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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먹는하마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 디펜더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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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먹는하마
작품등록일 :
2019.04.15 10:06
최근연재일 :
2019.05.06 18:0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7,105
추천수 :
105
글자수 :
122,838

작성
19.04.29 18:00
조회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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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 인연의 시작

DUMMY

***



병원임에도 아무도 없는 복도를 누군가 걷고 있었다. 멋들어진 수염을 만지던 할아버지가 인상을 쓰며 생각에 잠겼다.


‘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내 손녀를 건든단 말인가. 누군지 몰라도 나는 지금껏 살아오며 은혜와 원한을 잊어 본적이 없었다.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이가 갈리는 소리가 복도에 작게 울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병실에서 손녀가 해준 이야기에 작은 신음성이 흘렀다.


-어떤 사람이 구해줬는데 잘 모르겠어요.


곤란한 듯 뒷머리를 만지던 손녀의 모습이 떠올라 작은 웃음이 나왔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김 실장 알아보라고 했던 일은 어떻게 됐나?”


아무도 없는 복도였기에 그저 작은 중얼거림으로 볼 수 있었지만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에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건 장소 근방의 모든 CCTV와 목격자를 찾아봤습니다만. 아무런 소득이 없습니다. 정말 아가씨를 구해준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깨끗합니다.]


“흠, KF그룹의 총력을 다해서 은인을 찾아보게나. 소중한 손녀를 구해준 은혜를 저버릴 순 없지. 그리고 원한도 잊으면 안 되겠지. 무슨 말인지 알겠지?”


말이 뒤로 갈수록 점점 차가워지는 목소리에 이어폰 너머에 있던 남성은 몸을 떨었다. KF그룹의 회장은 유능하며 부하들에게 얻은걸 나눠줄 줄 아는 참된 상사였지만, 그 이상으로 받은걸 되돌려줘야 된다는 독심이 있었다. 설령 그것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일이 될지라도.

그것을 알기에 김 실장은 눈을 번뜩였다.


[네. 회장님. 그들에게도 언질을 넣었으니 결과가 나오는 데로 보고 올리겠습니다.]


이어폰에서 더 이상의 말이 들려오지 않자 회장은 손녀가 있는 병실 앞에 섰다. 그리고 몇 번의 노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 오셨어요? 할아버지!”


방긋 웃으며 반겨주는 손녀를 보며 회장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녀를 안아줬다.


“허허, 그래 할아비 왔다. 몸은 좀 괜찮고?”

“아까도 말했지만 딱히 다친데 없어요~ 의사샘한테 들었겠지만 그냥 마취약 때문에 정신을 잃은거 뿐이라고 하니까요”


“나도 듣긴 했지만 안심이 되야 말이지. 후우... 그래도 일단 한동안은 여기서 지내거라. 애초에 KF그룹의 전용 층이라 환자는 너 밖에 없으니까 하고 싶은거 다 해도 된다. 게다가 경호팀에서 유능한 애들로 배치시켜 놨으니까 위험한 일은 없을게다.”


그래도 집이 아닌 병원에서 지내야 된다는 사실 자체가 불편한 일이기에 손녀의 얼굴에는 불만이 약간 자리 잡아 있었다. 이를 본 회장은 그저 귀여운 손녀의 어리광으로 보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사람에 대해서 뭔가 알아낸거 있어요?”

“안타깝게도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낸건 없단다. 그런데... 정말 기억나는건 없느냐?”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손녀의 모습으로 충분했다. 손녀에게는 미안했지만 회장은 좀 더 찾아보고 단서가 발견되지 않으면 은인을 찾는 일은 살짝 뒤로 미룰 생각이었다.


‘내 손녀 소윤이를 납치하려던 놈들한테서 구린내가 난단 말이지...’


은인도 좋지만 가족이 더 소중한 법. 그것도 귀염둥이 손녀라면 더욱 말이다. 손녀가 얽힌 일이기에 먼저 위험 분자들을 처리할 생각이었다.





***



지구로 복귀한지 몇일이 지나며 평화로운 일상에 준기는 기분이 좋았다. 이 평화로움이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기에 더욱.

편의점 알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익숙한 폭력의 소리가 들려왔다. 뼈가 사람의 육체에 박히는 소리에 잠시 발걸음이 멈췄지만, 현장을 확인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


‘흠, 각성자와 관련된 일인지만 확인할까. 슬슬 하나둘 나타날 시간이기도 하고, 이 정도면 오래 참았지.’


1차 튜토리얼에 복귀한 각성자들의 전투력은 천차만별이다. 그야말로 일반인의 범주를 막 넘기 시작한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이 있다. 여기서 문제는 일반인의 범주를 넘어선 인간은 스스로의 힘을 내보이고 싶어한다는 점이였다. 그리고 그러한 힘은 폭력으로 나타나기에 준기는 소리가 나는 장소로 이동했다.


“으.. 으아악!”

“저 미친새끼! 시발, 시발”


인적이 없어 보이는 공사장, 계약상의 문제로 공사가 장기적으로 보류된 장소라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는 장소였다. 그런 공사장의 입구에서 남녀가 섞인 청소년들이 욕설을 내뱉으며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다. 팔이 부러진 녀석도 있었고, 온몸에 피를 흘리는 녀석도 있었다. 그런 그들이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며 준기는 한숨을 쉬며 공사장 안쪽을 쳐다봤다.


“아 놔...”


건장한 체격인 소년의 몸에 올라탄 채로 그 면상을 두들기는 소년이 보였다. 양 주먹에는 짙은 피가 묻어 있었고, 밑에 깔린 소년은 의식이 없어 보였다.

준기는 인상을 팍 쓰며 막 내려치려는 소년의 주먹을 붙잡았다.


“너 그 이상 치면 걔 죽을걸?”


의식을 잃은걸 넘어서 완전 피떡이 되어 있는 소년의 얼굴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주먹을 잡힌 소년은 준기를 돌아봤다. 그 소년은 눈물을 흘리며 원망이 가득찬 눈동자로 준기를 노려봤다.


“이.. 이거 놔요. 이 새끼는 죽여버릴 거니까! 이 개새끼는 죽어도 싸단 말이에요! 내 동생... 내 동생을 죽였다고요!”


‘동생?’


소년의 말에 주변을 빠르게 훑어본 준기는 대략적인 상황을 이해했다. 한쪽 구석에서 불에 탄 흔적이 보이는 검은 물체, 강아지가 보였다. 요근래 청소년들의 행동이 상식을 넘어섰다는 뉴스를 보긴 했지만 직접 보니 인상이 절로 찡그려졌다.

거친 숨을 쉬며 흥분한 소년을 보며 준기는 말했다.


“기다려봐라. 네 동생 아직 살아있으니까”


강아지를 쳐다보며 의식하지 않는다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생명력이 움직이는게 느껴졌다. 준기는 한걸음에 강아지에게 다가갔다. 준기의 말에 깜짝 놀란 소년이 뒤따라왔다.

인벤토리에서 회복 포션을 2개 꺼낸 준기는 한 개를 강아지의 입에 조심히 먹였고 나머지 하나는 몸 전체에 뿌렸다.


“코코야 제발 눈을 떠 제발...”


뒤에서 소년의 떨리는 목소리에 호응을 하듯 강아지의 몸에는 하얀 연기가 올라왔다. 그리고 배가 조금씩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며 숨소리가 들렸다.

포션을 2개나 사용해서 강아지는 살아나긴 했지만 완전히 치유가 된 상태가 아니었다. 그만큼 죽기 직전의 상처였다는 의미이기에 준기는 속으로 혀를 찼다.


“코..코야!”


끄응-


소년의 소리에 강아지의 눈이 조금씩 떠지며 자신의 생존을 알려주듯 가르릉 소리가 울렸다. 강아지를 끌어안는 소년을 보고는 준기는 뒤에 시체처럼 누워있는 소년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죽진 않았네’


강아지의 생존을 기뻐하는 소년을 돌아보던 준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딱히 베푸는 것에 인색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퍼주는 성격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대로 시체 같은 소년이 숨을 거둔다면 강아지를 안고 있는 소년은 필히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었다.


강아지는 죽지 않고 살아났지만 시체라고 표현한 소년은 그야말로 반송장의 모습 같았다. 잠깐의 고민을 거친 준기는 포션을 하나 더 꺼내서 눈앞의 소년을 치료해주고는 몸을 일으켰다.


“저... 가.. 감사합니다!”


뒤를 돌아보니 강아지를 안고 고개를 깊이 숙이는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위아래를 찬찬히 살피던 준기는 확신하듯 입을 열었다.


“너 각성자지?”


소년에게는 마력이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호리호리한 몸으로 건장한 체격의 또래와 싸워서 이긴건 그렇다 쳐도 소년의 몸은 상처 하나 없었다. 그만큼의 격차가 둘에게는 있었다는 의미였기에 타당한 의심이었다.

그 말을 들은 소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형도 각성자였네요. 아까 인벤토리에서 포션 꺼내시는거 보고 눈치챘어요.”

“후우... 일단 구급차 부르고, 그 코코라고 했던가? 동물 병원에 진료 받아봐야 할거다.”

“....네.”

“그리고 이야기 좀 했으면 하는데 괜찮지?”


안 괜찮아도 괜찮다고 말해야 될 거라는 눈빛에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각 다른 장소, 인천항 근방의 컨테이너 야적장에는 일단의 무리들이 모여 있었다.

얼굴에 자상이 가득한 남성이 인상을 쓰며 무릎 꿇고 있는 남성들을 걷어찼다.


“이 개자식들이 죽고 싶나! 어린 계집 하나 데려오는 것도 못하면 어쩌자는 거냐!”


걷어차여서 쓰러져도 재빨리 원상 복귀 녀석들을 노려보던 남성은 의자에 앉아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하루 종일 남성에게 시달렸던 사람들의 몰골이 하나같이 말이 아니었지만 담배를 피는 남성 앞에서 신음 소리 하나 흘리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쓸모없는 놈들, 이렇게 되면 장용 네가 나서 줘야겠다.”

“....알겠습니다.”


남성의 뒤를 호위하듯 서있던 장용은 고개를 숙였다. 무덤덤한 표정과 정갈한 몸짓에 남성은 미소를 지었다. 얼굴의 자상으로 인해 더욱 흉악해 보일 뿐이지만 이를 눈으로 봐도 장용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남성은 눈앞의 버러지들을 향해 사라지라고 일갈했다. 그 말에 허겁지겁 사라지는 녀석들을 노려보던 남성은 장용을 향해 말했다.


“신의 게임이라고 했던가? 뭐, 개인적으로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큰형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신데다 말도 안 되는 힘도 봤고, 흠 이봐 장용.”


남성은 사나운 미소를 지으며 장용의 어깨를 두들기며 귀에 속삭이듯 말했다.


“이번 일이 무사히 끝나면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군. 너에게도 나쁜 이야기는 아니다.”

“...”

“크큭, 그럼 나는 이만 가지. 필요한 인원 있으면 알아서 데려가라. 오래 기다리지 못하니까 일주일 안으로 해결하고.”


조용히 바닥을 쳐다보는 장용을 흘겨보던 남성은 스치듯이 지나갔다. 손을 가볍게 흔들며 사라지는 남성을 쳐다보던 장용의 눈동자는 밝은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반짝이고 있었다.




***



동물 병원 앞에서 소년과 헤어진 준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소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평소에 학교폭력에 시달렸지만 집안 살림이 좋은 편이 아니라 꾹 참으며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또 건방져 보인건지 그 소년이 애완견과 아침 산책을 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양아치들이 기다렸다고 소년과 강아지를 공사장으로 끌고 갔다고 한다. 그리고 강아지를 눈앞에서 불에 태웠고 이에 눈이 뒤집혀 그 사단이 벌어졌다고.


이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할지, 왕따를 당하던 소년은 준기와 마찬가지로 튜토리얼에 참가 했던 참가자였다는 거다. 겁이 원체 많았지만 운이 좋아 레벨 3을 달성했고, 싸움을 잘하기로 유명한 또래를 때려눕힐 수 있었다.


‘레벨 3이면 운동한 성인도 감당하기 힘들지.’


그래도 심성은 착한 편인지 각성자로서 주의 사항과 사람에게 힘을 사용할 때는 주의하라는 말에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준기는 손에 들린 붉은색 물이 담긴 병을 쳐다보고는 피식 웃었다.


“거참, 다른 녀석들도 좀 이러면 얼마나 좋은지”


소년이 포션을 받아달라며 손에 쥐어준 기억이 떠올랐다. 그 소년을 위해 사용한 포션이 3개였지만, 레벨 3 각성자에게는 준비해야할 물품도 있었기에 수중에 포션이 많을리 없었다. 그래서인지 미안한 표정으로 회복 포션 하나를 내밀던 소년이 얼마나 귀엽던지.


‘이제 슬슬 다른 녀석들도 사고 칠 때가 됐는데, 빠르게 백호 길드에 찾아가 봐야겠어’


작가의말

... ㅜ.ㅜ 이제 회사를 알아봐야하는데, 걱정이네요.

소설과 병행하기 딱 좋은 회사가 있었으면 좋겟어요 엉엉 ㅠ.ㅠ

큼큼.. 그러면 오늘도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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