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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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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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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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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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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97. 3대1

DUMMY

제냐가 봤다면, 그저 그 상처 부위가 밝게 빛나는 입자로 채워진 것만 보였을 테다.


실제로 순식간에 지나가며 제냐가 확인한 건 그것 뿐이었다.


대거에 묻었던 반짝거리는 입자들이 빠르게 달리는 동안 금세 털려나가 사라졌다.


나무 위, 잎사귀와 가지 사이로 몸을 숨긴 제냐는 사람들을 확인했다.


나무 위에서 바로 아래를 처다보니 적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세 명의 사내는 같이 있었다. 아르망디는 혼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숏소드를 위협적으로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고. 붉은 검기가 코팅된듯 그 검날을 덮고 있다.


아르망디는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 제냐를 게임 오버 시켜버릴 수 있겠다면 좋겠다.


그녀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암살이 길어지며 어떻게 해야하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프린스 알사드가 보낸 지원군이 도착을 했으니 말이다.

공작 급의 귀족이 거느리고 있는 기사단이라면 출중함 이상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사’라고 불리는 족속들에게도 아무래도 수준은 있었고, 소규모 왕국이라고 하지만 국가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사단이라면 유저들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이들이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


플레이어들이 받는, 이 세계에서의 어마어마한 재능적 혜택으로도 레벨 100이상의 고수가 되는 게 쉽지 않은 면이 있다. 국가의 최정예 기사단이란 그 근처에 위치하는 자들이었으니.


레벨로 따지자면 숀, 알렌, 페이트도 100이라고 평가하기 어렵기는 하다. 그러나 말단 단원으로서, 80을 확실히 넘는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전 운트 작힘 백작가의 간부들과 비슷하거나 몇 수 위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제냐는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 세계는 성장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꼭 같은 세월을 보냈다고 똑같이 성장하지는 않는다. 플레이어 개인이 가진 자질도 영향을 미치고, 이 게임 내부에서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제냐는 전투직에 있어서 천부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플레이 스타일이 구축된 편이었다. 게임 오버를 두려워하지 않는 플레이와 역경들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반사신경, 감각들은 전투직 플레이어가 확실히 가장 빨리 클 수 있는 요소들이다.


아르망디 또한 그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제냐 킴, 이라는 플레이어를 잡는 게 어렵지 않은가, 슬슬 생각이 드는 시점이기도 하다. 머릿속으로 오랜 시간 고민을 해오고 있었는데, 아예 임무를 포기하고 차라리 먼 타국으로 도망을 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결정이 내려질 때 즈음이기도 하다.


처음에도 그녀 혼자 힘으로 암살을 해내기 어려운 수준의 전투직 플레이어임에 당황을 했는데, 이후 만날 때마다 계속 빠르게 발전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 시간을 끌어 보았자 대단한 책략이나 지원군이 없으면 괜히 반대로 칼만 얻어맞고 그녀가 게임 오버를 당할 수가 있었다.


아르망디 역시 레벨 업 페이스나 전투력의 증가 추이가 그리 느린 편이 아니었는데. 나름대로 암살자라는 마이너하고 어두운 클래스를 갖고 플레이하면서 고생들을 하느라 얻는 보상들이 쏠쏠했는데도.


일단 지금은, 벌어진 일이었으니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아르망디는 말이다. 전투력이라는 게 수치화할 수 있는 힘이기는 했지만, 이 서바이벌 게임 내에서 한 끗만 삐끗하더라도 게임 오버는 누구든 당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요는 결국 방어력 이상의 공격력으로, 급소에 치명상을 입혀버리면 되는 일이었다. HP가 아무리 높아도 두부頭部가 날아가버리면 살지 못한다.

물론, 게임이다 보니 몇 가지 트릭들이 있기는 하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상에 전해지는 전설 급의 스킬이나 극도로 희귀한 아이템들, 특성들 따위.


개중에는 한 두 번 정도 즉사에 가까운 부상이나 혹은 즉사에 이르는 상태에서도 다시금 회생을 시켜주는 효과도 있었다.

게임 전체로 보아도 그리 많지 않은 수의 요소들이었다. 유저들에게 알려져 있어 인터넷으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것만 센다면 스킬로 두 종, 아이템으로 세 종, 칭호의 효과로 한 종이었다.

수 억의 유저들이 플레이하고 있는 콘란드 대륙 내에서 여섯가지 종류의 요소만이 게임 오버에서 한 차례 플레이어를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스킬과 칭호는 모두 전설 급으로, 얻는 것조차 어려우며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플레이어의 수도 시스템적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아이템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한 번 사용하고 제작할 수 있는 식이라고, 아르망디는 알고 있었다.


가장 넉넉하게 쳐도, 수 억 명 중에 몇 명인가가 다 합쳐서 스무 번 정도 부활의 효력을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제 막 레벨이 100 근처로 다가가고 있는, 이 정도 수준의 플레이어들에게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제냐의 머리통을 한 번만 날리면 된다. 아르망디는 섬칫한 생각을 하며 검을 휘두른다.


나무 위에 있는 제냐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손 끝에서 번개의 구를 만들어냈다.


근처에 있는 잎사귀들이 튀어대는 전류의 줄기에 맞아 타들어간다. 연기가 피어 올랐다. 구체의 크기는 아주 작게 한다.

제어력의 극한을 보여주려 하고 있었다, 지금 제냐는.


강하고, 파괴적인 에너지를 그만큼 작게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를 극한으로 응축하다보면 MP자체의 성질이 변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그런 고차원적인 경우와 MP응용법에 대해선, 아직 제냐가 게임 내에서 알 필요 없고 또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시야로 나무 아래의 전경을 처다본다. 잎사귀에 가려져 있지만 언뜻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상대의 상황과 자세를 살필 수 있다.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고 시각적으로도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다면, 기력 감지술로 시야에 추가적 화면을 얻어 면밀히 관찰할 수도 있었다.


번개의 구체는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그만큼 제냐가 MP를 다루는 응용력, 의지력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성장을 한 셈이다.

손톱 바로 앞, 티끌만한 빛의 구가 생성되어 빛난다. 구, 라기보다는 입자라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처음엔 큰 모래 알갱이같았던 그것이, 최종적으로는 콩알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졌다.


그 정도의 크기로 썬더 볼트를 제어하면서 상대에게 유효타를 먹일 수 있을만한 파괴력을 투입하려다 보니 제어가 쉽잖다. 근처로 번개줄기가 뻗어나가 나뭇잎이 탄 건 그런 이유였다. 한 두 호흡. 아래에서 옆구리가 패인 페이트가 포션으로 응급 처치를 하고, 그 주변을 동료들이 지켜주고.


아르망디가 천천히 검을 휘두르면서 제냐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중, 얼마 걸리지 않은 시간만에 공격 준비가 끝났다.

제냐가 썬더 볼트를 쏘아낼 준비 말이다.

제냐를 상대하고 있는 암살자 무리들은 당황하고 있었다. 분명, 생각보다 제냐가 강했던 이유이리라.


어디에서 온 놈들인 지는 모르겠지만 훈련받은 티가 났다. 제냐가 느끼기에 말이다. 그래, 굳이 기억을 끄집어내 보자면 운트 작힘 백작가에서 만났던 그레이 하운드 기사단의 그 자들과도 비슷했다.

제냐가 느끼는 건 나름대로 타당한 추론이었다. 그가 ‘비슷하다’, 혹은 흔하게 만났던 다른 플레이어나 일부 NPC들과 다르다, 고 느끼는 건 제냐가 상대하고 있는 세 명이 기사단 소속이며 배운 고급 검술의 흔적들이었다.


실전에서 자기류로 갈고 닦은 하류 검술보다는, 정통파 검술의 흔적들이 그들의 공격과 자세에 배어 있었다. 조금 더 탄탄하고, 빈틈이 없는 느낌이다. 상황에 맞추어 다변적으로 구는 데는 다소 약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안정감이 있는 검술이었다.


제냐는 자신보다 실력이 아래라고 느껴지는 자들을 쉽게 제압할 수 없다는 데 특이함을 느끼고 있었다. 전투력이 뛰어나고, 다양한 스킬을 감각적으로 사용하는 제냐는 무엇보다 기력술의 응용력이 좋았다. 그 말은, 자신의 MP를 급격히 소모해서 순식간에 전투의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검술 또한 자기류로 만들어 익히고 실전에서 갈고 닦았다. 인챈트 스킬을 비롯한 초상 스킬과 기력술의 연계 또한 폭발력이 있는 스타일이었고.

한 두 수 정도 처지는 수준을 가진 전투직 플레이어라면 솔직히 빈틈을 노려서, 단박에 처치할 수도 있었다. 그런 자신이 있었는데 하나하나 상대를 할 때 방어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 시간 전통으로 쌓아 올려진 무학과 검술을 연구하고 연습한 이들이 갖는 특징이었다. 격상의 상대에게서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저력이다.


제냐로서는 더욱 까다로운 상대들이라 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그리 대단한 합격술을 보지는 못했지만, 하나하나의 전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데다가 장기전으로 가며 그를 들들 볶는다면 결국 제냐 쪽에서 실수를 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이다.

아무래도, 두 개의 손보다는 여덞 개의 손이 더 유리하지 않겠는가. 네 배의 것을 막느라 고생을 해야 하니.


네 명의 합격술이 완벽하게 그들 넷의 역량을 더한 것 이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리어 역량의 합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제냐 혼자 낼 수 있는 힘보다는 더 강했다. 애초에 그러기 위해서 잡았던 스타일을 발휘하면서, 제냐는 시간을 끌어야 했다.

자기보다 더 강한 놈들과 싸우기 위해 근접전과 중, 원거리전에서의 공격 수단까지를 익혀둔 것이다. 빠른 발, 강한 각력과 입체적으로 지형 지물을 통과해 움직이는 기동성으로 상대의 공격 범위에서 멀어지면서 자신만 때리는 식의 공격이다.


흑사와의 전투도 그랬고, 제냐가 여태껏 격상의 상대들을 농락하며 사냥을 해 온 방식이 그것이었다.


파지짓, 하고 푸른 번갯불이 주변으로 튀었다.


손가락 끝을 적당히 아르망디가 있는 쪽으로 향한다.


제냐의 눈에서 붉은 궤적의 곡선이 아르망디에게 닿는다. 그녀가 움직이는 것까지를 계산해서, 조금 휘도록 썬더 볼트를 쏘아냈다.


손톱 바로 앞에 만들어졌던 콩알만한 그것이 최후의 순간에 엄지 손톱만한 크기로 불어났고, 발사되었다. 빠르게 날아가는 건 작아서 더 그렇게 보이는 일일지도 모른다.

확실하게 일반적인 화살보다는 더 빠른 속력으로 허공을 가르며 썬더 볼트가 질주한다.


몇 개의 나뭇잎사귀들이 그것의 진로를 막자 태워버리며, 난잡한 궤도를 그리면서 말이다. 마구잡이로 연필을 꺾어 도화지에 선을 그리듯이, 혹은 꽉 막힌 방 내부에서 고무공을 던져 버린 것처럼. 번개의 구체는 여기저기 꺾어지는 궤도를 그리면서 빠르게 다가갔다. 직선보다 더 긴 거리를 움직이는 것이지만 구체의 속력이 워낙 빨라 피하기 쉬운 게 아니었다.


그런 난변화가 도리어 마주하는 입장에서는 피하기 까다로운 점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아르망디는 갑자기 허공을 질주하는 푸른 빛의 직선이 다가오자 눈빛이 흔들렸다. 생각보다 빨랐다.

그리고, 투사체가 작았기에 아르망디는 순간적으로 판단을 했다.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계속해서 각도가 변화하는 궤적이라 유도탄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한 탓이다.


붉은 검기가 둘러진 숏소드를 치켜 들면서, 그녀는 눈 앞의 표적을 두고 베어 내려했다.

엄지 손가락의 한 마디 정도 되는 구체였으나 아르망디의 동체 시력은 정확하게 잡아냈다. 결정을 내린 마음만큼이나 검기가 예리하게 휘둘러졌다.


두 자루의 숏소드가 교차하며 정확한 지점을 가르듯 벤다. 느린 영상 화면으로 녹화해서 보자면, 허공에서 X자를 그리는 두 자루의 검극이다. 교차하는 두 팔 쌍수검이 서로 부딪혀서는 위력이 나오지 않는다. 왼 팔에 들고 있는 좌수검이 먼저 가운데를 지나서 푸른 구체를 건드리고, 지나간다.

그 뒤이어 왼쪽 상단에서 우측 하단까지의 대각선을 그리는 우수검의 검극과 근처의 검날이 푸른 구체를 다시금 베어내면서 아래로 뻗는다.


한 순간,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시간보다도 더 짧은 찰나에 이루어지는 변화였다.

그리고 푸른 구체, 제냐가 보낸 썬더 볼트의 MP가 연이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강렬한 폭발은 곧 전방위로의 팽창을 뜻한다.


작은 손톱만했던 푸른 구체는, 순식간에 확장을 해서 풍선마냥 부풀려졌다. 이번에는 아르망디가 깨닫고 피할 시간조차도 없었다. 아주 느리게 영상을 재생시켜 본다면, 몸으로 피하기 이전에 동체 시력이 번쩍이는 빛을 감지했다. 아르망디는 표정의 변화조차 채 해내지 못했을 때, 푸른 구체 내부에 담겨져 있던 파괴적인 기운이 수 미터 바깥으로까지 그 범위를 넓히면서, 압축된 번개를 토해냈다.


쏟아지듯 터져 나오는 번개의 줄기들 하나하나에 강렬한 전류와 열 에너지, 그리고 폭발력까지 실려 있다. 아르망디의 몸에 닿으면서 곧 폭발을 일으켰다. 감전 증상과 화상은 덤이었다. 아르망디는 화끈한 기운을 느꼈다.


그 시점에서 그녀가 이상함을 깨달았고, 기력을 움직였다. 당장 가용한 MP를 모조리 신체 전면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곧이어서 신체 전체를 휘감으려고 노력했고, 붉은 검기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스킬이며 그녀의 의지력에 반응해서 더욱 강렬한 기세를 보인다.

붉은 검기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MP를 끌어올렸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스킬의 다음 단계를 실행한 것이다. 검날에 흐르는 기운이 보다 강맹해지고 깊은 중심을 갖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유니크 스킬, 붉은 검기는 검날의 강화와 사용자의 신체 강화를 해내며 마치 광전사와 같은 속도감으로 전장을 누비는 전사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같은 양의 MP를 사용하더라도 이 스킬을 한 번 통과해서 사용되는 것은 보다 강맹하고 빠르며 난폭하다.

그만큼 MP고갈에 대한 후유증이 동반될 수 있었지만, 조금 더 파괴력을 원하는 기력술사들, 근접 전투 클래스들에게 아주 유용한 스킬이 된다.


스킬 자체에 의지력에 대한 보정이 걸려 있어서, 익히고 있는 기력술사가 조금 더 빠르게 MP활용에 대한 노하우를 깨닫도록 도와주는 스킬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스킬에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효과 자체는 ‘부스터’와 같은 방향성이었고. 아주 노련해진다면, 적절하게 완급을 조절하면서 유연하면서도 빠른 전투가 가능해진다.


아르망디는 그럴 새는 없었다. MP를 토해냈고, 순식간에 인터페이스 상의 MP의 수치가 쑤욱 내려간다. 전투 중에 그걸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러했다.

화끈한 열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피해를 줄이는 선에서 그치게 된다. 생각보다 썬더 볼트 내부에 들어 있던 에너지가 강력했다. 제대로 쏘아낸 파괴적인 초상 스킬이었다.

순식간에 이 정도를 사용한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거기다 작게 응축한 형태 변화를 해냈기 때문에, 일단 실존하는 에너지인 MP가 다시 팽창하면서 굉장한 폭발성이 더해졌다.


쾅! 하는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아르망디는 전류의 칼날에 휩쓸렸다.


그 사이 제냐는 다시 나무 아래로 내달렸다.


그대로 수직 낙하 방향으로 질주한다. 중력의 방향을 따라 달리기를 해보는 건, 보통은 하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당신이 전투기의 조종사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이 게임의 장점은, 그저 두 발만을 가지고도 비슷한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제냐는 굵은 나뭇가지를 박차며 아래 방향으로 뛰었다. 타닥, 하고 몇 번 더 몸을 웅크렸다 펴며 순식간에 바닥으로 향했고,

순간만에 나무의 밑둥 근처에 다다른다.


수직 보행은 강력한 접지력을 발휘했다. 아직 능숙한 수준은 아니었기에, MP를 과도하게 잡아먹기는 했다. 떨어지는 방향으로의 질주를 하다가 멈출 때 말이다.


나무의 껍질이 패이면서, 주욱 미끄러졌지만 결국 바닥에 처박지 않고 흙바닥과 수평되게 멈추어 섰다.


다시금, 모여 있는 세 기사들을 향해서 제냐가 나무를 박차고 뛰었다. 쾅, 하는 폭음보다는 작은 소리와 함께 나무가 패였고 건장한 성인이 허공을 날았다.

이미 제냐의 몸뚱이에는 기력이 덮여 있었고, 관절의 각 부위에 기력술의 묘용이 들어가 폭발적인 힘을 냈다.


비스트 슬레이어와 대거의 그립을 두 손이 부드럽게 쥐고 있었다. 허리를 뒤틀면서,


모여 있는 놈들 중 가장 앞에 서 있었던 알렌을 향해서 제냐가 날아간다.


*

said-alamri-40w3HuwLM0I-unsplash.jpg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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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0. 재료 수급 23.10.18 21 3 31쪽
110 109. 피츠 브래드 23.10.15 22 3 24쪽
109 108. 사내는 지난 시간을 등지고 돌아섰다. 23.10.12 20 3 18쪽
108 107. 아이젠 하우드 23.10.12 27 3 35쪽
107 106. 소란 23.10.10 23 3 16쪽
106 105. 귀족제 23.10.10 24 3 17쪽
105 104. 리액션 23.10.08 26 3 34쪽
104 103. 마무리, 재회 23.10.06 28 3 23쪽
103 102. 게임 오버 23.10.06 25 3 17쪽
102 101. 4대1 23.10.05 21 2 24쪽
101 100. 1대1 23.10.05 23 3 19쪽
100 99. 3대1(3) 23.10.04 26 3 24쪽
99 98. 3대1(2) 23.10.02 28 3 26쪽
» 97. 3대1 23.10.01 27 3 17쪽
97 96. 습격 23.09.28 31 3 15쪽
96 95. 이모저모 23.09.27 27 3 27쪽
95 94. 수습 23.09.27 24 3 17쪽
94 93. 연전連戰 23.09.26 27 3 15쪽
93 92. 파이어 볼, 궁술 23.09.26 25 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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