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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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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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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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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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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평범한 하루들.... (5)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가 바로 떠올리지 못했지만.

두 사람은 이전 삶에서 NeTube와 전 세계 동영상 시장을 양분한 실시간 스트리밍 업계의 강자 SkitterTV를 창업한 제이든 칸(Jaden Kan)과 앤디 시어(Andy Sheer)였다.


“사실 <트루먼쇼>에서 영감을 얻었거든요. 이미 에너지 드링크 회사와 자동차 렌트 회사 그 외 몇 개 회사와 계약을 맺고 광고도 따냈어요. 또 맥주회사와도 광고수주를 위해 접촉중이고. 실제 JADEN.TV의 시청자들 사이에서 제이든이 사용하는 셀룰러폰이나 입고 있는 옷 브랜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광고는 더 늘어날 것 같아요.”

“리얼리티 쇼와 UGC를 접목한 건가.....?”


스스로 라이프캐스팅(Lifecasting)이라 명명했단다.

일상생활을 방송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명명했다나.

시청자들의 요구도 폭주하고 있어서 제이든 칸이 비디오카메라를 착용하고 스트립 클럽에 직접 방문해 달라거나, 가장 비싼 피자를 칸의 집으로 배달시켜 그의 반응을 살피는 등, 몰래카메라와 넓은 의미의 UGC 형식이 혼합되어 있다.


“NeTube 소개시켜 줄까?”

“.....!”

“NeTube Partners 프로젝트에 끼워주겠다는 의미야.”


NeTube Partners는 자사 사이트에서 인기 있는 유저들에게 돈을 벌도록 돕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설립 초기의 무제한 링크 허용에 이어 NeTube의 전반적인 발전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다.

기존 전문 협력 파트너와 이익을 나누던 것에서 일반 유저들과도 영업 수익을 나누고 홈페이지 추천을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는 의미가 있다.

넷튜버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탄생할 수 있게 된 시발점이다.


“고맙지만, 사양 하겠습니다.”


제이든 칸은 경쟁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NeTube와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앤디 시어는 자신들의 스타트업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수백 명이 카메라를 머리에 달고 다니게 할 계획입니다. 결국 수백 개의 JADEN.TV 같은 채널이 생기는 셈입니다.”


류지호가 즉석에서 수표책을 꺼내 300만 달러를 적어 건넸다.

앤디 시어는 수표와 류지호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말을 더듬었다.


“시...십만 달러까지가 한도 아니었....습니까?”


10만 달러는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의 JHO Venture Capitals 투자심사관들이 선조치 후보고할 수 있는 최대금액이다.

로날드 윌리엄스 CEO는 1,000만 달러까지 류지호의 허락 없이도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


“100만 달러 더 투자해 줘?”


류지호가 수표책을 다시 꺼내려 하자, 두 녀석이 동시에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 충분합니다!”


여기서 더 큰 돈을 투자 받게 되면, 완전히 코가 꿰는 것이다.

자신들이 힘들게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사실상 류지호의 것이 된다는 의미다.


“자금이 더 필요하면 언제든지 JHO Venture Capitals을 찾아가 내 명함을 내밀면 돼.”


이 즉흥적인 투자를 JHO Venture Capitals의 투자운영부서 직원들이 지켜봤다.

내일 변호사들과 함께 두 녀석의 방송국이자 사무실을 방문해 투자계약서를 작성할 것이다.

내일 투자운영부 직원이 디지털 액션캠 CamPro HERO를 선물하게 된다.

아직 정식 출시하지 않은 신제품이다.

암튼 이후로 대학을 갓 졸업해 스타트업에 뛰어든 몇몇 청년들에게 적게는 10만 달러 많게는 100만 달러까지 즉석에서 투자해 주었다.

이 파티에서 류지호가 투자한 7개 스타트업 가운데 4개 회사는 3년 후 폐업한다.

그리고 3개 스타트업은 2012년까지 차례로 Googol에 매각해 총 9억 달러의 수입을 거두게 된다.

JADEN.TV를 빼고 그렇다.

여담으로 이날 파티는 실리콘밸리를 넘어 미국 유력언론에서 주요 뉴스로 다루게 된다.

미스터 할리우드의 투자를 받게 된 행운아들을 따로 소개하는 기사까지 실린다.

가장 큰 주목을 끈 것은 당연히 제이든 칸과 앤디 시어다.

특히 제이든 칸은 이미 미국에서 유명한 UGC 유저이기도 했기에 좀 더 주목을 받게 된다.

3시간으로 예정되었던 파티는 2시간을 연장했다.

캘리포니아 주요 언론들까지 찾아와 북새통을 이루었다.

류지호가 즉흥적이고 가벼운 파티를 열어도 후폭풍이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뉴스가 되고 화제가 된다.


“거봐. 토니 스타크 현실판이라니깐!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히어로.”

“어딜 봐서. 오늘 파티에서 내 주위는 온통 사내 녀석들뿐이었거든?”

“내 눈엔 그래. 잘생긴 외모와 천재적인 두뇌와 화려하고 매력적이고... 또 완벽한 겉과 달리 속은 여리며 고독하고 약하며 많은 문제와 약점들이 있는 매력적인 내면을 가지고 있으며 재산도 무지무지 많은....”

“그만!”

“호호. 달링 얼굴 빨게 졌어.”


안 빨게 졌다.

술기운이 올라왔을 뿐.

암튼, 이때는 누구도 몰랐다.

심지어 류지호조차도.

제이든 칸과 앤디 시어가 창업한 JADEN.TV에서 파생된 동영상 서비스가 어떻게 성장하게 되는지.

그리고 10여 년 후, 이날의 투자로 류지호와 GMG Technologies가 어떤 골치 아픈 상황을 겪게 되는지.


❉ ❉ ❉


분명히 평범한 일상들이다.

쉬엄쉬엄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류지호는 은근히 피곤했다.

차라리 영화를 촬영할 때가 쉬는 것처럼 느껴졌다.


‘벌여놓은 사업이 워낙에 버라이어티해야 말이지.’


중요 이슈만 확인하는 것만으로 하루가 꼬박 걸렸다.

영화 및 TV시리즈 분야에서 영화선택 권리를 사용하는 것도 일이다.

그린라이트를 켜야 하는 영화를 결정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수천 억 원이 오가는 프로젝트였기에.

자신의 영화를 편하게 찍으려고 만든 JHO Pictures는 다른 메이저 스튜디오와 협업까지 하고 있다.

닉네임만 빌려주는 것으로 쉽게 생각했던 조인트벤처가 점점 사이즈가 커지고 있다.

곤란한 문제가 수시로 터져나왔다.

토머스 행스의 프로덕션과 합작하기로 한 <Mamma Mia! The Movie>가 음악 사용료 문제가 불거졌다.

음악 저작권은 유니벌스뮤직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영국의 레코드 레이블 데카(Dekar)가 가지고 있다.

데카 레코드에서 음악사용과 관련해 꽤나 무리한 요구를 했다.

배급사인 유니벌스 스튜디오가 나서 협상했지만, 소용없었다.

음악사용과 관련해 사안이 복잡하게 엉키자 유니벌스 스튜디오가 발을 빼려고 했다.

<Mamma Mia! The Movie>를 제작하기로 한 토머스 행스가 무척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고 결국 류지호가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음악저작권 관련 문제들을 류지호 본인이 모두 떠맡는 것을 조건으로 이해당사자들의 갈등을 종결시켰다.

JHO Pictures의 수익분배 지분이 조금 인상됐다.

사실상 류지호의 소유라고도 볼 수 있는 유니벌스뮤직그룹 산하 데카 레코드 역시 음악사용료 외에 흥행수입 배분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해당사자들이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권력은 좋은 것이다.

중요한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권력을 많이 가질수록 지배력이 더욱 막강해진다.

지위와 결정권, 부를 창출할 기회도 커진다.

권력은 리더가 되는데 필수다.

이전 삶에서 루저였던 류지호는 권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권력을 갖게 된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모든 성공한 조직에는 누군가 책임을 지고 상황을 순조롭게 진행시키는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는 리더가 있다.

류지호의 죽마고우 황재정이 수업을 들었던 경영대학원 교수 제프리 페퍼가 말했다.


[누군가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권력을 획득한 다음 자비로운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마라. 보다 나은 곳을 찾을 것인지, 혹은 만들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리고 권력을 향한 길을 닦는 것 역시 자신에게 달렸다.]


“우와!”


송라원이 초호화판 집무실로 들어오며 탄성을 터트렸다.

류지호의 집무실에 들어선 후, 그 위용에 놀라 얼마나 호들갑을 떨어대는지.


“정신 사나워. 인마!”


류지호가 혼내지 않았다면, 송라원은 끊임없이 놀람을 온몸으로 표현했을 터.

암튼 할리우드 영화 오디션을 위해 잠시 LA를 방문한 송라원은 주차장부터 모든 동선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채 최상층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그런 보안 때문에 마이키 잭슨이나 몇몇의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지인들이 부담 없이 류지호의 집무실을 찾았다.

여담으로 전임 MSM Studios 경영진은 이 호화로운 집무실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쫓겨났다.


“근데요, 감독님. 짜고 친 고스톱 아니에요?”

“비즈니스가 장난이냐? 유니벌스뮤직그룹은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의 권리를 챙기기 위해 최선을 다 한거야.”

“다 감독님 회사잖아요. 좀 봐주면 안 돼요? 영화하는 사람들끼리?”

“내가 미국 교도소라도 가봐야 속이 시원하겠냐?”

“교도소에 갈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아무에게나 또 무원칙으로 양보하면 안 돼. 너도 명심해.”

“아휴, 정 없어.”

“미국에서 정 따지다가는 호구 잡혀. 미국에서 일하게 되면, 싸가지 없다는 말 들을 정도로 네 권리를 챙겨야 돼. 알겠냐?”

“옛설!”

“서류 볼 게 좀 남아 있으니까, 쫑알대지 말고 잠깐만 사무실 구경하고 있어.”


송라원이 냉큼 류지호의 거대한 데스크에서 떨어졌다.

현재 한국 전체 여자연예인 기준 송라원은 미모만으로 탑10 안에 충분히 들고도 남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꽃이 개화하듯 미모가 갈수록 피어나고 있다.

흔히 서양인들의 외모를 보는 기준과 동양인이 다르다고 한다.

류지호가 경험하기로 그 말이 맞는 것도 같았다.

LA를 흔히 인종의 용광로라고도 표현한다.

그런 만큼 다양한 기준의 미가 존재하고 있다.

아시아 이민자 가정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렉시 리우는 미국에서 미녀 여배우다.

아시아 사람들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릴지 모른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미녀 배우가 맞았다.

물론 오리엔탈리즘에 입각해서다.

서양인들, 특히 미국인들은 입체적인 얼굴 굴곡과 더불어 사각턱을 가진 배우를 전형적 미남미녀로 친다.

사각턱이 서양인의 입체적인 얼굴과 조화를 이루면서 강인하거나 지적인 인상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미국 여성에게 ‘pretty’ 보다는 ‘gorgeous’ 혹은 ‘awesome'이 더욱 듣기 좋은 칭찬이다.


[she's fxxking gorgeous(awesome)!]


레오나가 학창시절 주로 듣던 표현이다.

미모가 아주 개쩐다는 의미 정도.

물론 남녀 모두에게 최고의 찬사는 ‘섹시’다.

송라원도 미국인들이 보기에 충분히 미인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오디션을 위해 일부러 태닝한 가무잡잡한 피부.

아시아 여성 치고는 큰 아몬드 모양의 눈과 외꺼풀.

한국 연예계 미녀들과 달리 다소 튀어나온 광대뼈.

시원시원한 입매와 고른 치아.

8등신의 긴 다리와 글래머러스한 몸매.

마지막으로 약간의 각진 턱까지.

한국 사람들은 서양인들의 긴 팔다리와 섹시한 몸매, 또렷한 이목구비를 부러워한다.

반면에 서양인들은 한국 연예인들의 깨끗하고 주름이 별로 없는 피부나 검고 윤기 있는 직모를 부러워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남미녀의 환한 웃음, 깨끗한 피부, 풍성하고 검은 머리, 마른 것 보다는 탄탄하고 볼륨감 있는 몸매가 인기가 있는 법이다.

특히 십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성인들은 귀여운 외모보다 섹시하고 지적인 외모를 선호한다.


“누구와 배역을 놓고 경쟁하는지 못 들었어?”

“홍콩의 이사벨 룽인가 하는 가수래요.”

“...음.”


이사벨 룽은 중화권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주목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다.

홍콩 연예계에서 폭 넓은 연예계 생활을 구축 중이었는데, 작년에 <이사벨라>로 제27회 포르투갈 국제 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구적인 외모가 가장 큰 장점이랄까.

그녀와 경쟁하고 있는 송라원은 동양적인 미와 서양인들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동시를 지니고 있고, 연기력은 이사벨 룽과 비교불가의 격차가 있다.

연기면에서도 아시아의 동년배 배우 가운데 송라원은 단연 최고 자리를 다투고 있다.

송라원이 연기면이나 인지도 면에서 압도한다.

이사벨 룽은 중화권 외에서는 크게 주목받고 있진 않았다.


“다이얼로그는 영어? 중국어?”

“주로 영어고요. 중국어가 조금 있대요. 오디션은 영어로만 보기로 했어요.”

“미국에서의 일은 CHAN이 봐 줘?”

“수잔이라는 아줌마가 도움을 주고 있어요. 감독님 영화에 캐스팅 디렉터를 한다고 하던데요?”

“그녀라면 믿을 수 있지.”

“감독님은 어디에 소속되어 있으세요?”

“JHO 이사회 의장비서실.”

“예?”


류지호는 따로 에이전시를 둘 필요도 이유도 없다.

의장 비서실 자체적으로 뛰어난 볍률팀과 의전팀을 구성하고 있었으니까.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본고장답게 할리우드에서는 에이전시가 무수히 많았다.

대표적인 메이저 에이전시라고 하면 OAA(Ovitz Artist Agency), WMA(Willy Morris Agency), ISM(International Star Management), ETA(Endeavor Talent Agency), UAA(United Artist Agency)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WMA와 ETA가 합병해 OAA에 맞먹는 규모의 에이전시가 탄생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규모가 큰 에이전시라고 하면 대략 200여 명의 전문적인 직원과 약 2,000명 이상 되는 배우 및 연예계 종사자들이 소속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에이전시는 일종의 종간 소개소 정도라고 보면 된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연예인의 모든 것을 관리해주고, 심지어는 차운전에 심부름까지 해주는 개념은 아예 없다.

그런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면, 연예인이 개인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당연히 계약금 제도도 없다.

단지 의뢰인들이 원하는 작품을 먼저 선점해서 정확히 소개하고, 또한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이끌어내며, 그 계약에 따른 법적인 장치들을 철저히 점검해서 의뢰인들에게 불리함이 없게 해주는 일을 한다.

만약 의뢰인들의 상품성에 손상이 가는 일이 벌어지면 홍보적인 측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문화된 업무만을 처리하는 것으로 업무의 성격을 한정하고 있다.

보통 엔터테인먼트의 특성 상 사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업무가 이루어지는 일이 많다.

따라서 의뢰인들이 클라이언트와 직접 연결되기 참 어려운 환경이다.

당연히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에이전시 없이 할리우드에서 일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에이전시에 소속되는 것이 할리우드 입성의 필수적인 첫 단계가 된다.

환경이 그렇다 보니 사기꾼도 그만큼 많다.


“수잔과 CHAN이 업무제휴를 맺었대?”

“그것까진 잘 몰라요. 만약 할리우드에서 계약하게 된다면 수잔 아줌마가 소속된 에이전시와 정식으로 계약하래요. 그래야 영화 계약조건이나 홍보에서 좋다고.”


송라원은 유니벌스 스튜디오 프랜차이즈 <미이라Ⅲ> 캐스팅 물망에 올라있다.

비밀리에 오디션을 보기로 되어 있다.

LA에 들어온 이유다.


“조금만 있어봐. 수잔이 속한 ETA도 좋지만, 빅3 중 한 군데서도 무조건 연락이 올 거야.”

“넵!”


<미이라Ⅲ>는 류지호와도 인연이 있는 바비 코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중국 배경의 <미이라Ⅲ>에는 미첼 요를 비롯해 많은 홍콩배우들이 오디션을 거쳐 갔다.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배우들도 많이 오디션을 봤다.

류지호 소유 영화사에서 제작·배급한다면 은근슬쩍 힘을 써줄 수 있지만, 경쟁사 작품이라 도울 수가 없다.

경쟁 스튜디오 작품 캐스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뒷말이 나올 수도 있어서 오디션이 끝나기 전까지는 프로듀서와 감독에게 개인적인 연락을 삼가기로 했다.


“오디션 준비 잘 하고.”

“네. 저녁에 댁에서 뵈어요.”

“어디 가냐?”

“새언니랑 쇼핑하기로 했어요.”

“재밌게 놀다 저녁에 함께 식사하자. 한국에서 같이 온 매니저도 오라고 해.”

“넵! 수고하세요, 감독님~”


송라원이 집무실을 떠났다.

평범했던 하루도 슬슬 마무리되고 있다.

그런데 책상에 쌓여만 가는 서류들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

오늘 하루가 평범했었는지는 류지호 본인이 판단하기 나름이지만.

과거보다 봐야 할 것이 줄긴 했다.


사라락!


류지호는 한 동안 서류를 보는 것에 집중했다.

프로듀서 미스터 할리우드 닉네임을 빌려준(?) 영화는 현재까지 세 편이다.

<맘마미아>, <스타트렉 리부트>, <스텝 업>.

그 중 LOG 계열 제작사와 합작한 <스텝 업>은 작년 8월 개봉해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1.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제작비는 겨우 1,500만 달러였다.

영화의 흥행 대성공으로 LOG와 후속편 논의에 들어갔다.

1편과 비슷한 수준의 제작비로 가을에 촬영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개봉하기로 합의했다.

참고로 <스텝 업> 프랜차이즈는 모두 5편이 만들어져 박스오피스 8억 달러 이상을 거두게 된다.

제작비는 5편 합해 1.7억 달러에 불과하다.

류지호가 <스텝 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동생 류순호와 MJJ Music 소속 아티스트들의 커리어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뿐.

이미 <스텝 업> 첫 번째 영화 OST에 동생 류순호와 MJJ Music 소속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또 다시 참여할 수도 있다.

유니벌스뮤직그룹 산하 레이블의 아티스트들도 다수 참여할 예정이다.

세 번째 영화가 패러마운틴과 계약한 <스타트렉>의 리부트 영화다.

지난 5년 동안 복잡한 문제가 많았다.

류지호는 <미션임파서블Ⅲ>로 성공적으로 할리우드 감독 데뷔한 제프 에이브럼스를 불러들였다.

스티븐 아들러의 강력한 추천도 있었다.

<스타트렉 : 더 비기닝>을 JHO Pictures와 Big Robot이 공동으로 제작하고, 투자·배급은 패러마운틴이 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했다.

저작권은 패러마운틴에 귀속되고, JHO와 Big Robot은 흥행수익 분배만 받기로 했다.

프로듀서로서 류지호는 12% 흥행수익 분배 계약을 따로 맺었다.

감독인 제프 에이브럼스는 4%를 받기로 했다.

최초 예산 1.2억 달러에서 3,000만 달러가 추가됐다.

류지호가 해결해 주기로 했다.


“영화를 발로 찍든 손으로 찍든 입으로 찍든 제프 맘대로 해. 대신 무조건 예산을 지켜 줘.”


류지호는 패러마운틴의 제작담당 임원들의 간섭을 배제했다.

간섭하면 프로듀서를 관두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는 한편 제프 에이브럼스에게는 1.5억 달러 내에서 영화를 만들어 가져오라고 신신당부했다.


“예산이 초과되는 바로 그 즉시 내가 직접 촬영장을 방문할 거야.”


류지호의 협박에도 제프 에이브럼스는 꿈쩍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삼촌이라고 부르며 친분을 과시한 스티븐 아들러가 뒷배다.

어지간히 형편없이 굴지만 않으면 중간에 잘릴 일은 없다.

설령 미스터 할리우드라고 할지라도.


“그린라이트는 네가 켜는 거야?”

“패러마운틴 회장이 동의했어.”

“올 해 안에 크랭크인 해야겠지?”

“후반작업 고려해서 내년 상반기에는 촬영을 끝내줘.”

“크루는 내 맘대로?”

“JHO Pictures에서 라인 프로듀서와 회계담당자만 파견할 거야. 남은 건 Big Robot 프로덕션에서 알아서 하도록 해.”

“좋아! 역시 Jay가 오니까 문제가 술술 풀리네.”

“술술 풀리긴.... 결국 돈 문제였잖아.”

“언제나 돈이 문제지.”


류지호가 조정하는 분쟁 중에 대부분이 예산문제다.

그 다음이 저작권 문제고.

<스타트렉> 리부트의 경우, 본래 LOG Company의 입김이 닿는 Caravan 엔터테인먼트, 패러마운틴 픽처스, 모회사 V&Acom, 저작권을 보유한 CBS 등 온갖 곳들의 등쌀에 시달려야 했던 프로젝트다.

2002년 <스타트렉 : 네메시스>가 박스오피스 폭탄을 터트렸다.

그 바람에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패러마운틴은 장기 프랜차이즈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렉>을 미스터 할리우드라는 미라클 가이가 심폐소생술을 펼쳐주길 기대했다.

회장이 직접 나서 류지호에게 부탁할 정도로 간곡했다.

지금까지 소위 ‘미스터 할리우드표’ 영화는 관객을 실망시킨 사례가 거의 없다.

류지호의 이름이 포스터에 박히면 근거 없는 신뢰감으로 투자배급사가 안도하게 된다고 할까.

어쨌든 류지호는 외부 스튜디오와 협력 사안을 마무리했다.

그 밖에 JHO Company 계열 영화들에는 참견하지 않았다.

이미 5년치 영화선택 권리를 모두 사용하기도 했고.

주로 엉터리 같은, 비극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프로젝트에만 조금 참견했다.

가차 없이 개발지옥에 빠트렸다.

다만 MSM Entertainment에는 여지를 뒀다.

<007> 프랜차이즈와 <나의 뱀파이어의 연인> 시리즈로 몇 년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블TV 부분에서는 <워킹 데드>와 <왕좌의 게임>을 프라임 타임 프로그램으로 밀면 될 것 같았다.

MSM Studios를 인수할 당시 부채가 무려 25억 달러였다.

매년 2억 달러 상당의 이자를 갚고 있었다.

더해 140여명의 MSM채권단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강력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오너인 류지호는 단호히 거부했다.

일단 유상증자와 지급보증, 계열사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부채를 12억 달러까지 낮췄다.

회사규모를 과거 오라이언 픽처스 전성기 시절 사이즈 정도로 줄였다.

외형적으로는 과거의 위용을 완전히 잃은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필름 라이브러리 4,000여 편, 1만 여 편의 TV시리즈를 보면 나름 미니 메이저 스튜디오를 유지하고 있다.

JHO Company Group 산하에 무수히 많은 자회사와 계열사들이 있지만, 류지호에게 특히나 아픈 손가락이 MSM Studios다.

<007> 시리즈라는 희대의 프랜차이즈가 있지만, 최근 20년 간 변변한 초대박영화가 없었다.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고전명작들을 수천 편 보유하고 있음에도 IP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 세상에서 MSM Entertainment가 보유하고 있는 <The Magnificent Seven>, <Midnight Cowboy>, <Raging Bull>, <Annie Hall> 같은 영화들을 MSM Studios 시사실에서 원본 필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인물은 류지호가 유일하다.

AFI에서 보관중인 필름은 오리지널을 카피한 듀프네가 필름이다.

그런 플렉스를 하기 위해 MSM을 인수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류지호로서는 성공한 영화 덕후라는 뿌듯한 감정이 차오를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M-pix에서 다저스 게임만 중계할 수 있다면 나의 플렉스는 완성되는 것인데....”


MSM Entertainment만 정상화 되면 류지호는 영화사업에 대한 염려를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때마침 다음 시즌부터 LA 다저스가 자체 방송국을 통해 중계방송을 하기로 했다.

JHO/DirecTV는 미식축구(NFL) 중계, 트라이-스텔라TV는 UFC 중계, 경쟁 프리미엄 채널 TBO는 프로복싱 중계가 킬러 콘텐츠다.

무비타임 역시 프로복싱 중계 시청률이 나름 쏠쏠하다.

미국의 케이블 채널은 인기 프로스포츠 중계가 시청자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다.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 4대 프로리그는 지상파와 ESPN 등 거대 케이블 방송사들이 장기계약을 하고 있어 중계권을 따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역 방송, 자체 방송 같은 틈새시장은 충분히 노려볼 만 했다.


“히스패닉 계열 인구도 늘어나고 있고... 메이저리그사커(MLS) 중계를 따내야 하려나?”


류지호는 저녁식사를 하러 떠나기 전까지 집무실에 앉아 MSM의 미래를 고민했다.

업무에 치여 살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것도 평범한 하루들이고.

다시 워커홀릭으로 돌아온 일상도 류지호에게는 평범한 하루들이다.

그 평범한 하루들이 쌓여서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작가의말

완결봤던 것을 손봐서 재연재 하는 것이긴 하지만, 2년 가까이 하루하루 연재가 쌓여 초장편이 되었습니다. 길고 지루한 이야기를 매일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PS. 도뮤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성실연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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