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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lbetter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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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Failbetter
작품등록일 :
2022.07.23 17:16
최근연재일 :
2022.08.11 18:0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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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0
추천수 :
195
글자수 :
147,641

작성
22.08.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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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추천
4
글자
17쪽

<21화: 대미(3)>

DUMMY

―카드득! —까득!


기간테티라노스의 아가리 닫히는 소리가 등 뒤로 쉴 새 없이 들려왔다. 이제 놈이 상당히 지척까지 접근한 것이다.


—쿠콰쾅! —쿠콰콰쾅! —쿠콰쾅!


최정윤, 한후람, 황혜성 등이 연신 땀을 훔치며 열심히 크레이터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기간테티라노스가 적응을 한듯 지그재그로 달리며 크레이터를 피하고 있었다.

최강의 포식자라는 타이틀답게, 놈은 덩치만 큰 게 아니라 지능도 상당히 높았다.


“형, 저 공룡의 추격을 늦추기만 하면 되는 거죠?”


손태영이 내게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맞어, 잠깐만이라도 시간을 벌면 돼.”


“그 정도라면 제가 한 번 해볼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그의 능력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손태영이 기간테티라노스가 달리는 바닥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주문을 외웠다.


“하이브팩토리!”


―부와와와왓!


기간테티라노스의 발밑으로 새카만 물체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한 변이 10미터가량의 상당한 크기의 큐브였다.

팩토리라는 이름에서 유추해 보건데 뭔가를 생산하는 것이리라. 역시 그는 사역 계열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크르륵?!


갑자기 발밑에 생긴 장애물에 기간테티라노스의 스텝이 꼬이며 기우뚱거렸다. 그리고 이내 놈의 거체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쿠콰콰콰콰쾅!


기간테티라노스가 자빠지며 바닥을 구르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놈은 금세 오뚜기처럼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거센 포효를 내지르며 다시 우리를 맹추격해왔다.

실로 터프한 놈이었다. 그래도 지척까지 줄어들었던 거리가 상당히 벌어졌다. 나는 손태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했어!”


“헤헷... ”


내 칭찬에 손태영이 기분 좋은 듯 웃었다. 나는 다시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티타노브라키오스 무리들이 양옆으로 높은 절벽이 있는 좁은 협곡에 들어서고 있었다. 이제 이번 공략의 대미를 장식할 차례였다.


나는 최정윤에게 말했다.


"정윤 씨. 이제 '그것'을 사용할 때입니다.“


“ ...그거요?”


“네, 그거요.”


"아, 그거요?"


[다수의 시청자들이 '그것'이 뭔지 궁금해 합니다.]


최정윤이 품속에서 깔때기 모양의 기계장치를 꺼냈다. 아까 내가 그녀에게 건넸던 [노움 초강력 확성기]였다.


그녀가 내게 다시 말했다.


“꺼냈어요. 그런데 이걸로 뭘 하려고요?”


“그걸 입에다 대고 힘껏 비명을 질러 주세요.”


“ ......비명이요?”


“네, 가능한 한 힘껏 부탁드립니다.”


최정윤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확성기를 입에 대고 비명을 질렀다. 청량한 고음이 확성기를 통해 증폭되며 주변으로 멀리 퍼졌다.

마치 영화 킹콩에서 보던 미녀의 그것과 같은 그런 고음의 비명 소리였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죠?”


"살아남아야죠."


" ......네?"


[히든 시나리오의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잠시 후 히든 시나리오가 진행됩니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깜짝 놀랍니다.]


ㄴ[나름전설이다]: 헐, 여기 히든 시나리오 있는 거 나만 몰랐나...?

ㄴ[별이다섯개]: 안심해라. 여기 너말고도 무슨 일인지 모르는 사람 많다. 심지어 동료들도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ㄴ[하꼬인생이다]: 오, 드디어 깔때기의 용도가 밝혀진 건가?

ㄴ[짱구는내가말려]: ㅇㅇ, 그 깔때기로 내지른 소리가 히든 시나리오 조건이었나 봄.

ㄴ[쾌변춘향]: 근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냐. 히든 시나리오가 뭐가 됐든, 기간테티라노스를 사냥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야. 지금 사냥은 고사하고 잡아 먹히게 생겼는데...?

ㄴ[된장님원장찌개]: 좀 더 지켜보면 알겠지. 내가 처음부터 쭉 지켜봤는데 저 고인물 형님이 생각없이 뭘 하는 사람이 아냐.

ㄴ[그것만알고싶다]: 시발, 궁금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거지...?

......


예상대로 채널이 떠들썩했다. 멸세탑에서도 이곳의 히든 시나리오는 단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었다. 아니, 공개했어도 볼 사람이 없었다. 그땐 이미 동접자가 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최정윤이 다시 내게 물었다.


“히든 시나리오라니. 이게 뭔가요?”


기간테티라노스가 우리를 따라 협곡에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말했다.


“그건 곧 알게 될 겁니다. 지금은 일단 협곡의 절벽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아, 절벽에 묻어버릴 생각이군요!”


“네, 맞습니다.”


나는 [최상급 마나물약]을 마셨다.


[당신의 마나가 일시에 모두 회복됩니다.]

[다른 모든 물약에 대해 1시간 동안 그 효과가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이 감소 효과는 최대 3번까지 중첩되며, 그 이후부터는 하루 동안 모든 물약의 효과에 내성이 생깁니다.]


모든 물약은 사용할수록 효과가 점감된다. 가령, 마나 물약을 연속으로 마시면 그 효과가 100%, 50%, 25% 이런 식으로 감소된다.

즉 하루에 단 세 번만 물약을 사용할 수 있었다.


나는 일행들에게 말했다.


“시작하죠!”


―키기기기깃!


그 말과 함께 나는 마모된 검에 망혼강기를 발현했다. 그리고 비장 세레나데의 연주로 마모된 검을 날렸다.


—키야아아앗!


새카만 궤적을 남기며 날아간 마모된 검이 협곡의 절벽 중턱을 인정사정없이 강타했다.

그걸 시작으로 최정윤의 아쉬가 뱉어낸 염화가 그곳에 작렬했다. 그리고 한후람이 주먹으로 내지른 풍압이 연달아 같은 곳을 폭격했다.

연이어 황혜성의 라이플이 수십 줄기의 섬광을 내뿜었다.


―쿠콰콰콰콰콰쾅!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흙먼지가 협곡을 가득 메웠다.


―쿠르르르르르릉!


폭발에 뒤이어 이내 협곡의 절벽이 무너지며 산사태가 일었다. 우리가 지나간 경로로 거대한 바위더미들이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기간테티라노스가 측면에서 굴러떨어지는 돌더미에 깔리며 흙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그 사이 티타노브라키오스의 무리가 협곡을 빠져나왔다. 이제 드넓은 황야와 그 가운데 우뚝 솟은 거대한 산이 보였다. 그 꼭대기에 목적지인 피의 재단이 있었다.


나는 일행들에게 말했다.


“이제 여기서 내리죠.”


“그런데 아저씨, 이건 어떻게 멈춰...?”


척예리가 내게 물었다. 나는 짧게 대답했다.


“못 멈춰.”


“그럼...?”


“다들 뛰세요. 지금!”


나는 손태영을 한 팔로 안아들고 먼저 뛰어내렸다. 바람걸음의 부력으로 떠오른 나의 신형이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에 착지했다.

최정윤은 연거푸 터뜨린 염화를 추진력으로 바닥에 착지했다. 한후람은 주먹을 연달아 허공에 내지르며 일으킨 풍압을 이용해 바닥에 착지했다.

척예리는 서커스하듯 공중에서 여러 번 제비 돌기를 하더니 포즈를 잡으며 착지했다. 영화에서 보던 히어로 포즈였다.

마지막으로 황혜성이 슈트의 비행 기능으로 안정적으로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이제 다들 자신들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이제 한숨 좀... "


최정윤이 이마의 구슬땀을 닦으며 말하는 그때였다.


―쿠콰콰콰콰쾅!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기간테티라노스가 협곡의 바위를 헤치며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놀랍게도 생채기 하나 없는 모습이었다. 혀를 내두를 정도의 내구력이었다.


―크라라라라랏!


가공할 포효와 함께 지축이 흔들렸다. 기간테티라노스가 수북한 바위 더미를 헤치며 협곡 사이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거침없이 우리를 향해 쇄도했다.


나는 황급히 말했다.


"다들 재단이 있는 산봉우리 방향으로 뛰세요!"


[히든 시나리오가 임박했습니다!]


우리는 산봉우리를 향해 내달렸다. 하지만 기간테티라노스의 속도가 워낙 빨랐다. 따라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누군가는 시간을 벌어야 했다. 나는 최상급 마나물약을 다시 한번 들이켰다.


―키기기기깅!


[스킬, ‘망혼강기 Lv.1'를 시전합니다.]


마모된 검의 검신에 새카만 검기가 피어올랐다.

나는 바람걸음으로 측면의 바위언덕으로 단번에 뛰어올랐다. 그리고 뒤쫓아 오던 기간테티라노스의 목젖 부근을 향해 단숨에 도약했다.


―키야앗!


칠흑의 빛살이 놈의 목젖을 가로지르며 사선으로 번쩍였다.


―크르륵...?


기간테티라노스의 송곳 같은 눈동자가 싸늘하게 나를 오시했다.

마모된 검이 벤 자리는 검게 그슬린 듯한 생채기만 조금 생겼을 뿐이었다.

예상대로였다. 지금의 내 망혼강기로는 놈의 단단한 외피를 뚫을 수 없었다. 피지컬만으로 따지면 드래곤에 육박하는 원시공룡이니 당연하다랄까.


―크라라라라락!


거센 포효 소리와 함께 거대한 아가리가 나를 향해 짓쳐들어왔다. 지독한 악취와 함께 엄청난 기압이 전신을 옭아맸다.

눈앞에 새카만 어둠이 드리웠다.


―푸콰콰콰콰쾃!


나는 마력을 쥐어 짜내며 바람걸음을 폭발시켰다.


―콰드득!


거대한 아가리 사이로 나의 신형이 아슬아슬하게 비켜갔다. 그리고 포물선을 그리며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평지에 착지했다.


―쿠오오오오오...


숨돌릴 새로 없이 바닥에 짙은 그림자가 졌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기간테티라노스가 나를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는 듯했다. 이대로 있으면 저 거대한 발에 깔리기 직전이었다.

곧바로 바람걸음을 시전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마력이 부족합니다.]


하필 지금...?


나는 계속 바깥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기간테티라노스가 떨어져 내리는 그 경로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수의 시청자가 손에 땀을 쥐고 상황을 주시합니다!]

[일부 시청자가 눈을 질끈 감습니다.]


주마등이 스치는 그때였다.


―투콰앙!


어디선가 날아온 집채만 한 바위가 기간테티라노스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공중에 떠있던 놈의 거체가 새우처럼 꺾이며 튕겨져 나가 형편없이 바닥을 굴렀다.

바위가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대한 인간형의 그림자가 태양을 등지고 서있었다.

기간테티라노스와 맞먹는 크기였다.


―우오오오오오!


그것은 양 주먹으로 힘차게 가슴을 두드렸다.


[히든 보스, ‘킹콩’이 등장했습니다!]

[히든 시나리오, 「숙적」이 전개됩니다.]

[새로운 시나리오가 도착했습니다.]


+


<히든 시나리오―숙적>


분류 : 히든

난도 : S

성공 조건 : 킹콩과 기간테티라노스의 승부를 지켜보시오.

제한 시간 : --

보상 : ???, 유물 점수(1,000)

실패 시 : --


+


이 시나리오는 S등급 난도가 무색하게 별로 할 게 없었다. 오히려 히든 시나리오를 팝업시키는 과정이 S등급이랄까.

일단 킹콩을 등장시키면 히든 시나리오가 진행된다. 그 이후로는 게임의 시네마틱처럼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히든 시나리오인 킹콩의 팝업 조건은, [킹콩의 영역]에서 [기간테티라노스]에게 쫓기는 [미녀의 비명] 소리였다.


그냥 듣기만 했을 때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았다.

우선 기간테티라노스를 끌고, 킹콩의 영역인 이곳까지 주파하는 일은 그 자체로 불가능했다.

티타노브라키오스를 타고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해보라. 수많은 원시 공룡과 곤충, 그리고 식인 동식물들의 방해를 모두 뚫고 여기까지 오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리고 설령 그것이 성공한다고 해도 또 하나의 관문이 남아있었다.

그건 킹콩의 취향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었다. 만약 미녀의 음성이 취향에 맞지 않으면 놈은 나타나지 않는다.

혹자는 그럼 최정윤의 목소리에 킹콩이 등장할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할 것이다.


긴말이 필요한가...?


그냥 고인물의 경험치라고만 말해 두겠다.


[채널에 새로운 시청자들이 대거 입장합니다!]

[방 인원: 72,199(+34,233)/99,999]

[구독자: 84,102(+21,562)]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기대에 찬 눈으로 두 괴수의 대결을 지켜봅니다.]


킹콩이 등장하자 방 인원과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명성 등급의 승급도 머지않을 듯했다.

참고로 영광의 탑에서 명성이 있는 아너스는 많은 혜택을 누린다. 그건 차차 알 게 될 것이다.


나는 주변의 높이 솟아있는 나무의 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리고 가부좌를 틀고 킹콩과 기간테티라노스의 싸움을 관람할 준비를 했다.

이건 언제 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크라라라라랏!


바닥에 쓰러졌던 기간테티라노스가 거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거센 포효를 내지르며 킹콩을 향해 달려들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궁......


그렇게 시작된 두 괴수의 격돌은 말 그대로 천지를 뒤흔들었다.


최강 대 최강의 싸움.


원시쥐라기에서 모든 생물의 정점에 선 존재들끼리의 한판 승부였다. 눈앞에 장엄한 광경이 펼쳐졌다.

저 멀리 일행들이 보였다. 그들은 입을 떡 벌리며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쿠콰콰콰콰쾅!


킹콩의 펀치가 산을 무너뜨렸고.


—가가가가가갓!


기간테티라노스의 꼬리가 대지를 갈랐다.


두 생물 주변 반경 수백 미터가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변하며 거대한 크레이터들이 생겨났다.

두 괴수의 싸움은 용호상박. 그야말로 서로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백중세였다.

하지만 이내 팽팽했던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 킹콩의 어퍼컷이 기간테티라노스의 턱을 가격했고, 그 기세를 몰아 킹콩이 완력으로 그 아가리를 찢어버리면서 승자가 가려졌다.


[히든 시나리오, 「숙적」이 완료되었습니다!]

[히든 시나리오 보상을 정산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다수의 시청자가 당신이 보여준 시나리오에 열광합니다!]


ㄴ[지렸습니다]: 와아......

ㄴ[나름고인물이다]: 와, 태어나서 저런 스캐일의 싸움은 처음본다. 지렸다...

ㄴ[하꼬인생이다]: 정말 깔때기로 기간테티라노스를 잡긴 잡았네... 시발, 이건 진짜 레전드다.

ㄴ[된장님원장찌개]: 믿고있었습니다. 건승!

ㄴ[쾌변춘향]: 킹콩의 등장은 진짜 예상 밖이었다... 별 다섯 개 주고간다.

ㄴ[짱구는내가말려]: 하긴, 원시림에 킹콩이 없는 건 말이 안 되지. 설마 저렇게 등장할 줄은 몰랐지만...

ㄴ[오마주냐패러디냐]: 저런 히든 시나리오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거 킹콩 오마주한 것 같은데? 아니면 패러디인가... 어쨌든 지렸다. 구독, 추천 누르고 간다.

......


[콘테스트 종료까지 10분남았습니다.]


싸움이 끝나고 킹콩은 사라졌다.


나는 기간테티라노스의 사체로 다가갔다. 바닥에 푸른색 피가 흥건했다.

마모된 검에 그 피를 듬뿍 묻혔다. 재단에 올릴 피를 가져가기 위해서였다.


공략 완료 시점에 일정 반경 이상에 파티원이 없다면 기여도를 독식할 수 있었다. 콘테스트 우승을 위해서 이번엔 내가 유물점수를 독식하기로 했다.


일행들이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나는 혼자 산봉우리의 재단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마나 물약을 들이켰다. 그리고 바람걸음을 이용해 쉴 새 없이 내리치는 벼락을 피해 산꼭대기에 올랐다.

그곳에 검붉은 빛깔의 재단이 보였다.


[콘테스트 종료까지 1분남았습니다.]


나는 그곳에 마모된 검을 올려놨다.


[축하합니다! ‘원시 쥐라기’의 공략을 완료했습니다.]

[당신의 기여도는 100%입니다!]

[보상을 지급합니다.]

[당신의 레벨이 51(+10)이 되었습니다!]

[유물 포인트, ‘10,000’점을 획득했습니다!]

[전리품, '원시의 피(S)'를 습득했습니다!]

[당신의 랭킹을 정산하는 중입니다.]


콘테스트 1시간을 남기고는 점수가 갱신되지 않는다. 이 구간을 [깜깜이 구간]이라고 한다.

따라서 최종 결과는 콘테스트가 마감되고, 정산이 완료되어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마지막에 확인했을 때 랭킹1위와의 격차는 3천점가량이었다. 1만점이나 획득했으니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채널의 댓글들도 내가 무난히 우승할 것이라는 반응이 주류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변수가 있었다. 하나는 유물 점수가 양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깜깜이 구간 동안 나와 마찬가지로 유물 점수를 독식하며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유물 점수는 주든지 받든지 상관 없이 딱 한 번만 양도가 가능했다.

나는 이미 거신의 무덤에서 커제에게 한 번 양도를 받은 터라,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서 유물 점수를 양도받을 수 없었다.

만약 막판 스퍼트로 점수를 끌어올린 5위권 이내의 순위권자가 1위에게 점수를 양도한다면, 10점 이내의 초박빙 승부가 될 수도 있었다.


[콘테스트가 마감되었습니다.]

[유물포인트 정산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최종 랭킹 순위를 발표합니다!]


과연 결과는...?


[다수의 시청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최종 결과에 깜짝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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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화: 대미(3)> 22.08.10 118 4 17쪽
21 <20화: 대미(2)> 22.08.09 135 5 16쪽
20 <19화: 대미(1)> 22.08.08 149 5 16쪽
19 <18화: 세레나데(2)> 22.08.07 152 5 15쪽
18 <17화: 세레나데(1)> +1 22.08.06 168 6 14쪽
17 <16화: 최후의 만찬(3)> 22.08.05 185 5 15쪽
16 <15화: 최후의 만찬(2)> 22.08.04 201 6 15쪽
15 <14화: 최후의 만찬(1)> 22.08.03 216 6 13쪽
14 <13화: 그것(4)> +1 22.08.02 243 8 13쪽
13 <12화: 그것(3)> +1 22.08.01 251 8 13쪽
12 <11화: 그것(2)> 22.07.31 259 7 14쪽
11 <10화: 그것(1)> +1 22.07.30 279 9 15쪽
10 <9화: 낚시(4)> 22.07.29 292 10 16쪽
9 <8화: 낚시(3)> 22.07.28 287 10 14쪽
8 <7화: 낚시(2)> 22.07.27 301 10 14쪽
7 <6화: 낚시(1)> 22.07.26 324 9 15쪽
6 <5화: 한강 대교(2)> 22.07.25 378 10 15쪽
5 <4화: 한강 대교(1)> 22.07.24 403 13 14쪽
4 <3화: 히든 스테이지(3)> 22.07.23 448 14 15쪽
3 <2화: 히든 스테이지(2)> 22.07.23 507 14 13쪽
2 <1화: 히든 스테이지(1)> 22.07.23 590 15 13쪽
1 <프롤로그> 22.07.23 679 1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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