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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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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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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워싱턴DC의 메사추세츠가(街).

이 지역에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정책연구소)들이 몰려 있다.

현재 워싱턴DC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한반도 관련 연구는 일본, 중국 관련 연구에 비해 소외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한반도 관련 연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2005년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코리아 체어’가 처음 개설되었다.

미국의 메이저 싱크탱크에 한국연구석좌(Korea Policy Chair)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코리아 체어'로 불리는 한국연구석좌는 한국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를 돕는 연구 활동과 전문가·대중을 대상으로 워크숍 등을 수행하는 한국문제 전문가를 말한다.

CSIS ‘코리아 체어‘를 개설하기 위해 류지호가 직접 나선 바 있다.

JHO Foundation과 가온재단을 앞세워 한국의 국제교류재단, 전경련, 무역협회, 대한상의, 가온그룹 등의 후원을 끌어냈다.

이어서 미국외교협회(CFR)와 우드로윌슨센터에 한국 연구프로그램이 각각 만들어졌다.

또한 류지호 부부가 워싱턴DC 방문에 맞춰 브루킹스 연구소에 새롭게 '코리아 체어'가 만들어졌다.

미국의 싱크탱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싱크탱크’를 논하는 이라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곳이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이다.

이 시기 브루킹스연구소에는 5개의 연구 프로그램(research program)과 12개의 정책센터(policy center)가 운영되고 있다.

각 연구프로그램과 정책센터에 소속된 연구원들은 모두 224명이며,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의 실력 있는 연구자들을 비지팅 펠로우 등의 자격으로 함께 모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절반이 넘는 약 142명 정도는 국가안보평의회(the National Security Council)나 백악관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이들이다.

앞으로 백악관 입성이 유력한 이들도 수두룩하다.

그런 세계적인 싱크탱크에 JHO 및 가온재단, 다울USA 파운데이션, 한국국제교류재단, 오성, 경일, 선경그룹 등이 총액 5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한국석좌연구직을 개설했다.

외교정책연구 분야 한해 지출이 1,100만 달러, 경제연구에 760만 달러, 대도시연구 590만 달러인 것과 비교해 일개 석좌연구직에 500만 달러는 꽤나 큰 금액이다.

참고로 미국 서부에는 이미 미국 6위권 정책연구소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에 류지호의 지원을 통해 한국석좌직이 개설되어 있고, UC계열 대학 서너 곳의 싱크탱크에 한국전담 석좌직이 개설되어 있다.

한국정부와 재벌 대기업들이 외환위기 시기를 겪으며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을 때, 류지호는 미국에서 공공외교를 활발하게 진행했다.

한국 언론에서 그 같은 내용들이 다 전해졌다.

일반 대중들은 류지호가 하고 있는 일들이 공공외교 분야에서 얼마나 대단하고 중요한 일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류지호 부부가 메사추세츠 브루킹스 연구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담한 크기의 홀에 한반도 관련 연구를 하는 한미전문가 대다수가 모였다.


“DC를 방문한 것을 환영하네. Jay."

“모두 오랜만입니다.”


100년 전통 브루킹스연구소가 처음으로 만든 ‘코리아 체어’다.

첫 임명자인 제시 영 문(Jessica Y Moon) 웨즐리대학 정치학과 교수의 첫 번째 강연을 축하하기 위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코리아체어, 외교협회(CFR) 한·미정책프로그램 국장 등이 참석했다.

그 외에도 류지호가 직간접적으로 후원하는 다양한 싱크탱크 한국 관련 연구원과 친한파 상하원 정치인들, 주미 한국대사, 총영사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다울재단의 미국법인에서는 한국의 특파원들 수십 명을 초청해 이날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런 자리에서 류지호의 인터뷰가 빠질 수 없었다.


- 워싱턴DC를 방문할 때마다 브루킹스연구소 친구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이 연구소에 ‘재팬 체어’ ‘차이나 체어’는 있는데, ‘코리아 체어’만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이제라도 개설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모두가 ‘코리아 체어‘를 성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부도 잊지 않았다.


- 워싱턴DC에서 한국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과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 시기까지도 워싱턴DC 싱크탱크에 대한 한국의 교류와 지원은 걸음마 단계다.

류지호와 오성, 경일그룹 등 일부 대기업들의 개별적인 접촉 외에는 미국 조야에서 로비와 교류라고 할 것도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외경제연구원이 지원하는 한미경제연구소와 존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북한38 정도를 제외하고는 공공외교 황무지나 마찬가지다.

한국에는 숭미, 친미주의자가 넘치는데, 정작 미국 본토에서는 공공외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류지호는 UCLA 재학시절부터 민간차원에서의 공공외교 지원을 고민했다.

JHO Foundation과 가온 컴퍼니 자선재단을 통해 미국의 싱크탱크에 지원을 꾸준히 했다.

기어코 한국 관련 연구 프로그램을 개설해 냈다.

맨스필드재단이 진행하는 차세대 한반도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에 300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한미 학자-정책입안자 넥서스 프로그램에 미 유수대학 조교수 및 싱크탱크 연구원 십여 명을 선발해 2년 동안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한반도 전문가로 키우기 위한 집중 트레이닝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습니다. 그런 면에서 맨스필드재단이 진행하게 될 프로그램에 기대가 많습니다.”


류지호의 말을 맨스필드재단 대표가 받았다.


“한반도와 한·미 관계에 관심 있는 젊은 학자들을 정책 입안자들과 연결시켜 다양한 정책 제안을 통해 정부의 효율성에 기여하는 것이 넥서스 프로그램의 목표입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더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확대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이 끼어들었다.


“그동안 한반도 연구가 제한적이고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미 관계 등을 다각도로 연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거물들의 대화 사이에서 조용히 끼어들 틈을 보고 있던 한국국제교류재단 워싱턴DC 사무소장이 얼른 말을 받았다.


“KF가 최근 워싱턴DC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싱크탱크와의 라운드테이블 토론회에 싱크탱크 13곳의 전문가 16명이 참석, 성황을 이룬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KF 워싱턴사무소는 또 다른 ‘코리아 체어‘ 신설 또는 한국 관련 개별 프로그램 지원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함께 미국 내 싱크탱크들의 한국 관련 프로그램을 지원해 온 곳은 주로 한국무역협회였다.

전경련과 대한상의 역시 몇몇 한국 관련 프로그램에 지원하긴 했다.

그런 프로그램에는 한국의 거물급 정치인이 꼭 끼어 있다.

진정한 정책연구와 워싱턴DC에서의 한국 영향력 확대보다 한국의 거물 정치인이나 관료의 스펙 쌓기를 도와주는, 심하게 표현하면 뒷바라지를 해주는 느낌이 강했다.

때문에 류지호는 실효성 없는 지원은 배제했다.

한국의 기성 정치인들은 철저히 배제하고, 떼가 덜 묻고 똘똘한 차세대 정치지망생들을 발굴해 국제사회 네트워크를 맺어주고 있다.

천하의 류지호라도 한국의 정치판 못 바꾼다.

그렇다면 사람을 바꿀 수밖에.

지금 당장 보다는 10~20년 후 여의도 정치가 세련되고 품격을 갖추길 기대했다.

따라서 한창 때인 20대~30대 젊은 연구원과 정치지망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짝짝짝!


브루킹스연구소가 처음으로 만든 ‘코리아 체어’로 임명된 제시 영 문 정치학과 교수의 첫 번째 강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브루킹스 초대 ‘코리아 체어’에 임명된 제시 영 문 교수는 사회학 전공으로 탈북자 문제, 여성, 문화 분야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다.

진보적 학문성향을 보여 온 문 교수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외교·안보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CSIS의 ‘코리아 체어‘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경우 한국 관련 정책 활동의 외연이 넓어질 것으로 류지호는 기대했다.


‘문제는 AEI 공략인데....’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for Public Policy Research, AEI)는 미국의 싱크탱크 중에서도 가장 강성한 보수 성향을 띠고 있다.

2010년대에는 네오콘의 성채로 취급되기도 한다.

공화당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미국기업연구소의 문을 두드릴 필요가 있다.

AEI는 별도의 아시아 연구부서가 없다.

당장은 개설될 가능성이 없다.

그럼에도 대북 보고서가 워싱턴의 다른 어느 연구소보다 많다.

AEI 연구소는 산하에 국방연구센터(CDS)라는 연구부를 두고 여기서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처럼 핵심 외교군사 현안을 다루고 있다.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AEI 연구소에는 강성 보수주의자들이 득실댔다.

류지호에게도 익숙한 롭 볼튼이 바로 이곳 연구원이다.


- 전 세계는 북한의 몰락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 미국의 지원이 북한의 핵계획을 먹여 살린다.

- 불량국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구상.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수신문을 통해 자주 게재했다.

진보적 싱크탱크는 ‘선비질’이고 보수적 싱크탱크는 지나치게 과격하다.

한반도의 운명을 남의 손에 맡긴다는 자조감이 들지만.

어쩌랴 그것이 현실인 것을.


✻ ✻ ✻


류지호 부부는 강연 참석자들과 뒤풀이 파티를 즐겼다.

이번 행사에 정의국 서울시장을 은근슬쩍 끼워 넣었다.

보수당 차기 대권후보자로서 미국에 눈도장을 찍어주기 위해서다.

비록 이 당시 워싱턴DC 한국 관련 세미나들이 주로 한국계만의 잔치라고 하더라도.

본래는 그랬어야 했는데.

류지호 부부가 참석함으로써 이번 강연이 미국 주류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그에 따라서 정의국도 매스컴에 많이 노출됐다.


“일본과 중국의 석좌는 역사도 오래됐고 전문가들을 많이 배출해 정·관계에서 맹활약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한반도 전문가들에 대한 지원은 미미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많이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두 분 워싱턴 파견 소장님들은 제발 한국 정부 당국에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를 보내지 않길 바랍니다. 한심한 수준의 한국의 공공외교가 정확하게 한국에 전해져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파견 나와 있는 몇몇 정부 단체 수뇌부들에게 류지호가 당부했다.

무역협회 워싱턴DC 사무소장이 앓는 소리를 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있는 그대로를 한국에 전하게 되면 대기업들의 후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공공외교라는 것이 당장 성과를 거두는 분야가 아니라서...”


말이 좋아 공공외교다.

뭐든지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돈과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저희 KF가 1년 간 싱크탱크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100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소사어티에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30만 달러를 제외하면 워싱턴 싱크탱크에 쓸 수 있는 돈은 70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일본은 정부 및 공식재단 외에도 사사키 재단, 일본 주요 대기업들이 오래전부터 엄청난 규모의 돈을 미국 정가에 투자해왔습니다. 비록 위안부결의안의 로비전에서 한국이 승리했다곤 하지만, 대기업들의 꾸준한 재정적인 뒷받침이 절실합니다.“


한국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류지호와 JHO와 가온 재단이 승리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마코토 미 하원의원을 포함한 미국인들, 한국계와 중국계 미국 교민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가 한마음 한뜻으로 애쓴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교류재단(KF)이나 한국 측 싱크탱크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에서 워싱턴 사무소 직원은 늘려준답니까?”

“애석하게도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류지호가 가볍게 혀를 찼다.


쯧...


주미 대사와 총영사는 어느 틈엔가 자리를 떴다.

젊은 억만장자에게 면박을 당하기 싫으니 자리를 뜨는 수밖에.

워싱턴 파견 한국 관련 단체 소장들은 자신들 잘못도 아닌데 괜히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KF 워싱턴 사무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기에 그래요?”

“본부 파견 직원 1명과 현지 채용직원 1명, 총 2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에서 그렇단 말입니까?”

“본래가 그랬습니다.”

“일본은요?”

“재팬 파운데이션 산하 대미 공공외교 전담 조직 글로벌 파트너십 센터(CGP)의 뉴욕지부에는 18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류지호가 보고받기로는 A급 전범 출신이 설립한 사사키재단 미국 지부에는 13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물론 00경제연구소 타이틀을 단 한국계 싱크탱크가 다수 미국에 존재하긴 한다.

친목질 하는 모임일 뿐이다.

심하게 표현하면 국민 혈세만 빨아먹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집단이다.

정치 거물입네, 전직 고위관료네.

그들의 수발을 드는 외교부 직원들을 생각하면 새는 혈세만큼이나 외교인력 낭비가 수십 년째 진행되고 있다.


“재팬 파운데이션은 미국 사회과학 분야에 관한 공공외교 활동에 연간 800만 달러를 쓰고, 사사키 평화재단(SFP)....”

“평화는 뺍시다. 듣기 거북합니다.”

“아, 예. 사사키재단은 미국 지부의 연간 예산이 31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일본의 기업차원에서 미국 싱크탱크가 주최하는 세미나에 후하게 지원한다.

모두 국익 차원에서 행해지는 일들이다.

반면에 한국의 민간 싱크탱크는 가온그룹의 경제연구소 및 경일자동차그룹의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 포럼 등이 독립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정도다.

두 그룹은 분명한 좌표 설정과 튼튼한 재정적 기반을 바탕으로 위싱턴DC 외교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

일본에 비해 수십 년이 뒤쳐진 한국의 대미 공공외교다.

짧은 시간에 탄탄한 미국통으로 자리 잡은 류지호가 나름 막강한 자금력과 인맥을 동원해 한국의 공공외교를 돕고 있다.

한국의 일부 보수정치인들은 친좌파 기업인이라고 낙인찍고 있었지만.


“인원 보강을 할 수 없다니 안타깝습니다. 당장은 가온이나 다울USA 파운데이션과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합시다.”

“감사합니다. 의장님.”


류지호에 비해 최소 스무 살이나 많은 소장 두 사람이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두 단체의 LA 사무소 개설 계획은 없답니까?”

“다음 국회 회기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계속해서 미국 내 프로그램에 교류재단도 넣어줄 테니까 의기소침하거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좌절하지 마세요.”

“송구합니다. 의장님.”


류지호는 한국에서 파견 오는 외교공무원들을 유심히 살피는 편이다.

평소 가지고 있던 편견과 달리 유능한 청년들이 많았다.

그런 이들이 한국적 공무원 문화에 동화되면서 평범한 월급쟁이로 묻혀버리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따라서 개중에 눈에 띠는 이들을 스카우트해서 JHO나 가온으로 보내고 있다.

암튼 미국의 남부와 중부 내륙 지방은 대체로 외국에 대한 관심이나 교류가 많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류지호가 전개하는 전통문화재단과 다울재단의 대(對)미국 교류 사업은 뉴욕과 워싱턴을 중심으로 한 동부 해안 지역과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가 있는 서부 해안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교류가 활발한 서부 지역 내 학술 문화 예술 기구 및 전문가들과 재단 간의 소통이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활성화되어 있다.

뉴욕 지부는 캐나다와 미네소타, 아이오와, 아칸서스, 루이지애나주, 즉 경도 96도를 경계로 동쪽 지역을 관할하고, LA사무소는 그 서쪽 지역과 중남미 국가들을 관할했다.

단순 싱크탱크 지원이나 자선사업을 넘어 10여년 후 한류까지 내다보고 있다.

한류가 북미에 상륙했을 때 거점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 중에 학벌 좋고, 미국 사회에 뿌리를 잘 내린 사람도 많다.

그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엮어낼 만한 역량 있는 사람 혹은 단체가 그 동안은 없었을 뿐.

구심점이 생기자 한인 인재들의 단결력이 꽤나 좋아졌다.

수백 개의 미국 내 한인단체와 각종 싱크탱크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다울USA 파운데이션이 중심을 잘 잡아나가고 있다.

어느 틈에 다가왔는지, 정의국 서울시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워싱턴DC에서의 로비 역량과 싱크탱크 후원은 한국에게 매우 중요하지요.”


국제교류재단 소장이 말을 보탰다.


“물론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다 그렇지만, 한국은 더욱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독도는 일본의 땅 아닌가’ ‘한국정부가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 ‘한국이 중국이나 러시아 편으로 넘어갔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이 형성될 수 있고, 실제 일본과 중국의 후원을 받는 미국 전문가들이 그런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일본 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외교적 논리를 설파하는 과정에서 왜곡된 정보와 사실이 미국 내 전문가들에게 전파되고 있다.


“말로는 굳건한 한미 동맹 같은 소리 누가 못하겠습니까? 국내에 앉아서 정신 승리해봐야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것을....”


정의국 서울시장은 스스로를 미국통이라고 규정하곤 했다.

특히 JHO Security(류지호)가 암암리에 후원함으로써 네트워크가 제법 탄탄한 편이다.


“안타깝지만,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낮은 순위의 외교적 가치를 가진 국가입니다. 우린 그걸 인정해야 제대로 대미외교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류지호가 입을 열었다.


“다음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중동 정세를 수습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어요. 대선 레이스에 접어든 현재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 대선 후보들의 유세 연설을 보면 알 수 있죠.”


한국에서 목소리에 힘 좀 주는 인사들, 워싱턴DC에 와봐야 별 볼일도 없다.

한국의 대선 주자급이 아닌 이상 큰 대접도 못 받는다.

행정부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관여하는 '정책서클'에 미국의 싱크탱크들도 들어간다.

싱크탱크를 공략하는 것은 백악관의 의사결정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류지호는 미국대사관과 CIA가 특정 후보를 한국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움직이지 않길 바랐다.

때문에 류지호가 기억하기로 명백하게 실패했던 대통령들이 권력을 잡지 못하도록 조디 워커 행정부에 조언할 수 있는 이들에게 수년 간 로비를 벌였다.

그런 과정에서 민주와 공화 양당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똑같은 말이 나왔다.

그것도 유력 대선주자들에게서.


“언제까지 그린카드에 머물러 있을 생각입니까?”

“이제 미국 시민이 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올 해 안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구체적으로 말을 전한 선거캠프도 있다.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인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은 바룩 오밤 선거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금융그룹의 매튜 그레이엄 회장은 매케인 캠프를 지원하고 있다.

JHO Company Group 내에서도 저마다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가 제각각이다.

표현의 자유만큼 정치적 성향도 충분히 존중받야 하니까.

미국의 대선 주자들이 한국 출신의 억만장자의 국적변경에 민감한 이유는 별 것 아니다.

일단 류지호는 ‘아메리칸 드림’의 표상이다.

최근 각종 조사에서 윈프리 여사를 앞지른 것으로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전쟁영웅들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때마다 전쟁영웅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미국인 입장에서) 모범적인 가치관을 가진 청년이다.

그 자체가 영웅이기도 했다.

LA 폭동 전후로 한 일들, 9/11 테러 이후 행한 기부와 그 밖의 수많은 선행들.

어떤 할리우드 스타의 지지선언 못지않게 류지호의 지지는 유권자들에게 영향이 컸다.

특히 유색인종 이민자들에게.

그리고 류지호가 미국시민이 되면 얻을 수 있는 이득으로는.


“내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게 되면 얼마까지 개인 후원금을 낼 수 있어요?”


제니퍼 허드슨 비서실장이 대답했다.


“개인의 경우 특정 정치인에게 2,700달러(약 29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주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요.”


정치후원금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지 않네요.”

“보스는 그 보다 훨씬 많은 돈을 대선 레이스에서 베팅하실 수 있죠.”


민주·공화 양당 대선캠프에서 겨우 류지호에게 300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바랄까.

최소 수천 만 달러에서 억 단위 달러를 기대하는 것이다.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선거 때마다 특정 후보나 정당을 향해 베팅한다.

부자들도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미국의 문화에다 어느 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자신들 부(富)의 크기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월에 바룩 오밤이 민주당 경선 참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자마자, 후원금이 쏟아졌다.

각계에서 지지선언이 잇따랐다.

같은 민주당 힐러리나 공화당 매케인은 바룩 오밤이 모집한 후원금 규모와 차원이 다르게 많이 모인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류지호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 지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가 한 번도 없다.

만약 류지호가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인해 투표권이 생기고,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게 되고, 후원금까지 합법적으로 사용 할 수 있게 된다면.

미국 정계로서는 환영할 만한 대사건이다.

류지호는 할리우드의 일반적인 영화인들과 마찬가지로 ‘리버럴‘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공화당이 나쁘게 보지 않는다.

보수적인 성향의 참전용사회나 그 가족들에게 인기가 많다.

10년 넘게 그들을 위해 꾸준한 기부와 보살핌을 제공해주고 있었으니까.

공화당을 지지하는 그레이엄 가문의 사위이기도 하고.

처가인 파커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가문이지만.

정작 중한 것은 류지호의 재력이다.

미국의 모든 선거는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난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천문학적 정치 자금이 투입된다.

개인이나 법인이 후보에게 후원할 수 있는 금액은 법률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간접적 선거 후원은 무제한이다.

이른바 ‘소프트 머니’라고 불리는 간접 선거후원금이다.

미국 역시 후보자에게 직접 돈을 줄 수 없다.

대신해서 자신이 만든 정치후원단체를 통해 TV광고를 내주는 식의 선거운동은 무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룩 오밤을 화이트하우스로’라는 비영리 단체가 지지 캠페인을 TV광고로 만들어 전국 방송에서 틀었다고 치면, 바룩 오밤 후보의 얼굴도 나오고 공약도 나오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임에도 바룩 오밤 선거 캠프에 후원단체가 돈을 준 것이 아니기에 불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비영리 단체가 특정 후보에 관한 출판물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거나, 신문광고를 실어도 불법 정치후원금이 아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눈 가리고 아웅인 것 같다.

미국에선 그런 식으로 후원자들이 돈을 내 '간접적'으로 선거운동을 도와줄 수 있다.

합법적으로.

통상 미국의 최고 부자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쏟아 붓는 금액은 개인 평균 5,000만 달러 내외다.

정확한 액수가 밝혀지진 않지만 보통 미국의 대선 후보들은 비공식적으로 40억 달러 이상을 선거에서 사용한다.

류지호는 어떤 거물급 인사 못지않게 간접적으로 선거자금을 후원할 수 있다.

게다가 글로벌 복합미디어그룹의 오너다.

선거 캠페인을 내보낼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미국 대선캠프에서는 류지호를 지지자 혹은 후원자로 만드는 것이 어지간한 후원자 수십 명을 잡는 것보다 유익한 것이다.


“좀 더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해요. 고민하는 이유는 적당히 비서실 차원에서 둘러대고.”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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