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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룡 님의 서재입니다.

SG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취룡
작품등록일 :
2012.08.20 01:36
최근연재일 :
2012.08.20 01:36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613,548
추천수 :
8,501
글자수 :
520,281

작성
12.07.06 22:07
조회
5,736
추천
100
글자
7쪽

Chapter 12. #2

DUMMY

&



“저기, 그럼 이제 어떡하죠?”

민망한 시간이 지난 지 5분이나 되었을까, 미호가 잔해더미 너머로 소박한 물음을 던졌다. 차분히 가라앉은 시온 알테미스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그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고, 그래서 손을 쓰기로 했다.”

미호는 되묻는 대신 기다렸다. 과연 오래지 않아 데이비드 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미호, 그쪽은 모르겠지만 이쪽은 현재 바닥이 평평하다. 그 말은 건물이 우리 아래층 이하로는 무너지지 않았다는 거지. 너도 알다시피 이 건물은 SG를 비롯한 각종 신비를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정도 이상으로 튼튼하다. 그 덕이겠지. 아무튼 그래서 바닥을 도려 낸 뒤 아래층으로 몸을 빼낼 생각이다.”

현재와 미호와 롤랑드가 누운 바닥도 일단은 평평했다. 데이비드 킴의 예상대로 11층 이하로 무너지지 않았다면 바닥을 뚫기만 해도 멀쩡한 12층이 나올 테니 지금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아질 터였다.

“하지만 지부장님 말씀대로 여긴 벽이고 바닥이고 정도 이상으로 튼튼하잖아요?”

“그리고 여기 있는 건 우리 세상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마법사와 별의 아이지.”

데이비드 킴의 지적에 미호는 약간은 멍청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미호는 눈을 가늘게 떴다. 낮은 목소리로 자신의 코앞에서 능글맞게 웃는 남자에게 소리죽여 말했다.

“왜 웃어요?”

“아니, 그냥 귀여워서. 그런데 이렇게 캄캄한데 내가 웃는 게 보이오?”

미호는 대답 대신 그저 롤랑드의 가슴을 한 대 후려쳤다.

시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미호 씨, 혹시 합체 후 딜레이나… 그 뭐냐 쿠, 쿨 타임 같은 게 있나요?”

“쿨 타임?”

미호가 고개를 갸웃 기울이자 롤랑드가 재빨리 말했다.

“아마 기술 재사용에 필요한 텀 같은 것을 말하는 걸 거요. 록허트가 게임할 때 자주 말하더군.”

대강 알아들은 미호는 벽 쪽에 대고 말했다.

“딱히 실험해 본 적은 없지만 아마 괜찮을 거예요. 몇 시간이나 지났으니.”

생각해보면 전투 중에 연속 합체를 해본 적도 있고. 아마 문제 될 것은 없으리라.

“좋아요, 그럼 합체하세요.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니까요. 합체하시고 나면 바닥을 자를게요.”

아무래도 바닥을 자를 때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모양이었다. 미호는 벽쪽으로 향했던 시선을 롤랑드에게 돌렸다.

“음… 들었죠?”

“들었소.”

미호는 숨을 한 번 크게 골랐다. 어째 점점 익숙해진다는(?) 사실에 기묘한 느낌을 받으며 롤랑드에게 얼굴을 가까이했다. 롤랑드의 양팔이 자연스럽게 미호의 허리와 등을 감싸 안았다.

“…점점 대범해지는 거 알아요? 난 허락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미호가 작고 앙칼진 목소리를 토하자 롤랑드는 피식 웃었다.

“그럼 실례.”

롤랑드의 오른손이 미호의 등줄기를 절묘하게 스쳤다.

“꺅!”

생각지도 못한 자극에 미호가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롤랑드는 그저 능글맞게 웃으며 미호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벽 너머에서 들리는 제 3의 목소리.

“흠! 흠!”

누가 들어도 불쾌함이 잔뜩 느껴지는 헛기침이었다. 벽 얇은 이웃집의 고뇌랄까.

그 이웃들에 대해 너무너무 잘 아는 미호는 눈을 꽉 감고 잠시 부들부들 떨더니 이내 소리죽여 경고했다.

“나가서 봐요.”

롤랑드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대답하는 대신 미호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비릿한 피 맛에 달콤함이 섞였다. 그리고 어둠을 몰아내는 순백의 빛.

둘에서 하나가 된 롤랑드는 벽 너머를 향해 어쩐지 상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합체했소.”



&



조직의 대한민국 지부를 가까스로 탈출한 세 자루의 검들은 서로가 가진 영적영지를 최대한도로 활용해 지부로부터 거리를 벌렸다. 검들이 멈춘 것은 시베리아 벌판에 마련해둔 지하공동에서였다.

“괜찮니?”

다인슬레프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 널브러진 엑스칼리버에게 다정하게 물었다. 엑스칼리버는 지친 목소리로 답했다.

“…일단은.”

엑스칼리버는 한숨을 내쉬고 눈을 감았다. 엑스칼리버와 거의 비슷한 몰골을 한 칼리번이 고개를 내저었다.

“과연 별의 아이. 괴물같이 강하군.”

유일하게 멀쩡한 다인슬레프가 팔짱을 끼고 잠시 자신의 동생들을 돌아보았다. 칼리번에게 물었다.

“놈의 약점이라던 검이 잘 통하지 않았나?”

“아니, 그건 잘 통했어. 다만 안 통하는 놈들도 섞여 있어서… 아무튼 말하면 길어. 다만 확실한 건 다음에는 열여덟 자루가 아니라 백팔십 자루 정도 들고 가면 좋을 거란 거지.”

거기까지 말한 칼리번은 자신의 기억을 다인슬레프에게 전송해주었다. 다인슬레프는 납득했다.

칼리번이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놈이 아마 다른 별의 아이들을 부르려 할 거야. 일이 어렵게 되었군.”

이쪽이 달빛을 베는 자의 복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어떻게든 수를 마련할 것이 분명했다.

엑스칼리버가 여전히 누운 상태로 오빠들에게 제안했다.

“좀 무리를 하더라도 아론다이트나 레바테인을 부르는 건 어때? 발뭉 오빠나. 하나만 더 넘어와도 지금보다 훨씬 더 해 볼만 할 거야.”

일곱자루의 검들은 동일한 목적을 위해 함께 태어난 형제들이었다.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강해졌다. 더욱이 현재 상대하고 있는 적들은 대부분이 근접전 타입이었다. 근접전의 스폐셜리스트는 지금 이 세상에 있는 셋이 아닌 저 너머에 있는 아론다이트와 레바테인이었다.

타당하고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칼리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지개 방벽이 너무 약해져. 지금은 아직 승부를 걸 때가 아니야.”

무지개 방벽이 무너지면 고향은 완전히 끝이다. 아직 모든 것이 준비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엑스칼리버가 미간을 좁혔다.

“오빠, 하지만 이대론 방법이 없어. 아스칼론을 불러서 다인 오빠를 회복시키는 건 어때?”

다인슬레프는 현재 에너지 중추 부분이 심하게 망가진 상태였다. 엑스칼리버의 말마따나 다인슬레프를 회복시킬 수 있다면 일을 진행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터였다.

칼리번은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무겁게 잠긴 목소리를 토했다.

“…뭐가 되었든 간에 놈들의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겠군.”

“계획이 있나?”

다인슬레프가 칼리번에게 물었다. 칼리번은 젖혔던 고개를 바로 했다. 눈을 뜨고 자신의 형을 보았다.

“대충은.”



&


작가의말

이거 쓰는 동안 4번 튕겼다는 것이 김트루. 파워를 새로 사긴 해야 할듯

덧글과 추천과 감상은 글쟁이에게 힘을!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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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6

  • 작성자
    Lv.54 노아진
    작성일
    12.07.06 22:11
    No. 1

    튕긴것에 감사해야겠군요!
    덕분에 저는 조회수 0 에 보는 기쁨을!!!!

    (조금 짧은듯 하지만) 재밌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키노mk2
    작성일
    12.07.06 22:30
    No. 2

    뭐랄까.. 엄청난 떡밥/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은림칠성
    작성일
    12.07.06 22:39
    No. 3

    하얗게 불태웠습니다...
    겨우 따라왔네요 ㅋㅋㅋ
    작가님 화이팅!!!
    취룡작가님의 연결되는 세계관은 정말 멋있는거 같아요 ㅋㅋ
    한백무림서와 함꼐 제일 재밌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첫째별
    작성일
    12.07.06 23:37
    No. 4

    어???
    짧아요...ㅋ
    잘보고가요^^ 건필!!!
    근데 검들은 어떻게 저리 잘아는건지...얼른 메카니즘 공개되길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사막월
    작성일
    12.07.07 00:40
    No. 5

    저 검들의 정체가 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 검들이 온 태양계를 침범한 안개?의 정체도요..
    오늘도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주사위꾼
    작성일
    12.07.07 00:41
    No. 6

    근데요 백기사하고 강철의 기사들 볼라면 어떻게 해야해요? 책방에 없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에클릿
    작성일
    12.07.07 00:58
    No. 7

    매번 피가 날 정도로 혀 깨물려면 무지 아프겠어요...
    상처 회복이 빠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나탈마왕
    작성일
    12.07.07 01:00
    No. 8
  • 작성자
    Lv.1 예스크
    작성일
    12.07.07 01:02
    No. 9
  • 작성자
    Lv.25 티미.
    작성일
    12.07.07 01:04
    No. 10

    주사위꾼님 // 백기사는 교보 e북에서 구매해서 보실수 있으며 종이책으로는... 구하기가 너무 힘들죠;;; 저도 구하려고 노력해봤으나 결국 포기하고 e북을 구매했죠..ㅎㅎ
    갈철의 기사들은 종이책으로 출간됬으며 5권완결이던가?? 그렇게 나왔어요 물론 저는 전질 소장하고 있고요..ㅋㅋ

    음.. 명색이 엑스칼리버고, 앞에 잠깐 잠깐 나온 내용으로 봐서...
    이놈들도 나름 결전존재 혹은 수호존재 정도는 될 듯한데...
    잊혀졌거나 버림받았던가 배신당했던가;;; 그런건가요...?
    왠지 이삭삘이네요;;;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적이된 수호자;;?

    어찌된게 지금까지 나온 취룡님 작품중에서 주인공 반대 진영에서 진짜 나쁜놈은 백기사에서 나온 데몬녀석이랑 자주자주 나오는 길잡, 그리고 사서신정도?? 다른 녀석들은 다 사연이 있어서 밉지 않은.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極限光
    작성일
    12.07.07 08:07
    No. 11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cHk
    작성일
    12.07.07 11:12
    No. 12

    그나저나 시현이 저거 달빛검 극복할 방법은 없나요? 연대기 통틀어 제일 좋아하는 쥔공인데,, 흑..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sfartar
    작성일
    12.07.09 01:25
    No. 13

    근데 결정적으로 뭘 하려는 걸까요?
    이주하는 거라면 도움만 받아도 될텐데
    그런게 아닌가 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김옹金翁
    작성일
    12.07.21 18:01
    No. 14

    근데 작가님 너무 불태우다가 쓰러지는건 아닌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천지
    작성일
    13.10.30 19:56
    No. 15
  • 작성자
    Lv.99 白雨
    작성일
    14.11.08 00:42
    No. 16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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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Chapter 14. +15 12.07.09 5,662 99 8쪽
39 용어 해설 #4 +31 12.07.09 5,437 82 15쪽
38 Chapter 13. #3 +18 12.07.08 5,603 95 9쪽
37 Chapter 13. #2 +38 12.07.08 5,626 94 13쪽
36 Chapter 13. +12 12.07.07 5,254 83 10쪽
35 Chapter 12. #4 +23 12.07.07 5,498 104 11쪽
34 Chapter 12. #3 +21 12.07.07 5,462 99 8쪽
» Chapter 12. #2 +16 12.07.06 5,737 100 7쪽
32 Chapter 12. +31 12.07.05 5,810 105 10쪽
31 용어 해설 #3 +21 12.07.05 5,719 63 9쪽
30 Chapter 11. #3 +13 12.07.05 5,715 95 8쪽
29 Chapter 11. #2 +29 12.07.04 6,054 111 13쪽
28 Chapter 11. +45 12.07.03 6,242 120 18쪽
27 Chapter 10. #2 +19 12.07.03 6,483 99 17쪽
26 용어 해설 #2 +9 12.07.03 6,710 80 20쪽
25 Chapter 10. +30 12.07.02 6,546 121 9쪽
24 Chapter 9. #3 +7 12.07.02 6,253 99 3쪽
23 Chapter 9. #2 +18 12.07.02 6,550 99 22쪽
22 Chapter 9. +8 12.07.02 6,480 102 16쪽
21 Chapter 8. #3 +14 12.07.02 6,787 101 17쪽
20 Chapter 8. #2 +3 12.07.02 6,396 102 15쪽
19 Chapter 8. +4 12.07.02 6,513 106 12쪽
18 Chapter 7. #2 +16 12.07.01 6,832 100 14쪽
17 Chapter 7. +7 12.07.01 6,883 94 11쪽
16 Chapter 6. #4 +11 12.07.01 7,183 107 11쪽
15 Chapter 6. #3 +4 12.07.01 7,119 98 16쪽
14 Chapter 6. #2 +13 12.07.01 7,409 96 21쪽
13 Chapter 6. +5 12.07.01 7,348 93 14쪽
12 Chapter 5. #4 +34 12.06.30 7,577 120 16쪽
11 Chapter 5. #3 +7 12.06.30 7,760 97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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