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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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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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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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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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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일본 침공.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앵커)할리우드와 충무로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영화감독 류지호가 새 영화 홍보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열성팬과 언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일본열도가 또 한 번 들썩이고 있습니다. 김석우 도쿄 특파원입니다.]

[(특파원) 오늘 낮 나리타 공항의 풍경입니다. 영화감독 류지호씨 부부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고 있던 팬들이 환호합니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입국 일정을 비밀에 부쳐졌고 전용기를 타고 왔지만, 발 빠른 팬 500여 명은 사전에 정보를 파악하고 새벽부터 기다렸습니다. 지난 베를린영화제 수상 후 일본 방문 당시에는 공항이 완전히 마비됐고, 각 방송사들은 도착 모습을 생중계했습니다. 류지호씨는 9월 초 일본에서 개봉하는 새 영화 <군계> 홍보를 위해 일본을 찾았습니다. 각 언론사들은 앞 다투어 류지호 특집을 준비하는 등 일본 언론의 관심도 대단합니다. 새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일본 열도에는 또다시 미스터 할리우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C 김석우였습니다.]


KBC가 유독 류지호의 영화 <군계> 일본개봉과 관련해 많은 보도를 내보냈다.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를 띠우기 위한 밑작업처럼 보일 정도다.

류지호 부부의 일본 입국이 깜짝쇼인 것으로 잘 못 알려졌다.

<군계> 제작위원회와 JHO 의장비서실 간 사전교감이 충분히 이루어졌다.

의장비서실에서 작정하고 정보를 차단했다면 나리타공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질 리가 없다.

다만 1,000여 명이 운집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하긴 했다.

문제는 류지호 부부를 환영하는 분위기만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


“꺼져라!”

“네 나라로 돌아가라!”

“일본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


<군계>의 일본 개봉을 앞두고 일본이 몹시 시끄러웠다.

하마터면 류지호 부부가 일본 입국을 하지 못할 뻔했다.

일본회의의 로비를 받는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대대적인 선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와 ‘일본을 지키는 모임’ 두 우익단체가 통합해서 ‘일본회의’라는 거대 우익단체가 출범했다.

회원수가 2만 명에 육박하는 일본 최대 규모의 극우단체인데, 차기 총리로 유력시 되는 아키 신토가 가입되어 있는 단체다.

그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류지호의 입국을 불허해야 한다고 난리를 쳐댔다.

알려지지 않은 웃긴 사실도 있었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독재자와 함께 동북아시아 최악의 빌런으로 자리 잡게 되는 아키 신토가 <군계>로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츠마부키 료타에게 축하를 전한 점이다.

류지호의 입국을 불허해야 한다고 난리를 치면서도 자국 배우에게는 축하 연락을 한 것이다.

이전 삶에서는 <어떤 가족>이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지만, 감독에게 보복성으로 어떤 축하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던 아키 신토였다.

이번에 츠마부키 료타에게 축하를 보낸 것은 아직 최고 권력이 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가 있었다.

사실 아키 신토는 유명한 영화광이다.

매년 수십 편의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 국가원수나 정부수반 레벨의 정치인 중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총리가 되어 외교 일정으로 외국에 나가면 외국 영화관에 찾아가서 그 나라 영화를 보고 올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는 인물이다.

아키 신토는 일본계 외국인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해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을 정도다.

그랬던 사람이 고레이다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에는 철저한 무시로 일관했다.

한심한 노릇이지만, 한편으로 이해는 갔다.

고레이다 감독은 아키 신토 정권과 우익세력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인이었으니까.

어쨌든 일본의 군국주의 회귀를 염원하는 대표적인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인 아키 신토가 그 같은 행동을 비판하는 영화에 출연한 배우에게 축하를 전했다는 것이 류지호로서는 우습기 짝이 없었다.


‘간사하네.’


만약 아키 신토가 집권 중이었다면, 보복을 감행했거나 최소한 불이익을 줬을 터.

아직은 차기 총리 후보일 뿐이기에 몸조심을 하는 모양이다.

일본 국민들에게 점수 딸 수 있는 짓을 열심히 할 필요가 있으니까.

류지호는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도 호감도가 높은 인물이다.

어쨌든 베를린영화제 수상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일본이 시끄러웠다.

일본 사회의 그늘에 대해 카메라를 들이댄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찬사와 함께.


“일본의 망신이다!”

“일본의 수치!”


이런 극우파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정치권과 행정부에 입김을 넣을 수 있는 일부 극우단체들이 영화 개봉을 저지하기 위해 기자회견도 갖고 혐한 시위도 벌이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 <군계>가 불편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군국주의자를 암시하는 것도 싫지만, 나루시마 료라는 미친놈이 일본우익들이 꿈꾸는 사회를 철저하게 파괴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으로 돌아가자!


일본회의가 추구하는 목표다.

난립하고 있는 우익들의 주장을 하나로 엮은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

왕실의 수호와 숭배, 헌법 개정을 통한 전후 체제의 타파, 애국 교육 추진, 전통적인 가족관의 고집, 자학적인 역사관 부정(역사 왜곡) 등이 핵심이다.


[네 엄마가 집안에만 있으면서 육아에 힘썼으면 네 녀석이 삐뚤어지지 않았을 거야.]


<군계>에서 나오는 대사다.

전형적인 일본회의가 주장하는 가족관이다.


- 대가족을 만들자.

- 여성은 사회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육아에 전념하라.


일본회의 임원이자 교육학자라는 작자가 제창한 부모학의 핵심이다.

전통 육아의 부활이 일본 사회의 거의 모든 문제를 풀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자녀들이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자녀로 이뤄진 대가족 안에서 엄마의 돌봄을 받고 자란다면 공교육 붕괴도, 이지메 문제도 심지어 아이들의 발달 장애까지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딘지 온갖 것들로 억지주장을 펴는 한국의 어떤 학자 껍데기를 쓴 정신이상자들과 겹쳐 보이는 것은 류지호만의 착각일까.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아예 일본의 헌법에도 그 같은 가치관을 담으려 한다는 사실이다.

개인의 존엄성과 부부 평등을 보장한 헌법 24조를 개정하라고 촉구하면서.

즉, 일본이라는 나라를 이루는 기반은 ‘개인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선언인 셈이다.

전형적인 전제주의 주장이다.


- 여성은 세상을 위해 아이 셋은 낳으라.

- 남자도 육아를 해야 한다고 근사하게 말하지만, 결국 아이에게 폐 끼치는 이야기다.


자민당 간사장이라는 자들이 실제 한 말들이다.

이런 자들도 일본에서는 제1당의 간사장을 맡을 수가 있다.

일본의 보수정당 정치인들과 경제단체는 자국의 어두운 부분(특히 빈부격차) 같은 실제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대중매체에서 다루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아사이 계열 언론을 빼고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매체도 거의 없다.


‘마치 전형적인 졸부 나라 같단 말이야. 국민성은 높지만 민주주의 지수가 묘하게 낮아 보이는 나라. 성실하고 예의바르기까지 한데 한편으로는 이기적인 나라....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같으면서도 또 탐욕스럽게 돈을 밝히는 것 같기도 하고....’


류지호는 OECD 주요 선진국 중에서 한국 정치가 가장 한심한 줄 알았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영국의 정치도 속을 들여다보면 추악하기 이를 데 없다.

류지호는 별의 별 정보를 다 얻고 있다.

JHO Security Service는 류지호가 원하는 정보를 가져오지만, 의장비서실로는 텍사스주 테마파크 건설에 참여하는 건설사 노조의 움직임까지 정보가 들어온다.

그 노조가 미국의 어떤 정치인을 후원하는지 알고 싶으면 전화 한 통화면 된다.

그 정치인의 의회 밖에서 행적도 이틀 안에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을 정도다.

그를 통해 알게 된 것은 한국의 정치는 중간은 간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위로가 될 리 없지만.


“달링~ 무슨 생각해?”


레오나의 목소리에 류지호가 상념의 바다에서 빠져나왔다.

류지호는 나리타공항에서 진행된 미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일본 일정을 시작했다.


✻ ✻ ✻


다음 날.

도쿄 Grand Pritzkers Hotel에서 진행된 공식기자회견에 국내외 300여 매체 500여 명 이상의 취재진이 운집했다.

<군계>는 일본에서 먼저 개봉하고 2주 후 한국 등 아시아에서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11월에 가서야 북미와 유럽에서 개봉된다.


찰칵찰칵.


포토타임을 진행하는 도중 <군계> 배우들이 류지호와 어깨동무를 하는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서로 장난을 걸기도 하는 등 자유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일본 연예계 문화와 다른 모습이었다.


“크랭크업한 지 시간이 꽤 지난 터라 <군계>을 잠시 잊고 지냈는데... 오늘 친구들을 만나니 무척 행복한 기분입니다.”


일주일 동안 류지호와 배우들은 각종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드디어 일본에서 이 영화가 개봉되어 기쁘고, 곧 아시아 국가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라 설레기도 합니다. 영화를 통해 문화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주차에는 롯폰기에 위치한 ‘라포레 뮤지엄’에서 팬미팅 행사도 열렸다.

5분 만에 행사 입장권 판매가 완료되었다.

한류스타도 아닌데.

이날 행사에 700여명의 일본 팬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시아에서까지 300명이 모였다.

팬미팅을 무사히 마무리한 류지호가 투덜거렸다.


“내가 한류 사대천왕도 아니고.... 꼭 팬 미팅까지 해야 합니까?”

“할리우드 스타들도 다 이렇게 합니다.”


그렇다는데 도리가 없다.

팬미팅이 일본에서 영화 홍보의 일반적인 방식이라니.

류지호로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한류스타들은 30대 이상 여성팬들이 주요 팬층입니다. 그런데 감독님은 30대 미만 남녀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아시아 젊은이들의 워너비이십니다.”


한류 사대천왕 팬미팅에 운집하는 팬층은 주로 30대 이상 아줌마 팬이다.

그에 반해 류지호의 팬미팅에는 20대 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반적인 한류 팬층과 결이 많이 달랐다.

KPOP이 득세하면 달라지겠지만.

암튼 이번 팬미팅에 할리우드 친구들과 한국의 송라원 같은 배우들이 영상으로 축전을 보내왔다.

행사장에 엄청난 환호성이 터졌다.

춤추고 노래할 수도 없고, 강연을 할 수 없어 지인들을 활용했다.


[일본 촬영 현장에 팬들이 촬영지를 쫒아 다닐 만큼 화제를 뿌리던 영화.]

- 日刊 SPORTS.


[세계적인 인지도를 반영하듯 가까운 한국부터,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은 물론이고, 유럽과 미국 보도진이 몰렸다.]

- 読売新聞 SPORTS.


[류지호 감독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REMO>를 제작한 감독이다. 폭력 수위를 우려하는 질문에 대해 류지호 감독은 안심하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 産経新聞 SPORTS.


한국의 영화 포스터 전략이 어디서 왔을까?

바로 일본이다.

일단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다.

영화 타이틀이 헛갈리게 온갖 카피가 범벅이 되어 있는 것도 똑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은 주인공과 주조연을 함께 강조한다는 것이고, 일본은 주로 원톱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는 것 정도.

한국 포스터에는 츠마부키 료타와 아베 히로시 두 주인공 얼굴을 포스터에 넣는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츠마부키 료타 단독으로 포스터를 장식했다.

제작위원회에 따르면 라이징 스타 츠마부키 료타로 주요 관객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란다.

영화 카피와 함께 베를린영화제 수상을 강조하고, 류지호 이름 대신에 미스터 할리우드라는 닉네임을 유독 강조한 것도 이채로웠다.

류지호와 배우들은 정말 열심히 <군계> 프로모션에 임했다.

출연하고 싶지 않았던 프로그램에도 류지호는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온갖 일본 매체에서 <군계> 기사로 도배가 되었다.

제작위원회에 속해 있는 도쿄다카라, 푸지TV, WaW 재팬이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홍보마케팅에 쏟아 부었다.



❉ ❉ ❉


이봉호 사장은 <군계> 제작위원회가 일본 흥행을 매우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누차 말했다.

막상 류지호가 일본에 와 보니 양상이 다른 것 같았다.

뭔가 돈 냄새라도 물씬 풍겼던 것일까.

마치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밀어주는 것처럼 열성적으로 영화를 홍보했다.

심지어 안면을 싹 바꿔 <군계>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했다.

영화 홍보에 너무 열을 올리다보니 이러다 영화 자체가 훼손될까 우려가 될 정도다.

류지호는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 과대 포장되거나 잘못된 마케팅으로 흥행에 대실패했던 사례를 잊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군계>도 잘 못된 길을 가게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과열된 홍보마케팅을 눌러주기 위해 방송에 출연했을 때마다 몸을 낮췄다.


“뭔가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영화를 기대하셨거나, 할리우드식 장르영화의 전형성을 원하시는 분들은 <군계>가 상영하는 극장을 찾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불편한 이야기와 마주할 수 있는 분만 영화를 관람하실 것을 당부합니다.”


오죽하면 이런 말까지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신문사, 잡지사,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는 앞 다투어 <군계>를 '올해 놓치면 안 될 영화'로 소개했다.

진보적 영화평론가들은 <군계>에 별 다섯 개를 부여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고, 일본의 영화배우 쇼스케는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군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꼭 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혹시 그들을 다 매수했어요?”


하도 분위기가 요상하게 돌아가서 류지호는 물을 수밖에 없었다.


“아닙니다. 분명 <군계>는 일본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아니 외면하고 싶은 영화일지도 모릅니다. 주인공은 화가 나면 길가는 사람이든, 경찰이든 사정없이 뭉개버리죠. 폭력 수위를 떠나 너무나도 잔혹한 장면에 제대로 눈을 뜨고 바라볼 수 없죠.”

“그러니까요. 과장 광고는 도리어 흥행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이 사장이 모를 리 없는데... 왜?”

“<올드보이>가 일본의 영화팬들을 바꿔놓았습니다.”

“.....?”

“일본 영화팬들이 원작과 싱크로율만 따진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만 않습니다. 지금까지 영화사들이 그렇게 영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런 영화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만화 원작이 어떻게 작품성을 가진 영화로 재탄생되는지 보게 된 것이죠. <군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기대가 있습니다. 원작을 실사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더 무엇인가 있지 않을까 하는....”

“해석이 좋네요. 그런데 왠지 내겐 노이즈마케팅처럼 느껴지는데 말이죠.”

“일부러 논란을 부추긴 적 없습니다. 자연 발생적인 논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류지호로서는 일본 관객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척 궁금했다.

하지만 미처 확인할 새도 없이 한국의 홍보를 위해 일본을 떠나야 했다.


- 촬영기술은 틀림없이 한국이 위다.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 류지호는 이 영화에서 다른 일본 감독보다 돈을 더 많이 썼는데?

└ 그렇게 따지고 들자면, 류지호는 제작비로 100억 엔을 써야 할 걸? <REMO> 같은 영화를 보고 싶었다면.

└ 할리우드와 방화를 비교하지 말아줘. 비참해 지니까.


- 정말 머리만 아프다. 뭐냐? 이 영화의 정체는.

└ 심각한 영화였지만, 중간에 유머도 들어있고, 2시간 30분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는걸. 감동이었어.

└ 스포츠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누가 이기고 지는가가 이 영화처럼 의미 없어지는 영화는 못 본 것 같다.

└ 이 말에 동감.

└ 매번 똑같은 영화나 어딘지 어설픈 할리우드 따라 하기 영화가 아니라. 정체성이 있는 영화를 보고 싶었어.

└ 동감한다. 유명한 만화 원작이라 큰 관심과 기대! 아주 괜찮은 시도였다.


- 난 류지호에게 매료되었다. 일본에는 왜 류지호나 박진우 같은 감독이 없는 것이냐?

└ 많은데 너희들이 그들 영화를 안 보는 거야.


- TV에서 소개되는 것을 봤습니다. 평이 너무 좋아서 꼭 보자고 생각했고, 주말이라서 친구랑 둘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만족스러웠습니다.

└ 이런 폭발적인 영화들이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


- 이 현장감은 뭐지? 카메라의 앵글이 너무나도 좋다. 마치 내가 링 위에서 심판을 보는 사람 같았어. 아니면 링 바로 밑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 같기도 했고.

└ 팬으로써 말하자면, 류지호 특기다.

└ 어떤 평론가가 그랬다. 류지호는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 그래도 격투기 장면은 조금 심심하지 않았나?

└ 영화 볼 줄 몰라서 그래. 쓰레기 방화(일본영화)가 배워야 해.

└ 정말 대단한 영화.

└ 재밌게 보긴 했는데... 좀 찝찝해. 아니 아주 많이!!


- 그 붓타가 맞나? 충격적이다아아아!

└ 츠마부키 료타의 재발견. 그는 짐승이었어.

└ 탁월했다. 왜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했는지 알 것 같다.

└ 난 싫어. 다시 돌아와 붓타.

└ 배우들 연기가 정말 탁월하다.

└ 올해 일본영화 중에서 붓타와 히로시의 조합은 최고의 캐스팅이다.

└ 과장되고 떠있지 않는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였어.


- 원작 만화의 생뚱맞은 전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법 했을 텐데. 류지호는 영리했다.

└ 내가 보기에 원작자를 엿 먹인 거야.

└ 어디가????

└ 원작을 따라가는 척하면서 묘하게 비틀고, 메시지까지 담았잖아.

└ 너희들 아직도 <군계> 보냐? 딱 13권까지다. 이 영화만큼만 봐라. 다음부터는 망한 만화다.

└ 이걸 과연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었지.


- 강렬 그 자체. 폭력이 난무해 자극적이었다. <올드보이>를 봤는데, 그것도 좋았지만 이번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은 영화 잘 만든다.

└ 한국이 아니라 그냥 류지호가 영화 잘 찍는 거야.

└ 일본이나 홍콩 감독이 영화 찍었으면 이렇게 못 나온다.

└ <올드보이> 감독이 찍었어도 꽤 괜찮았을 듯.


- 원작을 어떻게 망쳐놓았나 확인하려고 했다. 그런데 뭐냐 이 영화는 도대체!

└ 원작을 살려줘서 고맙다. 나루시마 료가 개과천선했다거나 교훈적인 스토리였다면 극장을 뛰쳐나왔을 듯.

└ 교훈적인 내용 맞습니다.

└ 군국주의는 나쁜 것.

└ 뭐가 나쁜데. 우리 일본은 재무장할 필요가 있어. 이 바보야!

└ 그 딴 거 관심 없으니까 딴 데 가서 놀아. 혐한 찌끄러기!

└ 약자는 패자. 강자가 승자.

└ 명언이다.


- 솔직한 마음에 좀 기대하고 보긴 했다만 보고나서 굉장히 실망 많이 했는데... 격투기장면은 정말 좋았다. 실제 프라이드 격투기를 보고 있는 듯했고 다 좋았는데... 그뿐이었어. 야구영화에서 야구장면은 좋았는데 영화스토리가 별로였다 같은 느낌이랄까? 그럴 거면 뭣 하러 야구 영화 봐 야구보지. 격투기 영화인만큼 스토리에 좀 신경써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 어디 가서 이 영화 봤단 소리 하지마시길...

└ 비평은 비평답게 하지? 재밌게 본 사람 많아.

└ 웃음밖에 안 나온다. 어디서 주워들은 단어 몇 개씩 붙여다가 쓴 것 같아요.. 어디서 이 영화 봤다는 소리 하지마시길.


- <REMO>는 잘 갖추어진 엘리트 영화같았다면, <군계>는 길바닥에서 굴러먹는 요상한 천재가 만든 영화 같다.

└ 가히 격투기나 권투 영화의 이단아라고 할만하다.

└ 너무나도 색다르다.

└ 일본영화에는 없는 강렬함.

└ 맛이 다름.

└ 쓴 맛, 신 맛, 매운 맛... 단 맛은 없다. 어른들이 좋아할 맛만 있다.

└ 영화 엔딩에 카타르시스는 없지만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

└ 그 무엇이 도대체 뭐냐?

└ 머리가 없습니까? 평소에 생각하는 버릇을 들여 보세요.

└ 격투기 영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느낌.

└ 그만 좀 추종하자. 그 정도는 아니다.


- 혐한 찌질이이었던 나였지만, <군계>만은 좋았다. 칭찬한다. 탈혐한의 계기가 될지도...으..음...빠져버렸어. 근데 류지호 영화만 다루는 게시판은 없냐...

└ Yaaho!에 검색해 보면 많이 나와.

└ Jay Ho 팬클럽 사이트 뒤져보면 자료 많다.


- 난 주위사람들을 한류로 끌어들였지만,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한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외롭지 않다.


- 혐한이 왜 이 영화를 봤냐고 한소리 들을 거 같지만, DVD 신작 렌탈 개시일이라는 거 까먹고 있다가 가보니 류지호 영화 찾는 손님들에게 여차저차 섞여서 왠지 모르게 넘어졌다.

└ 불법 DVD를 사는 것은 옳지 않다.

└ 헛소리! <민중의 적 : 엠바고> 정품 샀다.


- (전략) 글이 굉장히 편파적이라는 사람 분명히 나올 텐데 편파적인 거 맞아. 류지호 까고 싶어서 쓴 글. 도무지 이해 안 되고, 나루시마 료가 악역인 듯 하게 연출된 거나 마지막에 나루시마 료가 진 것도 약간 불만. 나루시마 료 까는 사람들도 있는데 류지호 까는 사람은 안보여서 나라도 까주자 싶어서 쓴 거. 이야기가 너무나 빨리 전개되고 몇 가지 요소들이 빠지므로 영화가 너무 비약적으로 보였다.

└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니야. 이 리뷰는 슈퍼맨 영화 보면서 저건 현실에서 있을 수 없다고 따지는 꼴.

└ 리뷰는 어린애들이 쓸 수 없게 만들어야지 뭐 이거 완전 사춘기 반항아가 어쩌다 영화 보고 무조건적인 비판 쓴 거네... 어릴 때랑 컸을 때는 생각이 많이 다르단다.

└ 부끄러우니까 글 지워라 이런 얘기는 친구들이랑 얘기하던지 친구를 잃을 지도 모르지만.

└ 영화를 한 번 더 보셔야 정확하게 이해를 할 듯. 이미 실망했는데 한 번 더 보면 더 집중 못하려나?

└ 너무 현실적으로 찍으면 영화가 아니지.

└ 그냥 막 갈기는 총싸움하는 영화나 봐라....

└ 이 사람은 영화를 재미없게 보는 시각을 가진 듯.

└ 일본 애니의 부작용. 싱크로율. 원작 파괴 혐오.


개봉 첫 주에는 신문, 잡지의 평가를 보고 극장을 찾은 20~30대 남성 관객이 주를 이루었다면, 2주차부터는 입소문을 듣고 찾은 중년 관객들이 늘어났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블로그 등에 소개하면서 삽시간에 영화평이 퍼졌기 때문이다.

<군계>를 본 젊은 관객들은 ‘이 영화 대단하다’라고 열변을 토했다.

반면에 장년들은 얼굴이 벌게져서 극장을 나섰다.

일본에서 VIP 및 언론시사회가 열린 다음 날부터 우익단체 시위가 격해졌다.

우익 정치권 인사들이 <군계> 상영중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들은 WaW 재팬과 류지호를 고소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노이즈 마케팅이 되면서 영화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까지 유명세를 얻게 됐다.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였지만, 어쨌든 <군계>가 일본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활기차게 새로운 한 달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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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 Frank Castle. (1) +11 23.12.04 1,949 103 23쪽
689 일본 침공. (3) +3 23.12.04 1,796 91 24쪽
688 일본 침공. (2) +15 23.12.02 1,917 107 22쪽
» 일본 침공. (1) +9 23.12.01 1,936 107 23쪽
686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 +6 23.11.30 1,983 94 23쪽
685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3) +8 23.11.29 1,963 103 22쪽
684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2) +4 23.11.28 1,944 106 24쪽
683 가진 돈을 셀 수 있으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 (1) +5 23.11.27 1,988 101 24쪽
682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2) +5 23.11.25 1,985 105 21쪽
681 자격이 있으면 갖는 거다! (1) +3 23.11.24 2,001 108 24쪽
680 감독님은 판타지 스타입니다. +2 23.11.23 2,014 96 25쪽
679 세기의 결혼식. (4) +3 23.11.22 2,048 106 27쪽
678 세기의 결혼식. (3) +6 23.11.21 2,037 106 24쪽
677 세기의 결혼식. (2) +6 23.11.20 2,066 111 25쪽
676 세기의 결혼식. (1) +6 23.11.18 2,105 106 28쪽
675 TCU의 닻을 올리다! (2) +5 23.11.17 1,921 101 23쪽
674 TCU의 닻을 올리다! (1) +4 23.11.16 1,965 106 24쪽
673 뉴욕살이. +9 23.11.15 1,953 103 23쪽
672 포츠담 광장에서... (5) +6 23.11.14 1,916 101 26쪽
671 포츠담 광장에서... (4) +11 23.11.13 1,914 107 31쪽
670 포츠담 광장에서... (3) +4 23.11.11 1,899 108 28쪽
669 포츠담 광장에서... (2) +3 23.11.10 1,878 99 24쪽
668 포츠담 광장에서... (1) +3 23.11.10 1,877 83 23쪽
667 외도는 웬만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4 23.11.09 2,032 101 26쪽
666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2) +6 23.11.08 1,972 101 24쪽
665 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1) +2 23.11.07 2,005 92 24쪽
664 나중에 며늘아기한테 좋은 소리 못 들어. +4 23.11.06 2,060 91 24쪽
663 터무니없는 목표! (2) +5 23.11.04 2,052 102 23쪽
662 터무니없는 목표! (1) +4 23.11.03 2,085 97 24쪽
661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3 23.11.02 2,066 95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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