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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님의 서재입니다.

크루세이더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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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그림/삽화
최고재벌
작품등록일 :
2024.02.04 21:46
최근연재일 :
2024.06.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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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2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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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6. 아삽(Asaf)의 고민.

DUMMY

96. 아삽(Asaf)의 고민.


“올리브유를 좀 더 구하고 싶습니다.”

“얼마나 필요한가?”

“50단지입니다.”

“그걸 자네가 다 소화할 수 있는가?”


올리브유 50단지는 적은 양이 아니었다.

기름 단지 하나가 20L(약 22L)가 넘었다.

총 1,000L에 달하는 양이었다.

올리브유는 비싼 기름이었다.

카프다르그와 같은 작은 마을에서 소화할 수 없는 물양이었다.


“최근에 에로 강을 오가는 상인과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에로 강은 규모는 작지만, 수량이 풍부했다.

프랑스 중앙 산맥 (마시프 센트럴, Massif Central)에서 발원한 강이었다.

중앙 산맥의 남쪽 지역은 특히 산세가 높았다.

고도 1,200m가 넘는 산들이 즐비했다.

산이 높은 만큼 계곡이 깊었다.

지중해 기후치고는 사시사철 비가 자주 내렸다.

어떻게 보면 론강과 비슷했다.

아르그 지역은 아를의 축소판이었다.

그곳도 자연스럽게 수운이 발달했다.

에로 강 중상류 지역에 많은 농경지와 마을이 있었다.

아삽이 그 지역의 상인과 거래를 튼 것이었다.


“생각보다 그들이 원하는 물량이 많습니다.”


에로 강 중상류 지역엔 올리브 나무가 적었다.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이었다.

물이 풍부한 편이라 밀 농사를 지었다.

강 주위로는 농경지가···.

그 너머로는 넓은 숲이 펼쳐졌다.

에로 강 유역은 아를과 달리 지대가 높은 편이었다.

이민족의 침입 후 참나무 숲으로 변했다.

올리브유는 그곳에서 인기 상품이었다.


“알겠네. 자네가 사람을 소개해 주는데···. 그 정도는 줘야지.”


대형 상선에 올리브유가 충분히 실려 있었다.

크라우 서쪽(라크라우) 지역은 올리브로 유명한 곳이었다.

상인에 의해 많은 올리브가 물레방아 마을로 모였다.

수집된 올리브는 방앗간의 압착기에 눌러졌다.

압착기 사이로 황금빛 올리브유가 흘러내렸다.

올리브 산지라는 이점과 수력에 의한 저렴한 가공비.

아를의 올리브유를 다른 지역보다 훨씬 저렴했다.

인기 있는 상품이었다.


“빵과 포도주, 철제품, 잡화도 더 부탁드립니다.”


저렴한 빵은 어느 곳에서나 인기 있는 상품이다.

물레방아 마을의 특산물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포도주는 말할 것이 없었다.

아를은 론강 유역의 포도주 집산지가 되었다.

아비뇽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아를로 오는 경우가 늘었다.

통행세와 프로방스의 전쟁 영향이었다.

론강 유역에 많은 수도원이 있었다.

그곳에서 질 좋은 포도주가 생산되었다.

아를의 포도주는 물량도 풍부하고 가격도 좋았다.

철제품도 아를의 중요 수출품이 되었다.

이탈리아 북부의 저렴한 철이 마르세유를 통해 수입되었다.

잡철은 물레방아 마을의 제련소와 대장간을 거쳐 강철 제품으로 탈바꿈했다.

크라우 중부와 동부엔 양을 길렀다.

사람보다 양이 훨씬 많았다.


많은 양털과 가죽이 물레방아 마을로 공급되었다.

양털은 모직물로 생가죽은 무두질 되었다.

아를엔 뛰어난 유대인 수공업자가 많았다.

천과 가죽은 의류와 모자, 신발과 같은 잡화로 만들어졌다.

잡화도 아를의 중요한 상품이 되었다.

빵과 포도주, 철제품, 잡화는 중요한 수출품 중 하나였다.

모두 이 지역에서 큰 인기였다.


“더 파는 건 문제가 없는데···. 빈 배로 가야 하는 건은 그렇군.”


상품을 적게 실으면 손해였다.

배는 공장과 같았다.

놀리면 고정비가 꾸준히 나갔다.

언제나 상품을 가득 실어야 했다.

이곳엔 괜찮은 상품이 없었다.

이 지역 특산은 화강암이었다.

수요가 많은 상품이 아니었다.

거기에 무게와 공간을 많이 차지했다.

수익이 좋은 상품은 아니었다.


“이곳의 밀을 싣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아그드의 밀이 싸다고 하지만···.”


부피가 큰 상품이었다.

운송비가 많이 드는 상품이었다.

다른 지역에도 밀을 재배했다.

지역에 따른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화강암처럼 큰돈이 안 되었다.


“정확히는 밀이 아니라···. 밀가루입니다.”

“밀가루라고? 이곳엔 수차가 없지 않나.”

“수차는 없지만 맷돌은 있습니다. 가축의 힘으로 돌리는 맷돌입니다.”


맷돌은 가축의 힘을 이용하기 좋은 형태였다.

아직 가축을 이용한 맷돌이 많이 남아 있었다.

물레방앗간이 장점이 많지만, 만능은 아니었다.

수차를 설치하기 힘든 곳이 많았다.

북유럽은 겨울이 길었다.

그 기간 물이 얼어붙었다.

제분은 겨울에도 필요했다.

그곳엔 말을 이용했다.

비가 잘 오지 않는 건조한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가축을 이용한 대형 맷돌을 이용하면 그런대로 제분 효율이 나왔다.

카프다르그는 화산암 지대라 수차를 설치하기 힘들었다.

대신에 대형 맷돌을 만들 화강암은 풍부했다.

아삽이 가축을 사들여 밀을 밀가루로 제분한 것이다.

그것으로 부피도 줄어들고 가치가 올라갔다.


“다른 곳보다 싸게 드리겠습니다.”


이곳은 밀이 저렴했다.

에로 강 주위의 농경지 덕분이었다.

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남아돌았다.


“이번에 훈제 고기와 가죽도 많이 구했습니다.”


에로 강 주위를 벗어나면 모두 숲이었다.

숲은 넓고 영주는 적었다.

사냥터지기에 의해 관리되지 않는 곳이 많았다.

그런 곳은 누구나 숲에서 자유롭게 사냥할 수 있었다.

사냥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많이 살았다.

야생동물의 가죽과 고기가 풍부했다.


“탐이 나는군.”

“그렇습니다. 괜찮은 상품입니다.”


밀가루와 훈제 고기, 가죽은 팔기 좋은 상품이었다.

시몽은 상품도 상품이지만···.

이 지역이 탐이 났다.


“아직 이곳에 영주가 없다고 했나?”

“그렇습니다. 인근에 작은 예배당이 하나 있을 뿐입니다.”


사람 사는 곳에 언제나 교회가 있었다.

아그드의 주교가 이곳을 통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작은 예배당을 두고 사제가 파견 나오는 정도였다.

그 정도 가지였다.

아를과 교역이 활발해지기 전까지···.

카프다르그는 영주가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었다.

이곳을 얻으면 주군인 베르트랑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이런···. 자네에게 곧 큰일이 닥치겠군.”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시몽이 예언자도 아니고···.

뜻밖의 말에 아삽이 당황했다.


***


시몽이 천천히 상황을 설명했다.

“자네가 지나치게 많이 가진 게 문제가 된다는 말일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자네가 어떻게 해서 이곳에 오게 되었나.”

“그거야···. 아···.”


그제야 아삽도 시몽의 말뜻을 깨달았다.

힘이 없는 사람이 많이 가진 것도 죄였다.

유대인은 지나치게 많은 걸 그라나다에서 가졌다.

그 결과는 혹독했다.

불만을 가진 이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사라센 영주는 유대인을 도와주지 않았다.

폭동은 오히려 그들의 부를 가져올 좋은 기회였다.

아삽은 두려움에 떨었다.

폭도에 약탈당하고 죽는 걸 지켜보았다.

재산이 많은 이는 언제나 위협받기 마련이었다.

부는 재앙을 부른다.

힘이 없으면 재산과 함께 목숨도 빼앗겼다.

지금의 상황을 깨달은 것이다.


“조언 감사합니다. 당장 병사를 고용해야겠습니다.”


아삽은 용병을 고용하려 했다.


“기독교인을 용병으로 들여야 할 것이네.”


사라센인을 용병으로 고용하면 아그드의 주교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 사는 사라센인도 추방하거나 개종시키고 있었다.

사라센 용병을 카프다르그에 들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을 믿을 수 있겠는가?”

“신뢰할 수 있는 이들로···.”


용병이 날강도 같은 놈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신용이 없는 용병은 고용주가 잘 고용하지 않았다.

이 시대에도 신용이 있는 용병들이 있었다.

제노바 용병이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후대에 나오는 스위스 용병도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이었다.

다만···.


“그들이 자네에게 신용을 지키겠는가?”

“음···.”


신뢰를 지키는 용병도 그렇지 않은 때가 있었다.

어긴 걸 다른 이에게 비난받지 않는 경우였다.

그건 이교도였다.

교회에서 허락한다면···.

기독교인 용병이 칼끝을 돌리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가족을 더 불러들여야겠습니다.”


같은 유대인을 불러 방어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그건 자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 다만, 그들을 병사로 키우진 말게. 교회에서 가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네.”

“.......”


유대인이 이슬람과 기독교의 땅에 살 수 있는 건 무력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력을 가진다는 건 영주가 된다는 말과 같았다.

기독교와 이슬람 모두 이교도 영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력을 가지고 한 지역의 영주가 되다면 토벌당할 것이다.

그라나다의 유대인은 애초에 무력을 가지지 못했다.

레콘키스타 건 십자군이든···.

지도에서 그들을 지울 때까지 공격받을 것이었다.


“자네의 선택을 두 가지뿐이네.”

“그게 무엇입니까?”

“사업을 넘기고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석공으로 만족하고 맷돌을 만들며 사는 것이었다.

아삽의 가족은 그라나다를 떠나 이곳으로 왔다.

카프다르그를 정착지로 선택한 건 숨어서 조용히 살기 위해서였다.

그때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석공은 필요한 존재였다.

쉽게 죽이진 않았다.

힘없이 많이 가진 것보단 안전했다.

처음부터 석공으로 만족했어야 했다.

욕심을 너무 부렸다.


“원한다면 사업은 우리가 인수하지.”


아를 상회에 사업을 넘기라는 말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아삽이 이룬 사업을 거저먹겠다는 것이었다.


“그럴 순 없습니다. 어떻게 이룬 사업인데···.”


시몽도 그걸 원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아삽은 분노했다.

중요한 고객이고 뭐고 없었다.

시몽은 그의 사업을 빼앗으려 하는 나쁜 놈이었다.


“나가시오.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소.”

“자네가 오해했군. 난 두 가지라고 말했네.”


충격 요법 다음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려줘야 했다.

그래야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


***


“이곳에서 사업을 계속하려면···. 자네를 보호해 줄 누군가를 섬겨야 하네.”


아삽은 시몽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했다.

분노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저는 어느 영주도 섬기고 싶지 않습니다.”


감정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성과 감성은 별개였다.

그는 그라나다에서 비극을 겪었다.

유대인은 사라센 영주에게 세금을 바쳤다.

그럼에도 폭동에서 그들을 지켜주지 않았다.

세금은 보호비였다.

이교도라는 이유로 약속을 어긴 것이었다.

한번 배신당한 이는 쉽게 사람을 믿지 않았다.

아삽에게는 좀 더 강한 충격 요법이 필요했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었다.


“누군가를 섬기지 않는다면···. 원하지 않는 이에게 지배당할 것이네.”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자의 운명이었다.

그도 아는 사실이었다.

아삽의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도···.”

“카리브디스를 피하여 스킬라에게 잡히다.라는 말을 기억하게.”


최선을 고를 수 없다면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격언이었다.


“저에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게.”

“감사합니다.”

“차선을 선택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차선을 선택하지 못했다.

최선만을 바라다가 시기를 놓쳤다.

결국 최악과 맞닥트렸다.


“너무 늦지 않길 바라네.”


카프다르그가 영원히 주인 없는 땅으로 남을 순 없었다.

아그드에도 세속 영주가 들어온다.

트렌카벨 가문의 버나드 아톤(Bernard Aton IV Trencavel)이었다.

그 후 한동안 트렌카벨 가문이 아르그를 지배했다.

트렌가벨 가문은 알비십자군으로 몰락하기 전까지 남프랑스의 중요한 영주였다.

카르카손(Carcassonne)과 님, 알비(Albi)를 지배했다.

카프다르그가 주인 없는 땅으로 있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를과의 교역으로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도 있었다.

결국 트렌카벨 가문의 버나드 아톤을 모시던지···.

아를의 베르트랑을 섬겨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있네. 그동안 자신이 섬겨야 하는 사람을 정하는 게 좋은 것이네.”


아삽은 이번에 많은 상품을 거래했다.

굳이 시몽이 소문을 내지 않더라도 그 사실이 퍼질 것이다.

그는 최근에 에로 강을 오가는 상인과 거래를 시작했다.

많은 밀과 훈제 고기, 가죽을 사들였다.

올리브유와 빵, 포도주, 철제품, 잡화를 팔아야 했다.

그에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 않았다.

아삽의 고민은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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