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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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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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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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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화 기습(2)

DUMMY

그룹원들은 무기를 꺼내 들었고 에이든은 방패를 앞으로 세우고는 물었다.


“숫자가 대략 얼마나 되죠?”


“한... 30~4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폐광까지의 거리는 길어봐야 200m 정도 남았는데. 곤란하게 됐네요. 어떻게 하지? 저쪽에서 먼저 선택하면 우리가 불리해져요. 우리가 먼저 해야 해요.”


류미는 에이든의 어깨를 잡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걱정하지마. 이 상황에서 쓸만한 친구들을 많이 알고 있어.”


“친구라면? 데일러스님이 말하던 그 녀석들을 말하는 겁니까?”


류미는 지팡이를 휘둘러 지면에 소환진을 소환했고 류미는 신중하게 상황에 적합한 소환수를 골랐다.


최대한 시간을 벌어주면서도 시선을 많이 끌어 적들의 본대가 오지 않아도 될 만큼의 적당한 소환수를 찾았다.


“절망의 흑기사 에오리스.”


소환진이 번쩍이고 검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꺼운 검은색 판금 갑옷으로 온몸을 뒤덮고 있고 길고 육중한 그레이트소드를 어깨에 걸치고 온몸을 가려줄 카이트쉴드를 든 채 흑기사가 도서관을 떠나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왔다.


류미는 흑기사에게 붉은 실 같은 걸 내보냈고 녀석의 크기를 키웠다. 처음에는 에이든과 비슷했던 키가 2배나 커져 사이클롭스의 버금갈 정도로 크기가 커졌다.


네모난 형태의 투구에는 눈과 입만 보일 정도의 십자가 모양의 구멍이 나 있었고 그 구멍으로 빛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이목구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에오리스는 상쾌한 바깥공기를 마음껏 음미하고는 고개를 숙여 한참이나 아래에 있는 류미를 내려다보고는 검을 대지에 찔러 넣고 무릎을 꿇어 방패를 바닥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한때는 왕국을 수호하던 최고의 기사였지만 그런 그가 못마땅했던 대신들은 그에게 저주를 걸었고 에오리스는 사랑해서는 안 될 왕비를 사랑하게 됐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땐 자신의 손에 왕관을 쓴 왕의 머리가 들려 있었고 충격에 휩싸인 그는 자결했지만 저주받은 육신은 머리가 잘렸음에도 계속 움직였다.


실의에 빠진 에오리스는 왕국을 떠나 고성에 숨어들어 그곳을 침범하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도륙을 내다 버드네이즈의 손에 영원한 감옥에 갇히게 되는 비운을 맞이했다.


“주인님께 영광을! 적들에게는 절망을!”


“적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어. 놈들에게 절망을 안겨주되 최대한 시간을 끌어줘.”


“명을 받들겠습니다.”


에오리스는 고개를 숙여 예를 보인 후 방패를 집어 들고 무기를 뽑아 절그럭절그럭 갑옷과 갑옷이 부딪히며 내는 경쾌한 소리를 사방에 퍼뜨리며 걸어갔다.


그의 몸 주위로 검은 오라가 쉼 없이 뿜어져 올라왔고 그가 한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기세등등한 자태로 세상모르고 길게 자라나 있던 풀들이 고개를 숙이며 쪼그라들었고 시들어 버렸다.


“신호에 맞춰 폐광을 향해 최대한 자세를 낮춰 달려야 해요. 신호는 놈들의 비명으로 하죠.”


“난 쟤가 소환한 녀석들을 볼 때마다 내가 적이랑 함께 싸우고 있는지 아니면 아군이랑 함께 싸우는지 헷갈린단 말이야.”


아그리사는 흑기사를 바라보며 질겁하더니 얼굴을 찡그리고는 침을 뱉으며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표현했다. 그래도 그녀 딴에는 속에서 중화했기 때문에 에이든에게만 말한 것이었다.


확실히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사악한 면이 많이 생기기는 했지만, 에이든의 눈에는 여전히 류미는 그냥 류미일 뿐이었다.


“제가 선두에 설게요.”


베르트라는 퓨마로 변신해 귀를 쫑긋 세우고 나아가야 할 길을 응시하며 발톱을 세웠다.


“저... 적이다!”


“지금이에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수풀을 헤치며 베르트라가 제일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갔고 그 뒤로 아그리사와 미스낙이 달렸다.


류미의 발은 평발이라 뜀 걸음이 느렸고 무거운 갑옷 때문에 빨리 달리지 못하는 에이든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달려갔다.


“흑기사가 얼마나 버텨줄까?”


“마나도 아낄 겸 해서 그나마 좀 약한 녀석을 부르기는 했지만 평범한 녀석들이 놈의 상대라면 20분 정도는 너끈히 버틸 수 있을 거야.”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부족한 시간도 아니었다.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돌고래 무리처럼 그룹은 빠르게 풀밭을 헤치고 나아가 목적지 근방에 다다라갔다.


미스낙과 베르트라는 죽을힘을 다해 달렸고 주위를 경계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나무 위쪽에서 번뜩이는 무언가가 보이더니 검은 형체가 불쑥 튀어나와 거대한 양손검을 휘둘렀고 그 검은 미스낙의 목을 향했다.


“라이트 쉴드!”


“카앙!”


육중하고 날카로운 검이 보호막을 찢으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보호막은 잘려나갔지만 미스낙의 신체 일부가 잘려나가는 불상사는 겨우 면했다.


그녀는 거의 10m 가까이 날아갔고 충격이 컸던 건지 곧바로 기절해 버렸다. 에이든의 손을 떠난 빛이 곡선을 그리고 미스낙을 덮친자에게 날아갔다.


그는 검을 빙글 돌려 공격을 쳐냈고 사악한 미소를 얼굴에 그리며 쓰러진 미스낙을 향해 도약했다.


“아그리사!”


아그리사가 곧장 반응했지만, 너무 빨리 달린 탓에 미끄러지며 균형을 잃었다. 미끄러지지 않았더라도 그의 공격을 저지하기에는 너무 멀었다.


에이든의 빛도 그녀에게 닿으려면 한참이나 모자랐다. 무언가를 시작도 하기 전에 그룹원을 한 명 잃게 생긴 절체절명의 순간 류미는 황급히 가방에 손을 집어넣어 푹신하고 작고 네모난 걸 집어 미스낙을 향해 던졌다.


“제발! 닿기를...”


사납게 날이 선 그의 검이 미스낙에게 닿기 바로 직전 에이든은 차마 볼 수 없음에 눈을 질끈 감았고 눈을 부릅뜨고 류미는 자신이 던진 작은 조각을 노려보며 손을 펼쳐 주문을 시전했다.


“덕 인더 쿠션!”


그녀의 목숨을 탐하려 달려들던 놈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고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었다.


입을 쩍 벌리고 혀를 내밀고 윙크하는 어린아이가 사탕을 맛있게 핥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쿠션이 날아왔고 순간 그는 너무 놀라 정체 모를 괴물인지 알고 미스낙에게 향하던 검을 돌려 쿠션을 베었다.


쿠션이 부드럽게 갈라지며 마법으로 잔뜩 부풀어 오른 오리털이 열림 틈으로 폭죽이 터지듯 터져 나왔고 류미가 중지와 엄지를 튕기며 손을 들어 올리자 털은 조류 독감에 걸려 침을 질질 흘리는 사나운 오리로 변해 놈을 부리로 사정없이 쪼아댔다.


“으악! 뭐야 이건!”


효과는 아주 미미했지만, 그 덕분에 아그리사는 미스낙에게 도달할 수 있었고 놈의 오른팔에 작은 상처를 선물했다.


마법은 사라지고 오리들은 본래의 모습인 털로 크기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놈은 몸과 머리카락, 바지에 붙어 있는 털을 털어내고 입안에 들어간 것도 뱉어냈다.


오리의 부리 공격에 당한 놈은 가을바람에 엽록소를 잃은 단풍나무처럼 얼굴과 몸이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들었다.


“화장 잘 먹었네. 손톱에 봉숭아 물도 들여주리?”


아그리사의 도발에 놈은 배를 잡고 껄껄 웃었다.


“그런 실력은 되고?”


“두고 보면 알겠지.”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나 난 너 따위와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은데. 난 저 아이와 볼일이 있는데.”


그는 손을 들어 류미를 가리켰다.


“애꾸눈. 그랜드 길드 길드장이었지? 이름이 뭐였더라?”


“어허. 류미 실망인데? 이 카일님을 못 알아보다니.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있는데 이름 정도는 기억해줘야지.”


그래 카일. 예전에 이 숲에서 함께 마지막 전투를 했던 그랜드 길드의 길드장이었다. 웃통을 벗고 다니는 전사였고 성격이 사납고 별난 자였다.


“그냥 애꾸눈이라고 부르면 안 될까? 피차 그런 사소한 것까지 기억할 만큼 우리가 살가웠던 사이도 아니었잖아?”


“못 본 사이에 굉장히 오만해졌군. 하늘 바다를 찌르겠어! 큭큭.”


“내가 이곳으로 돌아올 걸 알고 있었나 봐? 이렇게 마중을 오리라는 건 생각 못 했는데.”


“벡스터 녀석이 숲을 떠나지 않더군. 분명 뭔가 더 남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네 얼굴이 그려진 수배지를 보았지. 그놈은 널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에이든은 류미보다 한발 앞서 섰고 빛의 보호막을 모든 그룹원에게 걸었다.


“류미. 아는 사이야?”


“응. 예전에 이 숲에서 같이 퀘스트를 한 적이 있어.”


“으... 눈부셔라. 재미난 녀석들을 줄줄이 달고 다니는구나. 마녀에게 오크에 반딧불이도 있고 게다가 뱀의 상 리자드까지. 예나 지금이나 근본이 없는 건 여전하구나. 류미.”


아그리사는 손에 침을 뱉어 슥슥 문지르고는 도끼를 움켜잡고 놈에게 다가갔다.


“류미. 이놈은 내 것이야. 흐흣. 넌 빨리 가서 네 할 일을 해.”


아그리사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었지만 카일은 그동안 그녀가 상대해온 어떠한 상대보다 강한 상대였다.


그녀 혼자 저자와 싸우도록 둘 수 없었고 에이든에게 아그리사와 미스낙을 맡기고 베르트라와 함께 폐광으로 떠났다.


벡스터. 어쩌면 데일러스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마법사일거라고 일전에 바일라가 말해줬었다.


한참이나 시간이 지났음에도 류미가 남기고 간 마력의 흔적을 데일러스가 발견했는데 벡스터라고 눈치 못 챘을 리가 없었다. 이건 명백히 류미의 실수였다.


아니 이건 분명히 또 자신에게서 소중한 인연들을 빼앗아가려는 버드네이즈의 저주임이 틀림없었다.


이번만큼은 놈의 뜻대로 되지 않게 하리라 다짐하며 더 속도를 냈고 드롱과 함께 사활을 걸고 숲을 공포로 떨게 만들었던 거대한 회색곰 크루거를 쓰러뜨린 폐광 앞에 도착했다.


빛바랜 오래전 기억 속엔 폐광 앞에는 크루거가 내다 버린 뼈다귀가 산처럼 군데군데 쌓여 있었지만, 지금은 더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최근에도 누군가가 이 폐광에 방문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사람의 발에 밟혀 꺾여버린 풀들이 보였고 땅이 다져진 흔적 그리고 불꽃에 그을린 나무가 보였다.


“어라? 이상하다. 제가 풀어 놓은 말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아마도 나무줄기에 그을린 자국이 있는 건 그 때문인 것 같았고 벡스터가 있다는 소리였다.


“역시 있었군. 베르트라. 하늘로 올라가 있어. 여긴 위험해.”


“안돼요. 전 할머니와 약속...”


류미는 그녀를 쏘아보았다. 앙다문 입에서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베르트라는 군말 없이 하늘 위로 올라갔고 독수리로 변해 하늘 위로 올라갔고 주변을 선회하며 적의 움직임을 감시했다.


“여~어! 오랜만이군요. 류미님.”


“벡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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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179화 지도자(3) 23.02.26 16 0 17쪽
178 178화 지도자(2) 23.02.24 20 0 12쪽
177 177화 지도자(1) 23.02.21 24 0 12쪽
176 176화 반격(2) 23.02.20 24 0 10쪽
175 175화 반격(1) 23.02.19 21 0 11쪽
174 174화 기습(6) 23.02.17 27 0 12쪽
173 173화 기습(5) 23.02.14 23 0 11쪽
172 172화 기습(4) 23.02.13 23 0 11쪽
171 171화 전쟁의 서막(2) 23.02.12 23 0 11쪽
170 170화 전쟁의 서막(1) 23.02.10 25 0 11쪽
169 169화 기습(3) 23.02.07 27 0 12쪽
» 168화 기습(2) 23.02.06 24 0 11쪽
167 167화 기습(1) 23.02.06 24 0 11쪽
166 166화 연합(10) 23.02.04 25 0 12쪽
165 165화 연합(9) 23.01.31 24 0 11쪽
164 164화 연합(8) 23.01.30 39 0 12쪽
163 163화 연합(7) 23.01.29 25 0 11쪽
162 162화 연합(6) 23.01.27 24 0 11쪽
161 161화 연합(5) 23.01.24 29 0 10쪽
160 160화 연합(4) 23.01.23 30 0 12쪽
159 159화 연합(3) 23.01.22 32 0 12쪽
158 158화 대모 모구라 23.01.21 31 0 12쪽
157 157화 연합(2) 23.01.17 32 0 10쪽
156 156화 연합(1) 23.01.16 33 0 12쪽
155 155화 류미(1) 23.01.16 32 0 12쪽
154 154화 스피제리(3) 23.01.13 31 0 11쪽
153 153화 스피제리(2) 23.01.11 34 0 11쪽
152 152화 스피제리(1) 23.01.09 36 0 11쪽
151 151화 크리스탐 23.01.09 3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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