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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님의 서재입니다.

크루세이더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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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그림/삽화
최고재벌
작품등록일 :
2024.02.04 21:46
최근연재일 :
2024.06.28 13:57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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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9,030

작성
24.06.1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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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0. 바다 위의 빛(Fos-sur-Mer).

DUMMY

90. 바다 위의 빛(Fos-sur-Mer).


[love or hate]


사랑과 혐오 작전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거두었다.

라크라우(La Crau),

즉 크라우 지역 영주 상당수가 이탈한 것이다.

크라우(Crau)는 론강이 만든 대규모 퇴적 평야 지역을 말했다.

크라우 지역은 젖은 크라우(wet Crau)와 마른 크라우(dry Crau)로 나뉘었다.

마른 크라우는 땅이 온통 자갈로 덥힌 황무지였다.

프랑스의 사바나 지역으로 불리는 곳이다.

너무 척박하고 건조해서 밀농사도 짓기 힘들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양을 키워 먹고살았다.

양치기의 삶은 유목민과 같았다.

양 먹일 풀을 찾아 떠돌았다.

반면에 젖은 크라우는 론강의 지류와 알필 산맥에서 내려오는 하천이 지나가는 땅이었다.

물이 풍부한 토지엔 밀을 주로 심었다.

비옥한 곳은 밀과 귀리의 이모작도 가능했다.

이들의 삶은 전형적인 농부의 삶이었다.


“우선 마른 크라우는 이번 전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양치기는 농부와 잘 어울리지 못했다.

서로 사이가 나빴다.

둘 사이를 연결해 주는 고리는 반농반목(半農半牧)을 하는 이들이었다.

약한 연결고리는 사랑과 혐오 작전으로 쉽게 부서졌다.


***


“그들을 회유할 가능성은 없는가?”


마른 크라우는 동쪽과 남쪽을 차지했다.

상당히 넓은 곳이었다.

대부분 척박한 지역이라 인구는 적지만···.

양치기는 유목민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농부와 달리 병사로 전환하기 좋았다.

양 떼를 몰고 이동하는 이들이라···.

어느 정도 싸울 줄 알았다.

양은 값비싼 재산이었다.

수시로 훔치려는 도적과 무법자, 맹수까지 상대해야 했다.

양치기는 상당히 거친 사람들이었다.


“저희에 대해 호의적입니다.”


그들과는 우선 거리가 멀었다.

아를과 타라스콩 사이의 거리보다 더 먼 곳이 대부분이었다.

물레방아 마을로 일하러 오거나···.

이주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지역과는 서로 부딪히는 부분이 없었다.

오히려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양모와 치즈, 양고기, 양가죽 등의 부산물 물레방아 마을로 팔려 왔다.

아를과 물레방아 마을,

마르세유의 상품이 그곳에서 팔렸다.

물레방아 마을이 커지자,

그곳으로 가는 상인이 늘었다.

생산한 상품을 더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었다.

필요한 물품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다.

오지에 사는 그들에겐 상인은 반가운 이들이었다.


“눈물 흘리는 성모상의 영향이 큽니다.”


마른 크라우 지역엔 성모 신앙이 널리 퍼져 있었다.

양치기 일은 매우 힘들고,

고되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직업이었다.

고통받는 이를 위한 성모의 사랑은 더 깊이 다가왔다.

사랑에 목마른 이들이었다.

외로운 들판에서 신비로운 체험을 하기도 했다.

성모 발현의 목격자 상당수가 양치기였다.

그만큼 간절하다는 말이기도 했다.

눈물 흘리는 성모상에 대한 소문은 그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갔다.

성모께서 베르트랑과 함께한다는 말에 크게 흔들렸다.


“자금과 시간을 주신다면 포섭해 보겠습니다.”


시도 해 볼 만했다.

아군으로 만들 수 있다면 비용이 아깝지 않았다.

거칠고 힘든 삶을 산만큼···.

레반트로 가는 길에 좋은 병사가 될 것이었다.


“좋네. 추진해 보게.”

“감사합니다.”


***


“새끼 돼지 가문과 보 가문의 입김이 닿는 지역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 가문은 베르트랑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빵을 공급하고 그 대금으로 은을 받는 관계이지만···.

양측의 협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화되었다.

론강의 수운이 막히면서 레 보드 프로방스를 통한 운송이 늘어났다.

포도주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이 두 지역을 오갔다.

몽마주르 수도원의 길이 정비되고,

순례자가 늘어나면서 더욱 친밀한 관계로 나아갔다.

생산과 소비,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게 된 것이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보 가문은 크라우 북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녔다.

레 보드 프로방스와 크라우 지역은 서로 인접했다.

젖은 크라우의 북쪽 지역이었다.

동시에 알필 산맥의 남쪽 지역이었다.

퐁비에유(Fontvieille), 무리에(Mouriès), 파라두(Paradou), 모산 레 알필(Maussane-les-Alpilles)의 평야 지대였다.

산맥에 내린 비는 하천을 이루어 그 지역들을 적셨다.

농사짓기 좋은 땅이었다.

밀농사가 주력이지만···.

보 가문과 몽마주르 수도원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었다.

굳이 베르트랑과 반목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사랑과 혐오 작전에 빠르게 떨어져 나갔다.


***


크라우 지역 북부뿐만 아니라.

남부도 전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곳은 론강 하류와 가까운 지역이었다.

새끼 돼지 가문의 영향력이 큰 곳이었다.


“이번 기회에 새끼 돼지 가문과 관계를 개선하는 건 어떤가 합니다.”


새끼 돼지 가문과 베르트랑은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그런 새끼 돼지 가문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 이탈한 건 지역감정 때문이었다.

60년 전부터 새끼 돼지가문은 독립을 시도했다.

크라우의 영주들과 힘을 합쳐 프로방스 백작과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마르세유 자작이 프로방스 백작 측에 참전하면서 전황이 달라졌다.

크라우의 많은 영주가 마르세유 자작에 항복했다.

새끼 돼지가문은 끝까지 저항했다.

성이 함락당해 폐허가 되었다.

그럼에도 새끼 돼지가문은 다시 재기했다.

새끼 돼지가문과 끝까지 함께한 이들과···.

마르세유 자작에 항복한 이들 사이에 반목이 생겼다.

해묵은 감정을 자극하자 바로 이탈했다.


“새끼 돼지 가문이라···.”


새끼 돼지 가문은 포스 수르 메르(Fos-sur-Mer, 바다 위의 포스) 지역에 성과 항구를 가지고 있었다.

해적과 다름없는 이들이지만···.

포스의 영주는 레이먼드와 함께 십자군에 참여하여 공을 세운다.

해적과 해군은 동전의 양면이었다.

전시에는 해군의 역할도 했다.


“차라리 포섭해 보는 것이 어떤가?”

“아시겠지만···.”“카마르크의 사라센인들과도 교류하는데 상관없지 않겠나?”


아를을 통해 카마르크의 사라센인과 교역했다.

그들도 해적 일을 했다.

새끼 돼지가문을 포섭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그것도 있지만···. 그들은 쉽게 무릎 꿇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폐허에서 다시 일어섰다.

그 후 오랫동안 독립성을 유지했다.

만만한 가문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들을 무릎 꿇릴 생각은 없네. 그저 같이 일을 도모하는 것부터 시작하지.”


새끼 돼지 가문은 교황 우르바노 2세의 요청에 따라 십자군에 참가했다.

그 일을 위해 레이먼드 밑으로 들어갔다.

그들을 봉신으로 삼기 위해 힘으로 누르는 건 좋지 않았다.

돈과 명분, 이권으로 회유할 수 있었다.

북풍과 태양의 나그네처럼 찬바람에 굽히지 않는 이도 따뜻한 햇살에 외투를 벗었다.


“우선 레오 선장이 추진하는 일에 대해 말해보게.”


무역 선단을 만드는 일이었다.

해적이 해군이 되기도···.

물건을 싣고 교역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을 통칭해서 뱃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들도 관심을 보일 것이네.”


좋아서 해적질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해적질은 위험하고 힘든 일이었다.

새끼 돼지 가문이 있는 포스 수르 메르엔 괜찮은 항구가 있었다.

포스 수르 메르가 교역항으로 성공하지 못한 건 마르세유의 영향이 컸다.

항구의 입지가 마르세유보다 떨어졌다.

거기에 마르세유의 견제도 있었다.

결국 교역항구와 도시로 성장하지 못하고 해적질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지원한다면···. 그곳도 괜찮은 항구도시로 성장할 수 있네.”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가도가 그곳을 지나갔다.

론강의 오래된 물길 중 하나가 그 지역으로 흘렀다.

큰 배는 어렵지만,

작은 운반선들은 그 물길을 통해 론강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포스 수르 메르는 아를과 로마 가도와 함께 물길로도 연결되어 있었다.

그 물길은 베레 호수(Étang de Berre)와도 연결되었다.

포스는 교역 도시로 입지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해적질도 아무 데서나 하지 않았다.

상선이 다니는 주요 길목에 자리를 잡았다.

포스는 마르세유보다 못하지만···.

님(Nîmes)이나 몽펠리에(Montpellier)보다는 나았다.

도시의 성장에는 많은 변수가 있었다.

아를과 베르트랑은 그런 변수가 될 수 있었다.


“포스 수르 메르의 포스(fos)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나?”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스어로 빛이라고 하네.”

“아! 바다 위의 빛 (포스 수르 메르. Fos-sur-Mer)···. 그곳이 예전에 등대였군요.”


포스 수르 메르의 지역의 유래는 마리우스 운하(Marius canal, 라틴어: 마리안 포사, Marian fossae.)가 지나가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나왔다.

실제 마리우스 운하는 아를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였다.

아를이 쇠퇴하면서 마리우스 운하는 흔적만 남았다.

수르 메르(sur-Mer)는 바다 위라는 말이었다.

바다에 인접한 요새나 등대에 붙는 이름이었다.

Fos-sur-Mer는 다르게 말하면 바다 위의 빛,

등대를 의미했다.

포스 수르 메르는 운하와 바다가 연결되는 입구에 위치했다.

그곳에 등대가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곳을 아를로 향하는 등대로 만드는 것이네.”


등대는 바다에서 암초와 같은 위험을 알려주었다.

그와 함께 선박을 항구로 인도했다.

포스(fos)는 아를의 등대가 될 수 있었다.

아를로 오는 위험을 미리 알려줄 수 있었다.

레반트로 이끄는 길잡이가 될 수도 있었다.

베르트랑이 하기 나름이었다.


***


사랑과 혐오로 크라우 지역이 분열되었다.

마른 크라우 지역을 시작으로···.

젖은 크라우 지역의 남북도 떨어져 나갔다.

그럼에도 라펠 레 아를(Raphèle les Arles)에서 생 마틴 드 크라우(Saint-Martin-de-Crau)에 이르는 서부의 넓은 지역이 남아 있었다.

그 지역은 밀농사를 짓기도 양을 기르기도 좋은 곳이었다.

사라센인들이 물러난 뒤 많은 이주민이 그곳에 몰려들었다.

많은 마을이 새로 생겼다.

장과 피에르가 살던 그라비에르 연못 아랫마을은 그 지역의 서북쪽 경계일 뿐이었다.

크고 작은 마을이 수십 개였다.

자칭 영주나 기사도 10여 명이 넘었다.

크라우 전체 인구의 절반이 그곳에 살고 있었다.

그 숫자가 거의 1만에 이르렀다.

크라우(Crau)라 불리는 곳은 생각보다 큰 지역이었다.

론강 삼각주의 절반을 차지했다.

나머지 절반은 카마르그(Camargue)였다.

론강 삼각주는 지중해에서 나일 삼각주 다음으로 큰 삼각주였다.

제대로 개발하면 로마의 빵 바구니(bread basket)라 불리던 시칠리아와 튀니스 못지않은 곡창 지대였다.

아를이 성장하기 위해선 그 지역을 차지해야 했다.

그 첫 번째가 크라우 지역의 서부였다.


***


가을밀의 수확이 끝난 늦은 봄이 되었다.

라펠 레 아를에 모인 군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력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500명이 넘지 않을 것입니다.”


상당히 많은 수였다.

그러나···.


“그중 대다수는 징집병입니다.”


추수가 끝난 농부에게 창을 들려준 것뿐이었다.


“실제 병력은 용병 50에···. 기사와 병사를 합쳐 50 정도입니다.”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이는 100명 남짓이었다.

인구에 비하면 적은 병력이었다.

생각 외로 병력이 모이지 않았다.

이해득실을 따져 몸을 사리기 시작한 것이다.

병력을 움직인 이들은 직접적인 손해를 입은 영주 6~7명에 불과했다.

크라우 지역에서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크라우 서부 지역도 결국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굳이 알폰소를 부를 필요도 없겠군.”


아를에서 병력 지원을 안 받아도 됐다.

물레방아 마을을 병력으로 그들을 상대하기로 했다.

10여 명의 기병과 50명의 중장 보병, 20명의 쇠뇌병이었다.


“에드몽을 부르게.”


80대 500의 싸움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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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 연못 아랫마을에서의 전투. +8 24.06.17 322 17 13쪽
» 90. 바다 위의 빛(Fos-sur-Mer). +2 24.06.15 310 17 12쪽
89 89. love or hate. +4 24.06.14 304 17 13쪽
88 88. 성모의 이름으로. +4 24.06.13 320 19 11쪽
87 87. 기준 화폐. +2 24.06.12 307 18 12쪽
86 86. 은화 주조. +2 24.06.11 307 17 13쪽
85 85. 아이카드 대주교의 방문. +2 24.06.10 319 19 12쪽
84 84. 농업 길드. +2 24.06.09 322 16 12쪽
83 83.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 +2 24.06.08 325 18 12쪽
82 82. 자애롭고 신실한 영주. +4 24.06.07 331 16 11쪽
81 81. 나에겐 힘들지 않지만 상대에게 힘든 일. +2 24.06.06 318 13 14쪽
80 80. 맷돌의 의미. +4 24.06.04 342 15 12쪽
79 79. 자애로운 영주. +4 24.06.03 342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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