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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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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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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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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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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75. 어둠숲

DUMMY

*


“후.”


제냐는 기어코 다시 게임 속에 기어들어왔다.


아니,


제냐는 게임 속에 있으니 ‘기어 들어왔다’는 표현은 김서원의 행동일 것이다. 들어온 순간부터 제냐 킴이었으니까.


현대의 대학은 여름 방학이 조금 긴 편이었다. 그리고 다음 학기의 수업은, 조금 줄여 듣기로 했다. 그렇게 해도 졸업까지 요건을 맞출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적당히 시간을 조절하면서 사는 것.

공부를 너무 과하게 하는 것도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공부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게 마냥 재미없지도 않았지만. 그냥 가끔 좀 쉬고 싶을 때는 늘 있다. 가능하다면 오래 쉬고 싶다.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알기는 하지만.


그저 정신적인 문제일 지도 몰랐고.


학기의 수업들은 유연하게 선택이 가능했다. 아주 많은 대학생들이 다양한 시간대에 선택해서 과목을 수강한다.

같은 계열의, 동명의 수업이라 할 지라도 클래스가 시간대별로 세분화되어 있었다. 자신이 선택해서 수강하기로 한 과목이 적다면, 적은 학점을 듣기로 했다면 시간을 조절해서 학기를 조금 일찍 끝내거나 초기 수업을 줄이고 방학을 늘릴 수도 있었다.


조절로 인해서 강의간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대학에 존재하는 과목 데이터 베이스에 수강 자료들이 올라가 있었다.

A수업과 B수업을 연계해서 시간표를 짜고, A수업의 수강하는 날짜를 조금 줄이기로 했다면 같은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수업의 맥락이 달라질 수 있었는데, 긴 시간 해당 과목을 가르쳐 온 교수들의 수강 녹화, 녹음, 수업 자료 따위들이 학내 데이터 베이스에 있어 학생들은 열람할 수 있다.


해당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면 관련 계열 자료들을 언제든지 모두 볼 수 있었고, 공부를 하기로 한다면 수업을 듣는 첫날부터 시작해서 해당 과목의 결말 부분까지 혼자서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녹화, 녹음 자료이기 때문에 실제 교수에게 수업을 받는 것보다 질이 떨어질 수 있었지만, 말했듯 다년간 축적된 자료이며 그것을 토대로 AI가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시스템도 있어서, 간단한 과목 상 질문 정도는 바로바로 응답을 받을 수도 있었다.

복잡하며, AI가 적절히 설명하지도 못하고 또 학생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교수를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거나 해야겠지만 말이다.


어쩄건 제냐는 학점을 조금 줄여 들어서, 학기 내 스케쥴이 조금 널널해졌다. 시간적 여유가 나는 만큼, 방학을 길게 가지기로 했다.

눈에 보이는 도면 그래프 상의 시간표로 본다면 길게 뻗은 일직선의 수업 스케쥴 중 앞 부분을 떼어서 후반부의 아래에 붙여놓은 형상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이렇게 비련의 시나리오에 들어와 있었다.


제냐는 고개를 들었다.


청명한 하늘이 그를 반긴다.


게임 내 시간은 5시간이 빠르다. 바깥의 시간으로 보자면 이제 조금 지나면 저녁을 먹어도 괜찮을 시간이리라.

바깥의 가을 하늘을 잠시 구경하다 들어왔는데, 게임 내 산슈카의 하늘 역시 지지 않을만큼 푸르르고 또 맑았으며, 선명했다.


현실과 거의 완벽하게 구분되지 않는 정밀한 그래픽과, 그 외 여러 표현들이다. 소리와 촉각, 냄새까지, 그리고 입 안으로 들어오는 대기의 미묘한 맛까지도 사실적이며 군더더기가 없다.


그는 사르삿 근처에 있었다.


사르삿은 왕도이며, 또 동시에 대도시였다.


세슈칸에서 순식간에 이곳으로 온 기분이 들지만, 나름대로 긴 시간을 거쳐왔다. 피스 시부터 시작해서 끊임 없는 전투로 점철된 제냐 킴의 일생이었다. 전투직 클래스를 선택한 플레이어로써 어쩔 수는 없으리라.

아마 현실에서도 당신이 어떤 종류의 직군을 선택했다면, 그리고 해당하는 분야에서 업계의 달인이 되고 싶다면 비슷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었다.


화가라면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며 평생을 지내야 할 것이고, 농부라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해가 쨍쨍하나 밭이나 논을 돌보면서 삶을 살아야 할 테였다.

전투직 클래스로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플레이하기로 했으니, 그는 자연스럽게 전투를 반복한다.


하나의 비유처럼 말하자면, 뭐 인생과도 닮아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어차피 삶이란 건 전투와 전쟁의 반복이다.

인간은 늘 누군가나 무엇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꼭 정확한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불의라던가 사회의 악습이라던가, 잘못된 관념이라던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자신의 삶과 주변 공동체의 발전을 바라보고 도모하지 않으면 세상은 점점 팍팍해질 것이다.

왜냐면, 한 개의 사회라는 같은 배에 탄 구성원들 중에서 언제나 모든 일을 망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망나니들이 일정 분량 있을 테니까. 그들의 몫을 메꾸면서 발전을 위해 나아가지 않으면 결국 배는 침몰하게 되어 있었다.


제냐는,


가끔은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했다. 삶이 아니라, 늘 하염없이 멍청한 짓거리를 반복하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말이다.

사회나 인간에 대한 환멸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좋은 일만 하고 행복한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서 기꺼이 공멸을 선택하는 망아지같은 인간들은 어디나 있다.


아무튼,


“스으으으읍.”


그는 시나리오 온라인에 들어와서 숨을 들이셨다. 바람이 콧구멍으로 들어온다.


사르삿 근처의 평야였다.


중부 대륙의 한 국가인 산슈카는 거대한 도시들이 군데군데 있었고, 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이 발전해 있다.


수도 중심부 지방은 ‘사슈나 지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왕실가의 이름이었고, 역대 왕들의 라스트 네임이기도 하다. 뭐가 먼저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중부 대륙의 역사와도 비슷한 길이를 가진 산슈카 국에서, 사슈나 가문은 언제나 이 근처를 터전으로 삼고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이 근방에서 나고 자랐으며 명맥을 유지하기에 ‘사슈나 인’으로 가문의 사람들이 이름 붙여진 것인지, 사슈나 가문의 사람들이 대대로 사는 곳이기에 사슈나 지방인 지는 알 수 없다.

제냐로서는 사실 그다지 궁금하지도,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였고.


그는 게임에 접속해서, 스트레칭처럼 몸을 풀었다. 근처 평야로 나오기 직전, 여행자 거리의 여관에서 로그아웃을 했다가 로그인을 했다.

본격적으로 조금 뛰고 운동을 하거나,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 캐릭터가 잘 움직이는지 확인해보는 절차였다. 발 밑에는 푸르른 초원이다.


‘피스 시’ 근처의 평야가 생각나는 모습이기도 하다.

거대한 도시들 사이를 잇는 너른 땅에는 여러 가지 지형이 있었는데, 산맥이나, 숲이나, 평야나, 황무지나, 다양한 종류의 땅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세슈칸 근처에는 비율 상 따지자면 황야가 많은 편이었다.


중부 대륙 근처의 땅이 모조리 개간이 되어 있다거나, 풍요롭지는 않아서 황무지가 자주 볼 수 있는 환경이기는 하다.


사르삿 근처, 서문쪽으로 나와 그가 발을 딛은 푸른 초원은 저 멀리까지 뻗어 있었다.


몇 시간 정도 걸어 가면 닿을 것 같은 숲이 또 보이기는 한다. 그보다 더 멀리에는 데슈칸 산맥은 아니고, 그저 듬성듬성 이어져 있는 듯한 몇 개의 산도 있다. 그대로 북쪽으로 주욱 올라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황무지가 또 나오기도 한다.


푸른 초원에는 수도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다. 마차 따위가 편하게 이동을 하고 또 길을 찾기에 편리하라고 만들어둔 듯하다.


제냐는 가도를 통해서 주욱 나왔다가, 길로부터 멀어져 초원에 혼자 서 있다.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보통 지도가 필요하다. 인터페이스에 속해 있는 특정 지역 선택과 방향, 거리 정보는 물론 유용하지만 정확한 포인트를 알아야 한다거나, 오래도록 그 근처를 배회해야 한다거나 한다면 지도 아이템을 구비하는 게 가장 간편한 수단이었다.


거대한 범위를 순식간에 색적해낼 수 있는 감탐지 계열의 고급 스킬을 갖고 있다면 또 모를 일이지만. 제냐에게는 아직 해당 사항이 없었다. 레어 급의 감지 스킬은 있지만, 지도를 대신할만한 범위는 아니었다.


그저 전투 상황에서 자신의 시야를 능숙하게 확보하는 정도.


지금은 운트 작힘 백작의 마지막 판결 이후 일주일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지만, 제냐의 레벨은 어느덧 71이었다.


레벨은 다른 모든 RPG 류의 상식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상식적인 계산에도 간단히 알 수 있는 정보대로, 숫자가 오를수록 한 계단 오르기까지의 경험치 폭이 폭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준수한, 아니 빠른 속도의 레벨업이었다.


물론 요구 경험치 량이 폭증하는 만큼 더 화끈하고 어려운 상황에 캐릭터를 던지고 그 고난과 고비를 이겨낸다면 변함 없는 레벨링 페이스나 혹은 더 빠른 속도감을 맛볼 수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는 게 쉽게 얻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롤 플레잉 게임임과 동시에 서바이벌 게임이었으니까. 한 번 HP가 0이 되어버리면 영구히 게임 오버가 되는 게임에서 그런 모험을 쉽사리 즐길 수 있는 간 큰 인간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제냐는, 조금 빡세게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게임 오버 자체가 그렇게 문제가 아니라는 듯 말이다.


최태현과 릿샤, 호아킨 모두 이 근방에 머무르고 있다. 제냐가 맡았던 ‘로멜리아 가의 숨겨진 보물’과 그에 관계된 연계 퀘스트들은 운트 작힘의 판결을 마지막으로 대강 결론이 났지만, 퀘스트 인터페이스 상에 퀘스트가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전 상태에서 완료 후 퀘스트 목록 상에만 남아 있었는데, 그건 다음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의 상태라고 봐도 좋다. 씬과 씬 사이의 여유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졌을 뿐이지, 아직 연계 퀘스트가 진행 중이라는 말이다.


시스템 상에서 정해져 있는 시나리오들이 있었다. 어떤 퀘스트들은 마을급에서 시작해, 지역간, 대륙급까지 커질 수도 있었다. 제냐가 받고 또 다른 세 명이 함께하고 있는 퀘스트가 어디까지 발전할 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끝은 아닌 모양이었다.


운트 작힘이 재판정에서 실제로 판결을 받고 어딘가로 멀리 떠난 날, 제냐를 비롯해 퀘스트에 참여했던 릿샤, 호아킨, 최태현에게 모두 막대한 양의 경험치가 쏟아졌다.


퀘스트의 챕터1이 공식적으로 끝난 모양이었다. 예상치 못한 양의 경험치가 들어왔고, 그들이 퀘스트 간 자주 사용했던 스킬 레벨들도 1씩 올랐을 정도의 양이었다. 일반적인 레벨과 마찬가지로, 아니 보다 더 올리기가 어려운 스킬 레벨이다. 캐릭터의 레벨은 수 백 그 이상까지 상한 없이 뻗어나가는 반면 스킬 레벨은 고작해야 1에서 10정도 선에서 놀고 있는 것이 그 한계인만큼 말이다.


물론 보다 랭크가 낮고, 효과가 변변찮은 스킬이라면 마스터에 다다르는 일도 비교적 쉽게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고급 스킬이라거나, 획득 조건이 까다로운 스킬들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경험과 시간이 필요해진다.


그런 류의 스킬들이 레벨 1씩 올랐다는 건, 전투력의 대폭적인 증가라고 해도 좋았다. 스킬의 수준을 표현하는 수식어들이 굉장히 박한 평가로 지어져 있다는 유저들의 이야기만큼이나, 스킬 랭크가 어느 정도 쓸만하다거나, 전문가라거나 하는 수준이 되어도 현실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달인이 되어버린다.


제냐 역시 로멜리아 가의 검술을 비롯해서 검술 관련 스킬들이 늘었고, 박투술이나 보법, 그리고 감지술이 늘었다. 기력술과 자주 날려 댔던 초상 스킬들, 그리고 퀘스트 간에 새롭게 얻어냈던 다양한 패시브 스킬들도 늘었고.


검으로 사용하는 기력술이나 화살에 실어 날리는 경우 둘 모두 위력이 증가했다. 보다 적절한 효율로 MP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스킬들이 대폭 레벨 업하자 자연스럽게 스펙 업이 되었고, HP나 MP에 관계된 것들도 있었는지 HP는 30,000을 넘었다. MP역시 10,000에 근접해가고 있었고.


적당한 포션류가 구비되어 있다면, 왕도 사르삿 근처에서도 모험을 해볼만한 스텟이었다.


플레이어들 간, 그러니까 친구 등록이 되어 있는 최태현, 릿샤, 호아킨과는 시간을 맞춰 들어오지 않는다면 엇갈릴 때가 많았다. 그나마 최태현과는 종종 마주치지만, 아무래도 같은 시간대이다 보니.

릿샤나 호아킨과는 보다 드물었다.


적당한 퀘스트가 발생해서 같이 플레이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거나, 하다면 미리 연락을 보내서 시간 맞춰 들어올 수는 있겠다.

지금은 혼자 플레이하는 시간이었다. 제냐는 적당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평야, 초원을 힘껏 달려나갔다.


마라톤, 달리기, 보법 등 각력과 관계된 스킬들이 동시에 그에게 보정을 걸었다. 어떻게 뛰어야, 어떻게 고개나 상체나 다리나 딛는 발의 각도를 정해야 최선의 힘으로 전진할 수 있는지 캐릭터에게 스킬들이 도움을 준다. 미약한 촉각이나 직감같은 류로 느껴지는 스킬의 보정은 제냐가 굳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움직이는 편이다.


그 스킬들이 캐릭터를 인도하는 방식에 순응한다면 자동 사냥과도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오로지 플레이어 개인의 노력이나 연구 없이 스킬의 보정으로만 싸우는 자들도 있었다. 모든 전투직 플레이어들이 뛰어난 반사 신경이나 연구에 대한 노력으로 상위권을 노리는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어차피 게임에 불과했고, 보다 편리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1위를 노리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게만 하더라도 충분히 레벨업도 안정적인 플레이도 가능했다. 초고레벨, 세 자리수 이상부터 시작되는 고수의 구간을 지나간다거나, 혹은 날카로운 감각을 가진 플레이어들 간의 PVP(Player versus Player)를 이겨내기에는 힘들겠지만.


제냐는 스킬의 보정에 온전히 의지하지 않고 자신이 행동 패턴을 만들어가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하게 계산을 해서 그렇게 한다기보다, 제 좋을대로 움직이고 나면 그에 맞는 스킬들이 보정을 걸어주는 식이다. 아무런 보정치가 없는 움직임들도 많이 있었지만, 그런 확고한 플레이 스타일이 반복되다 보면 또 그 민낯처럼 드러나는 움직임들 위에 새로운 스킬이 생성되고, 온전한 스킬 플레이가 되는 것이다.


시나리오 온라인에는 그야말로 무궁무진에 가까운 스킬들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마라톤은 뛰고 있을 때의 호흡을 안정시켜주고, 전체적으로 스테미나의 하락을 조금 막아준다. 장거리 달리기처럼 안정적인 박자로 뛸 때 몸의 흔들림이 덜하며 스테미나가 추진력으로 온전히 바뀔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하체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상체의 움직임도 중요하기에, 팔 다리가 조응하여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보법은 조금 더 무용이나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는데, 신체 다양한 부위의 근력과 유연성을 증가시켜주고 정확한 타이밍, 임팩트에 대한 감각을 대폭 증가시켜준다.

예리한 감각을 갖고 있지 못하더라도 스킬이 캐릭터의 신체를 유도하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정확한 시점에 힘을 폭발력 있게 낼 수 있게끔 돕는다. 그 도움을 반복적으로 받다 보면 나중에는 그 스스로 타이밍을 잡아낼 수 있게 된다.


달리기, 스킬은 가장 기본적인 스킬이며 금방 얻게 되는 스킬이다. ‘달리기’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할 때 체력을 높여 주고, 신체를 활성화시킨다. 조금 더 잘 뛸 수 있게 해주는데, ‘마라톤’의 하위 보정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단거리든 장거리든, 한 순간의 일이든 그것이 달려 나가는 행위라고 보여지면 언제나 보정이 걸린다는 점에서, 대단히 유용한 물리 계열의 버프라고 보는 편이 좋았다.


그런 하위 스킬의 보정 하나하나가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종을 모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는 법이다.


제냐는 후다닥, 초원의 땅바닥을 박차며 나아간다. 평야는 끝없이 뻗어 있는 것 같지만 언젠가는 그 경계가 있다. 황무지와 접하는 경계라거나, 숲이 시작된다거나.


그가 목적지로 삼은 것은 근처의 숲이었다. 어둠숲, 이라고 불리는 사르삿 근처의 숲이다. 산슈카 국내에 있다기엔 다소 음침한 이름이었지만, 실제로 정규군들도 일부러 들어가 정복하지는 않는 모험지이다.

그 지형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보다 군대가 들어가서 입을 피해가 더 막심하다고 생각되기에 굳이 정벌하지 않는 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국내에 존재하는 그런 포인트들은, 곧 플레이어들의 사냥터가 되기에 아주 좋다. 몬스터 그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들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평야를 달려 그대로 숲까지 이어진다. 제법 먼 거리, 약 이십 여 키로미터는 되었지만 금세 닿는다. 초인적인 수준의 달리기로 가다 보면 2, 30여 분 정도면 닿는다. MP를 활성화시키고 뒤의 컨디션을 조절하지 않은 채 뛰면 그보다 빨리 닿을 수도 있었고.


모든 이들이 다양한 이동 계열 스킬들을 익히거나, 탈 것을 찾거나 하지만 제냐는 그냥 두 발로 뛰어다니는 스킬을 계속 단련하고 있었다. 가장 간단하고 원초적인 방법이기도 했고, 수련을 겸할 수도 있다.


쿵,


하고 바닥을 찍듯이 밟았다.


초원의 흙바닥이 패이면서 주변으로 튀었다. 사르삿 주변 평야에는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어둠숲 내부에도 플레이어들이 깨나 있을 것 같다. 넓은 숲 지형에 가득 차 있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산슈카에서도 중심지인 사르삿은 이 인근의 스타팅 포인트에서 시작한 유저들이 최종적으로 모이는 곳이었다.


피스 시가 초보자들, 세슈칸이 중수들의 도시였다면 사르삿은 초보자부터 고수까지 모두가 머무는 도시였다.


도시 인근을 찾아보면 초보자들도 물리칠 수 있는 몹들이 있었고, 도시 내부에서 활동을 한다면 굳이 전투직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어쩄든 산슈카의 수도로, 기술적으로 문화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가장 발전되어 있고 중심지인 곳이었으니 말이다.


산슈카 최고의 기술직공들은 대개 사르삿에 있을 것이다.


제냐는 퀘스트 하나를 받아서 어둠숲에 온 참이었다. 혼자서 깰 수 있는 달성 과제였다. 최태현이 있다면 뭐 좀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겠지만, 싱글 플레이는 언제나 높은 난이도와 함께 많은 경험치를 보장한다.

캐릭터의 레벨이나 전투 능력 따위를 분석해서, 보다 어렵고 고된 전투를 치르고 나면 전투직 플레이어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숲과 초원의 경계로 한 발 딛고 나면 곧바로 태양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울창한 침엽수림이었다. 빼곡하게 들어찬 나무들과 높이까지 뻗은 가지들이다. 그 사이로 비쳐 들어오는 햇빛은 소량이다. 한낮이었으나 몇 걸음 걸은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지는 지형적 변화가 신기하다.


제냐는 이미 몇 번인가 들어와서 퀘스트를 깨고, 사냥을 하고, 시간을 보냈음에도 바로 적응이 되지는 않았다.

실제 세계에 가까운 감각적 현실을 보여주는 시나리오 온라인 내에는 다양한 지형들이 있었다. 세계를 탐험하고 싶어하는 어떤 이들은 이곳에 들어와 여행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음침한 분위기의 장소도 있고, 현실에서 보기 어려울 정도의 절경과 장관들 역시 있었다.


제냥 역시 여유가 된다면 찾아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철퍽, 하고 걷는대로 발 아래에 여러가지 것들이 밟힌다. 지면이 약간 축축한가 싶기도 하다. 햇빛이 잘 새어들어오지 않는 숲의 바닥이다. 낙옆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유기물들의 조합. 썩어가는 숲의 흔적이었고, 그것들은 곧 다시 숲의 영양분이 될 것이다.


벌레의 사체, 물기를 머금은 흙, 썩는 나뭇잎 뭐 그따위 것들.


제냐는 인벤토리를 열어, 손가락으로 긁어 단검 몇 개와 비스트 슬레이어, 그리고 황야 지룡의 발톱 대거를 꺼내들었다.


뛰기에 불편하기에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던 것들이다. 계속해서 쓰고 있는 복합궁 역시 인벤토리 내부에 잘 들어가 있다. 포션류와 음식, 몇 가지 무기와 급할 때 써먹기 좋은 다양한 아이템들.

커다란 더플백 몇 개 분량 정도 되는 인벤토리는 모양에 상관없이 부피의 절대량만을 따지므로 꽉꽉 채워 넣는다면 상당한 양의 아이템들을 쉽게 옮길 수 있었다.


인벤토리 용량을 늘리는 스킬 류도 있다고는 하는데, 제냐로서는 아직 익힐 방법을 모른다. 불편함이 생기면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라도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


발톱 대거 하나를 손에 들고, 손 안에서 휘휘 돌리면서 숲 길을 걷는다. 곧바로 음침해진 분위기는 어딘지 스산하고, 또 위압감을 주기도 한다. 플레이어가 느끼는 감각은 올바른 것으로, 어둠숲은 이름만큼이나 위험한 곳이었다.


중수 이상의 레벨, 약 4, 50이 넘는 수준의 전투직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일단 발을 들여서는 안되는 곳이었다. 초입부터 어떤 물건이 튀어나와 플레이어를 공격할 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나이가 지나치게 어린 플레이어들이 들어오는 것도 별로 권장하지 않는다. 데포르메 모드 따위가 시야를 보호해주기는 하지만, 여기저기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몹들은 어린애들한테 지나친 무서움이 될 수 있었다.


숨을 죽이고 조심히 걷는다. 처음에는 감지술을 발동하지 않았다. 온전하게 캐릭터의 신체 감각으로 느껴지는 정보만을 받아들인다. 스킬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한 캐릭터 능력에 집중하며 플레이를 해보는 건 괜찮은 방법이었다.

언제나 어려운 방식의 플레이가 좋은 보상을 준다는 걸 생각하면, 도구 없이 플레이를 하는 게 도리어 가장 많은 스킬 류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일 지 모른다.


더듬듯이 가다보면 스킬이 하나 발동된다.


붉은 선으로 이어지는 가상의 궤적. 스킬은 사용자의 다양한 감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점선으로 연결되는 먼 길은 주변에 무언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숲에서의 탐지와 색적을 할 때 효과를 나타내는 스킬류였다. 근처에 짐승이나 몬스터의 흔적이 있다는 증거였다.


그 점선들은 하나하나 흔적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몇 걸음 앞의 붉은 점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몬스터의 발자국이라거나, 다시 주욱 따라가다 보면 어떤 몹의 배설물 흔적이라던가, 그런 식이다.


제냐가 찾고 있는 몬스터는 야수 형이었다. 어둠숲에 기거하는 거대한 뱀. 자신의 아래로 수많은 새끼 뱀들이나 그 외 소형의 몬스터들을 거느리고 있는 흑사黑蛇다.

사르삿에는 그 거대한 도시의 크기만큼이나,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NPC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사연들이 존재했다. 개 중 하나가 제냐가 받은 퀘스트였고, 흑사에 얽힌 이야기다.


어느 날 사라진 아내의 흔적이 어둠숲의 어귀에서 발견되었고, 그 주변 일정 포인트에 서식하고 있는 흑사에게 잡아 먹힌 것 같다는 이야기, 가 제냐가 수행 중인 퀘스트의 설명이다. 사르삿에 살고 있는 어느 쓸쓸한 장년의 사연이었고, 아비 홀로 아이를 키우게 된 사내는 도시 바깥을 돌아볼 여력은 없었지만 그간 모아둔 돈으로 여행자에게 의뢰를 맡길 수는 있었다.


용병 길드의 사르삿 지부를 통해서 받게 된 의뢰다. 특수한 직업을 갖고 있던 아내가, 왕도를 떠나 타 도시로 여행을 떠났다. 뛰어난 직공 중 한 명이었던 중년의 여성은 자신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직조물들을 직접 비싼 값에 팔기 위해 상행에 참여했다.


자주는 아니었으나 주기적으로 있던 일이었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타 도시에 들렀다가 한달 여면 돌아올 줄 알았던 아내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중년의 사내는 용병 길드를 비롯해서 수도의 치안대 등, 이곳저곳에 수소문을 하고 의뢰 등을 넣었다. 아내의 흔적이 그나마 발견된 곳은 어느 용병들이 어둠 숲을 탐색하다가 찾게 된 소지품 등이었다.


모험가의 것이라고 보기에는 전투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민간인의 소지품이 어둠숲 어귀에 떨어져 있었고, 그것이 이상하다고 느껴진 플레이어 혹은 NPC 용병들이 수소문을 계속하는 그 사내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며 길드 지부로 가져왔던 것이다.


아내가 늘상 끼고 다니던 그리 비싸지는 않은 장신구 류가 숲 근처에 떨어져 있었다. 도시를 오가는 상행의 경로에 어둠숲이 아예 떨어진 곳은 아니었지만, 도시간 상행 중에 그녀가 숲을 자의로 들렀다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특별한 사연이나 문제가 없다면 길을 틀어 위험한 곳에 들어갈 일이 없다.


누군가에게 쫓겨서 그곳으로 들어갔거나, 혹은 외력에 의해 납치를 당하고 숲에 끌려갔거나.


여인 혼자 먼 거리를 여행하는 일 자체가 위험한 일이기는 했지만, 그녀의 아내는 나름대로 여행지에서 잔 뼈가 굵은 사람이었고 그리 쉽게 당할 이가 아니었다. 일반적인 여성보다는 근력이 훨씬 강하기도 했고, 또 그녀가 따라가는 상행은 정기적인 것으로 상단과도 개인적으로 연이 있는 곳이었다.


믿을만한 정기적 거래처와, 용병 길드에서 인가받은 호위 병력들과 함께 움직인 그녀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처음이었기에 그 전까지 평범한 생활을 이어왔던 것이었지만.

이런 류의 퀘스트들은 하나하나 제각기 다른 사연과 설정들이 있었고, 개중에는 인터넷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정보들도 있었다.


심지어 퀘스트 정보 조합 사이트가 있어서, AI를 응용한 페이지에 설정 정보를 넣어주면 비련의 시나리오의 퀘스트 성질을 파악해서 대체적인 추리를 내놓는 곳도 있었다.

제냐는 물론 그런 류의 도움을 받아 퀘스트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대강 실제 사연이겠거니,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겠거니, 하는 식으로 자체적으로 추리를 하고 파악을 할 뿐이다. 물론 현실에는 어둠숲도 없고 자신같은 초인적인 용병도, 거대한 흑사도 없지만.


검은 뱀은 어둠숲의 특징적인 몬스터들 중 한 마리다. 마리보단 한 종이라고 표현해야 좋을 것이고, 잡히는 개체들도 바로바로 리젠(부활)되기에 여러 플레이어들이 사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어둠숲은 평균적인 소형 몬스터들의 공세도 강하고 그 압박이 부담스러운 편이었고, 중대형 이상의 몬스터들이 서식하며 또 그런 단독 개체들의 강함이 높은 수준이라 중수에서 고수까지 많은 플레이어들이 찾기 좋은 사냥터였다.


이름답게 어둔 그늘이 숲 지형을 차지하고 있었다. 바스락거리거나 질퍽거리거나. 그늘 아래 형성된 숲의 땅을 거닐면서 몬스터들의 뒤를 쫓는다.


지금 제냐가 발견한 붉은 점선, 어느 몬스터의 흔적은 흑사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치 추리를 하듯이, 여러 사실들이 가지처럼 얽혀 있듯 몬스터들의 생태 역시 그러하다. 소형 몬스터를 쫓다 보면 그것을 잡아먹거나 자신의 서식지 근처에 두고 있는 영역형 몬스터가 있을 수 있고, 먹이 삼는 조금 더 크고 강력한 몬스터를 찾다 보면 또 그것의 천적을 발견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어쨌거나 연결되어 상호 작용하는 생태계에서 한 자락이라도 발견해 더듬어 가다 보면 숲의 생태를 알 수 있게 된다. 검은 뱀, 흑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건 달리 없었다. 최초에 비련의 시나리오를 들어와 플레이하던 플레이어들은 이처럼 사냥을 했을 것이다. 공략집을 본다거나, 미리 정보를 알고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가서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맞추어 싸우는 식이다.


물론 지금도 상위권의 랭커들이 경험하고 풀고 있는 정보가 아닌, 다른 곳에 간다면 여전히 플레이어들은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야 한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게임이며, 재미라고 생각하는 제냐였기에 즐거운 일이었다.

이런 정신으로 공부를 했더라면, 뭐 조금 더 학점을 잘 받았을 지도 모르겠다. 제냐는, 웃기는 소리를 하며 혼자 실소를 했다.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혼자 웃거나 하는 건 미약한 정신병의 초기 증상인지는 모른다. 반 농담조로 말하자면 말이다. 조금 더 진지하게 말하자면 스트레스가 과도해서, 스스로 풀고자 하는 자연적인 반응일 수도 있었고.


답답한 인생이었다. 뭐 그를 막는 것도 별로 없었고, 나라에서 전쟁이 터진다거나 국가적인 재난이 있지도 않았고, 하고자 하는 것들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사회이기는 했지만. 젊은이는 별다른 연유가 없어도 그냥 마음의 답답함을 가끔 느끼고는 했다.


손 안에서 발톱 대거가 펜대를 굴리는 것처럼 돌아갔다. 그가 쫓고 있는 몬스터의 흔적은 아마 소형에서 중소형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발자국의 크기라던가, 그것이 지나가면서 만들었을 흔적들이 그렇게 보인다. 빼곡하게 들어찬 가지나 수풀 위를 지나가면 몬스터의 몸체만한 구멍이 만들어지니까, 그 모습을 대체적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어둠숲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들 중 어떤 놈일지는 모르겠다. 일단 발이 달린 놈이었고, 사족 보행을 하는 듯하다. 어둠숲에 늑대류도 있었고, 고양잇과의 맹수들도 여러 종이 있었다. 표범이라던가, 호랑이라던가 말이다.

현실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생태라고 하더라도 몬스터라는 이름 하에 여러 종류가 공존한다. 이곳에는 오크 역시 있다. 여러 종의 오크들 중 레드 오크의 부락이 숲 속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시나리오 온라인 내의 오크 종 중 가장 거대한 덩치를 가진 놈들이었다. 약 3M까지 자라는 키에, 그에 어울리는 비대한 체구를 가진 인간형의 괴수들이다.


심지어 약간의 영리함마저 있어 인간의 도구를 빼앗는다거나 해서 철퇴 따위를 휘두르기도 한다. 초보적인 수준의 진형을 짠다거나, 함정을 파서 사냥감을 포획하기도 하는 지독한 종류다. 오크류나 고블린류가 짜는 지능적인 함정에 걸리는 자들은 때때로 약간의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험악한 놈들이었다.


그런 오크나 고블린 류, 귀신 류의 몬스터들을 싫어해서 일부러 그것들만 잡고 다니는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그런 자들은 해당하는 몬스터의 이름이 앞에 붙고, 뒤에 수사로서 슬레이어, 학살자, 도살자, 사냥꾼, 파괴자 따위의 칭호들이 붙게 된다.

비슷한 류의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 추가적인 능력치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킁.”


제냐는 숨을 쉬었다. 그리고 냄새를 맡았고. 색적을 할 때는 오감을 전부 사용하는 게 좋다. 미각마저도, 쓸 수 있다면 말이다. 여러 동물의 자취같은 것들은 특유의 향과 맛을 갖고 있었다. 사냥꾼 류의 특수한 플레이를 해서 전문성을 가진 플레이어들은, 몬스터의 변만 보고도 대부분의 습성을 알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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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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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130. 백마 23.11.01 16 2 19쪽
130 129. 헛웃음 23.11.01 18 3 11쪽
129 128. 저녁 비행 23.11.01 18 3 18쪽
128 127. 또 사냥 23.10.31 16 3 12쪽
127 126. 재접속 23.10.31 16 3 22쪽
126 125. 간밤의 습격, 그 끝 23.10.30 19 3 32쪽
125 124. 위검기僞劍氣 23.10.29 18 3 19쪽
124 123. 맥컬리 23.10.29 18 3 21쪽
123 122. 펠 파이든 23.10.29 19 3 21쪽
122 121. 골목길 23.10.29 16 3 23쪽
121 120. 미첼 카니브 23.10.28 21 3 17쪽
120 119. 튀어 23.10.28 22 3 24쪽
119 118. 오케이Okay 23.10.28 20 3 19쪽
118 117. 검기劍氣(2) 23.10.27 20 3 30쪽
117 116. 검기劍氣 23.10.25 22 3 28쪽
116 115. 파罷했음 23.10.25 21 3 34쪽
115 114. 돌아갑시다. 23.10.25 19 3 29쪽
114 113. 동행 23.10.23 22 2 32쪽
113 112. 박영식, 안드레 박 23.10.22 22 3 34쪽
112 111. 사슴의 고기 23.10.20 28 3 34쪽
111 110. 재료 수급 23.10.18 22 3 31쪽
110 109. 피츠 브래드 23.10.15 23 3 24쪽
109 108. 사내는 지난 시간을 등지고 돌아섰다. 23.10.12 21 3 18쪽
108 107. 아이젠 하우드 23.10.12 28 3 35쪽
107 106. 소란 23.10.10 24 3 16쪽
106 105. 귀족제 23.10.10 25 3 17쪽
105 104. 리액션 23.10.08 27 3 34쪽
104 103. 마무리, 재회 23.10.06 29 3 23쪽
103 102. 게임 오버 23.10.06 26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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