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별박이연입니다.

내공빨로 무림 갑질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별박이연
작품등록일 :
2022.06.11 16:44
최근연재일 :
2022.11.29 18:46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724,647
추천수 :
15,819
글자수 :
366,925


작성
22.11.19 20:43
조회
4,178
추천
142
글자
16쪽

57. 무시무종(無始無終). 2

DUMMY

# 57. 무시무종(無始無終). 2


조완강의 눈빛에 석개두는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시커멓게 변했다.

홍경이 느닷없이 나타나 사람을 방귀쟁이로 몰아가니 수치스럽고, 또 숨겨둔 비술이 들통날 상황이라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아는 이요?”

“그, 그것이···.”

홍경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전에 나한테 방귀를 갈기고 도망쳤지.”

“닥쳐라. 이놈! 누, 누가 도망쳤다는···.”

“뿡!”

“이, 이놈이 진짜 뒈지고 싶어서···.”

“뿡뿡!”

“그 입 다물지 못해?”

“뿌뿌뿡!”

“크악!”

치미는 분노를 감당하지 못해 울컥, 피를 토하고 말았다.

조완강은 눈을 가늘게 뜨고 홍경을 쳐다보았다.

석개두의 성격이라면 달려가 단매에 때려눕혀도 모자랄 텐데 어쩌지 못하고, 제 성질을 못 이겨 피를 토하다니.

저 평범해 보이는 청년은 석개두가 손대지 못할 정도의 신분이거나, 그러지 못할 사연이 있는 듯했다.

“우릴 쫓아 온 건가?”

“당신들이 누군 줄 알고 쫓는단 말이오.”

밧줄에 묶인 주예를 슬쩍 보더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무슨 구린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원래 남의 일에 관심을 두는 성격이 아니오. 그냥 지나가던 길이니, 신경 쓰지 말고 볼일 보시오.”

“여긴 길도 없는 곳인데, 그냥 지나가던 길이라고? 지금 그 말을 믿으라는 건가?”

“그쪽도 길 없는 곳을 와놓고 왜 나한테 따져 묻소?”

“허···.”

조완강은 기가 막혀 말을 잇지 못했다.

인적없는 산속에선 짐승보다 사람을 마주치는 게 더 무서운 법이다.

더구나 밧줄로 묶어 놓은 사람도 있는 걸 봤으면 도망을 쳐도 모자랄 판에 저 겁 없는 청년은 꼬박꼬박 말대꾸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워낙 신중한 성격이라 지켜보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주예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여차하면 손을 쓰겠다는 표시를 했다.

그러나 홍경은 진짜 관심 없다는 듯 손을 흔들며 돌아섰다.

“나는 이만 가보겠소. 여기 머물렀다간 또 방귀 냄새나 맡게 될 것 같아 두려우니.”

홍경이 내빼려 하는 데도 조완강이 가만있자, 석개두가 다급히 전음을 보냈다.

‘조 형! 저자를 그냥 보내면 안 됩니다. 저자가 천잠보의(天蠶寶衣)를 가지고 있소.’

‘뭣? 천잠보의? 그게 사실이오?’

‘내가 전에 당한 적이 있소. 확신하오.’

전국칠보 중 지금껏 세상에 등장하지 않은 게 천잠보의였다.

천잠보의는 상대의 공격을 되돌려 주는 능력이 있으니, 독이나 함정 같은 수단을 준비해두지 않으면 손대기가 어렵다.

그 물건의 주인이라면 저렇게 꺼드럭거릴 만하다.

또 석개두가 어쩌지 못하고 분통만 터뜨리는 것도 이해가 갔다.

한 번 뜨거운 맛을 봤으니 함부로 덤비지 못한 것이리라.

하지만 수백 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천잠보의가 어찌 이리도 공교롭게 나타난단 말인가.

확인이 필요했다.

“젊은이. 거기 서게.”

조완강이 홍경을 불러 세웠다.

홍경이 돌아섰는데, 그때 조완강의 시선은 홍경이 뒤를 향해 있었다.

갑자기 홍경의 뒤에서 흑의 사내가 튀어나와 단검으로 어깨를 찔렀다.

“크악!”

단검이 되 튕겨 나오는 것과 동시에 공격한 사내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마치 충차에 맞은 것처럼 뒤로 날아갔다.

쿵, 바닥에 떨어진 사내는 울컥 피를 토하더니 바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놀란 조완강이 소리쳤다.

“진짜 천잠보의구나!”

전력을 다한 공격도 아니었는데, 반탄기에 당해 의식을 잃을 정도라면 상대의 내공이 수십 갑자는 넘어야 하리라.

하지만 저 청년에게선 어떤 기세조차 느낄 수가 없었고, 무공을 익힌 흔적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방금 공격에 전혀 반응하지 못한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무공을 익혔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흔적이 보이기 마련이다.

자세, 걸음걸이, 무게 중심, 시선, 관절의 움직임 등···.

진짜 전설의 반로환동(返老還童)으로 늙은 괴물이 젊은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해도 드러나지 않을 수가 없다.

조완강은 확신했다.

방금 일어난 일은 천잠보의 같은 보물의 능력임을.

그러다 문뜩 한 가지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저자가 반탄강기를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내공을 지녔지만, 무공을 익히지 않은 경우라면?

‘천하를 오시할 내공을 가졌으면서 무공은 익히지 않는다고? 세상에 그런 병신이 어딨겠어.’

말도 안 되는 일이라 머릿속에서 생각을 지워버렸다.

그때 홍경이 어깨를 툭툭 털며 조완강을 노려보았다.

“지금 해보자는 건가?”

조완강은 수염을 손끝으로 꼬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눈꼬리가 찢어진 데다 입 끝에만 수염이 나, 얄팍한 쥐새끼 같은 인상이었다.

“연기가 서툴군. 자네가 이 계집을 구하러 온 걸 숨길 생각인가 본데, 표가 너무 나니 그만하게.”

“하하. 엄한 사람을 공격한 변명치곤 성의가 없는걸.”

홍경이 주먹을 불끈 쥐고 다가서자, 조완강이 손을 내밀며 제지했다.

“기다리게. 싸우자는 게 아니야. 싸움 대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제안을 하고 싶네.”

느닷없는 제안에 멈춰선 홍경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조완강을 쳐다보았다.

“서로에게 이익이라. 말씀해 보시오.”

“솔직히 털어놓자면, 우린 한 가지 물건을 구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일을 벌인 걸세. 이 계집이 아니라 계집의 아비가 가진 물건이 목적이지.”

“그래서요.”

“마침 자네에게 우리가 원하는 물건과 비슷한 보물이 있는 것 같구먼. 우리에게 입고 있는 그 보의를 넘겨준다면 저 아이를 돌려주겠네.”

“내 보물로 인질을 교환하겠다?”

“그런 셈이네.”

석개두가 놀라 전음을 보냈다.

‘조 형. 무슨 생각이오! 진짜 저년을 놓아줄 셈이오?’

‘석 형. 솔직히 황족을 건드는 건 너무 부담이 크오. 도존께선 칠보를 구해오라 하셨지, 꼭 호요경을 가져오라 하신 건 아니오. 우리가 찾아낸 게 호요경일 뿐이지. 하지만 영친왕에게서 호요경을 받아내면 틀림없이 육선문이 움직일 거요.’

‘육선문이···.’

육선문(六扇門)은 이곳 경(景) 나라 황실의 정보기관 중 하나로 대부분 무림의 고수들로 구성된 비밀조직이었다.

황실은 겉으로는 관과 무림이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이들을 이용해 뒤에서 무림의 일에 관여하고 있었다.

육선문은 황제 직속의 조직이라 사법기관을 거치지 않고 사건을 직접 처리할 수 있었다.

가진 권한이 막강해 이들이 움직이면 9대 문파조차 눈치를 봐야 했다.

육선문의 주목을 받으면 후환이 무궁무진하다.

그들의 요청에 정사를 가리지 않고 온갖 문파가 떼 지어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괜찮소. 겨우 군주 하나 때문에 육선문까지 달려들진 않을 거요. 하지만 호요경이 넘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그건 옛 진국의 신물이니까.’

진국의 신물이라는 말에 석개두가 기함했다.

‘뭣? 그럼 설마 호요경의 정보는 석가장에서 흘러나온 거요?’

‘맞소. 거기가 아니면 수백 년도 전에 망한 나라의 신물 따위에 누가 관심이 있겠소.’

중원 2대 상단 중 하나인 진상(晋商).

그들이 진상이라 불리는 이유는 진국의 유민들이 만든 조직이기 때문이다.

진상을 움직이는 건 석가장이다.

그들이 정보를 흘린 건 조완강과 석개두가 영친왕의 손에서 호요경을 가져오게 해 어부지리를 취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했다.

망국의 유민이 조국의 신물을 되찾으려 한다는 게 무슨 의미이겠는가.

석개두의 머릿속에서 한 단어가 떠올랐다.

역모!

‘젠장! 날 이런 좆같은 일에 끌어들이다니!’

석개두가 전음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진정하시오. 석 형. 내가 뭐 혼자 죽기 싫어서 석 형을 끌어들였겠소. 석 형도 보수에 만족해 승낙한 일이 아니오. 게다가 아직 저쪽의 의도가 확실하지 않으니 지레짐작해 겁먹을 필요는 없소. 다행히 천잠보의가 나타났으니, 저년을 돌려보내기만 하면 큰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오. 저놈에게서 천잠보의를 받아내고 군주는 돌려보냅시다. ’

‘젠장. 알겠소. 이 일은 조 형이 알아서 하시오.’

전음을 엿들은 홍경은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참고 있었다.

처음 석개두의 정체를 알아본 홍경은 그들의 전음을 엿들은 후 꽤 재미난 계획을 떠올렸다.

저들은 도존이란 자의 명을 받아 전국칠보를 모으는 중이었고, 주예를 납치한 것도 영친왕이 가진 전국칠보, 호요경을 빼앗기 위해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석개두는 홍경이 천잠보의를 가졌다 착각하고 있으니 그 앞에 나타나면 분명 반응을 보일 거로 생각했다.

조 씨 사내는 도존이라는 자에게 은혜를 입어 칠보를 구한다고 하지만, 은혜만으로 황족을 납치까지 하는 건 무리한 일이다.

분명 도존이라는 자가 두렵기 때문이리라.

그는 황족을 납치한 일에 부담을 느끼는 듯 보였다.

그러니 천잠보의가 눈앞에 나타나면 조 씨 사내는 그것으로 인질을 교환하려 하지 않겠는가.

가짜 천잠보의를 넘겨주면 도존이라는 자의 계획도 망가뜨리고 또 저 둘에게 그 책임을 뒤집어씌울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계책이라 하겠다.

물론 계획대로 안 되면 직접 손을 써야겠지만, 일이 틀어지면 저쪽이 주예에게 손을 쓸 수도 있으니, 되도록 그런 일은 피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주예의 안전이 중요했으니까.

다행히 석개두와 조완강은 생각대로 반응했고, 결국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이 계집을 데려가면 큰 보상을 받을 것이야. 어쩌면 관직을 얻을 수도 있을 테고. 그러니 자네의 보물과 교환해도 손해 볼 일은 아니지 않는가.”

조완강이 은근한 말투로 설득했다.

홍경은 코끝을 긁으며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우리 집안에 대대로 내려온 가보라 함부로 내주기 어렵습니다. 만약 제안을 거절하면 어떻게 할 셈인지 들을 수 있겠습니까?”

“하하. 거절하면 어쩔 수 없지. 원래 계획대로 이 계집을 이용해 아비에게서 물건을 얻어내야겠지. 그때 그 아비에게 자네가 제안을 거절한 이야기를 전할 거야. 아비의 원망이 자네에게도 미치지 않으려나?”

“······.”

“또한, 자네가 여길 뜨는 즉시 대륙 곳곳에 소문을 퍼뜨릴 생각이네. 세상 사람 모두가 자네가 가진 보물을 알게 되겠지.”

악독한 계획에 홍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한낱 신외지물(身外之物)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공덕이 무량할 것이지만은 당신이 약속을 지킬 거라 어떻게 믿겠습니까.”

“내 비록 평생 마도의 길을 걸어왔지만, 입에서 꺼낸 말을 어긴 적은 없네. 게다가 자네의 거침 없는 행동을 보면 몸을 지킬 수단이 그것 뿐은 아닌 것 같은데···.”

“뭐 그렇긴 합니다만.”

떠보려고 한 말이었지만, 맞다고 긍정하니 조완강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내 솔직히 말하겠네. 나는 이 계집이 부담스러워. 함께 있으면 후환이 무궁하니, 한시라도 빨리 멀어지고 싶네. 자네가 얼른 데려가 준다면 참으로 고맙겠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옷을 벗어 던질 테니, 그녀를 이쪽으로 보내시오.”

홍경이 겉옷을 벗고 안에 입은 금색 보의를 벗어낸 후 다시 겉옷을 걸치고, 조완강을 쳐다보았다.

조완강이 주예의 팔을 잡고 이쪽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홍경이 고개를 저으며 보의를 든 손을 내려뜨렸다.

“아무래도 안 되겠군. 이 귀한 걸 공짜로 넘긴다는 건 너무 억울해.”

“고, 공짜라니! 군주의 목숨을 공짜 취급하는 건가?”

“시끄럽소. 그냥은 못 주겠으니 이걸 얻고 싶으면 천만 냥을 내시오. 안 그러면 보의를 망가뜨리겠소.”

“그걸 망가뜨리겠다고? 허허. 할 수 있으면 해보게.”

무공의 고수도 어쩌지 못하는 물건을 망가뜨리겠다고 협박하니, 조완강은 실실 웃음을 흘렸다.

그러자 홍경이 품에서 작은 병을 꺼내 들었다.

“이건 세상의 온갖 부정한 것들을 모은 것이오. 이게 묻으면 어떤 보물도 영성(靈性)을 잃어버리지.”

“뭣?”

아까 반탄강기에 당해 쓰러진 은월단 사내에게 다가가 뚜껑을 열고 병에 든 물을 한 방울 떨어뜨렸다.

시커먼 물방울이 사내의 코에 똑 떨어졌는데, 놀랍게도 의식을 잃었던 사내가 눈을 번쩍 뜨더니 비명을 질렀다.

“으악, 아아악! 코가 썩는다!”

그때 바람을 타고 병에 든 물건의 향기가 멀리 있는 두 사람에게까지 날아왔다.

“웨엑!”

냄새를 맡자마자 조완강과 석개두가 허리를 굽히며 구역질했다.

“이렇게 지독할 수가···. 이정도로 끔찍한 것이라면 진짜 영성을 잃을 수도 있겠어.”

사실 병 안에 든 건 취두부였고, 시커먼 물의 정체는 취두부에 고인 물이었다.

시험 삼아 만들어보긴 했는데,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이라, 이게 제대로 발효가 된 건지 그냥 썩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도저히 먹을 엄두가 안 나 가지고만 있던 건데, 아직 이 시대엔 취두부가 등장하기 전이라 아무도 이것의 정체를 몰랐다.

그러니 냄새만으로 기겁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조완강은 코를 잡고 손을 저으며 사정했다.

“이, 이보게. 지금 가진 돈이 얼마 없네. 천만 냥은 도저히 무리야.”

“그럴 수도 있겠군. 그럼 저 영감탱이가 가진 돈만 뺏어 주시오.”

홍경에게 지목당하자, 석개두가 화들짝 놀라 조완강을 쳐다보았다.

“내 알기로 저 마두는 늘 쫓겨 다니니 전장에 돈을 맡기지 못할 것이오. 이번 일에 계약금이라도 받았을 테니, 지갑이 두툼하겠군. 내 기억으론 저자의 허리춤에 전낭이 있을 거요.”

조완강의 눈빛이 반짝였다.

석개두의 지갑으로 멀쩡한 천잠보의를 받을 수 있다면 남는 장사가 아닌가.

조완강의 시선에 당황한 석개두가 고개를 마구 저었다.

“이, 이러지 마시오. 조 형.”

홍경 때문에 심마가 들어 내상을 입은 탓에 조완강이 힘을 쓰면 막아내기 힘들었다.

“석 형. 저게 진짜 부정한 것인지 몰라도 이런 냄새가 묻으면 아무리 귀한 보물이라도 도존께 가지고 갈 수는 없소. 조금만 양보해 주시오. 내 도존께 아뢰어 보수를 늘려달라 하겠소.”

“그 정도론 모자라오. 내 전 재산이 들었는데!”

“미안하오. 석 형!”

조완강은 억지로 석개두의 허리를 돌려 전낭을 잡아 뜯어버렸다.

석개두가 홍경을 향해 울부짖었다.

“어째서, 왜 나한테만 이러는가!”

홍경은 코웃음을 치고, 조완강에게 말했다.

“전낭을 그 여자 손에 들려 이쪽으로 보내시오. 동시에 보의를 던져 줄 테니.”

“알겠네.”

홍경의 지시대로 주예의 손에 전낭을 쥐여주고 홍경 쪽으로 밀었다.

발목의 밧줄만 풀어주고 눈은 그대로 가린 상태라 주예는 주춤주춤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갔다.

주예가 딱 중간 지점에 도착했을 때 홍경이 보의를 조완강 쪽으로 날렸다.

“받으시오!”

빙글빙글, 표창처럼 돌아가며 보의는 점점 허공으로 올라가 내려오질 않았다.

“이런!”

조완강과 석개두가 보의를 쫓아 달려갔다.

한참을 달려가 풀쩍 뛰어올라 보의를 잡아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완강이 뒤돌아보니 어느새 홍경과 주예는 사라지고 없었다.

얻을 것은 얻었고, 짐 덩이는 떼어냈으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조완강은 뒤따라온 은월단에게 말했다.

“너희는 이제 돌아가 보아라.”

이제 볼일이 없다는 듯 조완강이 손을 내저었다.

“조 대인···.”

은월단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었다.

받은 의뢰는 주예를 납치하는 것이었는데, 조완강이 맘대로 그녀를 보내버렸으니, 단원 태반을 잃고도 의뢰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왜? 할 말이 있느냐?”

“···아닙니다.”

단장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작가의말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ㅜ


여전히 약속을 지키지 못해 할 말이 없습니다.


***


노땅아 님. 후원 감사합니다. ㅠ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공빨로 무림 갑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44 22.12.07 6,465 0 -
공지 감사합니다. +87 22.12.01 3,735 0 -
61 61. 양심도 없느냐. +18 22.11.29 4,126 134 15쪽
60 60. 이빨 보이지 마라. +8 22.11.26 3,661 131 13쪽
59 59. 비동개방 +4 22.11.23 3,984 131 15쪽
58 58. 무시무종(無始無終). 3 +9 22.11.21 4,008 147 11쪽
» 57. 무시무종(無始無終). 2 +11 22.11.19 4,179 142 16쪽
56 56. 무시무종(無始無終). 1 +10 22.11.12 5,083 172 12쪽
55 55. 함정. +14 22.11.08 5,498 179 13쪽
54 54. 하늘의 마음. +17 22.10.27 6,933 187 12쪽
53 53. 황금의 손 2 +21 22.10.26 6,383 185 13쪽
52 52. 황금의 손 1. +12 22.10.25 6,183 178 16쪽
51 51. 나도 강해지고 싶어. +11 22.10.22 6,380 200 14쪽
50 50. 보아선 안 되는 것. +12 22.10.21 6,423 163 16쪽
49 49. 형부는 허풍쟁이 +8 22.10.19 6,512 192 15쪽
48 48. 외상 사절. +8 22.10.18 6,410 186 14쪽
47 47. 채무 정리 +7 22.10.16 6,732 189 15쪽
46 46. 심장이 쿵쿵. +14 22.10.14 7,090 201 11쪽
45 45. 이빨을 뽑다. +6 22.10.14 6,721 175 15쪽
44 44. 안 주인의 실력 +9 22.10.12 7,213 211 17쪽
43 43. 이글이글 +9 22.10.11 7,149 195 14쪽
42 42. 사랑의 힘! +12 22.10.07 7,597 200 13쪽
41 41. 사람 살려! +14 22.10.06 7,620 205 12쪽
40 40. 불심이 깃든 단약 +12 22.10.05 7,835 191 15쪽
39 39. 그릇을 깨닫다. +14 22.09.26 8,699 210 14쪽
38 38. 오월동주(吳越同舟). +11 22.09.23 8,984 213 18쪽
37 37. 이게 왜 있지?(수정 13:19) +15 22.09.20 9,524 236 13쪽
36 36. 쾌락 없는 책임. +18 22.09.18 9,960 225 20쪽
35 35. 동방화촉(洞房華燭) +16 22.09.15 10,116 245 15쪽
34 34. 인생은 고해(苦海). +9 22.09.09 10,885 249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