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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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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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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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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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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일본 침공.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모두가 류지호 영화의 주제와 일본사회의 문제 제기에 주목한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다른 부문을 짚어 볼까 한다. <군계>는 우리가 과거를 떠올릴 때 불필요한 부분이 생략되는 것처럼 불필요한 서사가 거의 없다. 특히 정교하게 담긴 촬영과 음향(사운드)은 장인의 명품 속 날줄과 씨줄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류지호는 할리우드와 한국 영화계에 자신의 사단을 가지고 있다. <군계>의 촬영감독은 <복수의 꽃>을 찍었던 김영복이다. 비록 그가 한국에서 찍은 영화들 사이에 편차가 크다지만 류지호를 만나게 되면 놀라운 예술가로 변모한다. <복수의 꽃>에서 보여주었던 ‘여백의 미’는 절제되고 화려하거나 감각적인 그림을 담아냈다. 이번 영화에서는 복잡하지 않고 기본기에 충실한 촬영을 선보였다. 한편으로 나루시마 료의 혼돈을 놀라우리만치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완전히 상반되게 한 지점에 고정된 채 거의 이동하지 않는 카메라는 스기와라의 눈높이로, 그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본다. 미치광이는 핸드헬드로(그 흔들림조차 굉장한 호흡을 보여준다) 가라테 영웅은 고정된 위치에서 매우 절제된 앵글로 가둔다. 김영복은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중 핸드헬드와 고정된 카메라를 종횡무진하며 감독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격렬한 카메라의 흔들림으로, 때로는 절제된 카메라로, 치밀하게 계산된 류지호의 미장센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몇몇 아방가르적인 화면이 위화감이 없이 장면 사이에 놓여 있다는 걸, 영화를 두 번째 보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중략) 류지호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거의 전부 원 씬 원 쇼트이거나 롱테이크다. 마치 수챗구멍 같은 통로를 빠져나온 카메라가 핏물로 뒤덮인 중산층 가정의 거실로 이어지는 오프닝은 무저갱을 향해 걸어가는 두 주인공의 뒷모습과 겹쳐지며 완벽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사실상 극장에 불이 들어오기 전까지 영화가 끝나지 않는, 엔드 크레디트의 맨 끄트머리 무지필름까지 영화 서사 구조로 집어넣는 발상은 내 기억 속에 그 누구도 시도해 본 적이 없다. 핸드헬드와 고정 카메라가 합쳐지는 절간에서의 수평이동은 촬영의 하이라이트다. 선과 악이 마구 뒤섞여 살아남은 자가 정의가 되는 극의 절정 부문에는 배경음악(BGM)이 전혀 없다. 오로지 정제된 사운드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마치 바로크 시대 회화를 보는 것 같은 미장센이 돋보이듯 BGM이 없으면 관객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사운드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 덕에 사운드의 효과는 배가된다. 당장 무너질 것 같은 기둥을 보여주는 대신에 ‘삐걱’ 소리를 주기적으로 관객에게 주입시킴으로써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운드 디자인은 호러영화 못지않다. 그 자체로 관객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한다.(후략)]

- キネマ旬報(일본 영화 잡지).


일본에서 진지한 영화 비평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비평이 존재했다.

반면에 2CH에 올라오는 글들은 차마 읽을 수 없을 정도다.

너무나 험악했기 때문에.

하지만 영화 관련 커뮤니티나 포털 댓글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개봉 전에는 영화의 메시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지만, 개봉 후에는 재미있다 VS 없다 두 개의 의견으로 갈렸다.

물론 악담 VS 칭찬도 반응이 엇갈렸다.

매일 WaW 재팬과 푸지TV 앞에서 가두우익의 혐한 시위가 벌어졌다.

두 회사 관계자들의 표정에서 짜증은 찾아볼 수 없다.

2주차에 접어들며 <군계>의 스크린이 100개에서 180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흥행 가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한국영화 흥행작들은 일본에서 350개 이상 스크린에서 개봉하고 있다.

그로 인해 배급비용이 막대하게 투입되면서 50억 이상 가격으로 수입한 한국영화의 손익분기점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면이 있다.

반면에 <군계>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일본흥행을 만들어가고 있다.


“영화 상영을 반대한다! 반대한다!”


우익들이 <군계>를 보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단관극장이 <군계>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본회의에 포섭되어 군국주의 선전 영화를 재상영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떠들썩하면 할수록 <군계> 스크린이 늘었다.

한국 개봉을 시작하는 3주차에는 242개까지 스크린이 늘었다.

사실상 최대치였다.

우익 정치인과 일본경제단체의 압력으로 <군계>를 걸지 않았던 단관극장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올해 최대흥행작으로 점쳐지는 영화를 스크린에 걸지 못했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흥행세가 한 풀 꺾인 <일본침몰>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띄우기 시작했다.

허술한 스토리텔링의 이 영화는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일본의 보수적 정치현실과 맞물려 강한 자위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영화처럼 홍보가 되었다.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를 흉내 낸 영화가 졸지에 우익영화로 포장된 것이다.

사실상 <군계>와 <일본침몰> 두 영화 모두 도쿄다카라 영화다.

제작비 20억 엔(약 200억)의 <일본침몰>은 개봉 12일 만에 제작비를 회수한 것은 물론 장기상영에 들어갔고, 5억 엔짜리 외국인 감독이 연출한 <군계>는 개봉 2주 만에 제작비를 모조리 회수했다.

두 영화를 합해 최소 70억 엔 이상의 박스오피스 매출이 예상되었다.

부가시장 수입은 대략 극장수입의 1.5배를 거둔다고 본다.

두 편으로 총 200억 엔에 가까운 총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다카라와 WaW 재팬의 합작 제작위원회 작품에는 <데스노트>도 있다.

뿐만 아니다.

2006년 일본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류지호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영화 네 편을 올리게 된다.

5,000만 엔 차이로 아쉽게 11위를 기록하는 <미션 임파서블Ⅲ>까지 포함하면 무려 다섯 편이다.

일명 ‘미스터 할리우드’표 영화들이 전 세계 주요 영화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일본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물론 중국과 인도라는 주요 시장을 제외해야 하지만.


❉ ❉ ❉


류지호는 글로벌 슈퍼리치다.

충무로 파워랭킹 1위라든가, 한국 최고 부자 타이틀은 식상한 뉴스가 되어버렸다.

포브스코리아는 작년부터 한국의 50대 부자를 선정 발표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비상장회사의 공시제도가 강화되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가온그룹의 소유구조와 자산현황이 일부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윈회에 공시된 가온그룹 최대주주의 주식보유현황 및 변동사항이 한 때 큰 뉴스가 되기로 했다.

그 동안 류지호의 가온그룹 지주회사 소유 지분이 30~40% 정도라고 알려졌다.

실상은 79%였다.

3% 가량을 주요 사장단의 스톡옵션으로 내놨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순환출자 없는 완전지주회사라는 것도 확인되었다.

작년 처음으로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한국 50대 부자 2위에 랭크된 오성그룹 회장의 추정재산은 2조 원이었다.


'턱도 없지. 차명 관리 되는 주식만 4조 원은 될 걸....?'


현재 가온그룹의 자산 규모는 37조원 안팎이다.

특수관계사인 금융사 자산을 뺀 규모다.

최근 부산 센텀시티 백화점 오픈, 물류회사 확장, 계열사들의 M&A를 통해 자산이 부쩍 늘어났고 연결회계상 총매출도 전년 대비 39%가 뛰었다.

밀레니엄을 맞이하던 당시의 가온그룹은 2010년이 오기 전까지 연매출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초과달성했다.

기업순위에서 자산 규모로는 6~7위 권, 매출로는 5위 권 진입이 코앞이다.

비금융 부문은 한국 최고 기업들과 여전히 격차가 있다.

그런데 금융 부문은 한국은행도 눈치를 봐야 할 정도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대유가온증권은 약 4조 원으로 2위 그룹과 1.5조 원 이상 격차가 있다.

이 시기 자기자본금액이 1조 원이 넘는 증권사는 단 6개뿐이다.

대유가온증권은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순위가 그렇게 높진 않다.

그런데 수수료 수익에서는 10%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고객유가증권 기준으로는 오성증권이 74조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유가온증권이 67조 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고객유가증권 10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9개사뿐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류지호와 지인 및 특수관계자들의 신탁으로 운영되는 가온투자파트너스의 상태다.

고객유가증권이 무려 19조 원이다.

일개 신탁투자회사가 국내 증권시장을 좌지우지 할 정도다.

류지호 개인 및 소유 신탁회사 그리고 가온그룹 및 산하 금융사는 국내 200여 개 기업 주식 및 유망 벤처기업 57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30대 주요 기업 핵심 상장사 각각의 지분율이 10%에 이를 정도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이 오성그룹 관련주 보유 현황이다.

장래 오성그룹 재편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곳이 국민연금이 아니라 류지호가 아니냐는 관측까지 증권가에서 돌고 있다.

따라서 수시로 집중 견제가 벌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가온투자파트너를 겨냥한 실태 점검과 해외투자 조사 계획을 발표하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금융권에서는 반가온 연대 움직임까지 관측되고 있다.

류지호와 가온투자파트너의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쫓기 바빴던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갑자기 그에 대해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존의 기득권 연합은 은행권을 압박해 가온그룹을 흔들어보고 싶어도 못 한다.

가온그룹과 특수관계사들이 시중은행에서 차입한 대출금이 언제든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가온그룹이 발행한 채권을 사들이는 것도 의미가 없다.


‘3년 내 시행될 자본시장통합법 그 이후가 문제야.’


그 동안은 금융부문이 6개 업무로 분리되어 있었다.

3년 안에 금융 투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 한국판 골드만대거스나 메릴린치가 탄생한다면 그 주인공은 대유가온증권이다!


자본시장통합법 논의가 활발한 이 시기 여의도에서 떠돌고 있는 말이었다.

류지호가 보기에 망상에 불과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최소 200조를 운용한다.

당장 한국에서 글로벌 투자은행이 탄생하기는 쉽지 않다.


‘비상장사 공시제도 강화가 참 성가시네....’


경영 현황이나 계열사 간 거래 내역 등이 일부 공개되면서 언론, 시민단체, 정부 등의 감시를 받게 되는 셈이니 이런 저런 지적질과 비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오너가 워낙 주목을 많이 받다보니, 가온그룹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도 뜨겁다.

그런 영향 탓인지 류지호가 출연한 KBC 휴먼 다큐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 시청률이 무려 31%를 찍었다.

장년층 극소수만 본다는 KBC 1TV이다.

최고 시청률은 물론 교양다큐 부문 신기록이었다.

휴먼 다큐 <인간극장>이 간혹 20%대 시청률을 찍고 있긴 했다.

KBC 2TV와 1TV 평소 시청률 차이를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였다.

참고로 KBC 1TV 휴먼 다큐 신기록은 KBC 스페셜이 2002년 기록한 26.8%였다.

이 역시 류지호의 성장기와 성공을 조명한 다큐프로그램이었다.

가장 최근 기록은 작년 KBC 스페셜 <밀착취재 한류스타 레인, 아시아를 넘어서> 편이 전국 기준 11.2%의 시청률을 기록한 바가 있다.


- 곧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안전을 위해 좌석에 착석해 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


인천국제공항 공항터미널 3층 동쪽 맨 끝에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시설이 존재한다.

일명 의전실로 불리는 공항 귀빈실이다.

인천공항 귀빈실은 각각 화장실이 딸려있는 7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각 방의 이름은 매화, 난초, 무궁화, 소나무, 국화, 대나무, 해당화이며, 가장 작은 방이 24평의 국화와 대나무실, 가장 큰 방이 35평 무궁화실이다.

무궁화실과 해당화실은 주로 기자회견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방마다 서열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나무실은 전·현직 대통령, 전·현직 3부요인(국무총리, 국회의장, 대법원장), 전·현직 헌법재판소장 등 최고 귀빈에게만 개방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대부분의 방들이 사각 테이블이 놓인 회의실 분위기인 데 반해, 소나무실은 원형 테이블에 인테리어도 우리나라 전통 양식으로 꾸며졌다.

이 의전실 이용객은 최고 귀빈만 이용하고, 의전 서비스도 따로 제공받는다.

귀빈실 이용객은 공항공사 의전팀 직원이 출입국 수속을 대신 밟아주고, 보안검색이나 출입국 심사대도 상주직원이나 항공사 승무원 등이 이용하는 별도의 창구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은 해외로 나갈 때 최소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하지만, 귀빈실 이용객들은 30분 전에만 도착해도 탑승에 전혀 지장이 없다.

이 시기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인과 배우자는 30명이 채 안 된다.

공항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건설교통부령 303호 '공항에서의 귀빈 예우에 관한 규칙'에 명시돼 있다.

전·현직으로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이 포함되고, 현직으로 국회에 원내 교섭단체를 가지는 정당의 대표, 주한 외국공관의 장, 국제기구 대표, 귀빈실 사용 대상의 배우자 및 자녀 등이 해당된다.

이들 외에도 공항공사 내규(귀빈실 운영규정)에 따라 장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 국립대 총장, 경제 5단체장, IOC위원 등이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에 민간항공사 회장과 배우자, 10대 기업 회장 가운데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는 일부 경제인이 예외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당시만 해도 국회의원들은 귀빈실 이용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자신의 상급기관인 건교부를 쥐고 흔드는 국회의원들의 등쌀에 못 이겨 결국 국회의원을 대상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전 삶에는 17대 대통령이 주요 대기업 회장들에게 대폭 의전실 문호를 개방해, 인천공항 의전실을 이용하는 인사가 1,000여 명에 이르렀었다.

인천공항 외 의전실이 있는 국내공항은 김포공항을 포함해 5개다.

내년부터 김포, 김해, 제주 공항 귀빈실의 경우 유료로 일반인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이용 요금은 국제선의 경우 2시간 기준으로 7만7천원, 국내선은 5만5천원으로 정해졌다.

부가세 포함이다.

VIP를 접대하는 기업들이 주 고객이고, 개인이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온그룹 오너 류지호는 법적으로 인천국제공항 의전실 이용 자격이 되지 않는다.

다만 공항공사 내규에 의해 전용기를 소유한 VIP고객 자격으로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비즈니스 전용기 전용 게이트가 없다는 사실.

함께 전용기로 한국으로 날아온 츠마부키 료타가 너스레를 떨었다.


“아니키 때문에 VVIP대접을 다 받네. 또 언제 공항 귀빈실을 이용해보겠어.”


한국의 국민은 누구나 국위선양을 했다면 VIP통로와 의전서비스 받을 수 있다.

피겨 금메달리스트 김예나처럼 공항공사 사장이 의전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경우 귀빈실 이용 고객 및 승무원 전용 게이트를 이용할 수가 있다.

오후 5시가 막 지나는 시점.


파파파팟!


귀빈실 전용 게이트 앞에서 무수히 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류지호와 <군계> 배우들의 입국 현장에 국내외 100여 명의 취재진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200여 명의 팬클럽 회원과 수많은 공항 이용객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일상복 차림으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류지호 부부 뒤로 <군계> 배우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입국장을 빠져나오던 배우들은 수많은 취재진과 사람들에 깜짝 놀라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WaW 관계자가 준비한 꽃다발이 류지호와 츠마부키 료타의 품에 안겼다.

류지호와 배우들이 잠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한 뒤.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류지호의 팬클럽에서 큰 외침이 터져 나왔다.


“슈퍼스타! 류.지.호!”

“Yo! 지호! 지호! 류지호!”

“월드스타! 류지호!”

“YO!"

"Jay!"

"HO!"


현수막을 들고 있는 류지호 팬클럽 회원들이 저마다 경쟁적으로 구호와 함께 환호를 보냈다.


“....”


간혹 류지호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팬클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신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 아니다.

팬들에게 친밀감을 표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자신을 좋아해주고, 열렬히 지지해주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국에서 부자는 보통 미움을 받는 존재인데 말이다.


-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지혜와 미덕이 존경의 유일한 대상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제로 사람들이 도덕적인 사람보다는 부자들에게 존경심 가득한 눈길을 던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지 않는가.


자본주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한 말이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숭배되는 사람들을 숭배하며 사랑받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 하고.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하는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성공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지, 알기 위해 성공한 사람들을 주시한다.

사람들은 스타나 유명인들이 ‘완벽에 가까운 삶’을 산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의 기쁨과 환희를 대리만족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나치면 좋지 않다.

복용량을 늘려야 하는 마약처럼 되어버린다.

유명인이나 팬에게나 모두.

흔히 사생팬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유명인의 특정 사생활을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것에 크게 만족감을 느끼고 그런 기분은 강한 중독성을 내재한다.

때문에 심각할 경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

한국의 아이돌팬 일부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쫒아 다니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기도 하는 것처럼.

미국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반년 간 진행하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 투어를 따라다니는 팬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류지호가 사생팬으로 곤란할 상황에 처할 일은 절대 없다.

탄탄한 경호 시스템 덕분이다.

암튼, 세상에는 유명인이 너무나 많다.

그들을 쫓다 보면, 그 욕망이 끝도 없다.

고리타분한 질문 같지만.

누가 부자인가?


- 자기 운명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부자다.


탈무드에서 하는 말이다.

부자나 스타가 되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방법도 있지만.

도덕적인 사람이 되어도 타인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

어떤 어려움도 없이 영화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 류지호에겐 축복이다.

가족들도 무탈하다.

아름답고 현명한 아내까지 얻었다.

충분히 만족할 만한 삶이다.

그 외에 것들은 '뜻밖에 얻은 횡재'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


“혹시 한국에서도 팬미팅이나 그와 비슷한 행사 잡혀있어요?”


공항을 떠나자마자 류지호가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없습니다.”


확실히 일본의 영화 홍보와 한국은 달랐다.

WaW 엔터테인먼트가 류지호를 일반 연예인처럼 취급할 리가 없다.


“매니지먼트 CHAN하고 의논해서 팬미팅 행사 잡아봐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준비할까요?”

“일본에서 했던 정도 규모로.”


최대 1,000명 내외로 초대하자는 것이다.


“난 춤추고 노래하고 레크리에이션 같은 방식의 팬미팅 안 하는 거 알죠? 그냥 토크쇼 형식으로 하고.”

“매체 출입은 당연히....”

“불허.”

“예.”

“미스터 김 통해서 스펙트럼DVD에 내가 한국에서 찍은 영화 DVD 재고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봐요.”

“한국에서 출시된 영화 전부요?”

“1,000개를 맞출 수 있는지 문의해서 가능하다면 다 구입하겠다고 미리 말해 둬요.”

“팬미팅 선물로 나눠주실 생각이세요?”

“사인해서 선물할까 생각해 봤어요.”

“혹시 레오나도 함께.....?”

“아니요. 라원이와 매니지먼트 CHAN 소속 배우 중에서 초대를 해보려구요.”

“알겠어요. 미스터 김과 의논....”

“배우 섭외는 놔둬요. 내가 직접 배우들에게 부탁할 게요.”


할리우드 배우들을 부르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그래서 한국의 친분 있는 톱스타를 한 둘 불러 팬미팅 행사를 꾸며볼 생각이다.

류지호 부부는 한남동이 아닌 여주의 부모님 집으로 향했다.

조용히 입국해도 어떻게 알았는지 한남동 집으로 찾아오는 팬들이 있다.

떠들썩하게 입국했으니 오늘은 평소보다 주택 주변을 배회할 이들이 많을 터.

그 날 저녁.

여주 가온타운 부모님 집으로 지인들이 찾아왔다.

고기를 굽고, 전을 부치고, 도토리묵에 잡채까지.

왜인지를 모르겠지만, 잔치가 벌어졌다.


“언니~”

“아가씨라고 부르라니까. 새.언.니!”


음식을 나르는 레오나와 류아라가 옥신각신했다.


“왜?”

“왜긴. 그게 맞으니까.”

“그러니까 왜 맞는데?”

“몰라 나도.”


레오나는 한국의 호칭문제가 몹시 헛갈렸다.

보다 못한 심영숙이 나섰다.


“아가~”

“네. 어머니.”

“순호는 도련님, 아라는 아가씨. 지호의 외사촌 형제들 중에서 지호 형이나 누나뻘들에게는 아주버님과 형님이라고 부르고, 동생뻘 외사촌들에게는 도련님이나 아가씨라고 부르면 된다. 나중에 순호가 결혼하면 서방님이라고... 아니다. 그냥 편하게 해.”


심영숙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상대를 딸로 바꿨다.


"아라."

“응?”

“꼬박꼬박 레오나에게 언니라고 부르고.”

“그렇게 하고 있어. 그치 새언니?”


한국사회는 핵가족화가 가속화되었다.

그럼에도 인척에 대한 호칭으로 곤란해지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특히 ‘올케와 시누이’ 등이 서로 섞일 기회가 갈수록 많아지는데다 비슷한 또래여서 갈등 소지도 많았다.

외국인 며느리에게까지 한국의 관습을 따르라고 하는 것이 구태의연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외국인 며느리가 남편 친인척들에게 호칭을 분간해서 사용한다면 얼마나 큰 예쁨을 받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레오나는 류지호 집안에서 사랑 받고 있었지만.


작가의말

오랜 만에 연참대전에 참여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하드에 도전할지 슈퍼하드에 도전할지 고민 중입니다.

리메이크이긴 하지만, 점점 바뀌는 내용이나 추가되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주 10회 분량이 가능할지 가늠이 되지 않네요.

암튼 하드 연참은 확정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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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90 Frank Castle. (1) +11 23.12.04 1,949 103 23쪽
689 일본 침공. (3) +3 23.12.04 1,795 91 24쪽
» 일본 침공. (2) +15 23.12.02 1,917 107 22쪽
687 일본 침공. (1) +9 23.12.01 1,935 107 23쪽
686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 +6 23.11.30 1,982 94 23쪽
685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3) +8 23.11.29 1,962 103 22쪽
684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2) +4 23.11.28 1,944 106 24쪽
683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1) +5 23.11.27 1,988 101 24쪽
682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2) +5 23.11.25 1,985 105 21쪽
681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1) +3 23.11.24 2,001 108 24쪽
680 감독님은 판타지 스타입니다. +2 23.11.23 2,014 96 25쪽
679 세기의 결혼식. (4) +3 23.11.22 2,047 106 27쪽
678 세기의 결혼식. (3) +6 23.11.21 2,036 106 24쪽
677 세기의 결혼식. (2) +6 23.11.20 2,065 111 25쪽
676 세기의 결혼식. (1) +6 23.11.18 2,105 106 28쪽
675 TCU의 닻을 올리다! (2) +5 23.11.17 1,921 101 23쪽
674 TCU의 닻을 올리다! (1) +4 23.11.16 1,965 106 24쪽
673 뉴욕살이. +9 23.11.15 1,953 103 23쪽
672 포츠담 광장에서... (5) +6 23.11.14 1,916 101 26쪽
671 포츠담 광장에서... (4) +11 23.11.13 1,913 107 31쪽
670 포츠담 광장에서... (3) +4 23.11.11 1,899 108 28쪽
669 포츠담 광장에서... (2) +3 23.11.10 1,877 99 24쪽
668 포츠담 광장에서... (1) +3 23.11.10 1,877 83 23쪽
667 외도는 웬만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4 23.11.09 2,032 101 26쪽
666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2) +6 23.11.08 1,971 101 24쪽
665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1) +2 23.11.07 2,005 92 24쪽
664 나중에 며늘아기한테 좋은 소리 못 들어. +4 23.11.06 2,060 91 24쪽
663 터무니없는 목표! (2) +5 23.11.04 2,052 102 23쪽
662 터무니없는 목표! (1) +4 23.11.03 2,085 97 24쪽
661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3 23.11.02 2,066 95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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