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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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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사람을 다루는 법.

DUMMY

103. 사람을 다루는 법.


1081년은 새끼 돼지 가문의 전성기였다.

프로방스에서 일어난 전쟁은 그들에게 큰 기회를 주었다.

프로방스 백작과 마르세유 자작이 서로 전쟁을 벌이느라 새끼 돼지 가문에 대한 견제가 약해졌다.

그들은 프로방스 백작의 영토를 공격해서 그곳을 차지했다.

현재 세끼 돼지 가문의 영토는 포쉬르메르(Fos-sur-Mer)와 엑상프로방스 (Aix-en-Provence), 이에르(Hyères)였다.

엑상프로방스는 영주 아미엘(Amiel)의 동생이 주교로 있는 곳이다.

프로방스 백작으로부터 그 지역을 빼앗았다.

세속영주와 교회를 한 가족이 차지한 것이다.

새끼 돼지가문은 마르세유의 동쪽 이에르에 성을 짓고 염전을 만들었다.

그곳을 마르세유의 Saint-Victor 수도원에 기증했다.

염전에서 얻은 이익을 수도원과 나누는 것이다.

Saint-Victor 수도원은 마르세유 자작과 대립하는 세력이었다.

새로 얻은 땅을 수도원에 기증함으로써 마르세유 자작의 견제를 피했다.

새끼 돼지가문은 토벌당한 후 상당히 영리하게 움직였다.

조금씩 프로방스에서 영향력을 키워갔다.


***

“에티엔 백작 부인께서는 생전에 자애로운 분이셨소. 주님의 곁에서 잘 지낼 것이오.”


포쉬르메르의 영주 아미엘은 에티엔 백작 부인을 애도했다.

그와 어머니는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새끼 돼지 가문은 프로방스에서 고립되었다.

프로방스 백작과 마르세유 자작에 토벌당한 적이 있었다.

외부 세력인 툴루즈에 호감을 보이고 있었다.

툴루즈 세력의 프로방스 진출에 적극적인 이들이었다.


“오늘 영주님의 다섯 아들을 보니. 왜 포스(Fos)가 번성하는지 알겠습니다.”


새끼 돼지 가문이라는 말은 깃발의 문장(紋章)을 보고 붙인 이름이다.

노란 바탕에 새끼 돼지가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새끼 돼지라고 부르면 실례였다.

툴루즈와 프로방스, 마르세유처럼 지배하는 영지로 부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내 아들들 말이오. 괜찮은 녀석이지요.”


자랑스러워하는 그의 얼굴에 씁쓸함이 섞여 있었다.

아미엘의 다섯 아들은 용맹스러운 기사이자 선장이었다.

이번 프로방스 내전에서 큰 공을 세웠다.


“이대로 전쟁이 끝나면 곤란한데 말이오.”


레이먼드와 프로방스 백작 사이의 휴전 협상이 열리고 있었다.

많은 내용이 오가고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영토 문제였다.

프로방스 백작은 이번 전쟁에서 많은 영지를 잃었다.

빼앗긴 영지를 되찾고 싶지만, 힘이 없었다.

레이먼드는 전쟁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었다.

루에르그 백작령은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다.

그의 관심은 카르카손, 나르본, 몽펠리에, 님으로 이어지는 해안 지대로 향했다.

그 지역에서 트렌카벨 가문이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그곳은 레이먼드의 중요 거점 중 하나였다.

트렌카벨 가문을 적당히 눌러줘야 했다.

아비뇽도 재건해야 하고 할 일이 많았다.

레보 드 프로방스의 보 가문은 이번에 가장 많은 영지를 얻었다.

평야로 진출에 성공했다.

성과에 만족했다.

마르세유는 프로방스 백작의 힘을 약화한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들의 수익은 땅이 아닌 무역에서 나왔다.

모두가 휴전을 원했다.

새끼 돼지 가문을 제외하고···.

그들은 아직 배고팠다.

장성한 아들이 5명이었다.

가문의 영지는 그들에게 부족했다.

아미엘은 이제 늙었다.

다섯 아들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아들인 베르트랑과 레이먼드, 기, 조프리, 폰즈는 모두 자기 병사와 배를 가졌다.

영지에 골육상잔(骨肉相殘)이 벌어질 게 그 눈에 선했다.


***


“최근 바르셀로나와 교역을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소.”

“소식이 빠르시군요.”


시몽이 며칠 전 상행을 마치고 아를에 도착했다.


“하하. 뭐 우리의 상황은 그대도 잘 알지 않소.”


새끼 돼지 가문이 해적질을 병행한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었다.

굳이 감추지 않았다.

론강 하구를 감시하던 이들이 아미엘에게 알렸을 것이다.


“바르셀로나 상행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우리가 상인을 한다···. 하하. 지나가는 이들이 웃겠소.”


그들은 머리를 사용하는 이들이 아니라···.

몸을 쓰는 이들이었다.

말보단 칼이 먼저 나갔다.


“그럼. 어떤 일로 물어보시는 건지 알 수 있겠습니까?”


아를 상회의 상선을 털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 정도로 무모하진 않았다.


“아들들을 그곳으로 보내면 어떤가 해서 말이오.”


안에서 형제끼리 싸우지 말고···.

밖에서 적과 싸우라는 말이었다.

레콘키스타와 십자군 원정의 목적 중 하나였다.

같은 종교를 믿는 형제끼리 싸우지 말고 이교도와 싸우라는 의도였다.


“음···. 나쁘지 않은 생각입니다.”


이교도의 소유권은 보장되지 않았다.

레콘키스타와 십자군 원정으로 얻는 영지는 정당한 권리였다.

점유가 바로 소유였다.

베르트랑에 의한 변화로···.

레반트가 아닌 이베리아반도에 새끼 돼지가문의 분가(分家)와 영지가 생기게 될지도 몰랐다.


“그래서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바르셀로나 백작을 소개해 주시오.”


-정보가 정말 빠른데···.-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돼.-


겉모습과 달리 아미엘은 머리를 쓰는 이였다.


-바르셀로나 백작이 사라고사로 원정을 간다는 이야기도 들었겠군.-


그 일에 아들들을 보낸다면 사라고사 일대에 영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거 실패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지. 그래도 세상일은 모르니까.-

-지금 그는 사라고사로 마음을 굳혔겠군.-

-그건 모를 일이지. 더 좋은 조건이면 마음을 바꿀지도···.-


바르셀로나 백작이 사라고사 원정에서 실패한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베르트랑은 적당한 말로···.

아미엘을 설득할 방안을 고민했다.


***


다른 걸 제안했다.


“굳이 가까운 곳을 두고 멀리 갈 필요가 있겠습니까?”

“가까운 곳이란 어디를 말하는 것이오?”

“카마르그 말입니다.”

“나보고 남 좋은 일하란 말이오.”

“이교도를 몰아내는 일입니다. 바르셀로나로 가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대의 아버지를 위해 싸워줄 생각이 없소.”

“그럼. 저를 위해서는 어떻습니까?”

“.... 그게 무슨 말이오.”


아미엘이 비로소 관심을 가졌다.

카마르그 원정을 거부하는 건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해적을 몰아내도 얻는 게 적기 때문이었다.

카마르그는 레이먼드의 영지였다.

해적을 몰아내도 자신이 그 땅을 차지할 수 없었다.

정당한 소유권은 레이먼드에게 있었다.

사라센 해적이나 그나 둘 다 불법 점유자가 된다.

원주인이 나가라 하면 싸우거나···.

몇 푼 받고 나가야 했다.

그의 말대로 남 좋은 일하는 것이다.


“아직 정해진 건 아닙니다만···. 카마르그를 아버지에게 요구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해적을 몰아낸 땅을 합법적으로 점유 또는 소유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땅에 관해서는 베르트랑을 상위 영주로 모셔야 했다.

탸유를 바치거나 병력을 동원할 의무가 생긴다.


“괜찮은 조건이 아닙니까?”

“음···.”


아미엘은 이 일의 이해득실을 따졌다.


“미안하지만···. 그 일을 맡지 않겠소. 너무 위험한 일이오.”


그도 카마르그를 차지하는 걸 생각했었다.

카마르그는 포쉬르메르에 인접했다.

론강의 하구역만 지나면 바로 옆이었다.

포기한 건 단순히 레이먼드의 땅이어서만은 아니었다.

카마르크의 사라센 해적은 소탕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건 카마르그의 해적도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공략하기 어려운 곳에 있었다.

가까운 지역에 서로 다른 해적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였다.


“아를에서 지원할 것입니다.”“얼마나 지원해 줄 수 있소?”

“길잡이와 두 척의 배, 그리고 100명의 선원입니다.”


선원은 해군이기도 했다.


“그래도 그다지 끌리지 않소. 얻는 이득이 작소.”


카마르그는 쓸모없는 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차지할 매력을 못 느꼈다.

누구도 남이 할 일을 대신하는 건 싫었다.

그들이 없어져서 좋은 건 마르세유와 아비뇽 같은 교역 도시였다.

새끼 돼지가문의 입장에서 오히려 있는 게 더 좋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었다.

해적질을 사라센 해적에게 뒤집어씌우기 좋았다.

카마르그에 해적이 소탕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였다.


“소금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소금 말이오?”


소금이라는 말에 동하는 표정을 지었다.

돈이 되는 상품이었다.


“에이···. 괜히 건드렸다가 큰 사단(事端)이 나는 거 아니요.”


마르세유의 성 빅토르 수도원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남이 만든 걸 몰래 파는 것과,

직접 만들어 파는 것은 엄연히 달랐다.


“이에르에서 소금을 만들어 파시지 않습니까?”

“그거야 빅토르 수도원에 허락받고 만드는 거지 않소.”


이에르의 마르세유에서 상당히 동쪽에 있었다.

그곳의 소금은 니스 (Nice)를 포함한 신성로마 제국의 이탈리아 영토로 팔려나갔다.

빅토르 수도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금을 내는 조건으로 허락받을 수 있었다.

카마르그에서 만드는 소금은 마르세유의 소금과 시장이 겹쳤다.

론강과 그 인근 지역에 사용되는 소금이었다.

빅토르 수도원에서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소금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빅토르 수도원만 가진 것은 아니죠.”


소금은 은화와 비슷했다.

나르본의 경우 나르본 대주교가 가졌다.

마르세유는 빅토르 수도원···.

아를과 카마르그는 몽마주르 수도원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었다.


“아이카드 대주교와 빅토르 수도원장과 사이가 나쁜 건 다들 아는 사실이 아닙니까.”


아이카드 대주교와 빅토르 수도원장은 서임권 문제로 반대편에 섰다.

서로 원수였다.

카마르그 소금 문제를 아이카드 대주교에게 말하면···.

바로 허락할 것이었다.

그는 몽마주르 수도원의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복수도 하고 이득을 취할 좋은 기회였다.


“몽마주르의 이름으로 소금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피에르 수도원장도 환영할 일이다.


“카마르그의 모든 해적을 상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 반하는 이들만 처리하면 됩니다.”


먼저 카마르그에 사람을 보내 영주로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할 것이다.

소탕은 그다음이었다.


“음···. 해볼 만하겠군.”


소금이 주는 이익이라면 피해를 감수할 만했다.

새끼 돼지가문은 다섯 척의 배와 400명의 선원을 동원할 수 있었다.

선원은 해적이기도 했다.

아를과 합하여 500명의 병사라면 해볼 만했다.


“결정되기 전까진 비밀입니다.”

“알고 있소. 조용히 입다물지.”


***


-카마르그 개발 사업에 아를 상회도 참여시키는 게 좋아.-


아를 상단이 상회로 바뀌었다.

영주가 운영하는 상단에서···.

아를의 상인이 투자한 상회가 된 것이다.

상회는 바르셀로나 상행으로 많은 이익을 거두었다.

거둔 이익을 투자 비율로 나누었다.

베르트랑이 가장 많이 투자했다.

그만큼 많이 가져갔다.

그러나 다른 상인이 가져간 몫도 상당했다.

대외 무역은 위험하지만 그만큼 수익도 컸다.

투자 기회를 놓친 사람은 매우 아쉬워했다.

투자한 사람은 더 많이 못 한 걸 아쉬워했다.

아를 상회로 투자금이 모였다.

그 돈을 사용할 곳이 생겼다.


-그게 명분에도 좋아.-


카마르그에 복종을 요구해야 했다.

새끼 돼지 가문을 해적 본거지로 안내해야 했다.

아를 상회의 배와 선원을 동원해야 했다.

내부에 그 일에 반대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었다.


-이권을 제시하면 반대하기 어렵지.-


반대하는 목소리보다 찬성하는 목소리가 더 커진다.

베르트랑의 뜻에 맞추어 아를의 원로원을 움직일 수 있었다.

이번 일은 베르트랑 개인의 일이 아니라···.

아를 전체의 일이었다.


-그런데···. 정말 무릎을 굽히면 받아줄 거야?-


그 대상은 사라센 해적이었다.


-당연히 그래야지. 카마르그에 새끼 돼지 가문을 견제할 이들이 있어야 해.-

-쉽지 않겠는데···.-


카마르크에 아를 상회와 사라센 해적 출신, 새끼 돼지 가문 등 여러 세력이 존재하게 된다.

그건 앞으로 만들어질 아를 해군도 같았다.

그들이 서로 대립하지 않게 조율하는 일은 매우 힘들었다.


-나중엔 더 많은 이들을 다루어야 해. 이 정도는 가볍게 해내야지 않겠어. 하하.-


악마가 보여준 환상에 따르면 수만에서 10만에 이르는 군세를 이끌어야 했다.

영주와 기사만 해도 거의 만 명이 넘었다.

그들 중에는 서로 원수도 있었다.

악마의 말대로 복잡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을 다루는 법을 익혀야 했다.


작가의말
내일부터  삼국지 역대급 재벌.(삼국지 재벌 미방전. 리메)를 연재합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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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4. 각오를 다지다. +6 24.07.01 232 20 13쪽
» 103. 사람을 다루는 법. +10 24.06.30 260 20 13쪽
102 102. 살을 주고 뼈를 취하다. +8 24.06.29 273 17 12쪽
101 101. 전쟁보다는 타협. +4 24.06.28 274 21 12쪽
100 100. 장례식. +4 24.06.27 280 19 12쪽
99 99. 시몽이 바르셀로나에 간 이유.(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2 24.06.26 276 20 12쪽
98 98. 바르셀로나(Barcelona). +4 24.06.25 305 17 12쪽
97 97. 나르본(Narbonne). +2 24.06.23 319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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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 원로원 제1인자(princeps senatus). +6 24.06.20 297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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