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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pold2 님의 서재입니다.

꿈꾸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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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로쿤
작품등록일 :
2024.05.15 19:37
최근연재일 :
2024.07.03 06:0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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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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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글자수 :
249,059

작성
24.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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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생각으로 상대를 베는 기술

DUMMY

의문이 하나 더 있었다.

이것 또한 하지마의 빙의 덕분에 생긴 능력일까?


웡과 합류한 뒤 1지구 지하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상점가처럼 식당가도 광활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식당가에 각성자들이 개미처럼 바글바글해서 눈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이제는 각성자들의 시선이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닌데···

물량이 이쯤 되니 이건 또 다른 수준.


“괜찮아요?” 사브리나가 물었다.

“예, 괜찮아요.”


스파게티 면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허겁지겁 식사를 마쳤다.

웡은 새로 산 아이템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식사를 마친 후.


“지마씨가 좀 불편한 것 같으니까 커피는 숙소 가서 마셔요.”

“네!”


숙소에 돌아와 커피를 마신 뒤에도 소화 불량으로 애를 먹었다.


“오늘은 좀 쉬어야겠어요···”


*


대개 아점을 먹고 던전을 돌고, 돌아와서 느긋하게 저녁을 먹는다.

이후 당일 클리어한 던전을 리뷰하는 것이 보통의 일정이었다.


오늘은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가까운 훈련장을 찾았다.

아카데미 곳곳에 종류별로 훈련장이 충분해서 훈련장에 학생이 붐비는 일은 잘 없었다.

학생의 수보다는 늘 빽빽하게 늘어선 허수아비가 더 많았다.


나는 세 종류의 허수아비 중 가장 하급인, 안에 짚을 넣은 허수아비 앞에 섰다.

손목을 풀고, 발목을 돌린다.

앉았다, 일어났다 3회.

스트레칭은 이쯤이면 됐다.


인벤토리에서 새로 구매한, 무려 백만 골드짜리 ‘마법사의 검’을 꺼낸다.


롱소드보다는 환도에 가까운 생김새에, 손잡이와 검집이 검정이라 마음에 든다.

검집에 조각된 꽃은 매화인가?


“그게 뭐가 중요하냐.”


스르릉.


검집에서 검을 꺼낸다.


두 번의 경험.

던전에서, 그리고 무기 상점의 아공간에서 각각 이미징으로 베기를 성공했다.


“흠···”


잠시 그 기억을 복기하고.

감각을 재현했다.


파앗.


“흠.”


역시나 된다.

다시 한 번.

또 한 번···


“연속으로 써 볼까.”


파앗, 파앗.


파바밧!


헉! 된다!


앞의 허수아비가 내 이미징 베기에 엉망이 되었다.


몇 번이고 이미징 베기를 사용하는 사이, 문제점을 발견했다.


정확도.


파바바바밧!


허공을 가르는가 하면.


파바밧!


심한 경우 그 뒤의 허수아비를 벴다.


“아융!”


순간 가슴이 뜨끔했다.


“이거··· 잘못하다간 사브리나를 베겠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사용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저 카페테리아로 이동 즁. 웡님, 사브리나님 뭐 드실껑미?


시스템창을 열어 내 파티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아, 이 말투는 언제쯤 고쳐지는 거냐···”


―저는 베이글에 따아요.

―저는 소금빵에 따아요.


난 한국식 돼지고기 샐러드.


카페테리아에 도착해 우리 음식을 챙겨 널찍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숙소마다 넓은 카페테리아가 딸려 있어서 이곳은 늘 한산한 편이다.


5분이 채 되지 않아 사브리나와 웡이 차례로 도착했다.


“우왕! 고맙습니다!”


사브리나가 가슴께에 손을 마주잡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웡도.


웡은 처음에 말을 엄청 더듬더니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어, 두 사람··· 같은 옷을 입었네요?”

“네!”

“아··· 어, 어쩌다 보니 그, 그렇게 됐어요.”


웡의 얼굴이 붉어졌다.

응? 다시 말을 더듬네?


“웡님이랑 저랑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사브리나가 말했다.

“후훗.”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 숙인 웡을 바라보았다.

설마?

에이··· 아니겠지.

그건 그렇고.


“저, 두 분께 드릴 말씀이 있어요.”


내 말에 두 여자가 나를 쳐다봤다.


“D급 30번, C급 30번. 맞나요? 그럼 이제 슬슬 B급 던전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두 분 생각은 어때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좋아요!”


힘차게 대답한 것은 사브리나였다.

사브리나와 나의 시선이 웡을 향했다.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자세히 보니 웡의 눈밑에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웠다.


“웡님, 괜찮아요?” 내가 물었다.

“사실은··· 요즘 잠을 통 못 잤어요. 던전 등급이 올라갈수록 공략 난이도가 너무 어려워져서··· 죄송합니다. 두 분한테 도움이 되려고 애쓰는데··· 진짜 애쓰는데···”


그 말을 하는 웡의 눈이 그렁그렁해졌다.


“웡님.”


사브리나가 웡의 어깨를 감쌌다.


“그랬구나··· 그것도 모르고.”


사브리나가 웡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들겼다.

나는 말없이 두 여자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서둘러 던전에 가는 대신에 웡과 함께 B급 던전 공략에 대해 고민하기로 했다.

사브리나와 내가 도울 게 있으면 돕고.


교내에 볕이 잘 드는 곳을 골라 캠핑 테이블과 의자를 깔았다.

사브리나는 탄산음료를, 웡과 나는 아삭아삭 과자를 씹었다.


“슈뢰딩거님은 요즘 뭐하고 지내요?” 웡에게 물었다.

“오빠는 요새 게임하느라 숙소 밖으로 나오지도 않아요.”

“게임이요?”

“네. 헌터 오브 레전드라고···”


아···

비각성자 시절, 정확하게는 취직하기 전까지 나도 게임을 즐겼었다.

즐겼다기보다 거의 폐인 수준이었지.

덕분에 돈은 많이 아꼈다.

컵라면과 게임 월 이용 요금만 내면 되니까.

나머지 기본 소득이 고스란히 통장에 쌓였고, 그 돈을 보증금에다 보탰더랬다.


웡도 헌터 레전드 어쩌구 하는 게임을 한다고 했다.

하물며 게임 폐인으로 지내다시피 하는 슈뢰딩거보다 랭킹이 높다고.

슬프지만 게임도 재능의 영역이다.


“근데 요즘은 못 하고 있어요. 던전 공략에 쏟을 시간도 부족해서요. 그리고 게임보다 던전 공략이 훨씬 재미있어요. 돈도 벌고.”

“그럼 슈뢰딩거는 돈을 안 벌어요?”


웡이 고개를 끄덕였다.

22층의 모든 주민은 기본 소득이라는 것을 받는데 각성자와 비각성자의 기본 소득이 다르고, 신분에 따라 차등해서 돈을 받는다.

정부가 그렇게 정했다.

지역마다 물가가 달라서 그렇다나 뭐라나.

때문에 정부의 불합리함에 대항하는 수많은 단체가 있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성전 같은 경우는 예외이고.


우리는 내리쬐는 항성빛을 받으며 잡담을 나누고, 이따금 공략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와··· 들어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어요. 웡님 대단해요!” 사브리나가 말했다.


나 역시 사브리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다.

F, G, H급 던전의 공략 메커니즘까지는 어찌저찌 따라가겠는데, 그 이상은 무리였다.

가장 하급인 H급 던전만 해도 설명은 간단하지만 메타포의 좌표와 에너지량을 정확하게 계산해 내야 한다.

공학 계산기를 이용한다고는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젠가 사브리나와 우스개로 공략가나 되자고 했던 말 취소다!

역시 뭔가를 쉽게 해내는 것은 그만큼 능력이 탁월해서 그런 거였다.


“웡님,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하셔도 될 것 같아요. 게임도 다시 하시고··· 진작 말씀하시지. 이렇게 무리하고 계신 줄 몰랐어요.” 내가 말했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도 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최대한 빨리 B급 공략을 성공시키겠습니다!”

“아··· 그런 거라면 뭐, 알겠습니다. 파, 파이팅?”

“그전까지는 느긋하게 C급 던전을 공략해요 우리!”


그렇게 이야기는 일단락되었다.


*


이제 나는 C급 던전 공략을 이미징 베기 연습의 장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허수아비를 베는 것과 실전은 판이했다.


한창 이미징 베기에 골몰하던 때였다.


30번에서 C급을 추가로 10회쯤 더 공략할 즈음, 티구안 과장이 숙소로 찾아왔다.

처음에 나는 유령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


“안녕··· 하세요.”


참, 이분 돌아가신 게 아니었지.


“안녕하셨습니까, 사지마님. 잠시 실례해도 될까요?”

“예, 들어오세요.”


나는 인스턴트 커피를 대접했다.


호록, 호로록.


티구안이 커피 맛이 좋다고 했다.


“헌터로서 일취월장하고 있는 모습이 놀랍습니다!”


너님, 내가 지켜보고 있어.

그의 말이 내게는 그렇게 들렸다.


“감사합니다.”


나는 짧게 대답했다.


“용건은요?”

“요즘 들어 성전의 활동이 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아, 그전에 소개시켜 드릴 분이 있습니다. 김 대리.”


스스스.


바닥에서 뭔가가 불쑥 올라왔다.


깜짝이야!


순간 에즈라가 떠올랐다.

확실히 에즈라보다 멋있는 등장은 아니었다.


“윽! 좀 도와주세요 과장님!”


바닥에서 올라오던 도중 허리가 걸렸다.


“으악! 빨리요!”


티구안 과장은 혀를 쯧쯧 차면서 김용식을 끌어올리다가 함께 뒤로 벌렁 넘어가면서 중절모가 벗겨졌다.

둘의 몸개그를 보며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뭐가 이렇게 어설픈 거냐···


“안녕하십니까! 사지마님 경호를 맡고 있는 김용식이라고 합니다!”

“아 네.”

“아, 그리고 평소에는 이렇게 가까이 있지 않으니 그런 표정 짓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 표정을 본 티구안이 말했다.

뭔가 오해를 한 모양이다.

웃음을 참고 있는 건데···


“맞습니다! 사지마님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최대한 멀리서 은신하고 있습니다.”


김용식이 그렇게 말하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이 개그 듀오를 어쩌면 좋을까···


“다름아니라 사지마님이 짧은 시간 내에 급성장하셔서 더는 경호가 필요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사지마님과 상의해 보고 원하신다면 그대로 경호를 유지하는 것도 괜찮고요.” 티구안이 말했다.

“아닙니다.”

“하하,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여기 김용식 대리는 B급 요원이라서요.”


나는 멀뚱히 선 김용식을 향해 말했다.


“대리님도 좀 앉으세요.”

“앗, 감사합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티구안 옆에 앉았다.

등을 곧추세우고, 모은 다리 위로 가볍게 말아 쥔 양 주먹이 올라 있었다.


“풋···”


이번에는 웃음이 피식, 새어 나왔다.

이런 어수룩한 사람이 나를 경호하고 있었다니.

그런데 B급 각성자라면 마나 수치가 50%가 넘는다는 건데···

전혀 그런 강자로 보이지가 않았다.


“어, 잠깐만요.”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혹시 던전 공략을 도와주실 수도 있나요?”


내 물음에 김용식 대리가 티구안을 돌아본다.

과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옙! 성심성의껏 돕겠습니다!”


좋았어.

이로써 B급 던전에 갈 때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혹시··· 던전 클리어하고 배분은···”

“어휴, 안 됩니다. 저 그 돈 받으면 큰일나요!”

“맞습니다. 공무원은 근무 시간에 다른 일로 소득을 얻으면 안 됩니다.”


티구안이 거들었다.


후훗, 사브리나가 좋아하겠군.


“김용식 대리님을 부르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용식아 나와!’ 라고 하시면 됩니다! 아니아니··· 뭐가 됐든 사지마님 편하실 대로 불러 주시면 됩니다!”


뭔가 기시감이···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닙니다. 조사에 별 진전이 없어서 죄송하던 참인데 이렇게라도 도움이 된다니 다행입니다. 오늘은 이만 실례하도록 하지요.” 티구안이 말했다.


그가 중절모를 들고 소파에서 일어나 내게 꾸벅 목례를 하고는 문으로 향했다.


멈칫.


“커피 잘 마셨습니다.”


김용식 대리도 티구안을 졸졸 따라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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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어쩌다 보니 왕이 되었다. 24.06.19 50 0 12쪽
37 사일런스 우드 (2) 24.06.18 48 0 11쪽
36 사일런스 우드 (1) 24.06.17 51 2 10쪽
35 한계 돌파! 24.06.14 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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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안전제일! 24.06.09 80 1 12쪽
29 메타포 24.06.08 76 0 12쪽
28 퇴출 24.06.07 87 1 12쪽
27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24.06.06 102 0 14쪽
26 구사일생 24.06.05 10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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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쌍둥이 형제 24.06.02 142 1 11쪽
22 각성자 테스트 (2) 24.06.01 165 1 12쪽
21 각성자 테스트 (1) 24.05.31 189 2 13쪽
20 헌터. 헌터··· 헌터? 24.05.30 218 1 12쪽
19 퇴사 24.05.29 22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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