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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룡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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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취룡
작품등록일 :
2012.08.20 01:36
최근연재일 :
2012.08.20 01:36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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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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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0,281

작성
12.07.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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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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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글자
8쪽

Chapter 14.

DUMMY

전쟁은 굉장히 극단적인 외교적 정책이다.

전쟁은 양방 모두에게 많은 피해를 가져오며, 상황에 따라서는 어느 한쪽의 멸망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도자 혹은 전쟁 발발의 힘을 가진 누군가는 가능한 한 전쟁을 피하려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다음 몇 가지 경우 가운데 하나이다.

하나, 지도자가 미친놈이다. 둘, 우발적 사태가 국가라는 도미노를 쓰러트려 전쟁을 일으킨다. 셋,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고, 이득을 취할 공산이 높다. 넷, 이기기도 힘들고,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지만-

그것 외에는 아무 방법이 없을 때이다.



&



엑스칼리버가 아론다이트에게 키스했다. 아론다이트는 황홀감에 젖었고, 칼리번은 한숨과 함께 눈살을 찌푸렸고, 레바테인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다인슬레프를 와락 끌어안고 키스를 퍼부었으며, 아스칼론은 안경을 벗고 붉어진 눈시울을 감추고자 했다.

가벼운 키스에서 뭔가 더 진도가 나갈 것만 같은 아론다이트와 엑스칼리버를 억지 웃음을 지으며 떼어낸 칼리번은 두 손을 마주쳐 소리를 냈다. 모두의 시선을 모은 뒤 경쾌하게 말했다.

“일단은 이동하자. 놈들도 빛을 봤을 거다. 당장은 우리가 던져놓은 미끼 때문에 경황이 없겠지만 곧 정신 줄을 챙길 거다.”

레바테인이 약간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볼을 부풀렸다.

“오빠, 그냥 지금 싸우면 안 돼?”

“그래, 우린 여섯이나 모였고- 별의 아이라도 이제는 우릴 함부로 하지 못할 거다. 하지만 우린 지금 모두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어. 그리고 난 가능한 피해 없이 이기고 싶다. 우리 중에 하나가 다치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니까. 오빠 말 알겠니, 레바?”

“…알았어. 나도 오빠들이랑 언니들이 다치는 건 싫으니까. 그럼 빨리 가자! 나 바다 보고 싶어, 바다!”

레바테인이 어린 아이처럼 소리쳤고 다른 검들은 모두 웃었다.

칼리번이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영적영지를 개방하였다.

“가자.”

나타날 때 그러했던 것처럼 여섯 자루의 검들은 홀연히 그 자취를 감추었다.



&



수원 교외에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거대한 괴수가 쓰러져 죽음을 맞이하였다.

누가 해낸 것인지는 몰라도 실로 영웅적인 위업이었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찬사가 아닌 욕지거리를 듣고 있었다.

“이이이! 진짜 오크잖아! 취익취익 거리는 진짜 오크!”

옷 대신 어디서 구한 넝마조각을 몸에 걸친 검은 머리칼의 미녀가 앙앙거리며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짜증과 울음이 섞인 그 목소리에 드래곤을 쓰러트린 영웅- 세진은 참담한 얼굴로 웃었다.

“저기… 취익 거리지는 않는데 말이죠.”

“으흑흑 내 형부가 오크라니! 내 형부가 오크라니!”

미호는 제자리에 주저앉아 설움을 토했다. 이야기만 들어도 쇼크였는데 실물로 보니 더더욱 쇼크다. 저런 괴물이 세류언니를! 그, 그것도 세컨드로!

“어… 음… 미호야? 그쯤하지 않을래? 슬슬 나도 기분 나쁘거든?”

세류가 복잡한 감정이 섞인 목소리로 그리 말했다. 멀찍이 떨어져서 주변을 경계하던 흑발 녹안의 여인- 라므 또한 약간의 짜증을 담아 말했다.

“아무튼 이 자리를 이탈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어.”

덩치 큰 비만 도마뱀을 쓰러트린 것 까진 좋았지만 여기서 군부나 그 외 기타등등과 얽히면 일이 굉장히 귀찮아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냥 재빨리 몸을 피하는 게 나았다.

“저 사람들 말이 맞는 것 같소, 레이디 윤.”

롤랑드가 살갑게 웃으며 미호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런데 뭐랄까 그 동작이 굉장히 미묘하다. 세류가 순간 매의 눈이 되어 물었다.

“그러고 보니… 그쪽은 누구죠?”

물음에 롤랑드는 산뜻하게 웃었다.

“샤를마뉴 대왕의 기사 롤랑드요. 레이디 윤과는 친밀한 관계요.”

세류는 미호의 친언니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사실상의 유일한 처가(?)라고나 해야 할까? 좋은 인상을 박아둘 필요가 있었다.

세류는 이번엔 눈을 가늘게 떴다.

“친밀한… 관계?”

“매우. 그렇지 않소? 레이디 윤?”

롤랑드가 하하핫 웃으며 미호를 보았다. 부드럽게 미호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그 순간, 미호는 마주 웃는 대신 롤랑드의 손을 밀쳐냈다.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롤랑드를 흘겨보며 말했다.

“누가 내 어깨 더듬어도 된다고 했어요?”

“레, 레이디 윤?”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롤랑드가 당황했다. 더욱이 더듬다니?! 무슨 치한 같잖은가?

미호는 팔짱을 꼈다. 롤랑드를 외면하듯 시선을 돌리며 흥흥거렸다.

“그, 그쪽이 일방적으로 고백한 거지. 나 아직 수락하거나 하지 않았거든요?”

꽤나 쌀쌀맞게 말하고 있지만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더욱이 말까지 떤다.

“정말이지 그 타이밍에! 거기다 애, 애정합일이라니! 뻔뻔해도 정도가 있지!”

남자한테 고백 받기는 처음이었는데 그게 뭐람! 더욱이 그 기술명! 통신기로 다른 사람들도 다 듣고 있는데!

“아니, 저기 그….”

하지만 롤랑드는 평소처럼 그런 미호의 세세한 모습들을 따질 경황이 없었다. 고백하면 당연히 수락할 줄 알았는데. 진도(?)도 이미 많이 뺐고! 롤랑드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져 허둥거렸다. 미호는 그런 롤랑드를 피하듯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혀를 쏙 내밀었다.

“베에!”

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3자가 봤을 때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밀당이었다. 세진은 웃음을 참기 위해 노력했고, 라므는 차갑게 웃었으며, 세류는 참담한 얼굴이 되었다. 슬쩍 미호에게 다가서서 귓속말로 말했다.

“미호야.”

“응?”

미호가 세류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얼굴이 붉고 보라색 눈동자에는 장난기와 기쁨과 기타등등의 감정이 어려 있었다. 세류는 어깨를 늘어트렸다.

“네가 애냐? 그러다 남자 다 떨어진다?”

“나, 남이사!”

미호가 발작하듯 외쳤다. 열심히 손부채질을 하며 곁눈질로 좌절중인 롤랑드를 훔쳐보았다. 이런 반응이라니 맙소사.

“코 꿰인지 오래구만….”

낮게 중얼거린 세류는 다시 롤랑드를 보았다. 그로기 상태에 빠지긴 했지만 얼굴이나 몸은 꽤 쓸만하 게 보였다. 더욱이 하는 짓을 보아하니 미호랑 딱 수준이 맞는 것도 같고.

어느 정도 상황이 진정되자 라므가 곰방대를 입에 물며 말했다.

“아무튼 이 자리를 피하….”

“아, 맞다! 부산!”

미호가 다시 한 번 소리쳤다. 세진 쪽을 돌아보더니 아까와는 달리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부산으로 도와주러 가야 해요! 시온이 혼자 싸우고 있단 말이에요!”

“부산에도?”

세진이 당황해서 되묻자 미호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은 시현 씨가 싸우고 있어요. 하지만 부산 쪽이 훨씬 더 위험해요!”

세진 생각에도 자신이 쓰러트린 괴물을 시현이 쓰러트리지 못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시온이란 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미호의 말마따나 부산 쪽이 훨씬 더 시급할 것이 분명했다.

“서둘러야겠군.

라므가 곰방대를 거두고 세진 쪽으로 다가섰다. 하지만 세류가 두 손을 내저었다.

“아니, 잠깐만요. 하지만 부산이면 물리적으로 너무 먼데?”

수원에서 부산까지는 400km가 넘었다. 방금 합체해서 싸웠기 때문에 다시 바로 합체하는 것도 무리였고, 설사 합체할 수 있다 하여도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 그렇지만 시온이!”

미호가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세류를 보았다. 세류도 그런 미호의 얼굴을 보기가 괴로웠지만 마땅히 방책이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공기를 가르는 특유의 소음에 모두는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수송헬기가 보였다. 문을 열고 상체를 반쯤 내민 남자가 보였다.

“윤미호! 가자!”

“지부장님!”

데이비드 킴의 얼굴이 이렇게까지 반가웠던 적이 있었을까. 미호는 얼른 고개를 돌려 바닥에 주저앉아 세상을 부정하고 있는 롤랑드의 어깨를 쳤다.

“일어나요! 롤랑드! 빨리 가야 해요!”

“아, 어… 으… 가, 갑시다!”

롤랑드가 어버버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헬기가 착륙했고, 모두는 헬기 위에 올라탔다.






&


작가의말

북오프에서 평일 정오 외에는 책 가지러 올 시간이 없다고 해서... 이 시간에 독서실이 아닌 집에 있군요.

아... 근데 진짜 뭔가 책을 치우는데 의의가 있다지만 너무 싼 값에 넘기는 거라 가슴이 좀 씁쓸하군요.

아무튼 여기까지.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D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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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4. +15 12.07.09 5,662 99 8쪽
39 용어 해설 #4 +31 12.07.09 5,436 82 15쪽
38 Chapter 13. #3 +18 12.07.08 5,603 95 9쪽
37 Chapter 13. #2 +38 12.07.08 5,626 94 13쪽
36 Chapter 13. +12 12.07.07 5,254 83 10쪽
35 Chapter 12. #4 +23 12.07.07 5,498 104 11쪽
34 Chapter 12. #3 +21 12.07.07 5,461 99 8쪽
33 Chapter 12. #2 +16 12.07.06 5,736 100 7쪽
32 Chapter 12. +31 12.07.05 5,810 105 10쪽
31 용어 해설 #3 +21 12.07.05 5,718 63 9쪽
30 Chapter 11. #3 +13 12.07.05 5,714 95 8쪽
29 Chapter 11. #2 +29 12.07.04 6,053 111 13쪽
28 Chapter 11. +45 12.07.03 6,241 120 18쪽
27 Chapter 10. #2 +19 12.07.03 6,483 99 17쪽
26 용어 해설 #2 +9 12.07.03 6,710 80 20쪽
25 Chapter 10. +30 12.07.02 6,545 121 9쪽
24 Chapter 9. #3 +7 12.07.02 6,253 99 3쪽
23 Chapter 9. #2 +18 12.07.02 6,550 99 22쪽
22 Chapter 9. +8 12.07.02 6,480 102 16쪽
21 Chapter 8. #3 +14 12.07.02 6,787 101 17쪽
20 Chapter 8. #2 +3 12.07.02 6,395 102 15쪽
19 Chapter 8. +4 12.07.02 6,513 106 12쪽
18 Chapter 7. #2 +16 12.07.01 6,832 100 14쪽
17 Chapter 7. +7 12.07.01 6,881 94 11쪽
16 Chapter 6. #4 +11 12.07.01 7,182 107 11쪽
15 Chapter 6. #3 +4 12.07.01 7,119 98 16쪽
14 Chapter 6. #2 +13 12.07.01 7,409 96 21쪽
13 Chapter 6. +5 12.07.01 7,348 93 14쪽
12 Chapter 5. #4 +34 12.06.30 7,575 120 16쪽
11 Chapter 5. #3 +7 12.06.30 7,759 97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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