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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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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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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0. 장례식.

DUMMY

100. 장례식.


-바르셀로나에 가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어.-

-어떤 이유?-

-레이먼드의 형제들 때문이야.-

-아···. 바르셀로나 백작을 말하는구나.-


레이먼드에겐 형제가 많았다.

그건 베르트랑의 할머니인 마르케의 알모디스(Almodis de la Marche)의 결혼 때문이었다.

그녀는 3번의 결혼으로 유명했다.

아키텐의 엘레오노르만큼 중세에 유명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이탈리아의 마르케 백작의 딸로서 뤼지냥의 위그 5세와 결혼했다.

기 드 뤼지냥(Guy de Lusignan)의 선조였다.

그때 그녀의 나이 18살이었다.

두 아들과 딸을 두었다.

그 후 근친으로 결혼이 무효가 되었다.

전 남편이 된 위그 5세의 소개로 툴루즈 백작과 결혼하게 된다.

그때 20살을 조금 넘긴 나이였다.

그 결혼으로 태어난 4자녀 중 한 명이 베르트랑의 아버지인 레이먼드였다.

툴루즈 백작과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33살 때 그녀를 연모하던 바르셀로나 백작에게 납치된 것이다.

바르셀로나 백작은 동맹인 토르토사의 에미르(사라센) 함대로 나르본으로 보냈다.

로마로 향하던 그녀를 납치해 데려왔다.

그렇게 다시 한번 결혼하게 된다.

지금 바르셀로나 백작은 레이먼드의 동생이자···.

베르트랑의 숙부였다.


***


영주의 부인을 납치해서 결혼하는 일은 이 시대에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것도 툴루즈라는 대영주의 부인이었다.

전쟁이 나지 않은 게 신기한 일이었다.

오히려 에르메센데 데 카르카손(Ermessende de Carcassonne)이 손자의 결혼에 반대했다.

그 결과로 두 사람 모두 교황에 의해 파문당했다.

그런 파문과 관계없이 두 사람은 잘 살았다.

그들 사이에 4자녀가 태어났다.

바르셀로나를 더 번영시켜 에르메센데에게 카르카손을 사들였다.

그런 그녀는 의붓아들에 의해 살해당해 생을 마쳤다.

그는 바르셀로나 백작의 정식 상속자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알모디스의 영향력이 강해지자,

큰 불안함을 느꼈다.

결국 그녀를 살해했다.

마르케의 알모디스는 아름다운 미모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베르트랑에겐 그런 할머니로 이어지는 친족이 많았다.


***


피터 레이먼디(Peter Raymundi)는 존속 살해죄로 쫓겨났다.

이베리아반도를 떠돌다 전투 중 사망했다.

바르셀로나 백작의 계승권은 알모디스의 두 아들에게 세습되었다.

바르셀로나는 베렝게르 라몬 2세(Berenguer Ramon II)와 라몬 베렝게르 2세(Ramon Berenguer II)라는 쌍둥이 형제가 공동통치를 하고 있었다.


-둘 중 한 명은 곧 죽게 될 거야.-


공동통치는 오래가지 어려웠다.

쌍둥이라도 해도 권력은 나눌 수 없는 것이었다.

형제간의 알력이 높아지고 있었다.

교황의 중재로 6개월씩 바르셀로나를 통치하게 되었다.

지금도 물밑으로 권력 암투가 진행되고 있었다.

결국 베렝게르 라몬이 사냥 중 암살당하게 된다.

범인은···.


[누가 이들을 보는가(Cui bono)?-로마의 재판관 루시우스 카시우스.]


이득을 보는 자였다.

라몬 베렝게르가 그 일의 배후로 지명되었다.

그에게 친족 살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거기에 개입하라는 거야?-

-아니. 그런 위험한 일을 왜 해.-


존속살해에 개입하는 일은 매우 위험했다.

잘못하면 베르트랑이 파문당할 수도 있었다.


-그럼. 아버지가 개입하는 거야?-

-그건 모르지. 이런 일은 비밀스럽게 이루어지니까.-


내부 속사정을 베르트랑이 알기 어려웠다.


-중요한 건···. 그가 십자군원정에 참여한다는 거야.-


바르셀로나 백작도 1차 십자군원정에 참여하는 군주 중 한 명이다.

베르트랑이 십자군원정에 참여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물이었다.


- 좋게 지내 나쁠 게 없는 사람이야.-

- 음···.-


악마의 말이 맞았다.

교역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레이먼드의 레콘키스타의 참여도 그로 인해 이루어져.-


생질의 레이먼드는 십자군원정 전에 이베리아로 향했다.

사라센에 위협을 받는 바르셀로나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


라몬 베렝게르는 친족살해의 혐의를 받고 권력 기반이 취약해졌다.

그런 그가 택한 건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전쟁이었다.

그는 이베리아반도 사라센 타이파(영주)의 내부 분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엘 시드(El Cid Campeador)에게 알메나르 전투(Battle of Almenar)와 테바르 전투(Battle of Tébar)에서 대패했다.

그 일로 일시적으로 이베리아반도의 기독교 세력이 약화되었다.

바르셀로나에 인접한 도시 타라고나에 적대적인 토르토사의 이슬람 세력이 자리 잡게 된다.

그에 라몬 베렝게르는 타라고나를 점령할 계획을 세웠다.

타라고나 주교령의 부활을 명목으로 교황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그 요청에 응해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토르토사에 대한 성전을 선포한다.

레이먼드는 라몬 베렝게르(동생)를 돕기 위해 바르셀로나로 향하게 된다.

그때 제노바 함대와도 인연을 맺게 되었다.

토르토사 공략에는 알모디스의 또 다른 아들인 뤼지냥의 위그 6세(형)와 부르고뉴 공작 오도 1세가 참여했다.


-레이먼드는 그 일로 부르고뉴 공작 오도 1세와 친해져.-


부르고뉴 공작 오도 1세는 1101년 십자군의 군주였다.

동시에 베르트랑의 장인이기도 했다.

부르고뉴의 헬렌(Hélène, Hele)은 공작의 장녀였다.


-알아두면 좋은 사람이야.-


이 시대는 여자도 상속권이 있었다.

오도 1세가 후계자로 베르트랑을 정하면 부르고뉴의 공작이 될 수 있었다.


-너의 또 다른 숙부인 뤼지냥의 위그도 마찬가지야.-


뤼지냥의 위그도 1차 십자군 군주 중 한 명이었다.

1차 십자군원정엔 알모디스의 아들이 모두 참여했다.

참가자의 상당수가 레이먼드의 친족(사돈과 형제)이나, 그들의 가신이었다.

그가 1차 십자군의 수장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바르셀로나에 기반을 마련해 두면 여러 가지로 유리해.-


많은 부분에서 베르트랑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그럼. 바르셀로나와 관계를 강화하고···. 레콘키스타에도 참여해야겠네.-

-당연하지. 기다리면 여러 가지 기회가 올 거야.-


악마는 몇 가지 사실을 베르트랑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부르고뉴 공작 오도 1세가 장인이 된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전쟁에는 변수가 많았다.

눈먼 화살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베르트랑처럼 레이먼드의 운명도 바뀔 수 있었다.


***


시몽은 연금술사와 보리 간장을 만드는 장인을 구하는 동안 바르셀로나에 머물렀다.


“바르셀로나의 백작 각하를 뵙습니다.”

“자네가 조카의 사람이라고 했나?”


라몬 베렝게르는 아직 혈기 왕성한 젊은이였다.

아를의 베르트랑이 선물을 보냈다는 말에 크게 기뻐했다.

자신이 형보다 더 우대받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조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렇습니다. 주군의 선물입니다.”


라몬 베렝게르에게 둥글게 말린 양피지를 건넸다.

그곳에는 빵과 올리브유, 포도주, 소금, 무기, 가죽 갑옷 등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수량이 많지 않지만···.

군사를 일으키는 그에겐 큰 도움이 되는 물자였다.

시몽은 베르트랑의 명령에 따라 모든 상품을 유대인 상인에게 팔지 않았다.

라몬 베렝게르에게 주는 선물로 일부 남겼다.


“유대인 상인에게 물자를 판 이들이 자네였군.”


그걸 사들인 사람이 라몬 베렝게르였다.

그는 지금 사라고사 원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형과의 권력 투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였다.

전쟁 준비를 위해 많은 물자를 매입하고 있었다.


“이것이 백작 각하께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시몽은 사람을 시켜 은화 상자를 하나 가져오게 했다.

이번 상행으로 번 은화 상자 중 하나였다.

그걸 군자금으로 지원했다.


“하하. 조카님이 뭘 좀 아는군.”


전쟁을 위해서는 많은 은화가 필요했다.

물자를 사는 것뿐 아니라···.

병사들의 봉급을 주기 위해서였다.

바르셀로나는 용병을 많이 고용했다.

전쟁터에서도 그들에게 봉급을 주어야 했다.

수레에 보급품으로 은화 상자를 실었다.

전투에서 이기면 전리품으로 은화 상자를 얻는 것이다.


“내가 숙부로서 선물을 받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이번에 사라고사를 얻게 되면 영지를 나누어 주도록 하지. 조카님에게 그렇게 전하게.”

“주군께서 영지를 바라고 선물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라고사 원정은 실패로 끝난다.

영지를 얻긴커녕 엘 시드에게 패해 포로가 된다.

바르셀로나는 그를 석방하기 위해 막대한 몸값을 내게 된다.

라몬 베렝게르는 사실상 몰락하게 된다.

위기를 느낀 그가 사냥터에서 형을 암살하게 되는 것이다.

베르트랑은 시몽에게 아무것도 약속받지 않도록 지시했다.


“참으로 욕심 없는 조카님일세···. 그렇다고 윗사람으로서 아무것도 안 줄 수는 없지.”


라몬 베렝게르는 교역 허가장을 하사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자유롭게 교역할 권리와 세금 감면이 적힌 양피지였다.

그것마저 거절하긴 곤란했다.


“주군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이곳으로 오라고 하게. 이교도와 싸워 영지를 얻는 것이야말로 남자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어디에나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이교도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실리를 따져 그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원리 원칙을 따져 이교도를 배격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것은 이슬람과 기독교 두 진영이 같은 상황이었다.

이베리아 북부에서 밀려난 베르베르인은 점점 보수화되어 가고 있었다.

자신을 밀어낸 기독교에 큰 반감을 품었다.

그것은 유대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라나다 학살은 그렇게 일어났다.

바르셀로나에서도 이교도에 대한 강경파와 온건파가 갈라졌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이교도 영역을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라고사를 공략하려는 라몬 베렝게르는 강경파를 지지를 얻었다.

라몬 베렝게르는 베르트랑에게 레콘키스타의 참여를 권유하는 것이었다.


“네. 백작 각하의 배려를 주군에게 전하겠습니다.”


시몽은 교역 허가장을 가지고 바르셀로나의 궁전을 나왔다.

레콘키스타의 참여는 주군인 베르트랑이 결정할 문제였다.


***


아를 상회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 베르트랑에게 큰일이 생겼다.

타라스콩에 있는 어머니.

에티엔 백작 부인이 돌아가신 것이다.


- 겨우 1년을 늦춘 건가···.-

-어쩔 수 없어. 암은 치료하기 힘든 병이야.-


청결과 목욕, 비누 사용만으로 모든 질병을 예방할 수 없었다.

특히 암은 면역, 즉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었다.

교황의 파문은 에티엔 백작 부인에게 큰 스트레스를 줬다.

결혼이 무효가 되었다.

자신과 아들의 입지가 불안정해졌다.

베르트랑이 잘 해내고 있다지만···.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었다.

남편 레이먼드는 타라스콩에 거의 오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땅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런 남편의 모습에 에티엔 백작 부인은 더욱 실망했다.

결국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간 것이다.


-벌써 재혼을 생각하다니. 이건 심한 게 아니야!-


에티엔 백작 부인이 중병에 걸렸다고 하자.

레이먼드는 바로 재혼 상대를 알아보고 있었다.

그녀는 시칠리아 백작의 딸인 오트빌의 마틸다(Mathilde de Hauteville)였다.


-군사적인 동맹을 원하는 거겠지.-


오트빌가는 노르만의 명문가였다.

시칠리아 백작 로저는(Roger de Hauteville, Roger Ier de Sicile)는 로베르 키스카르의 동생이었다.

로베르 키스카르와 그의 동생 로저는 이탈리아 남부와 시칠리아를 지배하는 강력한 영주였다.


-예상은 했잖아.-

-알고 있어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


이 일을 감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참기 힘들었다.

아버지 레이먼드의 태도는 분노를 일으켰다.

오트빌의 마틸다에게 아들이 태어난다면···.

아버지의 영지는 그에게 돌아갈 것이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야. 감정을 추슬러.-


에티엔 백작 부인의 장례식에는 프로방스의 중요 영주들이 모일 것이다.


-알고 있어.-


베르트랑은 장례식 준비를 마치고 타라스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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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 장례식. +4 24.06.27 261 19 12쪽
99 99. 시몽이 바르셀로나에 간 이유.(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2 24.06.26 262 20 12쪽
98 98. 바르셀로나(Barcelona). +4 24.06.25 294 17 12쪽
97 97. 나르본(Narbonne). +2 24.06.23 307 20 12쪽
96 96. 아삽(Asaf)의 고민. +4 24.06.22 299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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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 원로원 제1인자(princeps senatus). +6 24.06.20 289 23 12쪽
93 93. 아를 상회(company). +4 24.06.19 301 18 13쪽
92 92. 타유(세금)의 의미. +6 24.06.18 299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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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 성모의 이름으로. +4 24.06.13 335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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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 맷돌의 의미. +4 24.06.04 358 16 12쪽
79 79. 자애로운 영주. +4 24.06.03 356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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