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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릎

노예검투사는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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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릎
작품등록일 :
2022.05.11 11:54
최근연재일 :
2022.06.08 20: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6,181
추천수 :
461
글자수 :
138,314

작성
22.05.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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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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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
16쪽

2편 검투사의 삶(3)

DUMMY

2편 검투사의 삶(3)




“여기서 못할 이야기라면 꺼지고.”


내 태도에 패거리의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정신 나간 놈. 한번 이겼다고 건방지기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죽고 싶어 환장했나 이 새끼가.”


악담을 퍼붓는 그들이었으나,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이내 그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기다려라. 아직 신참 아니냐.”

“그, 그래도···.”

“우리가 햇병아리 하나 혼내려고 온 건 아니잖나.”

“크흠···.”


뭐지? 시비나 걸러 온 게 아닌가? 그런 것치고는 제법 온건한 자세였다.

내게 접근한 이유가 제타에 대한 불만 때문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우두머리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살아남은 걸 축하하네, 신참. 듣기로는 굉장한 데뷔전이었다던데.”

“시답잖은 인사치레라면 필요 없다. 본론만.”

“하하! 이거 실례했군. 대전 준비로 바쁜 사람 상대로 말이야.”


꽤나 날 선 말이었음에도, 우두머리는 싱긋 웃었다.


“우리가 온 건, 좋은 제안이 있어서라네.”


좋은 제안?


“우리 모임에 참여하게. 우리가 자네를 도와주지.”

“무슨 소릴 하나 했는데, 쓸데없는 이야기였군.”


모임. 확실히 이 게임 속 세상에는 노예검투사들의 모임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건 웬만큼 수준 있는 이들이 주도하는 만남의 자리다.

이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 그리하여 무시하고 걸음을 옮기려는데, 우두머리의 목소리가 발목을 잡았다.


“어이! 궁금하지 않나? 우리가 살아남은 이유.”

“······.”

“우리가 사만 양성소 놈들에게 졌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겠지.”


이것에는 흥미가 동한다. 패배하고도 죽지 않는 건 인기 있는 검투사의 특권. 그들 같은 무명 검투노예가 아직도 살아있는 건 확실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우두머리는 여전히 재수 없게 빙글거리고 있었다. 내가 제 손바닥 위에 있다는 듯한 태도다.


“우리 모임에 가입하면 여기 ‘투기장에서 무조건 살아남는 법’을 알려주겠네.”

“무조건 살아남는 법?”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당당한 말투였다.

무조건 살아남는 법이라.


“그래, 억울하지도 않은가? 나는 억울하더군. 다들 밖에서는 행복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었다. 재수가 없어 여기에 끌려왔지만, 우리는 고작 누군가의 유희거리로 소모되어 죽어가고 싶은 생각 따위는 없네. 세상의 그 누구도 우리의 목숨을 재단할 수는 없어!”


나는 입을 다물었다.

동기, 호저와 비요크의 목이 날아가는 기억이 떠오른다. 내가 베어버린 하쿤도. 죽거나 죽이는 것. 모두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에게는 가혹한 일이다. 이 끔찍한 곳에서는 그게 당연한 일이고.

그런데 그 짓을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준다는 말이지?”


그들은 몇 가지 혜택을 늘어놓았다.


1. 재생, 고통면역 같은 생존과 관련된 기술을 전수해주겠다.

2. 대전 상대의 정보와 함께 대응법을 알려주겠다.

3. 필요하다면 대진계획을 조정할 수도 있다.


찬찬히 듣고 있자니, 구미가 당기지 않는 건 아니었다. 특히 기술. 재생이나 고통면역은 게임에서도 굉장히 유용하게 썼던 스킬이다. 만약 얻게 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보아하니 이들도 그러한 스킬을 위주로 익히고 있는 듯 보였다.


‘이해가 안 되는데.’


두 번째 혜택이야 몇 년 동안이나 살아남은 이들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세 번째는 한낱 노예가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데.”

“단, 조건이 없는 것은 아니네.”

“조건이라면?”

“경우에 따라 상대를 죽이지 말아야할 수도 있다는 것.”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그 모임이라는 거, 아무래도 다른 양성소에도 퍼져있는 거로군.’


몇몇 모임 가운데 몸집이 큰 것은 여러 양성소를 걸쳐 퍼져 있다.

그렇다면 놈들이 장담하듯이 말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어떤 식으로든 양성소 간의 경계를 넘는 연합이 있는 것이다. 검투사끼리의 단합, 그리고 정보 공유가 이들의 생존전략이었다.


‘어? 이놈들이 그놈들인가?’


떠오르는 게 있다.

죽음이 난무하는 콜로세움에서 죽이지 않고, 죽지 않기 위해 연합하는 노예들의 무리.

챔피언 로드의 커뮤니티 안에서는 소위 ‘찐빠이’라고 불리는 녀석들이었다.

이들의 생존방식이라면 최대한 멤버가 많을수록 좋다. 그래서 내게 접근한 것이겠지.

제타는 이들을 패배자의 무리라고 폄하했지만, 보기보다 훨씬 규모가 큰 놈들이다.

심지어 그 최상위에는 대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이 있었다.


“자네 데뷔전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다네. 그런 싸움이 계속 이어진다면 오래 살아남기는 어려워. 자네도 모르진 않겠지?”

“···부정하지는 않겠다.”

“우리와 함께 한다면, 그런 걱정 없이 살아남을 수 있다네.”


놈이 은근한 말투로 말했다. 마치 내가 할 대답을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어떤가, 우리와 함께하지 않겠나?”


확실히, 달콤한 제안이다.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누굴 죽이지도, 살해당할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거절한다.”


평범한 신참 노예라면 망설이지 않고 이들을 따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들이 어떤 최후를 맞는지 알고 있다.

이놈들은 전부, ‘드래곤’의 손에 몰살당한다.

‘드래곤.’

정체가 베일에 싸여있는, 이 투기장의 실질적인 지배자.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플레이어도 알지 못한다. 게임 내에서도 드물게 등장할뿐더러,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놈이 등장할 때마다, 투기장에는 죽음이 몰아친다.


“거절?”

“그래. 미련한 짓이야. 너희도 그딴 짓 하지 말고 건실하게 훈련을 하는 게 좋을 거다.”


훈수를 한 것은, 나름대로의 걱정을 담은 말이었다.

그러나 상대에겐 불쾌했던 모양.


“근데 이 자식이 주제도 모르고 어디서 가르치려 들어?”

“이 세상 물정 모르는 놈. 그럼 너라면 뾰족한 수라도 있다는 말이냐?”

“그래. 여긴 모두가 죽어야만 하는 곳이야. 구조적으로 그렇다고. 고작 훈련 따위에 열중한다 해서 네가 살아남을 수 있을 줄 아느냐?”


질문이라기보다는 비웃음이었다.

애초에 그들의 전략은 한계가 있다. 투기장의 삶과 죽음은 관중이 정하는 것. 경기 내용이 지리멸렬하면 누구도 검투사의 생존을 원하지 않는다.

짜고 치는 싸움에는 관중이 원하는 스릴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투기장의 싸움은 사람과 사람의 대결에 국한되지 않았다.


“······됐다. 어쨌든 너희 같은 패배자들과는 함께할 생각이 없다.”


그리고 내 말은 누군가의 자존심을 긁은 듯했다.


“아서라.”


한 놈이 몸으로 내 걸음을 막았다.


“비켜라.”

“근데 이 개대가리 새끼. 그게 어디서 배워먹은 싸가지냐?”


시선이 교차했다.

서로 입을 닫은 자리에서, 나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을 느꼈다. 아마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였을까.

순간, 폭탄처럼 사태가 터졌다. 분노한 끄나풀 하나가 주먹을 날린 것이다. 그러나 죽이지 않기 위해 살아온 놈의 공격은 느리기 그지없었다.

신참인 내 눈에도 훤히 들어올 만큼.


“놔, 놔라!”


손목을 잡아 채인 놈이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 스킬 [근력폭발 lv.1]를 발동합니다. >


스킬의 힘으로 강화된 악력이 놈의 손목을 조여 온다. 놈의 팔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핏줄이 터져나갔다.


“크, 크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는 놈을 잠시 지켜보다 밀쳤다. 놈은 손목이 시뻘겋게 멍든 채 뒷걸음질을 쳤다.


“어이! 제이슨!”

“이, 이 자식이 뒤지려고!”


뒤늦게 동료들이 주먹을 쥐고서 내게 달려든다.

그래. 들어와라. 나 또한 주먹을 마주 쥐었는데, 대장으로 보이던 놈이 소리쳤다.


“그만!”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해서, 나도 멈춰 섰는데. 고통에 몸부림치던 놈이 숨을 몰아쉬고서 내 앞에 침을 뱉었다.


“아둔한 새끼. 자기 목숨 달아나게 생긴 것도 모르고.”

“···뭐?”

“너는 후회할 것이다. 이런 기회가 매번 주어질 줄 아느냐? 쯧, 대진 운이 불쌍해서 인심 쓰려 했거늘.”


놈은 손목을 휘휘 내저으며 몸을 돌렸다. 놈들이 퇴장했다.

홀로 남은 나는 목덜미를 매만졌다.

대진 운?

하긴 일정대로라면 오늘 저녁 쯤 나올 때가 되었다. 그게 앞당겨지기라도 한 걸까?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목덜미를 스쳤다. 후회할 거라니? 어떤 상대가 내 적으로 걸렸기에?


“어? 여깄었군. 신참! 카일록 님께서 부르신다.”


한 검투사의 부름이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 * *



“엿새 후, 네놈은 블레인 양성소의 게라드와 붙는다.”

“게라드?”


그게 누군데?

카일록의 입에서 생소한 이름이 튀어나왔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게임 내에서 강제로 만나게 되는 네임드급 검투사가 아니면 대부분의 상대는 랜덤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1년차가 되고 첫 공식전부터 네임드를 만나는 게 이상한 일이지.’


걱정할 일은 아니었던 걸까?

내심 안심하고 있는데, 주변 검투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뭐? 게라드라고?”

“게라드? 신참 놈의 상대가 게라드란 말이야?”

“으흐, 재수도 없게 됐군. 정말이지.”


주변에서 탄식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지나가며 내 어깨를 주먹으로 툭 치고 지나갔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게 누군데,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불안함에 말이 거칠게 튀어나왔으나, 그걸 신경 쓰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제타가 한숨을 푹 내쉬고 내게 말했다.


“블레인 양성소의 잘 나가는 에이스다. 8위계의 검투사인데, 현재 2달 만에 7연승을 달리고 있지. 쯧, 손속이 지저분하고 잔인하기로 유명하다.”


투기장은 10위계로 검투노예의 등급을 구분한다. 내가 지금 10위계이며, 9위계가 되면 이름을 받게 된다. 그리고 8위계면 나름대로 이 바닥에서 실력을 입증한 경우다.

물론 제타 같은 최상위 검투사에게는 벌레에 불과한 약한 상대일 터였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애초에 보유한 스킬과 스탯부터가 차이 날 확률이 높다.


“위계가 두 단계나 차이나지 않나. 내가 왜 그런 놈과 붙지?”

“난들 알아? 드레이크가 붙였겠지.”


드레이크.

대진표를 짜는 새끼다.


“그러면, 그 놈이 잔인하다는 말은 뭔데?”


그러자 다른 선임들이 신나서 떠들었다.


“놈은 단 한 번도 상대를 살려 보낸 적이 없다. 관중의 요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놈이야.”

“그래. 결투가 끝난 후 치료를 받다 죽는 것도 아니야. 그냥 머리통을 깨기 위해 결투장에 올라오는 놈 같지.”

“아, 그것도 있다. 싸움이 끝나면 패자의 눈을 뽑아서 저글링을 돌리던가?”

“맞다. 미친놈이란 말이지.”

“오히려 그것 때문에 유명세를 탔지만···.”


그때, 카일록은 아니꼬운 눈빛으로 술렁거리는 검투사들을 노려보았다.


“닥쳐라! 이 망할 놈들!”


카일록은 홀로 분통을 터뜨렸다.


“하필 대진이 걸려도 이따위로 걸리고 지랄이야, 지랄은! 젠장! 드레이크, 이 개자식은 나에게 뭐가 그리도 불만인 거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의 패거리가 기회 운운한 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쯧, 어차피 죽을 놈한테 괜히 돈만 날렸군.”


카일록이 퉁명스럽게 뇌까렸다. 무슨 말인고 하니, 데뷔전을 치른 뒤에 쓴 내 치료비용을 아까워하는 것이다.

주변의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몇몇 선임들은 웃고 있었으며, 다른 몇몇은 나를 보고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못 볼 걸 보듯 혀를 쯧 차고 가는 쪽도 있었다.

들뜬 분위기가 가라앉자, 약간의 엄숙함이 내려앉는다.

곧 죽을 사람을 대하듯.

나는 이 분위기가 이상해서, 그들의 눈을 일일이 마주보았다. 누군가가 내 눈을 피했다.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세상이 나에게만 조명을 비추고 어두워진 듯한, 그런 느낌.

나는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을 생각도 없다. 그럼에도 이런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변의 시선이다.

당연히 너는 어떨 거라며, 어떻게 될 것이라며, 그리 뻔한 것을 바라보듯 쉽게 나를 재단하는 시선.

부족하게 살아오면 이런 시선을 받을 일이 많다. 판단의 순간마다 그러했다. 어린 시절 문방구에서 가난한 옷차림 때문에 도둑으로 몰렸을 때부터, 집안 형편만을 보고 관심병사가 되었던 군 생활, 직업을 보고 나를 평가했던 잘 사는 약혼녀의 부모님 등등······.

그럴 때마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한 가지뿐이었다.


‘개억울하네 시발 진짜.’


나는 고갤 들었다.


“나는 죽지 않을 거요. 카일록.”

“쯧.”

“이봐! 다들 들어라. 나는 죽지 않을 거다.”

“그래.” “잘 해봐라.”


하나둘씩, 사람들이 나를 피한다.

시선을 피하고. 대면을 피하고. 거리를 둔다.

제기랄.

저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살아남을 방법을 알고 있지만,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미 나를 재단해버린 저 자들은 그런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사람들이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 챔피언 로드에는 단시간에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있으니까. [개인교습]이라는 시스템인데, 이것을 하려면 나에게는 기술을 가르쳐줄 스승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 카일록 양성소에는,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스승이 될 수 있는 딱 한 명의 검투사가 있었다.


“무슨 일이냐, 애송이.”


제타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이것을 요청하려면 시간과 노력, 그리고 약간의 희생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려면 나는 이제부터 제타의 마음을 잡아야 했다.

오글거리지만, 준비된 멘트를 입에 담았다.


“내게 꿈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지. 그 대답을 하고자 왔다.”

“꿈이라?”

“이제, 나에게도 꿈이 생겼거든.”


제타의 눈이 나를 바라본다. 그렇게 시선이 머무르길 몇 초. 이내 그가 묻는다.


“오! 좋은 말이구나. 네 꿈은 무엇이냐, 애송이.”

“살아남는 것이다.”

“그래서. 살아남아 어쩌자는 것이냐? 목적이 뭐냐고.”


나의 궁극적 목적은 단 하나.


“자유.”


제타의 표정은 알 수 없다. 아울러 곧 죽을 검투사에게 시간을 써줄지 어떨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개인교습]의 신청 멘트를 던졌다.


“자유를 위해, 내게 검을 가르쳐다오.”


긴장되는 순간. 제타의 표정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정도론 안 되지.”

“뭐? 자유가 부족하단 말이냐?”

“그래! 그딴 소리는 아무나 지껄일 수 있어. 하지만, 이건 어떻겠느냐. 저 멀리 세상의 끝에는 물로 가득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고 한다.”

“바다 말이냐?”

“그래, 너도 아는구나! ‘바다’라 불리는 그곳에는 화려한 돌들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비단이 하늘을 수놓고. 여인의 몸을 한 존재들이 우아한 음악을 들려준다고 한다.”


그는 흥분 가득한 눈으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그곳에는 무려 몸집이 200m이르는, 여기 검투장보다도 거대한! 태산처럼 초-거대한 물고기가 있다고 한다!!”


그러더니 이내 시무룩해진다.


“하지만···, 여기 양성소의 모두가 내 말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지······.”

“그런가.”

“거긴 멀고 홀로 가긴 외롭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내 주변에 이런 걸 물어보곤 하지.”


그가 헛기침을 한 후 내게 묻는다.


“애송이. 나와 함께 바다로 가겠느냐?”


글쎄. 나도 바다를 많이 가봤었지만, 그게 그의 말처럼 그렇게 멋진 곳일지는 모르겠다. 이 게임 속 세상에 실존하는지도 모르겠고.

그에겐 미안하지만 솔직히, 그것이 좋은 꿈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은 동조한다.


“그래 검술을 가르쳐준다면 바다에 함께 가겠다. 하지만, 보증을 할 게 없는데.”

“보증?”

“그래. 너는 말로 하는 약속을 따위를 믿나?”


그러자 제타의 얼굴에 미소가 화악 번졌다.


“믿는다.”


.

.

.


< 2위계, 구속의 검투사 ‘제타 마브라사’가 [개인교습]을 수락하였습니다! >





2편 검투사의 삶 끝.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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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5편 후원자(3) +2 22.06.02 164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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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5편 후원자(1) +2 22.05.31 189 15 15쪽
18 4편 희생양(6) +3 22.05.30 220 18 12쪽
17 4편 희생양(5) +2 22.05.29 219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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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4편 희생양(3) +1 22.05.26 198 12 15쪽
14 4편 희생양(2) 22.05.25 194 13 12쪽
13 4편 희생양(1) +2 22.05.24 206 15 12쪽
12 3편 개인교습(5) +2 22.05.23 204 16 13쪽
11 3편 개인교습(4) 22.05.22 211 15 12쪽
10 3편 개인교습(3) +2 22.05.21 221 19 13쪽
9 3편 개인교습(2) +2 22.05.20 224 18 14쪽
8 3편 개인교습(1) 22.05.19 259 20 15쪽
» 2편 검투사의 삶(3) +4 22.05.18 275 27 16쪽
6 2편 검투사의 삶(2) +1 22.05.17 323 23 12쪽
5 2편 검투사의 삶(1) +2 22.05.16 313 2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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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편 노예 검투사(2) 22.05.12 405 25 14쪽
2 1편 노예 검투사(1) +1 22.05.11 527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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