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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릎

노예검투사는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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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릎
작품등록일 :
2022.05.11 11:54
최근연재일 :
2022.06.08 20: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6,184
추천수 :
461
글자수 :
138,314

작성
22.05.13 20:00
조회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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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3쪽

1편 노예 검투사(3)

DUMMY

1편 노예 검투사(3)



따뜻한 기운이 손끝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플레이어가 된 보정의 일종인 모양이다.

오브를 얻었으나 이것으로는 부족했다. 나에게는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죽은 사람의 무기는 남아 있다···!’


나는 시선을 돌렸다. 호저의 머리 옆,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그가 떨어뜨린 단검이 있었다.


‘미안하다, 하쿤.’


네 명예와 친절을 이용해서.

나는 남아있는 모든 힘을 끌어 모아 단검을 잡아챘다.


< 1회성 오브 [불의의 일격 lv.1]을 발동합니다. >


통제를 벗어난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오른손에 쥔 단검이 가장 가까운 적의 급소를 찔러 들어갔다. 전신의 상처를 무시하고, 신체능력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속도로. 방심하고 있던 하쿤의 고간 사이로 단검이 파고들었다.


“크아악―!!”


한순간에 성(性)을 잃어버린 하쿤이 고통에 찬 괴성을 뱉었다.


< 치명타 발동! 대상에게 상태이상 [혼란]이 부여됩니다. >


제대로 맞았다. ‘치명타’가 터졌다는 것은 공격이 급소를 ···정확히 타격했다는 의미였다.

관중석에서 환성과 침음 섞인 반응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와―!!””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저, 저저 비겁한 놈!”


[아―. 카일록 양성소의 900번이 처음으로 공격을 성공시킵니다. 이건 아프겠는데요!]


나 역시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했다. 빈사상태의 몸이 고통으로 뒤틀렸다. 무리하게 기동한 관절이 미친 듯이 삐걱거렸다. 스킬의 힘으로 몸을 억지로 움직인 탓이다.


< 플레이어 보정 : 노예검사 No.900에게 [평정심]이 부여됩니다. >


시간이 많지 않았다.

잠깐 동안 전투불능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적을 죽이려면 아직 한방이 더 필요하다.

붙잡히기 전에, 오브를 얻어야한다.

필사적으로 바닥을 기었다.

앞으로 열 걸음.

멀리서 노예들의 주인, 카일록이 고함치는 것이 들렸다.


“한 방 먹였으면 더 쳐야지 뭣 하는 거냐, 이 밥버러지 새끼가!”


개 같은 자식.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저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내가, 내 물건이···.”


예상치 못한 부상에 공황에 빠져있던 하쿤이 괴성을 질렀다.


“이 비열한 새끼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젠장, 벌써 정신을 차렸나.

1레벨 혼란이 벌어주는 시간은 찰나에 불과했다.

오른손에 쥔 단검에 백미러처럼 놈의 모습이 비쳤다.

긴장감이 엄습해왔다. 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었다. 한줌의 기력마저도 그러모아 그저 나아가는데 써야만 한다.


절뚝거리며 달리는 놈의 두 눈이 고통과 분노로 충혈 되어있었다.

상처가 모래에 쓸리고, 만신창이가 된 몸이 비명을 질렀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놈도 그리 빠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간의 상처 때문이었다. 문제는 내가 그보다 훨씬 느리다는 것.


다친 다리를 질질 끌며 세 발로 기어간다.

앞으로 일곱 걸음의 거리.

기어가는 옆으로 호저의 시체가 널브러져있었다.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나아갔다.

단검에 비친 놈의 모습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앞으로 다섯 걸음.

놈의 악다구니가 바로 뒤에서 들려왔다. 머리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

잡힌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쿠당탕, 단검 속 하쿤의 신형이 꺼지듯 허물어졌다.

호저의 시체를 밟고 놈이 넘어진 것이다.


“제기랄!!”


하쿤이 악다구니를 쓰며 버둥거렸다. 그가 고통어린 신음을 흘리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나아가려 했다.

푸욱!

끔찍한 고통이 종아리를 관통했다.


“으아아악!!”


하쿤이 내려찍은 검이 종아리를 꿰뚫고 있었다. 놈이 광기에 물든 두 눈으로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이 쥐새끼 같은 놈. 더는 도망가지 못한다.”


고통에 겨워 꿈틀거리는 내 모습을 보고 관객들은 기뻐했다.


““잘한다!!””

““저 비겁한 놈을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세상이 내가 죽길 바라는 것 같았다. 저주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나는 악에 받쳐 몸부림쳤다.

개 같은 놈들, 이 개 같은 놈들! 내가 니들 원하는 대로 죽어줄 것 같아?

하쿤이 다리에 꿰인 검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근육이 결을 따라 찢어지고, 칼날이 뼈를 긁어댔다.


< 플레이어 보정 : 노예검사 No.900에게 [평정심]이 부여됩니다. >

< 플레이어 보정 : 노예검사 No.900에게 [평정심]이 부여됩니다. >

···.


고통으로 숨조차 쉴 수 없었다. 시야 가장자리가 벌레 먹은 것처럼 꾸물거렸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하쿤의 손목을 붙잡았다. 놈의 얼굴은 악귀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두 눈은 벌겋게 번들거리고, 흥분으로 드러난 송곳니 옆으로 침이 줄줄 흘렀다.

앞으로 고작 세 걸음.

그 세 걸음이 수백 미터는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더는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여기까지인가.

깊은 무력감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할 만큼 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가물거리는 시선 너머, 놈의 뒤로 새빨갛게 길이 이어져있었다. 나와 놈이 흘린 피로 만들어진 길. 그 끝에 흙먼지를 뒤집어 쓴 머리가 보였다.

꼭 감은 눈으로 잠든 호저의 머리.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그의 얼굴을 본 순간, 오른손에 힘이 들어갔다.

느슨하게 늘어졌던 단검의 감촉. 어금니를 깨질 듯이 물고서, 놈을 향해 오른손을 내리찍었다.


“끄아아아악!!”


단검이 틀어박힌 왼눈을 부여잡고, 놈이 떨어져나갔다. 비명을 지르며 발악하는 하쿤을 뒤로하고, 나는 계속해서 기어나갔다. 비요크의 시체, 그 옆의 오브를 향해.

세 걸음.

위태롭게 부들거리던 팔다리가 결국 말을 듣지 않게 됐다. 체중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얼굴을 찧었다. 흙모래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다.

팔꿈치에 무거운 몸을 의지하고, 한 걸음을 내딛었다.


두 걸음.

야유 소리가 머리 위로 쏟아졌다. 그 사이로 카일록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우습게도 저 빌어먹을 자식 말고는 이 자리에서 내가 살길 바라는 놈이 없었다.


“뒤! 뒤를 보라고 버러지 새끼야!”


어깨 너머로 사람의 형상이 비쳤다.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저 괴물 같은 놈이 비틀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얼굴의 절반이 피로 물든 모습이 마치 귀신을 보는 것 같았다.

놈을 확인하자마자 던질 수 있는 것은 죄다 집어던졌다. 조금이라도 놈의 접근을 늦추기 위해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단검이 허무하게 튕겨나갔다.

바닥을 되는대로 긁어 놈의 얼굴을 향해 흙을 뿌렸다.

손톱이 빠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조금씩, 조금씩 나아갔다.


한 걸음!

그리고 마침내, 내가 손을 뻗었다!


< 인물 ‘비요크 lv.15’의 오브를 흡수합니다. >


비요크의 오브로부터 무엇을 얻냐에 따라, 내 운명이 결정된다.

여기까지 와서 죽는다면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없다. 나는 간절히 빌었다. 제발 이번에도 떠주길. 오브의 종류에 내 목숨이 달려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선택 완료 버튼을 눌렀다.

···결과창이 떴다.

결과를 확인한 나는 바닥에 떨어진 비요크의 검을 잡았다.

무거웠다. 감히 들어올리기가 벅찰 만큼.

상관없다. 딱 한번, 딱 한번만 설 수 있으면 족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는 하쿤을 마주보고 섰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어도, 우리 모두 지쳐있었다. 이제 정말로 끝낼 때가 됐다.

분노로 가득 찬 놈의 머릿속에 이제 명예 같은 건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이 창자를 뽑아버릴 새끼, 네놈 목을 따고 피륙을 갈아 마셔야겠다!”


노호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놈을 보며, 주저 없이 스킬을 발동시켰다.

탈진 상태에 빠진 몸이 맹렬하게 움직였다.


< 1회성 오브 [난타연검 lv.3]를 발동합니다. >

< 난타연검 : (레벨x2)회의 연속공격을 가한다. 현재 공격횟수 6회. >


강력한 힘을 품은 일검이 하쿤의 검을 쳐냈다. 놈의 시선이 허공으로 날아간 검을 쫓아갔다. 당혹으로 물든 얼굴 위로 연속공격이 빛살처럼 쏟아졌다.

뺨을 스친 검이 다리를 베었다. 팔을 잘라내고, 배를 꿰뚫고, 가슴을 갈랐다.

전신을 난도질당한 놈이 멍청한 표정으로 입술을 뻐끔거렸다.

쿵.

놈의 거구가 넘어가며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투기장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침묵은 술렁임으로 바뀌었고, 술렁임은 곧 환호성으로 이어졌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투기장이 떠나갈 듯한 아우성이 온몸을 저릿하게 울렸다.


[카일록 양성소의 신참, 900번이 결국 일을 냈습니다! 경기 내용이 추잡하긴 했습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이게 데뷔전의 묘미 아니겠어요?]


““사만 이 개자식아, 이게 경기냐!!””

““때려치워라!!””


수천 명의 환호, 야유, 욕설이 쏟아졌다. 그들이 뿜어내는 광기에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기절할 것 같은 상황에서, 내 눈은 쓰러진 하쿤에게 집중되었다. 금방이라도 다시 일어서서 칼을 휘두를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갈라져서 훤히 드러난 가슴 속에 심장이 뛰고 있다. 잘린 팔에서 흘러나온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며 웅덩이를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놈은 살아있었다.

들썩이는 가슴이 아직 숨이 붙어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놀랍도록 질긴 생명력이었다.

그러나 확실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놈의 눈빛에서 생기가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이 대로면 곧 죽을 것이 분명했다.

방금 전까지 먹고, 말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던 한 사람의 삶이 지금 끝나려고 한다.

구역질이 올라왔다. 내가 저렇게 만들었다. 내 손으로 사람을 죽인 것이다.


*


내가 어릴 적에 우리 집은 가난을 달고 살았다.

재밌는 게, 집이 힘들면 아이들은 일찍 어른이 된다.

떼쓰는 나를 혼낼 때 어머니가 가진 감정이, 화나 걱정이 아니라 슬픔이라는 걸 알게 되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어머니는 한 번도 티를 내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다 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세상의 전부니까. 애들은 부모를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이다.

그때부터 나는 ‘눈치’라는 게 생겼다.

어떻게 행동해야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는지, 그런 것들을 알 수 있게 됐단 소리다. 덕분에 직장에서나 군대에서도 편했지. 자연스럽게 중간만 지킬 수 있으니까.

나에게 있어서 중간만 하기는 일종의 생존전략이었다.

투기장에 떨어진 지금도, 나는 ‘중간’이 뭔지 본능적으로 알았다. 전혀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이번만큼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은 안 된다.

나는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옮겼다. 그 끝에는 피를 쏟아내며 가슴을 헐떡이는 하쿤이 있었다.

초점 없는 눈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가만히 두어도, 놈은 죽겠지.


“···려. 사, 살려줘.”

“미안하다.”


이렇게 만들어서.

비록 나를 죽이려 들었지만, 앞으로 할 일을 당하는 게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칼을 높이 들어올렸다. 함성소리가 나를 재촉했다.


““죽여라!!””

““죽여라!!””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온힘을 다해 내리쳤다.

이빨 빠진 칼날이 그의 목에 파고들었다. 예상처럼 쉽게 잘리지는 않았다. 체력이 빠질 대로 빠진 탓에 칼은 목 중간쯤에 걸린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욕지기가 올라왔다.

체중을 실어 썰듯이 칼을 밀고 당겼다. 무언가가 갈리는 기분 나쁜 감각이 손잡이를 타고 전달됐다.


“커, 커헉······.”


피를 울컥울컥 뱉으며, 하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얼마 가지 않아, 그의 생명이 완전히 끊어졌다.

나는 비틀거리며 하쿤의 목을 주워들었다.

일그러진 그대로 굳어버린 얼굴.

역겨움이 몰려온다. 손에 들고 있는 것도, 내가 처한 상황도.

이런 건 정상이 아니다. 잘못됐다는 건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알았다. 배부른 고민 따위는 버려야 한다. 그냥 해야 한다, 살고 싶으면.

관중석이 조용하다.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이, 수천의 시선이 내게 향하고 있었다.

죽기 직전의 비요크를 떠올렸다. 힘을 과시하고, 승리를 과시할 때마다 즐거워하는 관중들의 모습도.

나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중간’이 무엇인지 알았다.


이 미쳐버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가운데.


“이 개자식들아―!”


나는 포효하며 잘린 머리를 치켜들었다.

피로 얼룩진 투기장에 환호가 쏟아졌다.


““900!!””

““900!!””

““900!!””








< 플레이어 보정 : 노예검사 No.900에게 [평정심]이 부여됩니다. >



1편 노예 검투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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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3편 개인교습(1) 22.05.19 259 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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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편 검투사의 삶(2) +1 22.05.17 323 23 12쪽
5 2편 검투사의 삶(1) +2 22.05.16 313 25 17쪽
» 1편 노예 검투사(3) +1 22.05.13 343 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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