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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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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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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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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6화

DUMMY

“어딜!”



바깥에 뭔가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던 인수가 재빨리 대검을 뽑아내어 카나를 가리고 마침 나와 있던 수인들이 고기 방패가 되어준다.


탑 바깥에서의 습격.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는 그런 우스운 습격 따위는 이제 인수는 가볍게 막아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인수가 싸웠던 적들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가벼운 수준의 공격이지만, 싸운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굳이 찾아가서 싸워줄 이유는 없다만.


가장 앞에서 공격 받아 다친 수인의 등에 손을 댄 채로 그대로 피를 주입, 그대로 터트려 깨진 창문을 대신할 피의 벽을 세운다.


벽이 이후 공격을 막아줄 동안 인수는 곧바로 영희 호출기를 작동 시킬 생각이었는데.



“삐이이익!!”

“엇!”



뭔가 반응이 이상했다.


인수가 등에 손을 얹자마자 ‘아 죽겠구나’ 했던 수인도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한 걸까’ 조금은 저어되던 인수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


기껏해야 10대 정도 크기였던 수인이 불쑥불쑥 자라나고 그 모습은 조금 더 몬스터에 가까워진다.


수인의 모습이었던 그것은 3m 정도의 커다란 인간형 토끼로 변해서 양손에 피로 만든 길쭉한 봉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갑자기 이루어진 진화. 조금 당황스러웠다. 진화한 당사자도, 진화시킨 본인도.



"귀여웠는데!"​

“어, 어어! 어어어! 가, 가라! 몸통박치기!”

“삐, 삑!!”

“목소리는 여전히 얇네요?”



쿵쿵쿵!


지독한 층간소음을 유발하며 달려 나간 진화 토끼가 창밖으로 휙 뛰어내리는가 싶더니 허공을 밟으며 퉁퉁 뛰어 건너편 아파트로 건너간다.


저곳에 적이 있구나! 라는 생각보다도 먼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이해가 안 되는 인수.


······일단, 도망칠 준비를 해본다.



“갑시다! 카나 씨! 짐은?!”

“아, 네! 명품은 다 챙겼어요!”

“중요한 물건이 아니라요?”

“제 집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이 명품 옷이랑 가방이거든요!”



커다란 보따리 두 개를 양손에 든 카나. 인수는 뭔가 입안에 맴도는 말이 많았지만,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아 그저 집어삼켜야 했다.



“삐삑!”

“응?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삐이이익!”

“그래?”

“왜요? 뭐라고 그래요?”

“달려 나간 녀석이 죽었다네요. 생각보다 적이 많고, 꽤 강한 모양이에요.”

“으으, 무서워라! 이렇게 습격 받는 건 질색이에요!”



오크 마을에서도 갑자기 적과 마주쳐 붙잡혔고, 이후 빠져나오고 난 뒤에도 갑자기 지인들에게 배신당했다.


충분히 트라우마를 자극할 법한 지금의 상황. 자신의 주변에서 얼쩡거리던 수인들에게 보따리를 넘겨주고 그녀도 손에 지팡이를 든다.


어쩌면 악몽이 되어 매일 밤을 괴롭힐 지도 모를 트라우마가 눈 앞에 어른거릴 때 그녀는 맞서 싸우고자 하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굴까요? 새시대? 스왐프?”

“새시대라고 하기에는 약해요! 첫 공격이 실패하고 난 뒤의 텀도 길고!”

“그럼 스왐프?”

“······스왐프라고 하기에는, 너무 눈에 띄어요. 그것들 그래도 일단은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걸 목적으로 할 텐데.”

“그치만, 곧 느와르가 복귀를 화려하게 할 거라면서요?”

“오히려, 그러니까! 그러니까 더더욱 밑에 놈들한테 당분간 자제하라고 하겠죠! 본인의 복귀가 더 돋보여야 하니까!”

“아하!”



그렇다면?



“이거 카나 씨를 노린 것 같은데요? 야! 집에 뭐 이상한 거 없나 다 뜯어 봐!”

“깜짝아! 저한테 소리 지른 줄 알았잖아요! 그런데 무슨 말이에요? 저를 노리다니? 저를 왜요?”

“몰라서 물어요?”



어디서 찾아보기도 힘든 정령술사라는 재능. 심지어는 그 육체를 이용하면 정령술사의 재능을 꽃피울 수도 있다.


나름대로 유명한 스트리머지만 최근 갑자기 잠적하더니 철수라는 이상한 남자와 함께 갑자기 방송을 키고, 껐다. 이후 역시나 소식은 없다.


어디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대뜸 처음 보는 남자를 집에 들이고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하고 뭔가 도망가려는 듯 짐까지 싸고 있다. 스캔들 나기 딱이다.


잠시 후 수인들이 벽의 콘센트며 뭐며 막무가내로 뜯어내어 도청기 따위를 찾아오자 카나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사라진다.



“스토커?!”

“네!”



적의 수가 많다고 했으니 스토커는 하나가 아닌 무리. 무리를 이루어 카나 한 사람을 스토킹하고 있다니, 상당히 무서운 상황이었다.



“진짜 어지간히 정신 나간 애들이네요! 이런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제정신 박힌 애들이 스토킹을 무리 단위로 하겠습니까?”



텅!!


다시 한번 건너편에서 공격이 전해져 왔고 이번에도 수인들을 앞세워 공격을 막아낸다.


한 명이 아닌 여럿. 저 건너편에서 쏘아낸 보이지 않는 무언가. 이 난리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비교적 조용한 주변.


상대는 스토킹을 한다. 무리를 이루어서. 무리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 계획적인 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야! 몇 명인지 정확한 수는?”

“삑!”

“넷? 어디, 그럼, 그래······.”

“영희 안 불러요?”

“이런 것까지 일일이 부르면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 됩니다. 음! 갑시다!”

“아! 네!”



풀쩍! 인수가 대뜸 베란다로 뛰어 내린다.


쿵!!


그렇게 그냥 착지. 엘리베이터나 계단 따위보다 훨씬 빠른 아파트를 나오는 방법이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카나 씨! 얼른!”

“······미쳤나 봐 진짜, 내가 자기 같은 줄 아는 것 같아.”

“삐익!”

“응? 뭐? 난 너희들 말 몰라!”

“삐비비비!!”

“어머!!”



20층 높이의 아파트. 인수는 괜찮지만 카나가 뛰어내렸다가는 몸 안에 있던 피와 살과 뼈라는 이름의 또 다른 나와 새삼스러운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그녀의 옆에 있던 수인들은 인수보단 제정신이었던 것인지 뛰어내리지 않고, 그녀를 가뿐히 안아 들고 아파트의 벽을 수직으로 달려 내려간다.



“······인, 인수 씨는, 그래도, 멀쩡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네? 제가 뭐 잘못했어요?”

“철수랑 지내면 다 그렇게 돼요?!”

“제가 철수랑 비교될 정도로 미친 짓을 했나요?!”



아아아아악!!!


갑자기 터져 나오는 몸을 울리는 굉음! 인수 주위의 수인들이 반사적으로 카나에게 달려들어 카나를 보호한다!



“나는?!”



펑!


고막이 터지고 몸이 내부에서부터도 흔들리는 듯한 느낌. 기분 나쁘지만 마냥 처음 겪는 고통은 아니었기에 이 꽉 물고 버텨내는 인수.


입은 대미지는 지금까지 중 가장 컸지만, 정작 지금까지의 공격 중 가장 약했다.



“-----!”

“예에! 뭐라는지! 안 들리고요! 잘 들으세요! 상대는 소리로 공격하는 놈 하나! 추적하는 놈 하나! 도청 따위를 하는 놈 하나! 그것들을 모두 숨겨줄 수 있는 놈이 하나!”

“?”

“소리로 공격하는 녀석의 소리를 감춰서 지금까지는 거의 무음에 가까운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소리 그놈 빼면 공격력 없을 거예요!”

“!!!”

“그게! 첫 공격 이후 다음 공격이 늦어진 이유입니다! 첫 공격 이후에 곧장 토끼를 보냈으니까! 공격력이 있는 녀석이 하나뿐이라면 토끼랑 싸운다고 힘을 많이 써서 어쩔 도리가 없었겠죠!”

“???”



당장 인수에게 대미지를 줄 수 있을 정도니, 공격력은 확실한 편이겠지만, 혼자서는 토끼를 온전히 상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소리를 숨겨주던 인물이 죽었거나, 전투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초짜가 준비 없이 소리를 내질렀거나.


그렇다면 대충 쿨타임을 계산할 수 있었다.



“앞으로 10초! 다음 공격이 올 수 있습니다!”

“!!”

“그러니까 얼른 떠나죠!”



이상의 이유들을 근거로, 인수는 웃으며 말한다.



“갑시다! 사랑의 도피!”



아아아아아악!!!


다시 한번 터져 나오는 숨겨지지 않은 공격. 그저 조금 몸이 울리고 흔들리는 정도. 눈에 띄게 공격력이 떨어졌다.


유일하게 공격력을 가진 인물이 제대로 제어되지 않고 있음이 명백했고, 지금 두 사람의 대화가 저들에게 공유되고 있다는 것도 명확했다.


곧 저 무리의 리더격인 추적의 재능을 가진 인물이 뭔가 하려고 할 테지만.



“이런 곳에서 시간 낭비하고 있을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얼른 철수에게 달려가서 사랑 고백해 버리죠!”

"으엑 갑자기?!"

“닥쳐어어어어!!!”



바로 공격이 덮쳐오진 않고 잔뜩 흥분해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 괴인이 괴성을 내지르며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아아아아!!!


땅에 닿기 직전에 소리를 내질러 순간 몸을 띄워 떨어져 죽는 상황은 피했지만, 어정쩡한 자세로 바닥에 착지한 탓에 다리를 삐어버린 듯했다.


참 허접하기 짝이 없는 적. 그렇지만 저 악에 받쳐 분노를 주체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은 꽤 소름이 끼쳤다.



“나도 갈수록 사람에서 멀어지네. 고막이 이렇게 빨리 재생될 줄이야.”

“몸만 그런 게 아니라 마음도 멀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닥쳐······! 닥쳐······!! ㅈ달린 새끼가 카나짱이랑 떠들지 마아아아!!”



고개를 들어 녀석이 뛰쳐나온 아파트를 바라보면 일행으로 보이는 추레한 차림의 남자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하나 같이 제대로 씻지도 않은 듯한 몰골의 남자들이었다. 단순히 카나가 한참 소식이 없었던 탓, 이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코를 찌르는 불쾌한 악취.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이렇게 코가 아픈 냄새를 풍길 수 있나 싶을 정도다.


그래도 나름 팬 미팅 따위의 경험도 있고, 방송 경험도 풍부한 편인 카나였기에 표정 관리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미간이 찌푸려지는 하나하나의 요소들.



“이! 개! ㅈ같은! 개!! ㅆㅅㄲ가!!!! 내, 내내 카나짱에게 감히!! 너! 너 나보다 후원! 후워어어어언!! 많이 했커흑?! 아악! 나보다 방송 많이 봤어?! 나보다 채팅 많이 쳤냐고!!!”

“어우.”

“이!”



차마 귀에 담기 어려운 단어 선택들로 이루어진 놀라운 문장들. 대부분이 온갖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갖가지 비하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을, 다행히도 인수는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물론, 인터넷 방송인인 카나는 대체로 다 알아들었기에 눈앞의 남자가 더 이상 같은 인간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괜히 인수에게 인성이 어쩌니 했던 것이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세상은 이리도 넓고 미친놈은 이렇게나 많은데.



“목으로 싸우는 애가 왜 저렇게 소리를 질러대는 거야?”

“인수 씨 경찰에 신고는 했어요.”

“카, 카나짱! 카나짱! 그딴 놈 근처에 있지 마!! 성병 옳는다고! 류마티스 같은 거!!!”

“그건 관절염.”

“우웩!! 꼬, 꼬추 달린 새끼가 귀여운 척하지 마 역겨우니까!!”

“귀여운 척? 내가? 언제? 아······관절염이 뭔지 모르는 거야? 그건 아니지? 흥분해서 그런 거지?”

“닥쳐!!! 이 더러운 새끼야하아앍!! 컭! 큵극!!”



팟!


한참을 소리를 지르다 머리에 피가 너무 쏠린 건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켁켁 거리던 남자가 다급하게 주머니를 뒤져서 무언가 꺼낸다.


새까만 진액이 담긴, 바늘이 달린 작은 유리병. 남자는 그것을 대뜸 자신의 목에 꽂아 넣었다.


불길한 느낌에 곧바로 달려들어 유리병을 깨뜨리는 인수. 하지만 이미 진액은 남자의 몸에 들어갔다. 아주 조금.


이후 발작을 일으키며 변하기 시작하는 남자는, 뭔가 카나에겐 익숙한 모습이었다.



“내, 내가! 내가! 내가 지켜줄······! 내가 지킬 거······! 아! 아아아아!”

“자, 잠깐, 잠깐만요! 이건! 그때 그! 1층에서 봤던 눈깔괴물!!”

“이걸, 또 스왐프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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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113화 24.06.12 8 0 12쪽
113 112화 24.06.10 9 0 13쪽
112 111화 24.06.08 9 0 12쪽
111 110화 24.06.06 10 0 12쪽
110 109화 24.06.04 7 0 13쪽
109 108화 24.06.02 10 0 13쪽
108 107화 24.05.31 10 0 12쪽
107 106화 24.05.29 11 0 12쪽
106 105화 24.05.27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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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8화 24.05.13 13 0 14쪽
98 97화 24.05.11 12 0 13쪽
97 96화 24.05.09 10 0 12쪽
96 95화 24.05.06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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