) 23.02.06 23 0 11쪽
167 167화 기습(1) 23.02.06 24 0 11쪽
166 166화 연합(10) 23.02.04 24 0 12쪽
165 165화 연합(9) 23.01.31 24 0 11쪽
164 164화 연합(8) 23.01.30 38 0 12쪽
163 163화 연합(7) 23.01.29 25 0 11쪽
162 162화 연합(6) 23.01.27 24 0 11쪽
161 161화 연합(5) 23.01.24 29 0 10쪽
160 160화 연합(4) 23.01.23 30 0 12쪽
159 159화 연합(3) 23.01.22 32 0 12쪽
158 158화 대모 모구라 23.01.21 31 0 12쪽
157 157화 연합(2) 23.01.17 32 0 10쪽
» 156화 연합(1) 23.01.16 33 0 12쪽
155 155화 류미(1) 23.01.16 32 0 12쪽
154 154화 스피제리(3) 23.01.13 31 0 11쪽
153 153화 스피제리(2) 23.01.11 34 0 11쪽
152 152화 스피제리(1) 23.01.09 36 0 11쪽
151 151화 크리스탐 23.01.09 3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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