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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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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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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인구를 단번에 증가시킬 방법.

DUMMY

70. 인구를 단번에 증가시킬 방법.


아를은 로마 시대 물류의 중심이었다.

론강을 오가는 배들은 아를에서 물건을 실어 지중해 전역으로 날랐다.

사라센의 침입으로 남프랑스 지역이 다른 지역과 분리되었다.

론강 유역을 장악하지 못한 사라센 세력에겐 아를은 그리 중요한 도시가 아니다.

레콘키스타로 남프랑스에서 사라센 세력이 물러갔다.

그 후에도 카마르크와 아를은 오랜 기간 사라센 세력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아를을 대신하여 아비뇽과 타라스콩과 같은 도시가 물류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결국 론강의 물류는 아를을 거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아를은 조용히 잊힌 도시가 되었다.


-하나 성장하면 다른 하나는 설 자리를 잃게 되지.-


그런 도시가 하나 더 있었다.

말라카였다.

영국이 싱가포르를 국제 무역항으로 키우기 시작한 후 말라카는 어촌 마을로 몰락했다.

도시는 생물과 비슷했다.

서로 경쟁했다.

한 자리에 두 생물이 자라지 못했다.

식물은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바다의 부착생물과 그러했다.

경쟁에서 밀린 아를은 옛 영광을 되찾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베르트랑에 의해 그러한 역사가 변하게 되었다.


***


"레온 선장이라는 이는 어떤가?"

"괜찮은 뱃사람입니다."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혹시 배를 보유하실 생각입니까?"

“아직은 아니네.”


지금은 배를 보유할 여유가 안 되었다.

배는 값비싼 물건이었다.

대신에 비싼 값을 하는 물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언젠가는 구해야겠지.”


베르트랑도 자체 선박을 보유해야 했다.

선박의 수송량을 따라올 운송수단은 미래에도 나오지 않았다.

배가 있으면 아를의 상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가 있었다.


베르트랑은 지중해를 누비는 선단을 구성할 생각이었다.


“그때를 대비하려는 것이네.”


그 시작인 첫배를 몰 사람이 필요했다.


“알겠습니다. 그를 미리 포섭해 놓겠습니다.”


레오라는 선장은 그 후보였다.


***


배는 상업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중요했다.


-레반트로 가는 건 육로보단 해로가 낫지.-


1차 십자군 원정은 뱃길이 아닌 육로로 이루어졌다.

육로로 레반트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했다.

레반트로 가는 중간에 적대적인 국가를 여럿 거쳐야 했다.

많은 이가 레반트로 가는 도중에 죽임을 당했다.

예루살렘은 고사하고,

레반트 땅을 한번 밟아보지 못한 채 죽은 이가 상당했다.

물론 해로도 그리 안전하지 않았다.

바다에서 폭풍과 해적을 만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육로에 비해선 훨씬 안전한 길이었다.

후대로 가면 거의 해로로 가게 되었다.

제노바와 피사, 베네치아와 같은 해양 도시가 십자군 원정에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해양 도시는 십자군 원정으로 큰 성장을 이루었다.


-아를도 그런 도시가 될 수 있지.-


제노바와 피사, 베네치아는 십자군을 레반트로 실어 나르는 도시였다.

1차와 2차 십자군 원정 때부터 보급품의 해상운송이 시작되어 3차에서부터 본격화되었다.

제3차 십자군 때 수송비용으로 제노바는 5천850 쾰른 마르크(쾰른 대성당이 주조하는 은화)라는 거액의 수익을 챙겼다.

4차 십자군에서 프랑크 군이 베네치아에 운송비 대금으로 요구받은 금액은 8만 4,000 쾰른 마르크였다.

거기에 점령지의 반을 베네치아가 가져가는 조건이었다.

십자군의 운송은 상당한 돈이 되었다.

사람과 함께 돈이 움직였다.

군사적으론 말할 것도 없었다.

베르트랑이 1차 십자군 원정에서 트리폴리를 점령하게 되는 것도 제노바의 협조 덕분이었다.

해상 물류를 장악하는 일은 막대한 부와 힘을 얻는 일이었다.


***


-아를로 많은 이들이 몰릴 것이야.-


1차 십자군의 주축은 프랑스의 영주와 기사였다.

그중 남프랑스가 참여자가 가장 많았다.


-네가 그들의 지도자가 되어야 해.-

-다른 국가들은?-

-영국은 십자군에 참여할 의사가 없어.-


영국은 교황과 유럽의 정치에서 분리되기를 원했다.

사자심왕 리처드가 십자군에 참여한 것은 그의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아키텐의 엘레오노르는 전남편과 함께 직접 십자군에 참여하기까지 했다.


-독일은 교황과 사이가 좋지 않아.-


그레고리 7세 교황과 하인리히 4세 황제 사이 분쟁의 여파는 오래갔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는 십자군의 부름에 미적거렸다.


-이베리아의 국가들은 레콘키스타로 정신이 없지. 십자군 참여를 면제받았어.-


레콘키스타에 참여하는 건 십자군 원정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가까운 곳에 있는 이교도의 땅과 부가 더 나았다.

나중엔 멀고 위험한 레반트로 가는 것보다 레콘키스타에 참여하는 걸 더 선호했다.

그 일이 이베리아반도에서 사라센 세력을 몰아내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북 이탈리아는 십자군을 지원하는 일을 맡았어.-


제노바와 피사, 베네치아와 같은 도시는 십자군의 보급을 담당했다.

상인들의 도시답게 돈이 되는 이권을 탐했다.

남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얻었다.

돈과 점령지의 교역권을 얻었다.


-남부 이탈리아는 동로마 제국의 땅에 관심이 많지.-


시칠리아와 남부 이탈리아를 차지한 노르만인들은 십자군에 큰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동로마 제국의 영토를 노리고 전쟁을 벌였다.

오직 영지를 얻지 못한 자녀들이 십자군에 참여했다.

그들의 목표는 성지 회복이 아니었다.

영지를 얻기 위한 서자들의 행진이었다.

1차 십자군의 대부분은 남프랑스와 프랑스의 참가자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그곳의 대영주인···.


-레이먼드가 1차 십자군 원정의 주역이 되지.-

-그런데···. 아버지가 왜 예루살렘을 차지하지 못했지?-


레이먼드는 주역이 되었으나,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1차 십자군 원정의 비중 있는 조연으로 만족해야 했다.


-사자도 늙으면 고양이가 되는 법이야.-


레이먼드가 1차 십자군 대 군주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

나이를 먹고 생각이 많아지면 보수적으로 되기 마련이었다.

젊은 날의 열정은 사라지고 욕심만 남게 된다.

결국 야심만만한 젊은이들에게 밀리게 되는 것이다.


-네가 남프랑스의 영주를 이끌기 가장 적합하지.-


베르트랑의 나이는 1차 십자군 원정의 주역들과 비슷했다.


-내가 그들을 이끈다면···.-

-레이먼드는 그 자리에서 사라져야지.-


같은 위치에 두 사람이 있을 수는 없었다.

황제 자리를 두고 아버지와 아들이 싸웠다.


-아버지와 함께 갈 수는 없겠군.-

-그렇지. 기다리면 적당한 때가 올 거야.-


결국 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리 멀지 않았다.


-그 전에 아를을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이야.-


아를을 기반으로 세력을 확장해야 했다.


***


여러 번의 십자군 원정으로 예루살렘과 레반트 지역을 점령하는 최선의 공식은 나와 있었다.

프랑스의 기사와 병력을 모아 이집트와 레반트 지역의 해안 도시를 점령하는 것이다.

그 후 일시에 예루살렘을 치는 것이었다.

사막이 험한 건 이슬람도 마찬가지였다.

해안 지역을 점령하면 적의 보급도 막혔다.

3차와 4차 십자군 원정에서 해상 수송이 주가 된 이유였다.


-십자군은 론강과 지중해 연안을 따라 아를로 집결하기 좋아.-


그러기 위해선 십자군을 수용하고 보낼 수 있는 기반을 아를에 갖추어야 했다.

그런 기반을 갖춘 북이탈리아의 도시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 자리를 아를이 빼앗아 와야 했다.

레이먼드와 다른 십자군 군주뿐만 아니라,

북이탈리아의 도시들도 베르트랑의 경쟁자였다.

북이탈리아의 도시보다 더 나은 조건을 아를이 제시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배와 물자를 조달할 수 있어야 했다.

결국 생산력, 인구의 문제였다.

그만큼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아를이 대도시로 성장시켜야 했다.

피난민은 그 일에 도움이 될 것이었다.

에릭과 시몽을 함께 불러 피난민에 관해 당부했다.


"최근에 타라스콩에서 피난민을 받아들였네."

"아! 그래서 마을이 분주해 보였습니다."


500명의 피난민은 작은 숫자가 아니었다.

피난민을 위한 주택과 경작지 배분이 이루어졌다.

2,500명이 이르던 인구가 단번에 3,000명이 되었다.

물레방아 마을을 도시로 불러도 될 정도였다.

유동 인구까지 생각하면 웬만한 도시보다 더 흥청거렸다.

일하러 온 일꾼들과 상인이 도시의 거리를 누볐다.


"피난민을 추가로 더 받을 것이네."


그 말에 에릭이 조심스럽게 반론했다.


"주군. 이 이상 피난민을 받는다면 치안이 나빠질 것입니다."


피난민은 치안을 악화시키는 존재였다.

그게 아니더라도 좁은 공간에 많은 이들이 살 게 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식량부족과 일자리 부족뿐만 아니라,

도시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양산했다.

좁은 공간에 많은 물고기를 양식하거나,

동물을 사육하면 환경악화와 스트레스로 대량 폐사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고대 잉카와 마야의 도시들이 그렇게 멸망했다.

인구 증가는 다양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맞물려 진행되어야 했다.

로마와 중국의 대도시들은 관련 기술을 발달시켰다.

지금은 많은 기술이 소실된 상태였다.


"알고 있네. 하지만···. 힘들어하는 그들을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네."


베르트랑은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애민(愛民)은 어디에서나 군주의 덕목이었다.

불쌍한 이에 대한 인의와 자애, 사랑은 누구도 반대하긴 어려웠다.


"알겠습니다.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일을 위해 그대들을 함께 불렀네."

"무슨 일에든 말씀해 주십시오."

"에릭. 행정관의 말대로 이 이상 피난민을 물레방아 마을로 받는 것은 좋지 않네."

"그럼. 그들을 어쩌실 생각입니까?"

"일부는 아를로 보내야겠지."


이것이 핵심이었다.

자연스럽게 아를로 피난민을 보낼 명분이 생겼다.

도시의 성장을 위해서 인구 증가는 필수였다.

물레방아 마을은 인구 수용량이 많지 않지만, 아를은 달랐다.

한때 수만 명이 살던 도시였다.

타라스콩의 피난민을 모두 받아도 여유가 남을 정도였다.


"아를로 말입니까?"

"그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구동성으로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두 사람 모두 아를에 직접 가보았다.

그곳의 상황과 폐쇄성을 보았다.

기존 세력의 반발이 눈에 보듯이 선했다.


"알고 있네. 그러나 이건 해야 할 일이네. 주님의 뜻이기도 하네."


가난하고 힘든 자를 돕는 것은 중요한 교리 중 하나였다.

기독교가 널리 퍼진 이유 중 하나였다.


"에릭. 행정관은 자문 위원으로 그 사실을 참사회에 조언하게."


가난하고 힘든 이를 돕는 것은 이슬람과 유대교, 이단 모두에 해당하는 교리였다.

거부하기 힘든 조언이었다.

그 조언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명분이 필요했다.

땅과 거주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변명은 아를에서 통하지 않았다.


"시몽은 피난민을 위한 식량과 물자를 아를에 공급하게."


그나마 피난민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식량과 물자 부족이었다.

그것마저 원활히 공급되면 아를에 피난민을 받는 걸 거부하기 더 힘들어졌다.


"알폰소와도 협조하여 피난민이 잘 정착하도록 돕게."


같은 기독교 세력이 돕는다면 정착이 좀 더 쉬워질 것이었다.

참사회 의원 중 하나가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면 반대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래저래 아를은 피난민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타라스콩은 피난민은 물레방아 마을을 거쳐 아를로 향할 것이다.

이 일은 프로방스 중부의 인구를 남부, 아를 인근으로 보내는 일이기도 했다.

인구가 줄어든 중부 대신에 남부, 아를이 프로방스의 중심이 될 것이었다.

인구는 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피난민은 아를 발전의 중요한 요소야.-


자연적인 증가로 인구를 늘리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민, 이주민을 받는 건 인구를 빠르게 늘리는 방법이었다.

또 다른 건 피난민이었다.

피난민은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대부분 강제로 고향에서 쫓겨나는 것이었다.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마저 움직이게 했다.

많은 인구가 일시에 이동했다.

아를의 인구를 단시간에 증가시킬 수 있었다.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충분한 인구를 모아야 해.-


그 일이 발생하기까진 20년도 남지 않았다.

아를은 최소 수만 명 이상의 도시가 될 필요가 있었다.

피난민으로 그것을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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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 원로원 제1인자(princeps senatus). +6 24.06.20 287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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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 연못 아랫마을에서의 전투. +8 24.06.17 334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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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 성모의 이름으로. +4 24.06.13 333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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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은화 주조. +2 24.06.11 322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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