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9.05 09:05
연재수 :
954 회
조회수 :
4,087,770
추천수 :
125,936
글자수 :
10,594,937

작성
23.12.13 09:05
조회
1,858
추천
96
글자
26쪽

Change The Future!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이전 삶에서는 각 히어로들의 솔로 무비들이 먼저 개봉되어 각 캐릭터의 설정을 확고히 잡아놨기 때문에 <어벤저스>가 빛을 발했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그런 탓에 솔로 무비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받았다.

창작위원회 멤버들은 TCU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고무되어 있다.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 정도 흥행성적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여겼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정도 흥행 대성공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제아무리 미스터 할리우드가 총지휘하는 영화라고 할지라도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경영진과 운영책임자들은 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도에서인지 먼저 팀업 무비 <어벤져스>에서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를 소개한 뒤, 대중의 반응을 보고 독립 영화 <토르>, <캡틴 아메리카>를 만들지 말지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반면에 프로덕션 헤드이자 실사화를 책임지고 있는 개빈 페이지는 그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미 착수한 <아이언맨>과 <헐크>가 갑자기 새로운 캐릭터들과 섞이기 전, 관객이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의 사전 정보를 알아야 한다고 경영진을 설득했다.

오너인 류지호 앞에서 개빈 페이지는 자신의 주장을 열심히 설파했다.


“<어벤져스>에서 시작하는 팀원 간의 갈등이 이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충돌로 제대로 폭발하기 위해서는 <어벤져스> 이전 <캡틴 아메리카>의 솔로 영화에서 캡틴의 캐릭터 설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페이즈Ⅲ를 넘어 페이즈Ⅳ의 일부 영화까지 경험하고 과거로 돌아온 류지호 입장에서 개빈 페이지가 주장한 전개 외의 다른 전개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Timely 실사화 영화들은 완벽하게 류지호의 통제 아래 있다.

사실상 류지호의 결정이 이번 삶의 TCU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 창작위원회가 TCU의 뼈대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맞아.’


이전 삶에서는 각 영화를 맡은 감독의 성향이나 배우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는 폭로가 심심찮게 터졌다.

몇몇 감독들이 그만 둔 데도 창작위원회와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서사보다는 과학적 개연성 같은 부분을 강조하다보니 감독은 물론 실사화 실무를 책임지는 스튜디오 관계자들과도 자주 갈등이 불거졌다.

심지어 <시빌워> 제작 시기에는 창작위원회 내부에서도 자주 충돌했다.

무슨 일을 하던지 의견 충돌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전 삶에서는 <시빌워> 제작 시기부터 TCU 창작위원회가 사실상 종말을 맞이했다.

창작위원회 내부에서도 파벌이 갈려 충돌했기 때문이다.

개빈 페이지와 결이 맞는 멤버들은 영화를 먼저 고민했다.

반면에 회장과 결이 맞는 멤버들은 제작비와 이익만을 추구하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결국 회장을 따르는 멤버들이 <에이전트 오브 실드>같은 TV시리즈 제작에 참여하는 것으로 분리가 됐다.

TCU팬들로부터 타노스보다 더한 빌런으로 평가받는 회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워진 TCU 영화들이 만들어지게 되고, 한편으로 내부적으로 방향성이 갈리면서 영화와 TV시리즈 사이에서 의사소통이 단절됐다.

TCU 창작위원회가 사실상 해체된 이후인 LOG Company에 합병된 후에는.... 더욱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념선전과 선동 유니버스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 모든 것들은 이전 삶의 이야기들.

미스터 할리우드가 TCU를 조율하는 한, 감독의 연출권한이 창작위원회로 인해 심대하게 침해받을 일도, 경영진이 돈독이 올라 제작예산을 가지고 장난질 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영화를 어깨 너머로 배운 자들이, 영화를 돈 넣고 돈 따먹는 것으로 아는 자들이, 감히 프로들 작업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꼴, 류지호가 용납할 리가 없다.


“나는 여러분이 벌이고 있는 논쟁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선장인 류지호를 주목했다.


“이렇게 의견충돌이 거세다면 업계에서 알만 한 사람은 다 알겠군요. 발보다 말이 훨씬 빠른 법이니까.”


먼저 임원들을 꾸짖는 것부터 시작했다.


“개빈과 스튜디오 제작진들이 <아이언맨>과 <헐크>의 작은 부분까지도 감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는 이 시점에.”


모든 영화가 다 그렇듯 TCU는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프로젝트다.

헌데, Timely의 중요 의사결정권자들 사이에서 의견충돌이 벌어졌으니.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다고 하지 않던가.

정보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말란 법이 없다.


“하지만 보스....!”


빌리 제마(Billy Jema)가 반론을 펴기 위해 입을 열었다.

코믹스 출판 및 캐릭터 상품 부문 사장으로 뛰어난 영업 수완을 발휘해 코믹스 판매와 캐릭터 상품 판매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무려 12편입니다. 그런 방대한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매년 2편씩 제작하다가는 Timely 재정에서 부담이 너무 큽니다.”


류지호가 영화 편수를 정정해 주었다.


“빌리, <시빌 워>까지 13편이에요.”


이전 삶의 기준으로 페이즈Ⅲ의 첫 영화 <시빌 워>까지 기본 방향이 마련되어 있다.


“무려 20억 달러가 소요되는 거대한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될 겁니다. 그런 빅 프로젝트에 홍보마케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어떤 영화를 먼저 개봉해야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노출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류지호가 회의에 참석한 인원을 천천히 둘러봤다.


“JHO가 Timely를 인수합병한 후, 지금까지 모두 몇 편의 실사화 영화가 제작됐지요?”


빌리 제마 대신에 COO 데니스 스캇이 대답했다.


“Timely Knights 로고를 단 2편의 영화, 콘스탄틴과 20세기 PARKs가 영화화권리를 가진 <판타스틱4> 3편, 5월에 개봉예정인 <스파이더맨> 시리즈, <X-맨> 등 올해까지 15편이 제작 개봉되었거나 예정 되어 있습니다.”


류지호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다시 한 번 질문했다.


“그 15편 영화중에서 콘스탄틴이 엉터리로 만든 다이렉트비디오 영화 말고, 20세기 PARKs가 제작한 <판타스틱4> 제외하고, JHO에서 제작한 영화중에서 손해 본 영화 있어요? 단 한 편이라도?”


데니스 스캇이 추호의 머뭇거림도 없이 대답했다.


“없습니다.”

“Timely가 보유한 수많은 히어로 가운데 비인기 캐릭터였던 ‘아이언피스트‘ 실사영화의 기대 이상의 성공으로 뜻하지 않은 코믹북 판매와 캐릭터 로열티 수입까지 얻었어요. 안 그래요?”


청춘스타 배런 렌포르까지 동원해 기어코 <아이언피스트>를 성공시켰다.

AC 코믹스와 워너-타임이 <슈퍼맨>, <배트맨> 영화로 수년 동안 수익을 거두는 걸 구경만 했던 Timely였다.

이젠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심지어 오리지널 Timely 캐릭터도 아니고, 회사 밖의 소설에서 넘어와 Timely의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한 <REMO>까지 짭짤한 수익을 거뒀고 현재도 계속해서 후속 코믹북이 출판되어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코믹스판 <REMO>를 기반으로 TV시리즈화도 추진되고 있다.

데니스 스캇의 설명에는 Timely 코믹스 자회사 말리부 코믹스 실사화 <맨 인 블랙> 프랜차이즈는 포함되지 않았다.

본래라면 쫄딱 망했던 <고스트라이더>, <일렉트라>, <맨씽>, TV판 <블레이드> 모두 류지호가 백지화 시켰다.

추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가 개발지옥에 빠져 있을 때, Timely Knights 로고를 통해 <루크케이지>, <제시카 존스>, <문 나이트> 등의 ‘히어로 포 하이어’ 세계관을 선보일 여지는 남겨두었다.

지금까지 Timely의 영화 사업부문에서 수입만 생겼지 어떤 손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내 의견은 개빈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몇몇 임원들이 신음을 흘리거나 인상을 찌푸렸다.


“...흠.”


주로 개빈 페이지와 의견을 달리하는 임원들이다.


“<어벤져스>는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한번 모인 슈퍼히어로들은 각자의 영역으로 흩어져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나갈 겁니다. ‘토르’는 지구 밖 우주 행성 아스가르드에서 자신의 적들과 싸울 것이고. 캡틴 아메리카는 지구 내부의 적들과 맞섭니다. 그의 베스트 프렌드의 비극적인 삶과 마주하며 심리적 갈등을 겪게 됩니다. 어쨌든 더 강력한 적들이 지구를 침공하기 전까지 새로운 히어로들도 속속 등장하게 될 겁니다. 우주에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팀이 등장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구에서는 어벤저스 원년 멤버인 ‘앤트맨’을 소개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 닉 퓨리를 중심으로 새로운 멤버들을 맞이하면서 TCU는 차원이 다른 전쟁을 준비하게 될 겁니다.”


창작위원회와 주요 수뇌부는 도대체 류지호가 몇 편까지 내다보는지 알 수 없었다.

오로지 개빈 페이지만 TCU의 시작과 끝에 대해 대략적인 교감이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TCU상의 이야깁니다.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관객들이나 팬들로 하여금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현실에서도 우리 캐릭터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소셜네트워크에서 그와 관련된 이벤트들이 끊임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TCU는 하나의 거대한 세계다.

토니 스타크는 <아이언맨> 영화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캡틴 아메리카> 영화에도 나오고 <스파이더맨> 영화에도 등장하게 된다.

TCU를 하나로 묶어주는 초국가적 조직이 존재하는데 이 조직이 쉴드다.

쉴드를 이끄는 캐릭터 닉 퓨리는 여러 영화에 걸쳐 출연하면서 Timely 세계관을 이어주게 된다.

각각의 영화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다.

한 영화에서 벌어진 사건이 다음 영화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 등 마치 진짜 세계에서 존재하는 일들처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내가 올린 만우절 NeTube 동영상 본 사람 있습니까?”


대답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모두 류지호의 만우절 동영상을 본 모양이다.

장내에 킥킥 웃음이 터졌다.


“TCU는 영화에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실 시간에서도 계속해서 Timely 캐릭터들은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가령 <시빌 워>에서는 토르가 등장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구적 히어로들 간의 갈등이고... 암튼 토르는 그 시간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시빌 워‘가 일어나는 동안 토르는 어디선가 친구와 함께 휴가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NeTube에 올리거나, 토르가 잠시 묠리느를 시드니 광장에 방치해놓고 있는 모습이 SNS 사진으로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집니다.”


류지호가 토르의 휴가를 호주로 한 것은 토르 배역을 연기한 배우가 호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보스의 말에 아이디어를 덧붙이자면....”


샘 리버먼이 끼어들었다.


“우리는 <아이언맨>부터 캐릭터 및 브랜드 상품을 많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확보한 초상권을 토대로 세계 어디에서나 Timely 영화 관련 상품을 찾아볼 수 있어야 하고 잊을 만하면 TCU와 연결된 무언가가 나와야 합니다. 또 지금 보스께서 말한 영화 밖에서 만들어지는 보너스 영상 같은 것들이 각종 매체에 적절하게 제공되어야 할 겁니다.”


점입가경이다.


“팬들에게 마치 Timely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는 겁니다. 그 방점은 테마파크가 될 수도 있고, Snowstorm이 매년 개최하고 있는 블리즈컨처럼 Timely 엔터테인먼트만의 독립적인 페스티벌이 될 수도 있고.”


창작위원회는 보스의 계획에 기대감 대신 황당함이 앞섰다.

영화 속 세계관을 현실로 가져온다는 발상이 엉뚱했기 때문이다.


“프로스포츠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왜 프랜차이즈 스타에 애정을 가집니까? 신인시절부터 성장하는 것을 보아오면서 마치 팬 본인도 선수를 키운 것에 일조했다는 충족감과 선수와 함께 성장한다거나 추억을 함께 했다는 일체화를 맞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팀에 대한 애정도 더욱 깊어집니다.”


다소 뜬금없는 이야기처럼 여겨졌지만.


“TCU는 관객들이 기대하는 바를 세계관에 충분히 반영함으로써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관객들이 그저 Timely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쌍방향적 세계관입니다. 내가 NeTube에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을 보세요.”


류지호의 NeTube 동영상 댓글에 가끔 태권도 품세 보여 달라는 식의 댓글이나 트라이-스텔라의 새로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묻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 중 무리가 되지 않는 것들을 촬영해 올린다.

관련 정보를 얻거나 배울 수 있는 곳을 소개해 주기도 하고.


“때로 파리 에펠탑, 런던, 도쿄 시부야 거리나, 서울의 지하철, 베이징의 만리장성으로 우리 슈퍼히어로를 출장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세계 곳곳의 관객들이 단지 슈퍼히어로의 활약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 속 세계에 편입된 것처럼 느끼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을 목격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령 도저히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파이더맨’을 언젠가 만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헐크가 얼마나 강한지 팬들은 궁금해 합니다. 얼마든지 능청스럽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팬들은 그러겠죠. ‘미쳤어. 내가 상상만 했던 일이 실제 이뤄지다니!’ 그렇게 여러분이 TCU와 현실 모두에서 풍성한 콘텐츠를 생산해 낸다면 팬들은 TCU와 기꺼이 함께 할 겁니다.”


이전 삶에서 TCU의 광팬이었던 후배가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이언맨이었다.


“토니 스타크라는 돈만 많은 기업가가 아이언맨이라는 영웅이 되고, 고뇌를 느끼고, 리더가 되는 것을 보면서 저 역시 어른이 됐어요. 아이언맨과 함께 성장했다고 하면 우습게 들릴지는 몰라도 저는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Timely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단지 시리즈를 거듭하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것만 이야기 하지는 않았을 터.

그의 말은 Timely영화와 ‘함께’하고 있다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개빈의 제작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나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물어보나 마나.

류지호의 프로듀서로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왜 인기 캐릭터 <데어데블>과 <퍼니셔>를 Timely Knights라는 브랜드로 빼서 제작했겠습니까? 언젠가 <스파이더맨>의 빌런으로 써먹을 수도 있는 킹핀까지 가져오면서.”

“.....?”

“뉴욕시를 커버하는 정도의 히어로 영화를 Timely Knights 브랜드 영화 프랜차이즈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벤져스>의 하위 버젼이라고도 했습니다. 아직 <퍼니셔>가 개봉하진 않았지만. Timely Knights가 어떻게 세계관을 확장해서 어떻게 관객에게 어필하는지 지켜보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Timely의 법률고문 겸 행정 책임자인 잭 투리진이 딴죽을 걸었다.


“둘을 비교하기는... 제작비 규모가 다르고 손익분기점이 다릅니다. 보스.”

“<데어데블>과 <아이언피스트>도 2억 달러 이상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거뒀는데, ‘캡틴‘과 ‘토르‘가 그 정도도 못 벌겠습니까? 훨씬 스케일도 커지고 볼거리도 풍부할 텐데....?”

“혹시 결과가 좋지 못하면,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할 대안도 있는 겁니까? 가령 스파이더맨이라든가.....”

“개빈?”


류지호의 호명에 팔짱을 끼고 있던 개빈 페이지가 팔짱을 풀었다.


“페이즈Ⅱ까지 캐릭터를 변경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미 2년 전에 창작위원회 멤버들이 모두 합의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드립니다.”


미련이 남은 모양인지 빌리 제마가 물고 늘어졌다.


“이미 박스오피스로 검증된 ‘레모‘와 ’스파이더맨‘이 들어올 순 없는 겁니까?”

“없어요. 레모 윌리엄스와 치운은 잠시 쉬게 놔둡시다. 그리고 피터 파커는 아직 TCU 세계관 시작점에서 어린이일 뿐입니다. 피터는 <시빌 워> 정도에서 합류할지 말지 고민하게 될 겁니다.”


몇몇 임원이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후우....


오너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류지호는 꿈쩍하지 않았다.

<스파이더맨>은 최후까지 아끼고 아낄 생각이다.

팬들이 아우성을 치며 합류를 간절히 바라고 바랄 때까지.

그렇게 애를 태우다가 때가 왔을 때 등장시킬 예정이다.


“자, 봅시다. 10월에 <Frank Castle>이 개봉하고, 내년 5월에 <아이언맨>이 9월에 <헐크>가 2009년 상반기에 <Hell's Kitchen>이 개봉하게 되는 군요. 어쩌면 그 사이에 새로운 <X-맨> 프랜차이즈가 탄생할 수도 있겠고.”


매년 Timely 기반 실사영화가 3편씩 개봉하는 스케줄이다.

창작위원회 내부적으로 무리라는 의견도 있었다.

신선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로 Timely Entertainment 경영진은 환영했다.

본사 입장에서는 실사화는 전체 비즈니스에서 일부분일 뿐이다.

코믹스 부분에서 새로운 작가진과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되고 있다.

심지어 PC게임 및 콘솔게임에서 따로 세계관이 확장되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TV시리즈까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출판, 영화, TV, 게임, 완구 및 장난감, 캐릭터 의류 라이선싱 수많은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비즈니스가 전개된다.

영화 이외의 분야에서 매출이 2억 달러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여러분은 이 거대한 세계관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여기 있는 누가 과연 이 거대한 세계관을 통합하고 조정해서 수십 편의 일관된 영화 시리즈로 만들어낼 수 있겠습니까?”


모두의 시선이 개빈 페이지에게 향했다.

일등 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그였으니까.

TCU를 기획하고 설계한 것은 류지호였지만.


“여러분은 지난 90년대 말, Timely의 6,000여 개의 캐릭터를 몇 년 간에 걸쳐 모두 살펴보고 정리 작업을 했던 걸 기억할 겁니다. 정리한다고 해서 정리될 세계가 아니었지만. 많은 수의 인턴까지 고용해서 3만여 편의 코믹스를 일일이 확인하고 정리했죠.”


Timely 코믹스의 평행세계는 지금까지 대략 300여 개.

1930년대부터 수많은 히어로들을 창조해내기 시작하면서 스토리적인 설정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많은 작가들이 저마다 평행우주를 만들어냈다.

워낙 중구난방이라서 제대로 이해하려고 하면 Timely 코믹스 편집부 직원들조차 머리가 복잡할 지경이었다.

그랬던 평행세계를 류지호의 지시로 어느 정도 정리해 냈다.

그를 토대로 Timely 시네마틱 유니버스(TCU)도 탄생하고, 그 과정에서 일부 캐릭터들은 망가졌던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기존 캐릭터의 변주나 새로운 캐릭터가 진입하는데, 류지호의 지휘로 정리된 세계관 지도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단 TCU 페이즈Ⅱ까지 개빈을 흔들거나 방해하지 마세요.”


페이즈Ⅲ로 넘어가려면 한참이나 남아있다.

창작위원회 멤버들의 속마음이 어떻든 상관없었다.

TCU의 방해가 된다면 해체시켜 버릴 의향까지 있는 류지호다.

창작위원회의 역할은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극명하다.

1950년대 알렉스 오스본이 창조성은 개인 차원에선 경험, 의지, 지능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팀 차원에선 개인의 합보다 더 큰 성과를 내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의 성과보다 브레인스토밍 성과가 적어도 50%는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5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의 주장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아이디어 개발에서 집단의 능력이 개인의 합을 넘어선다는 과학적 근거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브레인스토밍이 창의력에 방해가 된다는 증거만 있다.

그럼에도 수많은 기업과 사회 곳곳에서 브레인스토밍이 계속 이용되고 있다.

왜 그럴까.

보통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각 분야의 전문성이 강화되면서 전문가들이 여러 부서로 흩어져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다양한 지식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놓는 게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지는 못할지라도 브레인스토밍이 다른 방법보다 더 민주적이라는 믿음도 있고.

그렇게 결정된 사안에 대해 조직원의 협조가 높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결정된 아이디어가 좋은지 않은지 상관없이.

다 떠나서 브레인스토밍이 계속 이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직관적 느낌 때문이다.

뒷받침할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맹목적 믿음이 있다.

이전 삶에서 류지호는 수많은 브레인스토밍을 경험했다.

현재도 경험하고 있다.

영화의 기획과정과 프리프로덕션 과정 역시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영화감독으로 한 작품만 해보면 뼈저리게 느낀다.

시나리오 모니터 회의나 리뷰 회의가 얼마나 시간 낭비인지를.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적이고, 집단의 창의력을 작업에 녹여내는 길이라고 모두가 믿으니까.


“레오나가 여러분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다고 하네요.”


Timely 수뇌부와 창작위원회 멤버들을 데리고 집으로 데리고 갔다.

푸짐한 식사를 대접받은 이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TCU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듣고 있으면,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와 아이디어들이다.

하지만 영화에는 쓸모없는 것들뿐.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브레인스토밍 해야겠지. 다만 성과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


Timely 인수합병 이후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류지호는 주요 수뇌부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즉석에서 홈파티가 벌어졌다.

밤을 새워가면서 Timely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Timely 업무에서는 유능하지만, TCU가 나아갈 길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사람들을 추렸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받아들이며 12명까지 비대해졌던 창작위원회를 6인 체제로 개편하기로 마음먹었다.

류지호는 최종 의결회의에 참여해 3표를 행세하기로 했다.

회장 샘 리버먼은 2표, 나머지 4인의 창작위원회 멤버들은 각각 1표를 행사할 수가 있게 규칙을 만들었다.

개빈 페이지가 벨에어를 떠나기 전 류지호에게 물었다.


“보스는 TCU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이라 확신합니까?”

“응.”

“미스터 할리우드로서의 감입니까? 아니면....”


류지호는 개빈 페이지와 눈을 맞췄다.


“히트작이 히트작을 낳는다는 후광 효과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더욱 극대화가 돼.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가 그걸 증명하지. 난 네가 수립한 영화 순서가 올바른 접근방식이라고 확신해.”

“솔직히 말해서 확신이 없습니다.”

“Timely의 각각 솔로무비는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솔로들이 모여 팀을 이루는 ‘어벤져스‘는 달라. 거기에는 각자가 좋아하는 히어로를 적어도 한 명 이상 볼 수 있으니까. 그런 기대감이 관람 욕구를 높이게 될 거야. 그 말은 솔로무비 한 두 편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어벤져스‘로 만회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지.”

“<어벤져스>가 인기를 끌면 끌수록 새로운 솔로무비의 마케팅 플랫폼 역할 역시 확대 되어야 하는 겁니까?”

“당연하지.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홍보하면서 TCU 안에서 솔로무비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해.”

“가능할까요?”

“<REMO>도 됐고, <X-맨>도 됐고, <스파이더맨>도 됐어.”

“그 영화들은 감독들이 굉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들이 처음부터 굉장했을까?”

“......”

“너도 할리우드 유명 프로듀서야. 자부심을 가져 봐.”


개빈 페이지는 <아이언맨>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듀서 크레디트를 받기로 했다.

일부 Timely 임원들이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

영화사업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들기에.

아무리 그래봐야 소용없다.

류지호가 밀어붙인 Timely 비즈니스의 방향으로, 매출액은 8억 달러를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무려 3억 달러에 달한다.

말도 안 되는 영업이익율이다.

<X-맨 : 최후의 전쟁>과 <아이언피스트> 두 편만 개봉했음에도 그렇다.

참고로 이전 삶에서 Timely는 소닉의 <스파이더맨> 라이선싱으로 13년 간 2억 달러의 로얄티를 챙겼을 뿐이다.

헌데 <스파이더맨>을 Timely Studios가 직접 제작하면서 대략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고스란히 성과로 챙겼다.

<X-맨>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다.

애니메이션, 코믹북, 게임, 캐릭터 상품, OST 판매량 부문에서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매해 TCU 세편이 개봉된다.

이제 더 이상 Timely Studios는 이해당사자들과 쪼개진 지분에 따라 수익을 나눠 가질 필요가 없다.

류지호가 Timely의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홀로 잘 굴러갈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으니까.

Timely 수뇌부들이 마구잡이로 욕심내는 것만 조율하면서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류지호가 중심을 잡아주기만 하면 된다.


“개빈, 앞으로 TCU를 잘 부탁한다.”

“최선을 다 해보겠습니다.”


류지호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Timely 창작위원회 멤버들을 떠나보냈다.


“이른 시간에 샘을 지주사로 불러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는 말은 류지호가 업무를 상당 부분 덜 수 있다는 의미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47 사랑의 열매. (3) +3 24.01.17 1,863 93 26쪽
746 사랑의 열매. (2) +8 24.01.16 1,928 97 24쪽
745 사랑의 열매. (1) +5 24.01.15 1,973 90 24쪽
744 뭐라도 해야만 돼! (2) +8 24.01.13 1,950 99 29쪽
743 뭐라도 해야만 돼! (1) +7 24.01.12 1,931 95 28쪽
742 만인의 연인! (2) +7 24.01.11 1,936 103 25쪽
741 만인의 연인! (1) +6 24.01.10 1,986 89 25쪽
740 Bridal Mask! +4 24.01.09 1,936 97 23쪽
739 World Promotion. (4) +4 24.01.08 1,952 92 29쪽
738 World Promotion. (3) +3 24.01.06 1,951 98 27쪽
737 World Promotion. (2) +8 24.01.05 1,937 94 26쪽
736 World Promotion. (1) +7 24.01.04 2,035 100 23쪽
735 Mr. 할리우드는 시리즈가 계속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8 24.01.03 2,023 98 22쪽
734 공짜로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11 24.01.02 2,004 99 25쪽
733 The Wall Street Journal. +13 24.01.01 2,013 105 27쪽
732 몰락한 동양의 할리우드, 그런데.... +16 23.12.30 2,062 98 21쪽
731 다시 찾은 토론토 영화제! (2) +3 23.12.30 1,795 90 23쪽
730 다시 찾은 토론토 영화제! (1) +5 23.12.29 1,880 101 30쪽
729 더 있다가는 정이 들어서..... (3) +3 23.12.29 1,793 85 26쪽
728 더 있다가는 정이 들어서..... (2) +10 23.12.28 1,895 93 23쪽
727 더 있다가는 정이 들어서..... (1) +4 23.12.28 1,761 81 22쪽
726 협객이 된 기분이야. (2) +7 23.12.27 1,891 103 24쪽
725 협객이 된 기분이야. (1) +4 23.12.27 1,802 89 23쪽
724 하고 싶고 해야 한다면, 그냥 하면 된다. (2) +5 23.12.26 1,972 94 26쪽
723 하고 싶고 해야 한다면, 그냥 하면 된다. (1) +5 23.12.26 1,851 90 24쪽
722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3) +7 23.12.25 1,983 97 26쪽
721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2) +8 23.12.23 2,039 99 25쪽
720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1) +3 23.12.22 1,961 93 23쪽
719 도둑질 하지 말라! +5 23.12.22 1,845 91 26쪽
718 God bless you....! (3) +6 23.12.21 1,921 107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