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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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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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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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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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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Frank Castle. (6)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 하지만 전반적으로 업계 상황이....

“업계 상황이 뭐요?”


올해 한국영화의 아시아권 수출, 특히 일본 수출이 급감하면서 해외 시장에 대한 비상등이 켜졌다.

게다가 G.O.M Cinemas의 극장 부율에도 변동이 생겼다.


“언제 영화업계가 좋은 적 있었어요? WaW가 돈 벌어서 남는 돈으로 뭐 하려고요? 부동산 투기할 겁니까? 지주회사에서 순이익 홀랑 다 빼앗아 가던가요?”


한국의 극장 총매출이 1조 원 가까이 올라왔다.

스크린이 1,900개까지 늘어난 것이 주요한 요인이다.

지방 소도시까지 멀티플렉스가 진출하기 시작했다.

WaW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몇 년 간 4,600억(부가 시장 포함)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 그룹 영화사업 부문에서 적자 보는 회사 있어요?”

- 없습니다.

“업계 내부에서 자꾸 패배주의 발언하거나 금융자본 편드는 사람들에게 그러세요. 자신 없으면 영화판에서 빠지라고. 건강하고 장기적인 자금이 영화계에 남는 것이 모두에게 좋습니다.”


정운규 대표는 류지호의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한국영화계 현실을 오너에게 설명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

꿋꿋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 올 한해 110편의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수익을 낸 영화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고작 스무 편 남짓한 영화만이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긴 가운데 편당 관객 수는 전년 대비 6.7%나 감소했고, 한류가 얼어붙으면서 한국영화의 해외수출 규모 역시 전년 비교 68%나 축소됐습니다.


WaW 엔터테인먼트 자체적으로 추정하는 손실액이 무려 1,000억 원에 달한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영화계로 흘러드는 자본의 경색이다.


- 저희를 제외하고 다른 메이저들이 내년에 개봉할 영화에 대한 작품에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올 한해만 110편의 한국영화가 제작된 탓이다.

개봉일을 잡지 못해 내년으로 밀려 있는 영화들을 상반기에 개봉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편수가 포화가 아니다.

한 해 개봉하는 영화가 시장규모에 비해 너무 많았다.

이는 수입배급사의 난립과도 연관이 있다.

또한 스크린수도 아직 부족했고.


“그 통계가 WaW가 몸을 사려야 할 이유라고요?”


류지호는 기억 속에 있는 모든 성공한 영화를 WaW가 차지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러니 자체 투자·제작·배급한 한국영화가 겨우(?) 17편에 불과했다.

그 중 1/3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박 난 영화들이 그 손해를 벌충하고도 남았다.


“결국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소위 엔젤투자자들의 이탈이잖아요.”


업계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결국 돈의 문제다.

소액투자자들의 경색된 투자 심리를 풀기 위해서는 편당 수익률 자체를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며 업계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작비 자체에 부풀어 있는 거품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은 이상 카메라 대여비나 촬영 회차를 줄이는 방식은 당장 적용하기가 힘들고, 영화의 기술적인 부문에 투자되는 금액을 삭감할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한국영화 편당 제작비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의 거품을 빼내는 것이 가시적인 제작비 절감 효과를 단기간에 보여줄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WaW 엔터테인먼트와는 상관없다.

WaW는 3억 예산영화부터 150억(태풍, 괴물) 블록버스터까지 할리우드 예산서보단 못하지만 매우 세밀한 예산계획을 책정한 포트폴리오를 짠다.

제작 시스템도 10년 넘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충무로에 맞게 시스템화했다.

그런 제작 시스템을 못 버티는 감독의 경우 WaW와 계약이 힘들다.

숨 막혀서 연출이 위축된단다.

창작자 위주가 아닌 회사 위주의 제작 시스템이란다.

한심하고 답답한 사고방식이다.

각본료, 연출료 타 회사보다 많이 준다.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에게 러닝 개런티 계약이나 지분계약도 무조건 해준다.

비록 할리우드처럼 저작권 계약까지 해주고 있진 않지만, 그 역시 한국영화가 완전하게 산업화를 이룬다면 보장해 줄 생각이다.

제작사의 존립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극장 부율까지도 올려주고.

이전 삶에서 멸망했던 한국영화의 부가시장도 어떻게든 붙잡아 놓고 있다.

그런데 징징댄다.

인건비부터 줄이자고 한다.


‘왜? 당장 지들이 죽게 생겼으니까... 한국영화를 위해서...? 동업자 정신 좋아하시네....!’


일본시장에서 수출이 주춤하자 즉각 중국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발 빠른 영화사도 있다.

특히 BGV는 중국 상하이에 '上影BGV'라는 이름으로 첫 해외 상영관을 오픈했다.

베이징에도 상영관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한 술 더 떠서 WaW 엔터테인먼트는 류지호의 결혼식의 인연을 계기로 러시아 현지 극장업체와 합작을 도모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가 위기라는 것인지.


- 지금이야말로 체질개선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화계 모든 주체가 제작자들의 해법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영화계의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각 주체들 사이에 형성된다면 해결책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이제 충무로가 준비해야 할 것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커다란 논의를 펼칠 수 있는 아주 넓은 테이블입니다. 그것을 WaW가....


이 무슨 케케묵은 개발독재시절 교과서적인 말인가.


“정 대표, 나와 장난합니까?”

- 제가 무슨 말 실수라도....?

“제작자들이 중심이 돼 한국 영화계의 강력한 다이어트를 외치는 것이 단지 투자위축 같은 현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까? 진짜 그렇게 보고 있어요?”

- 당장 중소 제작사들이....

“각 직능별 동업자조합과 영화인노조가 본격 활동을 개시했지요?”

- 예.

“이전과는 전혀 다른 판이 짜이는 시기 아닙니까?”

- .....!

“업계에서 가장 많은 투자·제작·배급하는 4대 메이저가 투자 줄였어요? 극장업 포기할 생각으로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무비박스가 실제 그렇게 하고 있던가요? 창투사 자본이 일시에 모두 빠져나가기라도 했답니까?”

- 죄송합니다. 제가 성급했습니다.

“엔젤 투자자들이! 창투사들이! 대기업들이! 한국영화 고민해 줍니까?”


할 리가 없다.

그들은 산업적 토양이니 생태계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한다고 한들 단기적이다.


“개소리 구구절절 늘어놓지 말고 영화판에서 모두 꺼지라고 하세요. 정 대표는 그 사람들에게 그런 말 할 자격 있어요. 메이저 스튜디오 최고경영자이니까. 설령 충무로에 돈이 돌지 않는다면 나와 가온투자파트너스가 당장 1,000억 원의 영화펀드를 조성해 줄 겁니다.”

- ......!


류지호가 개입함으로써 한국영화가 비교적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원래라면 거들떠도 안 볼 기획의 영화들이 시도되고 있다.

망할 걸 각오하면서.

110편 가운데 대부분을 조폭코미디와 로맨틱코미디로 채웠어야 할 한국영화 라인업이 나름 다양해졌다.

관객의 선택권이 이전 삶보다 훨씬 넓어졌다.

아직 완성도면에서는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어쨌든 류지호가 보기에 방향성은 맞았다.


“아직 내 수입에 대해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지만, 한국과 미국 합쳐 1억 달러는 넘을 겁니다. 가온파트너스 없이 나 혼자도 펀드 만들 수 있으니까, 업계 사람들에게 자본이탈로 죽는 소리 좀 하지 말라고 하세요.”


류지호가 화를 내지도 흥분하지도 않았다고 해도,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 충무로 영화인들의 우려도 일정부분 이해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떨어졌던 제작편수를 겨우 100편으로 복구한 상황이다.

시장에서 창업투자 혹은 엔젤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게 되면, 제작편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걱정이 들만도 했다.

류지호가 보기에 제작들의 접근 방식이 틀렸다.

인건비를 줄여 40억 예산영화를 30억에 제작할 것이 아니라, 줄 거 다 주는 양질의 20억 예산 영화를 치밀하게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이 옳은 방식이다.

고통분담 같은 소리가 주로 어디서 나오던가.

전형적인 악덕 고용주가 내세우는 논리다.

국정운영에 실패한 정부와 경영실패한 대기업 경영자들이 항상 써먹는 수법이다.

제작사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손해를 본 것은 제작자 본인의 잘못이다.

결코 현장에서 영화를 만드는 스태프들의 잘못이 아니다.

왜 경영실패를 현장 노동자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는지.

역사 속으로 퇴장한 선배들이 했던 구태를 지금의 선배들이 똑같이 반복하려고 하는 모습이 류지호는 부끄럽고 참담했다.

소위 좌파 예술인들이 득실거린다는 한국영화판에서.


- 알겠습니다. 일단 내년 라인업은 확정되었기 때문에 곤란하고 내후년부터 WaW가 10편 내외 투자·배급 영화를 늘려보겠습니다.

“정 대표. 제작사나 투자자는 결코 한국영화의 미래가 될 수 없어요. 현장에서 직접 뛰는 영화인들이 진짜 한국영화의 미래입니다. 전 세계를 시장으로 가지고 있는 할리우드도 하루 수십 개 프로덕션이 문을 닫습니다. 하지만 재능 있는 감독과 프로듀서, 스타는 매일 탄생하고 있어요. 그래서 할리우드 영화산업에 위기는 있어도 미래도 함께 있는 겁니다.”

- 유념하겠습니다.

“과도기니 성장통이니 더 이상 WaW에서 그런 말이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 아시아 시장에 좀 더 역량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때 박건호 회장이 충무로 현안을 중재했지만, 정 대표는 그럴 수 없어요.”


정운규가 못나서가 아니다.

박건호는 영화판에서만 30년 넘게 구르고 구른 신망이 두터웠던 베테랑이었다.

그러니 복잡한 신구세대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중재가 가능했던 것이다.


-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요. 롤이 달라요. 정 대표는 업계에서 중재자가 될 필요는 없어요. 대국적인 국면에서 리더가 되세요. 한류 같은 뜬구름에 매몰되지 말고 WaW 자체 브랜드가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도쿄다라카라나 샤오브라더스보다 더 높은 곳에 있도록 만드세요. 그것이 권력이 되어 정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 줄 겁니다.”

- 명심하겠습니다.

“잔소리가 길었습니다. 내년부터는 남들 걱정하고 싶어도 할 처지가 아닐 겁니다. WaW의 미래에 집중하세요.”


WaW의 미래는 ‘한국 최고‘에 있지 않았다.

최소한 ‘아시아 최고‘가 목표다.

지난해까지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12%에 불과했다.

2006년에는 20%대까지 올라왔다.

일본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고, 태국, 홍콩, 중국, 유럽, 대만 순이다.

북미에서 WaW 영화가 꾸준히 개봉되고 있긴 했다.

아직은 아시아권과 비교해 크게 와 닿는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진 않다.

한국 G.O.M 역시 전 세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바꿔 말하면 극장사업은 글로벌 비즈니스가 훨씬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다.

WaW 엔터테인먼트는 아시아 영화업계를 선도하는 리더 중에 하나다.

류지호의 명성을 등에 업고 차츰 글로벌 영화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다.

레오나가 차를 가지고 왔다.


“또 보고서 봐야 해?”

“몇 가지만 확인해 보고.”


레오나가 군소리 없이 서재를 빠져나갔다.

류지호가 몇 개의 보고서 중에서 한국에서 보내 온 서류를 꺼냈다.


‘독과점이라....’


<괴물>은 전국 1,900개 스크린 가운데 무려 730개를 차지한 바 있다.

G.O.M의 스크린 수만 290여 개였다.

류지호가 그렇게 경계를 했건만, 스크린 독과점을 자행하고 말았다.

한편으로 <태풍>과 <괴물>의 스크린 수가 그렇게 많을 수밖에 없는 한국의 극장업계 구조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G.O.M Cinemas를 제외하고 다른 극장체인들은 직영점이 50~60%에 불과했다.

지방 극장의 상당수가 위탁운영이나 브랜드 상표권 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보니 중앙에서 비직영점 극장들에게 통제력이 미치지 않았다.

지방 극장 점주들 입장에서는 손님이 몰리고 돈이 되는 영화를 걸 수밖에 없다.

되는 영화를 너도나도 극장에 걸었다.

배급사 입장에서는 영화를 달라는데 안 줄 수도 없다.

G.O.M Cinemas는 전국체인 대부분이 직영점이다.

때문에 멀티플렉스 10개 스크린 기준 4개 관 이상을 영화 한 편이 차지하지 못하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두었다.

그것으로 스크린 독과점을 막을 순 없었다.

그 외 극장들이 손님이 잘 드는 영화 위주로 스크린을 편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정 상권에 멀티플렉스가 과밀된 것도 문제다.

같은 상권에 위치한 경쟁 극장체인이 인기 있는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자신의 극장에서만 해당 영화를 틀지 않는다면 손해 보는 느낌이다.

스크린 상한제나 비율제를 제정하고 개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교차상영이라는 편법이 이미 존재한다.

위반시 과태료도 크게 부담되지도 않기에 차라리 법을 위반하는 것이 돈을 번다.

주요 상권에 대형 멀티플렉스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관객들은 독과점 방지에 대해 체감을 못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법과 제도가 시장에 개입하면 파이를 키우는 것에 장애가 될 수 있다.

결국 업계 스스로 룰이나 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G.O.M이 자체 매뉴얼에 따라 스크린을 배분하는 것처럼.


‘법을 만들어도 문제... 시장 자율에 맡겨도 문제....쯧!’


류지호가 가볍게 혀를 차며 한국 영화계 고민을 털어냈다.

언제까지 한국영화를 애지중지하며 키울 순 없다.

이젠 성년이 되어 류지호에게서 분가를 할 때가 되었다.


휘유!


기분 전환 겸 올 한해 수입에 관해 정리된 보고서를 들춰보았다.

올해에도 현금 자산이 또 늘었다.

부동산 일부를 처분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며 미국의 주택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류지호의 비서들은 일부 부동산을 처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바인과 애너하임에 가지고 있던 럭셔리 주택 두 채를 팔아버렸다.

각각 270만 달러, 460만 달러에 구입해 두었던 메가멘션급 주택이 부동산 버블로 인해 1,000만 달러가 훌쩍 넘어갔다.

700만 달러에 구입했던 벨에어 주택은 2,900만 달러까지 올랐다.


‘왜 부동산에 사람들이 미치는 지 알 것 같네....’


벨에어 주택은 류지호가 살았던 주택이란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미국에서도 집터를 따지고 기운을 따질 줄은 몰랐다.

매물로 나오면 서로 사겠다고 경쟁이 붙을 거란다.

시세보다 170만 달러를 더 받아낼 수 있단다.


“셀럽이 살았던 집이란 이유로 200만 달러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다니....”


웨스트우드의 이전 헤드쿼터 건물과 아파트도 처분했다.

그렇게 해서 류지호 계좌에 들어온 현금이 무려 4,600만 달러다.

어쨌든 미국 내 주택경기는 장기침체 늪에 발을 들여놓은 상황이다.

이번 겨울 초입부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미국 발 금융위기의 조짐이 시작된 것이다.

주택 대출 연체율이 13%대로 상승하면서 소규모 모기지 대출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GARAM의 매튜 그레이엄 회장은 2년에 걸쳐 수많은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처분해 200억 달러 상당의 현금을 비축할 예정이다.

1990년 버블붕괴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게 될 2008년 주식시장을 대비해서.

물론 매튜 그레이엄과 애널리스트들은 ‘레만 사태‘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다만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한 번 쯤 출렁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것에 발맞춰 JHO와 가온 두 그룹에서 내년 분기마다 주주배당을 할 계획이다.

류지호에게 돌아간 배당금이 고스란히 투자 포트폴리오에 사용될 예정이다.

부자가 왜 부자일까.

재산이 느는 만큼 투자도 함께 늘게 되어있다.

일론 리브스의 THESLAS는 약속보다 2년여가 늦게 전기차 출시가 이루어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요 임원들도 하나둘 회사를 떠났다.

벌써 2억 달러 이상을 써버렸다.

월가에서는 파산설까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리틀 버펫 류지호는 투자의 신이 아니었다. 그도 실수한다.]


미국의 주요 경제매거진에서 류지호의 THESLAS 투자실패를 단언하는 칼럼이 실렸다.

그 같은 세간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류지호는 THESLAS Motor에 4,000만 달러를 더 투자했다.

많은 이들이 류지호가 미쳤다고 했다.

친구를 위해 무리한다고도 했다.

류지호는 THESLAS Motor의 첫 번째 전기차 모델 ‘로드스터’가 왜 지연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유추하고 있다.

일론 리브스는 원통형 18650 리튬이온 배터리를 고집하고 있다.

리툼이온 이차전지 중 가장 오래된 배터리형식이다.

이미 규격화되어 있다.

구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효율이다.

일론 리브스는 배터리 제조사에게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 Jay. 18650 원통형 배터리는 단셀간 직병렬로 연결해 팩을 구성할 수 있어. 최초의 리튬이온 이차전지인 만큼 제조 공정이 무르익을 대로 익어 대량 공급에 가장 적합한 리튬이온계 이차전지야. 또 차량의 설계, 공간 활용, 안정성 확보 등도 유리해. 우리의 전기차는 차량 아래쪽으로 가장 무거운 부품(배터리)이 고르게 자리하게 됨으로써 무게 중심이 낮아질 수 있지. 이는 차량의 전복 위험을 낮춰 안정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거야.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배터리가 바닥으로 사라지면서 차량의 공간 활용이 높아진다.

내연기관차량은 차량 전면에 엔진룸이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차량 밑으로 자리하게 된다.

보닛과 트렁크 모두에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에너지 밀도 면에서 원통형보다 유리한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는 부피와 구조상의 문제로 차 바닥에 깔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초창기 전기차 중에서 각형 배터리 차량은 뒤 트렁크 공간에 위치하게 설계를 하기도 한다.

무게 중심이 높고 뒤쪽으로 쏠리게 되어 주행시 안정감이 떨어진다.

모두가 일론 리브스가 류지호에게 침을 튀겨가면 설명한 내용들이었다.


- 내가 늦어도 1년 안에 너와 날 비웃었던 녀석들의 엉덩이를 걷어 차줄게. 놈들을 Punish해 줄 테니까 나만 믿어.

“제발 그래라. 말로만 그러지 말고.”


류지호의 투자 성패는 대체로 시간이 꽤나 흐른 후에야 판명된다.

올해 부동산을 처분한 것을 어떤 신호로 판단한 이들이 관련 주식 종목을 주목하기도 했다.

류지호는 공개석상에서 특정 기업이나 투자종목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기에 자칫 시장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지호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들에는 내부적인 윤리 강령이 있다.

회사가 보유한 종목을 임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류지호가 사거나 팔 때마다 그 종목의 주가가 큰 영향을 받는다.

임직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선행매매를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명심하거라, Jay. 돈을 잃는 건 상관없어. 그러나 평판을 잃지는 마.”


에드워드 버펫이 류지호에게 한 충고다.

여담으로 에드워드 버펫은 꾸준히 가상화폐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그의 투자회사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성과가 좋았던 투자처가 가상자산 관련이기도 했다.

그런 일들로 인해 위선자 논란이 거세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버펫을 따라하는 추종자들의 투자는 결코 식을 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로 꼽는 것이 주어진 기간 내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롤 모델에 류지호도 꼽히곤 한다.

그런데 류지호나 버펫을 추종하는 개인투자자들 중에서 반대로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류지호는 TV나 라디오 방송에 나가 투자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자신을 따라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투자방식을 배우는 것은 좋지만, 개별 종목을 추종매수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류지호를 따라하는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은 그 만큼의 인내력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는 진입장벽이 낮은 것이지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승리하기 매우 힘든 투자다.

류지호는 대중들에게 얼마를 벌겠다는 생각보다 잃지 않는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개인이 십만 명 모여 봐야 월스트리트나 시티오브런던의 일개 투자은행 한군데와 싸워서 절대 이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 ✻


크리스마스와 연말 휴가 동안 류지호는 오로지 레오나와 시간을 보냈다.

레오나는 변호사 시험공부에 스트레스가 꽤나 쌓여 있었다.

모처럼 일을 손에서 내려놓은 남편과 함께 일주일을 원 없이 놀았다.

참고로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변호사 시험이 실시된다.


왁자지껄.


오전부터 타임스퀘어 광장에 뉴욕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제법 추운 날씨에도 발을 동동 구르며 볼드롭을 보기위해 모여들었다.

오후부터 각종 이벤트와 콘서트로 추위를 느낄 겨를도 없었다.

볼드롭 이벤트는 타임스퀘어 빌딩 옥상에 벌어진다.

타임 스퀘어빌딩은 사실상 류지호의 소유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소유주인 투자회사 GARAM Invest의 최대주주가 류지호였으니까.

류지호 부부는 장인장모와 함께 광장이 한눈에 보이는 빌딩 루프탑에서 느긋하게 행사를 기다렸다.

부자들은 복작거리는 타임스퀘어에서 신년행사를 즐기지 않는다.

광장 주변의 모나크 라운지, 세인트 클라우드 등 몇몇 루프탑에서 타임스스퀘어 행사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칵테일과 간식을 즐기며 군중이 늘어나는 광장을 내려다보다가 자정이 되어 카운트다운하고 샴페인 잔을 들어 건배하면 끝.

VVIP들은 특정 건물의 루프탑에서 자신들만의 파티를 즐긴다.

몰론 일반인들도 루프탑에서 열리는 신년행사의 티켓을 구매해 파티에 참여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서 티켓 구매하기가 만만치는 않아서 그렇지.


10. 9. 8...3, 2, 1.


모두가 ‘Happy New Year!'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서로 포옹을 나누며 새해인사를 나눴다.

레오나가 류지호의 팔짱을 끼고 물었다.


“무슨 소원 빌었어?”

“평범한 하루.”

“겨우?”

“내겐 제일 어려운 일이 아닐까?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왠지 평범한 하루가 안 될 것 같아서.”

“풋. 그럴 리가....”


평범한 하루를 영위하며 살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타임스퀘어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루프탑에서 나온 부부는 캐롤라인스 온 브로드웨이(Caroline's on Broadway)로 옮겼다.

고담 코미디 클럽(Gotham Comedy Club) 등과 함께 뉴욕의 유명 코미디언들의 주무대인 곳이다.

매년 이곳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초대해 재밌는 송년 파티가 열린다.

캐롤라인스 온 브로드웨이 파티를 시작으로 부부는 맨해튼 곳곳에서 벌어지는 파티를 돌았다.

밤새 신년파티를 즐겼다.


‘올해도 작년만 같아라. 더도 덜도 말고 딱 그 정도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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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3) +6 23.12.14 1,904 96 24쪽
706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2) +4 23.12.14 1,752 84 21쪽
705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1) +6 23.12.13 1,895 102 22쪽
704 Change The Future! (3) +3 23.12.13 1,745 89 26쪽
703 Change The Future! (2) +7 23.12.12 1,865 94 22쪽
702 Change The Future! (1) +4 23.12.12 1,735 95 23쪽
701 평범한 하루들.... (5) +12 23.12.11 1,883 107 25쪽
700 평범한 하루들.... (4) +5 23.12.11 1,784 92 25쪽
699 평범한 하루들.... (3) +6 23.12.09 1,955 97 24쪽
698 평범한 하루들.... (2) +5 23.12.08 1,952 100 24쪽
697 평범한 하루들.... (1) +4 23.12.08 1,834 94 23쪽
696 Frank Castle. (7) +5 23.12.07 1,837 100 24쪽
» Frank Castle. (6) +3 23.12.07 1,619 97 24쪽
694 Frank Castle. (5) +8 23.12.06 1,796 98 23쪽
693 Frank Castle. (4) +6 23.12.06 1,730 88 24쪽
692 Frank Castle. (3) +9 23.12.05 1,880 95 24쪽
691 Frank Castle. (2) +4 23.12.05 1,844 85 24쪽
690 Frank Castle. (1) +11 23.12.04 2,015 104 23쪽
689 일본 침공. (3) +3 23.12.04 1,860 92 24쪽
688 일본 침공. (2) +15 23.12.02 1,978 108 22쪽
687 일본 침공. (1) +9 23.12.01 2,002 108 23쪽
686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 +6 23.11.30 2,044 95 23쪽
685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3) +8 23.11.29 2,024 104 22쪽
684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2) +4 23.11.28 2,004 107 24쪽
683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1) +5 23.11.27 2,054 102 24쪽
682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2) +5 23.11.25 2,048 106 21쪽
681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1) +3 23.11.24 2,071 109 24쪽
680 감독님은 판타지 스타입니다. +2 23.11.23 2,079 97 25쪽
679 세기의 결혼식. (4) +3 23.11.22 2,119 107 27쪽
678 세기의 결혼식. (3) +6 23.11.21 2,104 107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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