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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pold2 님의 서재입니다.

꿈꾸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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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로쿤
작품등록일 :
2024.05.15 19:37
최근연재일 :
2024.07.05 06:0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9,477
추천수 :
64
글자수 :
258,918

작성
24.07.03 06:00
조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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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역겨워!

DUMMY

“이름을 지어 주면 어때요?”


사브리나가 제안했다.


“좋아요!”


무슨 이름이야 간지럽게, 라고 생각했지만.


“바람돌이 어때요?”

“심플하게 붕붕이는요?”

“음··· 거칠게 살아온 것 같으니까 상철이는요? 상남자 고철이, 줄여서 상철이.”

“아이언은 어때요?”


···


둘은 이미 이름 짓기에 골몰하고 있었다.


“음속으로 달리니까 소닉··· 이라고 지으면 좋을 것 같은데···”


내 말에 두 여자가 입을 다물고 나를 보았다.

그러고는 동시에 말했다.


“콜.”

“콜.”


*


운전 면허를 가진 것은 우리 중 웡이 유일했다.


“면허는 언제 따신 거예요?” 사브리나가 물었다.

“의무 교육 마치고 시간이 좀 남아서···”

“와, 그때 난 놀러 다니기 바빴는데.”


난 뭐했더라···


아, 기억났다.

한참 열등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지.

게임 폐인.

내가 시간 낭비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이렇게 발전적인 일을 하는구나 싶었다.


아무튼 웡이 면허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조심해요!”


끼이익!


“괜찮아요 웡님. 천천히···”


부와앙!


장롱 면허인 게 문제였지만.

그나저나 자동차의 이름을 상철이라고 지을 걸 그랬나?

상남자 고철이···


웡은 급정거와 급발진을 몇 번이고 반복한 뒤에야 겨우 필드로 나왔다.


꿀꺽.


우리 셋은 동시에 침을 삼켰다.


“이거 누르면 되는 거죠?”


웡이 핸들 우측 아래쪽 붉은 버튼을 가리키며 물었다.

사브리나가 조수석, 나는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마, 맞는 것 같아요.” 사브리나가 대답했다.

“저 잠시만. 안전벨트가···”


꾹.


부와아아아앙!


“잠깐만요오오오!”


내가 앉은 자리는 하필 안전벨트가 고장난 자리였다.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끼이익, 덜컹.


“후우우···”


우리는 10여 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우리는 자동차를 넣을 인벤토리를 공용으로 구매하기 위해 클럽을 창설했다.

클럽 이름은 사나웡.

사지마의 사, 사브리나의 나, 그리고 웡.


“휴우우우···”


주차를 마친 뒤 우리는 다시금 긴 한숨을 내쉬었다.


웡한테만 운전을 시킬 수 없어서 사브리나와 나도 면허를 따면 좋겠다는 얘기가 오갔지만 당장 던전에 가야 하므로 좀 미뤄 두었다.


“이제 첫 B급 던전행이네요.”

“그러게요, 갑시다!”


메타포는 주차 지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어엇. 저 위에 있는 모양인데요?”


웡이 절벽 위를 가리켰다.


“어쩐담···”


어딜 봐도 메타포까지 수월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없어 보인다.


“저건 좀 어렵겠는데요? 다른 메타포는, 멀어요?”


내가 웡에게 물었다.


“잠시만요. 음··· 그렇게 멀지는 않아요. 그럼 그리로 이동할까요?”

“잠깐만요.”


사브리나가 우리를 멈춰 세웠다.


“꼭 저 위로 올라갈 필요는 없잖아요?”

“예?”

“저걸 아래로 끌어 내리면요?”

“호오···


그럴 듯한 말이었다.


우리 셋은 시스템창 서칭을 시작했다.


시스템에는 헌터를 위한 별의별 쇼핑몰들이 무수히 많았다.


“이런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

채집용 석궁


손이 닿지 않는다고요?

위험하다고요?

문제 없습니다.

채집용 석궁만 있으면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소형 메타포를 손쉽게 채집할 수 있거든요!


판매 금액: 1,200 G

――――――――――――――――――――――


우리는 사브리나 옆으로 가서 함께 해당 영상을 봤다.


“오오오···”


화살이 적중하면, 그물이 펼쳐져 목표물을 효과적으로 채집할 수 있다.

우리는 영상을 두어 번 더 본 뒤에 구매를 결정했다.

사나웡 클럽 명의로 된 계좌에서 돈을 입급하고, 공용 인벤토리에서 물건을 꺼냈다.


“햐···”


공용 인벤토리는 언제 봐도 신기하다.

1234지구에서는 아직도 택배가 제법 큰 사업인데···

왜 그들이 앓는 소리를 했던 것인지 이제야 알겠다.

정부 측에서는 1234지구 고용과 노동 활성화를 위해 각성자들의 사업을 제한하고 있는데, 그것이 도리어 발전을 막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사브리나가 석궁을 조준하더니, 단번에 메타포를 포획했다.


“멋져요! 사브리나!”

“훗.”


그물에 걸린 것은 꽃이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

메타포라는 것은 이 세계에 처음 출몰했다는 뜻이니까.

갈기처럼 생긴 이파리에 비해 꽃이 큼직했다.


“와··· 너무 예뻐요.”


정말이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아름다운 꽃이었다.

언뜻 연꽃과 닮아 풍성한 이파리가 돋보이는 데다 이파리가 하늘색과 연분홍의 그라데이션을 띠고 있었다.


“그래도.”


웡은 그물을 걷어내고 꽃에다 곧장 증폭기 세 개를 설치했다.

그러고는 시스템창을 열어 계산을 시작했다.


B급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계산이 오래 걸렸지만 10여 분 만에 계산을 끝내고 단말기에 값을 전송했다.


“됐어요!”


메타포와 증폭기가 공명하며 주변 지형지물을 집어삼키고는 포탈을 만들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웡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사브리나와 나는 포탈을 지났다.

백여 번에 가깝게 던전을 드나드는 동안, 알게 된 것들이 있었다.

굳이 진행 방향을 말하지 않아도 어디로 가야 할지 직감적으로 아는 것도 그중 하나다.

사브리나와 나는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걸어갔다.


우리가 소환된 곳은 도로 위였다.

양쪽이 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 8차선 도로.


“이런 던전이 다 있네요?”

“그러게요.”


도로가 거미줄처럼 갈라지고 부서졌다.

곳곳에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개중에는 화재에 연기를 피워 올리는 것도 있었다.


탄내만 나는 것이 아니었다.


“흡! 이거, 무슨 냄새죠?”


시체 썩은 냄새였다.


끼이익.


자동차 하나에서 문이 열렸다.

그리고.


“꾸웨에에에에!”


언데드의 등장이었다.

B급 던전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언데드가 등장했다.


“끄으으으으···”


포효했던 언데드가 우리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나는 마법사의 검을 꺼내 들고 언데드를 마중하러 갔다.


“뀨우?”


나를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뀨는 얼어죽을. 이게 어디서 귀척을? 뒈져라!”


스걱.


츠츠츠츠···


역시나 이 녀석들도 22층의 언데드 종처럼 언어 능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몇몇 몬스터를 베면서 22층 언데드와 다른 점을 발견했다.


“좀비···”


녀석들을 베다 보니 저절로 떠오른 생각이었다.

몇 마리를 더 베고는.


“구울···”


이런 단어도 떠올랐다.


좀비와 구울.

언데드 최하위 개체.


언데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죽은 몸에 새로운 의식이 깃들었다는 것 정도?


저 앞쪽으로 보이는 놈들은 비틀거리다 넘어지기도 하고, 지들끼리 치고받기도 한다.


공격력이나 방어력도 형편없고···


슥삭쇽.


퍽! 퍽! 퍽!


검이 썩은 살을 가르는 소리가 찰지다.

하지만 머리를 베지 않는 이상 재생한다.


츠츠츠츠···


“우욱···”


역시나 역겹다.


열 마리, 스무 마리···

연거푸 녀석들을 베다가 순간 역겨움에 헛구역질이 나왔다.

이쯤 되면 정신적으로 데미지를 입는 것 같은데?


“괜찮아요?”


사브리나가 다가와서 물었다.


“네, 괜찮아요···”


사실 안 괜찮았다.

녀석들 중에는 장기를 목에 두른 놈, 자기 머리를 들고 다니는 놈들도 있었기에.

도대체 머리를 들고 다니는 놈은 왜 살아 있는 거냐···


냄새와 검이 썩은 살을 베는 감각.

이따금 잘못 베기라도 하면 피가 얼굴에 튀었는데, 정말이지 미쳐 버릴 것 같았다.


분명 약한 주제에 나를 보면 먹잇감인 줄 알고 미친 듯 달려든다.


“으윽!”


방심하다 한 구울의 손톱에 할퀴었다.

별거 아닌 상처였지만, 신경이 쓰여 포션 한 병을 통째로 들이켰다.


둘이서 쉰 마리쯤 베었을 때, 마침내 주변 풍경들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끝났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사브리나가 말했다.


녀석들이 약하다고는 해도 사브리나가 쉽게 처리할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마흔여 마리의 좀비, 구울을 벨 동안 사브리나는 고작 두 마리를 잡았으니.


포탈 밖으로 나온 뒤에도 속이 좋지 않았다.

웡이 다가왔다.


“17분 걸렸어요. 어, 괜찮아요 사지마님?”

“네. 괜찮습··· 우욱!”


먹었던 점심을 게워 내고 말았다.


내가 이렇게 비위가 약했던가···


*


숙소로 돌아와서 짧게 낮잠을 잤다.


두어 시간쯤 잤을까.

복부에 타격감이 느껴졌다.


“망할 좀비들···”


이미 쓸어버린 좀비, 구울들을 욕하는 건 좀 그런가.

그래, 지들도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 그런 건 아니겠지.


“너무 달렸나?”


정말이었다.

돌이켜 보니 하지마에게 능력을 받은 뒤로 쉴 새 없이 달리긴 했다.


“좀 쉴까···”


생각이 자꾸만 좁아진다.

이건 예전부터 느끼던 건데···

나는 위기 앞에서는 도망치는 게 익숙하다.


얼마 후 사브리나와 웡이 내 방에 찾아왔다.


“B급이 다르긴 하네요. 언데드들이 정신적 피로감을 주는 모양이에요.”

“뭔가 새로운 대안이 필요할 것 같아요.”


둘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몸을 추스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아이템 세팅을 다시 해야겠어요.”


우리는 시스템창으로 서칭했다.


언데드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한 신성 아이템들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비쌌다.


“아융! 죄다 돈이네 돈이야! 국가에 기여하는 건데 양심적으로 국가에서 좀 지원해 줘야 하는 거 아녜요?” 사브리나가 외쳤다.


*


B급 던전 공략을 위해 우리가 추가로 구매한 것은 고작 부적이었다.


――――――――――――――――――――――

신성 부적


던전 안에서 주문을 외우세요!

일정 시간 동안 암흑 마법에 면역 효과를 얻습니다.

――――――――――――――――――――――


“이게 녀석들한테 효과가 있긴 한 건가요?”

“음··· 이론에 따르면 구울이나 좀비들 자체가 암흑 마법에 의해 태어난 아이들이니까요.”


사브리나는 구울, 좀비한테까지 아이들이라는 호칭을 쓰네.


그나저나 이런 허접한 부적조차 값이 싸지는 않았다.

무려 1,000골드다.


“사브리나는 정말 괜찮아요?” 내가 물었다.

“전 다녀 와서도 아무렇지 않았어요. 대부분 지마씨가 싸웠잖아요.”

“그래도···”

“정말 괜찮아요. 호홋!”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뭐···

됐고.

자, 아이템도 준비했겠다, 다시 B급에 도전할 차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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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생각으로 상대를 베는 기술 24.07.01 25 0 11쪽
45 안 벴는데··· 벤다? 24.06.28 2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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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그녀의 사연 24.06.26 38 0 12쪽
42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다고? 24.06.25 44 0 13쪽
41 GIFT 24.06.24 43 0 11쪽
40 폭발하는 검격 (2) 24.06.21 49 1 12쪽
39 폭발하는 검격 (1) 24.06.20 53 0 12쪽
38 어쩌다 보니 왕이 되었다. 24.06.19 58 0 12쪽
37 사일런스 우드 (2) 24.06.18 56 0 11쪽
36 사일런스 우드 (1) 24.06.17 59 2 10쪽
35 한계 돌파! 24.06.14 67 0 13쪽
34 불편한 계약 24.06.13 7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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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말할 수 없는 비밀 (1) 24.06.10 79 0 12쪽
30 안전제일! 24.06.09 92 2 12쪽
29 메타포 24.06.08 86 1 12쪽
28 퇴출 24.06.07 97 2 12쪽
27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24.06.06 113 1 14쪽
26 구사일생 24.06.05 112 2 12쪽
25 네임드 24.06.04 12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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