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화 태초의 혼돈이 지배하는 작은 세상
‘ 뭐야? 왜 이렇게 어두워? ‘
찬희와 함께 넘어온 각성자들도 모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분명 밖에서 보던 포털은 찬란한 황금색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래서 포털 내부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두 눈에 담긴 세상은 혼돈, 그 자체였다.
사물이 역전되어 보이거나, 지나간 시간 속의 수십, 혹은 수백의 또 다른 자신이 환영 같은 다른 사람들의 시간들과 얽히며 기괴한 그림으로 일그러져 보였다.
마치 나라는 존재는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분리되거나 융합되며,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내는 기이한 경험을 이곳에 온 모두가 경험하고 있었다.
팔이 떨어져 나가고,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새로운 팔이 달라붙고, 또다시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둥실..
이제는 몸에서 머리가 분리되어 어두운 공간을 천천히 유영하고 있었다.
덜컥 무서워졌다.
이대로 자신이 사라질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찬희를 엄습해왔다.
수많은 공간이 엿처럼 흘러내린다.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공간 속에 사는 생명체들이 서로 얽혀 뒷걸음을 친다.
시간과 공간이 뒤섞인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 아~아~앗!! 안돼!!! '
찬희는 휩쓸리기 싫어서 본능에 따라 몸부림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이미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허공을 떠다니는 머리통 말고는...
그리고 소리 없이 외치던 찬희의 의식도 서서히 시공간의 틈 속으로 침잠되어 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빛 한 점 없는 깊은 어둠 속에서 찬희는 뱃속의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너무나 평온한 얼굴로..
두근~
두근~ 두근~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던 의식 속으로 천둥소리와 같은 것이 세차게 박혀 들어왔다.
그 소리는 천둥이 치는 소리 같기도 했고, 심장이 박동하는 소리 같기도 했다.
‘ 뭐지..?
무슨... 소리지? ‘
‘ 누가 시끄럽게 하는 거야?!
난 더 자고 싶다고!!
내버려 둬.. 이대로 계속... ‘
‘ 방해하지 마, 꺼.. 져..! ’
찬희는 방해받는 느낌이 싫어서 몸을 뒤척였다.
그렇게 한참을 뒤척이다 포기하고는 슬며시 눈을 떴다.
휴우...
눈을 뜨자마자 깊은 한숨이 나왔다.
‘ 여긴... 대체 어디지? ‘
보이는 것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어둠.
그리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적막함뿐이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꽤 오랜 시간 동안 잠이 들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 시공간이 뒤섞이는 것처럼
모든 것이 일그러지는 환영을
본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
찬희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었다.
그냥 공간 자체가 무(無)의 공간.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 속에 자신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찬희는 천천히 기운을 끌어올려, 몸속의 기운을 가느다란 실처럼 펼쳐 보냈다.
에티나를 만났던 비밀 던전에서 처음 계발했던 스킬, 기망(氣網, 찬희는 기의 그물이란 의미로 손수 '기망'이란 스킬명을 붙였다. )이었다.
실처럼 펼쳐진 수백수천의 기운의 가닥들이 사방으로 펼쳐졌다.
그리고 자신을 중심으로 조금씩 3차원 입체 지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무의 공간이 서서히 형체를 갖추어 갔다.
가까운 곳에서 어떤 형상이 포착되었다.
그 알 수 없는 무언가는 점점 모양을 갖추어 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세부적인 모양이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웅크리고 굳어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어딘가 낯이 익은 모습이다.
찬희는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는 그 누군가를 유심히 살펴본다.
나다.
내 모습이다!
고개를 파묻고 웅크린 자세로 굳어있지만 찬희는 확신했다.
잠시 동안 찬희는 자신을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 움직임이 없군. ‘
‘ 바람도 불지 않아. ‘
‘ 빛도 없어. ‘
‘ 세상 만물이 정지되어 있는 거 같은데? ‘
‘ 시간이 흐르지 않는 건가!? ‘
‘ 움직이는 것은 나뿐인가...? ‘
‘ 아니, 아닌데?!
나는 저기 웅크린 채 굳어있잖아.. ‘
‘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무엇인가?! ‘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찬희는 웅크린 채 굳어있는 자신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 무언가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웅크린 채 굳어버린 자신과 허공에 둥실 떠서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는 자신을 서로 연결해 주는, 마치 태아의 탯줄처럼 연결된 반투명한 긴 줄을 말이다.
그리고 그 탯줄같이 생긴, 기다란 줄을 통해 끊임없이 회색의 혼돈기가 자신에게로 공급되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내려다보고 있는 자신은 육체를 떠나온 영체(靈體)라는 것을 그 순간 깨달았다.
‘ 혼돈기. ‘
‘ 혼돈의 씨앗... ‘
지금 찬희의 영체가 떠 있는 곳은 혼돈, 그 자체의 공간이었다.
시간이 멈추고,
공간은 허물어지는 곳.
이곳에서는 오직 혼돈의 힘을 가진 자신만이 영체의 모습으로 움직일 수가 있었다.
상황을 파악한 찬희는 끊임없이 기운을 사방으로 펼쳐 보낸다.
막힘이 없다.
기운이 끝없이 생성되고 있다.
주변 지형이 점점 입체적이고 구체적으로 변해갔다.
찬희는 계속해서 형상을 갖추어가는 주변 지형에 집중하고 있었다.
멀리, 김성훈 팀장과 그 팀원들이 보인다.
그들도 찬희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죽은 것처럼 굳어있었다.
찬희는 시선을 김성훈 팀장을 지나 더 멀리 보낸다.
그곳에 있는 일단의 무리가 서서히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아마 나현성 회장, 막내아들의 일행이겠지.
그들은 그렇게 이곳에서 오랫동안 굳어있었을 것이다.
기의 가닥들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리며 3차원 입체지도를 업데이트하고 있었다.
찬희의 기망에 또 다른 것이 잡혔다.
그것은 거대한 뭔가 구멍처럼 보였다.
기운들이 그것에 속수무책으로 흡수되고 있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구멍 때문에 주변의 공간들이 구부러지고 왜곡되고 있다.
마치 블랙홀처럼 주변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것에 빨려 들어간 찬희의 기운이 기폭제가 된 것일까?
멈추어있던 그것이 기지개를 켜는 것 같더니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는 모양새다.
새로운 먹잇감이 성가신 듯 찬희가 보내는 기운들을 깨작거리며 받아먹는다.
찬희의 기운을 삼키던 그것이 몸을 부드럽게 떨었다.
마치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산해진미를 먹은 것처럼.
기운을 흡수한 그것은 더 많은 기운을 탐닉하듯 맹렬하게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주변 공간이 점점 더 심하게 왜곡되고 블랙홀 같은 구멍의 크기는 더욱 커졌다.
그것은 찬희의 기운들을 점점 더 세차게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더욱 크기를 키워가던 그것은 결국 기운과 함께 공간 자체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나 회장의 막내아들 일행이 그것에 삼켜졌다.
아무런 소리조차 없이 일행을 삼킨 그것은 격하게 몸을 떨더니, 퉤, 하고 일행을 다시 뱉어냈다.
마치 맛없고 썩은 음식을 먹은 것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은 삼키고 뱉기를 반복하면서 굳어있는 찬희의 몸체가 있는 쪽으로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찬희의 영체는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삼키고 있는 검은 구멍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검은 구멍 안에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존재했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어둠의 한 중앙에서 보석처럼, 혹은 검은 종이 위에 하얗게 찍혀있는 점처럼 보이는 작은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순수한 어둠만이 존재하는 이 공간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어딘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반짝임이다.
그 빛은 환한 황금빛을 뿜어내려 하고 있었지만, 이내 어둠에 삼켜져버려 차마 멀리 퍼지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두근. 두근.. 두근...
갑자기 찬희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저 멀리서, 비록 조그맣게 보이지만, 밝게 빛나고 있는 빛이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 뭐지.. 이 느낌은? ‘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 찬희는 빛을 향해 다가갔다.
한참을 빛을 향해 이동했지만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언제나 거리는 처음 그대로였다.
인간의 감각은 참 볼품없다.
찬희는 빛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또다시 기망을 펼쳐 보냈다.
하지만 사방으로 뻗어 나가야 할 기운들이 중앙의 황금빛처럼 어둠 속으로 모두 삼켜졌다.
부르르르..
찬희가 발산하는 기운을 빨아들인 검은 공간이 부르르 진동했다.
마치 참을 수 없는 전율에 몸을 떠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뭐지? ‘
‘ 마치 이 공간 자체가
기운을 빨아 당기는 것 같은 느낌인데..? ’
찬희는 사방으로 발산하던 기운들을 끊어 버렸다.
그러자 변화가 일어났다.
공간 자체가 짜증을 부리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치 맛있는 사탕을 빼앗긴 심술 난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다.
칠흑같이 검은 공간에 무수히 많은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 균열은 스스로 터지고 갈라지며 하나씩 형태를 갖추어나갔다.
상하좌우, 그리고 전후의 모든 공간에서 기괴하게 찢어져 있는 괴물 입(口)들이 하나 둘, 찬희의 영체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것들은 사방에서 입을 벌린 채 찬희에게 달려들었다.
2열 구조로 촘촘히 박혀 있는 이빨들이 전기 톱날처럼 입안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만 스쳐도 찢어지고 갈아져 버릴 것만 같았다.
괴물 입(口)들은 사방에서 미쳐 날뛰며 찬희의 영체(靈體)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찬희가 괴물 입의 공격을 피하며 뇌영보를 시전하려 했지만, 스킬은 찬희의 뜻대로 발현되지 않았다.
당황한 찬희의 영체는 뇌영보 이외의 모든 스킬들을 시전해 보았다.
이번에 익힌 블리자드부터 자신이 개발한 혼돈강탄까지..
뜻대로 시전 되는 것은 단 세 가지였다.
기를 수천 가닥으로 쪼개 외부로 발산하는 기망과 혼돈강탄, 그리고 오행신공이었다.
찬희의 영체는 공격해 오는 괴물 입을 향해 급한 대로 혼돈강탄을 쏘아 보냈다.
괴물 입을 향해 날아간 혼돈강탄은 정확하게 괴물 입 사이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순간적으로 폭발에 따른 빛이 터져 나왔으나 어느새 어둠에 잡아먹혔고, 폭발음은 애초에 들려오지도 않았다.
빛도 소리도 모두 어둠의 공간에게 먹혀 버린 것이다.
그나마 폭발에 의한 진동만은 사방으로 퍼지면서 괴물 입들에 충격을 전해주었고, 그 덕분에 수세에 몰려있던 찬희의 영체가 위기의 순간을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괴물 입들이 입은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일전 에스카르네의 군단과의 전투에서 보여주었던 그 파괴력과 비교하면 태양 앞에 반딧불과 같이 초라한 파괴력이었다.
‘ 뭐, 어쩔 수 없겠지. ‘
지금의 자신은 육신이 없는 영체.
그것도 본신(本身)으로부터 공급되는 티끌만 한 혼돈기가 없으면 먼지처럼 사라질 존재였다.
육신?
혼돈기.....?
그때 찬희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 지금 내가 이전과 다른 것은 단 하나,
육신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
‘ 그래서
육신이 있어야만 펼칠 수 있는 스킬들은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일 테고. ‘
‘ 이곳은 태초의 혼돈이 지배하는 공간. ‘
‘ 기망과 혼돈강탄 모두
혼돈기를 사용하여 펼치는 스킬들이지..
그리고 굳이 육신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는 스킬들이고. ‘
‘ 그럼, 오행신공은 왜?
어떻게 사용이 가능한 거지?
오행신공은 혼돈기를
사용하지 않는데? ‘
한 가지의 해답을 찾자 다른 질문이 꼬리를 물 고 이어졌다.
사방에서 자신을 덮쳐오는 괴물 입들의 공격을 힘겹게 피해내며, 찬희의 영체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그 와중에도 괴물 입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괴물 입들은 피 냄새를 맡은 피라냐처럼 찬희의 영체를 물어뜯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그럴 때마다 찬희의 영체는 미약한 혼돈강탄을 사용하며 위험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한계를 맞이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찬희는 생각하는 것을 멈추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스킬들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었다.
찬희는 몰려드는 괴물 입들을 향해 혼돈강탄을 쏘아 보내고, 오행지기를 일으켜 영체를 강화했다.
오색 찬란한 다섯 가지의 빛 덩어리들이 찬희의 영체를 감싸며 주변을 호위하듯이 돌기 시작했다.
동시에, 몰려오는 검은 공간의 괴물 입들을 오행의 다섯 가지 기운들이 힘겹게 막아내기 시작했다.
타오르는 불꽃으로 주변을 불태우고, 싸늘한 한기를 흘리며 주변을 얼려버리는 화속성과 수속성이 괴물 입들을 원거리에서 폭격하기 시작했고, 금속성의 기운은 자신의 주변에 단단한 금속의 막을 형성하며 최일선에서 괴물 입과 근접 전투를 벌이며 찬희의 영체를 보호했다.
또한 나머지 목속성과 토속성은 괴물 입과 근접 전투를 벌이고 있는 금속성의 기운에 보호막을 씌우듯 버프를 주어 금속성을 엄호했다.
그리고 영체의 상태인 찬희는 그런 오행지기의 섬세한 제어에 몰입했다.
찬희의 의식은 서서히 심연 깊은 곳으로 침잠되어 갔다.
그러는 동안에도 오행의 빛 덩어리들은 괴물 입(口)과 치열한 전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찬희는 의식의 가장 밑바닥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회색의 빛 무리와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오색의 작고 귀여운 빛 덩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너무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에 조심스레 빛 덩이들을 쓰다듬었다.
빛 덩이들은 다가와 찬희의 손, 머리, 어깨 등에 앉아 자신들을 찬희의 몸에 비벼대기 시작했다.
‘ 안녕, 얘들아~
저번에는 정말 고마웠어. ‘
찬희가 아무런 기대 없이 오색의 빛 덩이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빛 덩이들이 찬희의 얼굴로 모여들었다.
[ 안녕하세요. 주인님. ]
[ 주인님, 만나서 반가워요. ]
다섯 색깔의 빛 덩어리들이 차례차례 찬희에게 화답했다.
‘ 우와~ 너희,
말을 할 수 있구나!! ‘
[ 저희들은 태초부터
의지를 갖추고 태어난 존재입니다. ]
‘ 아~!
그래서 이곳,
태초의 혼돈이 지배하는 공간에서도
너희가 움직일 수가 있는 거구나!! ‘
빛 덩이들의 이야기에서 찬희의 의문을 풀렸다.
빚 덩이들은 찬희의 말에 긍정하듯 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그때 붉은색의 빛 덩어리가 찬희에게 말을 했다.
[ 우리는 주인님과
영혼으로 연결된 존재들입니다. ]
[ 우리는 주인님이 오행의 힘을
깨우칠 때부터 말을 걸었지만,
주인님의 수준이 미천하여
저희를 인식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
그래, 미천해서 미안하다.
[ 이제 주인님의 수준이
일정 궤도에 오르게 되면서
우리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어요. ]
[ 이제 저희의 이름을 지어 주세요. ]
‘ 이름이라고? ‘
[ 네.
태초부터 저희는
의지를 갖추고 태어난 존재.
주인님께서 저희에게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우리는 완전해지고
지고지순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답니다. ]
신기한 만남이었다.
처음으로 오행 지기들과 대화를 나누게 된 찬희는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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