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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lbetter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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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lbetter
작품등록일 :
2022.07.23 17:16
최근연재일 :
2022.08.11 18: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6,675
추천수 :
195
글자수 :
147,641

작성
22.07.29 14:00
조회
291
추천
10
글자
16쪽

<9화: 낚시(4)>

DUMMY

나는 곧바로 [야성의 비약]을 마셨다.


[당신의 '민첩성'과 '지각력'이 잠시 동안 비약적으로 증가합니다!]

[같은 종류의 비약에 대해 1시간 동안 내성이 생깁니다.]


이제 나는 수천 분의 일 초 단위로 메트로놈의 박자와 템포를 맞출 수 있었다.


—크라라라랏!


서리칸이 동굴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포효를 내지르며 내게 도약했다.


[메트로놈: 108ms]


나는 스텝을 뒤로 세 걸음 뺐다.


—카가가가갓!


횡으로 다섯 개의 깊은 고랑이 발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메트로놈: 402ms]


다음 눈금에 맞춰 곧바로 바닥에 납짝 업드렸다.


—스찻!


이번에도 간발의 차로 서리칸의 발톱이 머리 위로 스치고 지나갔다.


[메트로놈: 659ms]


다시 일어서며 왼쪽으로 반 바퀴 굴렀다.


—까드드득!


서리칸의 아가리가 닫히며 부딪히는 소리가 귓전을 스쳤다.


[메트로놈: 908ms]


—쉬에에엑!


이번엔 뒤로 제비돌기를 하자마자 서리칸의 거대한 꼬리가 허공을 갈랐다.

무려 1초 사이에 다섯 번이라는 연계 공격이 들어온 것이다. 서리칸의 거대한 체구를 고려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속도였다.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 빈도는 잦아지고 위력도 상승한다. 이건 게임이 아니다. 실수하면 정말 죽는다.

짜릿한 긴장감과 함께 알 수 없는 전율이 일며, 나도 모르게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크라라라락!


서리칸이 다시 내게 공격해 왔다. 나는 메트로놈의 눈금에 따라 다시 스텝을 밟았다.

거대한 발톱이 허공을 갈랐고 나는 연이어 다음 스텝을 밟았다. 그렇게 마치 춤을 추듯 정해진 박자에 맞춰 끊임없이 움직였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당신의 움직임에 혀를 내두릅니다.]

[당신의 소문이 널리 퍼지며 링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청자들이 방에 입장합니다!]

[채널 인원: 959(+402)/999]

[방의 인원이 최대치에 거의 근접했습니다!]


—아오오오오!


서리칸이 위를 향해 울부짖었다. 계속 공격이 빗나가자 약이 바짝 오른 것이다.

놈이 더욱 맹렬히 공격을 해왔다. 하지만 나의 신형이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서리칸의 모든 공격이 허공을 갈랐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서리칸의 공격력과 공격 속도가 200%만큼 증가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분. 클라이맥스였다. 지금부터는 메트로놈으로도 놈의 움직임을 완전히 따라갈 수 없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스텝을 톡톡 튀기며 리듬을 탔다.


―스스슷!


서리칸이 움직인 순간 나의 신형이 움직였다. 파공음보다 빠르게 놈의 발톱과 아가리가 연이어 짓쳐들어왔다.


음속을 초월한 공격 속도였다.


반사 신경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속도였다. 나의 신형이 리듬을 타며 서리칸의 공격보다 미리 스텝을 움직였다.

땀이 이마에 주렁주렁 맺혔다. 무아지경에 빠진 듯 리듬을 타며 계속 스텝을 옮겼다.

잠시도 멈출 수 없었다. 그 순간 죽음이 들이닥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서리칸의 광폭화가 35초 남아습니다!]


비약의 지속 시간은 광폭화보다 약 30초만큼 짧았다. 이제 슬슬 출구전략을 준비할 때였다.

서리칸의 발톱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며, 품속에서 섬광탄을 빼들었다. 그리고 속으로 숫자를 셌다.


3...


2...


1...


[야성의 비약의 효과가 종료됩니다.]


바로 지금!


나는 섬광탄을 바닥에 던졌다.


—파앗!


순식간에 눈부신 빛살이 터지며 순식간에 사방이 흰색으로 물들었다.

서리칸이 고개를 바닥에 처박으며 휘청거렸다. 어둠에 적응된 눈에 순간적으로 엄청난 양의 빛이 망막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섬광탄을 신호로 한후람, 최정윤, 척예리 등이 뛰어나오며 서리칸을 향해 돌진했다.

가장 먼저 한후람이 서리칸의 측면으로 뛰어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그의 주먹이 새카맣게 물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건 강체화였다.

신체를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스킬로 무투기의 상급 스킬이었다.


저걸 배운 거였나...?


—빠악!


—깨갱 깽!


한후람의 주먹이 서리칸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서리칸의 몸이 새우처럼 꺾이며 튕기듯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지금 서리칸의 방어도는 말 그대로 0이었다. 즉 지금 우리의 모든 공격이 유효타가 된다는 것이다.


—크르륵...


서리칸이 비척비척 몸을 일으키는 그때였다. 놈의 머리 위로 최정윤의 롱소드가 붉은 궤적을 그리며 떨어졌다.


—쿠콰쾅!


폭발이 터지며 서리칸이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그와 동시에 척예리의 두 자루의 환도가 서리칸의 왼쪽 눈을 파고들었다.


―크라라라락?!


서리칸이 고통스러운 몸을 비틀며 엄청난 포효를 내질렀다. 척예리가 바닥으로 착지하고 최정윤이 한 번 더 일격을 날리려는 그때였다.


—쐐애애액!


서리칸의 꼬리가 척예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최정윤이 공격을 포기하고 척예리를 보호하며 방패를 들어올렸다.


―콰차차차창!


방패가 그대로 박살나며 그 충격으로 최정윤과 척예리가 뒤로 튕겨져 나갔다. 한후람이 둘을 받아내며 멈춰 세웠다.


[서리칸의 광폭화가 9초 남아습니다!]


서리칸의 시선이 일행들에게 향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그곳으로 움직였다.


—크라라라랏!


서리칸이 포효하며 최정윤을 향해 도약했다. 나의 신형이 그 사이를 가로 막았다.

서리칸이 앞발을 내리찍었다. 다섯 개의 날카로운 발톱이 나를 향해 죽음처럼 떨어져 내렸다.


—카가가가강!


쩌렁쩌렁한 쇳소리가 울리며 마모된 검이 서리칸의 공격을 받아냈다.


“크헉?!”


팔이 부러질 듯한 통증과 함께 엄청난 충격이 전신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마모된 검의 파괴불가 속성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무기와 함께 찢겼으리라.


―꾸구구구굿!


서리칸이 앞발을 내리눌렀다. 발이 바닥으로 한 뼘 이상 파고들어갔다. 잠시 멈춰 세우기는 했지만 이대로면 서리칸의 거대한 앞발에 짓이겨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크으윽... "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며 무릎이 꺾이려는 그때였다. 한후람이 강체화를 한 두 손을 모으며 서리칸의 앞발을 같이 떠받쳤다.


"은태 씨. 조금만 더 버텨요!"


“아저씨, 다 왔어, 이제!”


누군가 등을 받치는 감촉과 함께 최정윤과 척예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내 등을 떠받치고 있었다.

확실히 마모된 검으로부터 받는 압력이 경감되는 걸 느꼈다.


[서리칸의 광폭화가 2초 남았습니다!]


그렇게 잠시 영원 같은 찰나가 지났다.


[광폭화가 종료되었습니다! 서리칸이 30초 동안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쿠쿠쿵!


서리칸의 거체가 불꺼지듯 바닥으로 쓰러졌다. 나는 이마의 땀을 쓸며 일행들에게 말했다.


"이제 마무리 하죠."


우리는 서리칸의 머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동시에 일격을 가했다.


—콰직!


[백수종(Lv.51+), '서리칸‘을 처치했습니다!]

[당신의 '기여도'는 60%입니다.]

[기여도에 따라 전리품을 분배합니다.]

[히든 보상의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최고 기여자인 당신에게 ‘히든 전리품’을 지급합니다.]

[전리품, 『스킬북: 바람걸음(히든)』을 획득했습니다.]

[전리품, 「최상급 야성의 정수(S)」를 획득했습니다.]


[당신의 레벨이 33(+3)이 되었습니다!]

[유물 포인트, ‘834(+300)’점을 달성했습니다.]

[당신의 랭킹이 결정되었습니다. 현재 당신의 랭킹은 '10위' 입니다!]


10위라...


지금 랭킹 1위는 벌써 유물 포인트 6천 점을 넘어서고 있었다. 나의 랭킹은 올랐지만 그와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져 있었다.

누군지 모르지만 상당한 실력자였다. 하지만 아직 콘테스트 종료까지는 시간이 꽤 남았다. 마지막에 웃는 건 내가 될 것이다.


[방의 인원이 최대치에 도달했습니다. 최대 인원이 9,999로 늘어났습니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당신의 플레이에 열광합니다!]

[당신에게 후원이 쇄도합니다!]

[아너, ‘150H'를 후원받았습니다.]

[아너, ‘120H'를 후원받았습니다.]

......


ㄴ[사골물입니다]: 와아...

ㄴ[사드론의황태자]: 저게 인간의 움직임인가...?

ㄴ[지렸다지렸어]: 아까 얼굴 표정 봤음? 웃고 있던데. 나 그거 보고 완전 소름 돋았음...

ㄴ[갑니다가요]: 저거 딱 보니까 핵썼네. 저건 말이 안됨.

ㄴ[탈출은능지순]: 아직도 이게 게임인 줄 아는 저능아가 있네. 핵이 어딨음? 이거 실전임.

ㄴ[구라까지마]: 아, 시발... 내 백 아너...

ㄴ[된장님원장찌개]: 그러니까 내가 될 수도 있다고 했잖슴. 뭐, 덕분에 나는 짭짤하게 벌었네. 감사합니다. 고인물 형님. 충성!

ㄴ[구라까지마]: 내기에서는 졌지만 아깝지 않은 구경거리였다. 눈요기는 오지게 했네. 패배를 인정한다.

......


나는 방송을 종료했다. 이제 쇼가 끝났으니 비싼 아너를 태우며 더 이상 방송을 켜놓을 이유는 없었다.

동영상은 공개로 해두었으니 조회수에 따라 추가 수입이 계속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방송을 정리하는 그때였다.


―짝짝짝!


어디선가 박수 소리가 들렸다. 공동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수십 명의 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모두 도깨비탈에 검은색 변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중 익숙한 목소리의 사내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여어, 수고들 하셨습니다."


그는 황천길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이 타이밍에 놈들이 마각을 드러냈다. 괴한들은 30여명 가량이었다.

가늠으로 본 황천길의 레벨은 21이었다. 그리고 다른 괴인들의 레벨은 15~18 사이였다. 지각력이 올라가며 이제 제법 정확히 레벨을 가늠할 수 있었다.


한후람, 최정윤, 척예리 등이 긴장하며 싸울 태세를 갖추었다.

나는 그들에게 괜찮다는 손짓을 해보이며 황천길에게 말했다.


"많이도 데려 왔네요?"


“뭐, 준비는 철저히 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군요.”


“뭐가 감사하다는 거죠?”


“방송을 틀어준 덕분에 당신들의 위치를 찾는 게 한결 수월했거든요.”


“아, 그거... 일부러 그런 겁니다. 찾기 좋으라고요.”


“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건 곧 알게 될 겁니다.”


“하핫... 허세를 부리는 거라면 관두십시오. 그래봤자 당신들에게 희망은 없으니까요.”


“과연 허세일까요...?”


“아놔, 이 애송이 새끼가 따박따박 말대답이네! 칵마, 아랫배를 가르고 내장을 길게 뽑아서 줄넘기를 넘어줄까! 엉?!”


황천길의 뒤에 도열해있던 괴인 중 하나가 나서며 내게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나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뒤에 서 있던 척예리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아놔... 착하게 살려고 했더니. 진짜 이 씨@#$, 어따 대고 이빨$#@#, &% 지@##$야, 이 족!&#@#야. 미친@#$...... ”


한국어가 맞나 싶을 정도의 생전 처음 들어보는 어휘들이었다. 그렇게 5분가량을 그녀는 계속 욕설을 이어갔다.


공동에 정적이 감돌았다.


피아를 가리지 않고 다들 척예리의 욕설에 할말을 잃은 듯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후련한 표정으로 내게 윙크를 해보였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말했다.


“크흠! 예리야 그 정도면 충분하니까 잠깐 뒤로 물러서 있어. 이제부터는 내가 알아서 할게.”


“오케이. 아저씨, 필요하면 또 말해.”


척예리가 다시 내 뒤편으로 이동했다. 황천길이 다시 입을 열었다.


“허헛... 어린 년이 입이 참 걸걸하군요. 긴말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이 획득한 전리품과 아너를 모두 순순히 내놓으세요. 참고로 이건 부탁이 아닙니다. 당신들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순순히 제 말을 따르면 고통 없이 죽여 드리겠습니다.”


노골적인 협박이었다. 이미 자신들의 승리를 확신한 태도였다. 확실히 지금 우리는 모두 지친 상태였기 때문에 저들과의 전면전을 벌이면 필패였다.


하지만...


내가 던진 미끼를 문 순간 저들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었다.


나는 황천길에게 말했다.


"그런 협박은 살아남은 다음에 해야 할 겁니다.“


“그런 지진 상태로도 산소리를 해대다니. 공허한 협박이로군요. 말로는 순순히 듣지 않겠다는 뜻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죠. 실력행사를 하는 수밖에.”


황천길이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와 동시에 괴인들이 저마다 병장기를 뽑아들었다. 그들이 덤벼들기 바로 직전 나는 다시 말했다.


“아까 그건 협박이 아니라 경고였습니다. 참고로 여기 보스가 둘이거든요."


"그게 무슨...?"


그가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때였다. 공동의 어둠 속에서 낮은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히든 보스, '서리후'가 등장합니다.]


—크르르르...


나는 일행들에게 전음을 보냈다.


「아까 제가 준 투명물약 지금 당장 드세요.」


내 뒤편에 섰던 일행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스스스슷...


나는 황천길에게 말하며 투명물약을 마셨다.

이윽고 어둠 속에서 서리칸만큼 커다란 적갈빛의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리후는 서리칸의 어미로서 서리칸이 살해되면 등장하는 히든 보스였다. 스펙은 서리칸과 동급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자식을 잃은 어미만큼 위험한 것도 없는 법이다. 지금 서리후는 서리칸의 광폭화 상태를 상회하는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크라라라랏!


"끄아아악!"


"사... 살려줘!"


"도, 도망쳐!"


피보라가 일었다. 서리후는 삼십여 명의 괴인들을 순식간에 모두 도륙냈다. 그러고는 서리칸의 시체를 물고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서리후는 이벤트로 등장했다가 저렇게 금세 사라지는 보스였다. 투명물약을 미리 준비해온 이유였다.


—파츠츠츳!


공동의 중앙에 홀로그램 안내인이 생성되었다. 다음 테마관을 고르는 선택창이 떠올랐다.

은신을 풀고 공동의 중앙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른 일행들도 모습을 드러내며 내 뒤를 따랐다.


목록에서 테마관을 선택하려는 그때였다.


"끄으윽... 사, 살려줘... "


목소리의 주인공은 황천길이었다. 동료들이 모두 죽었는데 혼자 죽은 척을 하고 살아남은 듯했다.

그런데 옆구리가 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그건 치명상이었다. 그대로 놔두면 과다출혈로 죽을 듯했다.

나는 그를 일별하며 말했다.


"당신 같은 쓰레기는 세상에 없는 게 낫죠. 안 됐지만 전 당신을 돕지 않을 겁니다."


최정윤이 조금 안쓰러운 눈으로 황천길을 일별했다.

그런데 뒤에 있던 한후람이 괴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 주저 없이 그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콰쾅!


그 자리에서 황천길이 절명했다. 그의 손에서 콩알만 한 구슬들이 또르르 굴러나왔다.

그것들은 짙은 녹색빛이 감돌고 있었다. 독막탄이었다. 사용하는 순간 삽시간에 사방을 독 안개로 뒤덮는 무시무시한 살상 아이템이었다.


설마, 저걸로 자폭하려고 했던 건가...?


한후람이 주먹에 뭍은 피를 털어내며 내게 말했다.


"뒷정리는 깔끔하게 하는 게 좋다. 다음 행선지는 어디지?"


다리 위의 김대건도 그렇고, 방금의 황천길도 그렇고. 한후람이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게임이 아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살인을 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필요한 때라면 손 속에 망설임이 없었다. 본받을 점이었다. 이건 실전이니 말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되고 보니 한후람을 영입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나는 한후람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나름의 감사 표시였다.


테마관창에서 다음 테마관을 선택하며 말했다.


"다음 테마관은 여깁니다."


—츠츠츠츳!


눈앞에 포탈이 생성되었다. 우리는 그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번 테마관에서는 신화 속 존재를 만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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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대미(1)> 22.08.08 149 5 16쪽
19 <18화: 세레나데(2)> 22.08.07 152 5 15쪽
18 <17화: 세레나데(1)> +1 22.08.06 168 6 14쪽
17 <16화: 최후의 만찬(3)> 22.08.05 185 5 15쪽
16 <15화: 최후의 만찬(2)> 22.08.04 201 6 15쪽
15 <14화: 최후의 만찬(1)> 22.08.03 216 6 13쪽
14 <13화: 그것(4)> +1 22.08.02 243 8 13쪽
13 <12화: 그것(3)> +1 22.08.01 251 8 13쪽
12 <11화: 그것(2)> 22.07.31 259 7 14쪽
11 <10화: 그것(1)> +1 22.07.30 278 9 15쪽
» <9화: 낚시(4)> 22.07.29 292 10 16쪽
9 <8화: 낚시(3)> 22.07.28 286 10 14쪽
8 <7화: 낚시(2)> 22.07.27 301 10 14쪽
7 <6화: 낚시(1)> 22.07.26 324 9 15쪽
6 <5화: 한강 대교(2)> 22.07.25 378 10 15쪽
5 <4화: 한강 대교(1)> 22.07.24 403 13 14쪽
4 <3화: 히든 스테이지(3)> 22.07.23 448 14 15쪽
3 <2화: 히든 스테이지(2)> 22.07.23 506 14 13쪽
2 <1화: 히든 스테이지(1)> 22.07.23 590 15 13쪽
1 <프롤로그> 22.07.23 679 1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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