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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가R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촉한대장위연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완결

조작가R
작품등록일 :
2021.05.23 18:30
최근연재일 :
2021.10.11 01:14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281,337
추천수 :
7,430
글자수 :
553,687

작성
21.10.0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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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1쪽

외전 - The Last Dance(2)

DUMMY

“장군님... 장군님!!”


다급한 부름에 눈을 뜨고 둘러보니, 탁자에 엎드려 잔 모양이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늦은 시간도 아니었다.


스스로 한심하여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나를 깨운 부관이 말했다.


“이러실 때가 아닙니다. 이미 안풍에서 대도독께서 오셨습니다. 어서 가보셔야 합니다.”


“대도독이라니... 그게 무슨...”


부관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금일 군의(軍議)에 대도독께서도 참여하기로 하신 것조차 잊으신 겁니까?”


순간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어제 잠든 곳과는 많이 달랐다. 강유는 황급히 밖으로 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도 젖어있는 흙들, 마르지 않은 막사의 빗방울들, 그리고 한참을 비가 온 뒤 개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주변을 둘러보던 강유는 넋이 나간 듯 맑은 하늘을 바라보다 부관에게 물었다.


“이곳이 어디냐... 도대체...”


그러자 부관은 당황하며 답했다.


“수춘입니다. 장군... 장군들에게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하여 군의를 미룰까요?”


수춘이라고? 죽간을 읽다 잠들었는데, 설마...


“그럴 리가 없다.”


강유는 곧바로 군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당황한 부관은 그의 뒤를 따랐다.


군의를 열기로 한 막사, 강유가 달려오자


그곳을 지키고 있던 호위병들은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기 바빴다.


그리고 막사에 들어섰을 때,


여러 장수들은 강유에게 예를 갖추었고,


그가 애타게 찾던 대도독 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반가운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꿈이 아니었다. 이것은 분명 현실이었다.


죽간은 강유의 간절한 염원을 듣고 기회를 주었다.


“뭐 하고 있는 것인가? 어서 들어와 군의를 진행해야 되지 않겠는가?”


성질 급한 위연이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현실이 분명했다.


다시 한번 이것을 깨닫고 그는 한숨을 내쉰 이후 자리로 향했다.


곧 왕준이 입을 열었다.


“대도독께서 오셨으니, 응당 대도독께서 지휘를 맡으시는 것이 맞지 않겠습니까?”


순간 강유는 소름이 돋았다. 똑같은 사람의 똑같은 반응, 그렇다면 다음에 이어질 말은


“나는 그저 승리를 위해 자네들을 도와주러 왔을 뿐, 이미 예전에 총기를 잃어 이런 대군을 지휘하는 것은 무리네, 여기까지도 숙자(양호의 자), 저 친구가 하자는 데로 해서 올 수 있던 것이야. 그러니 백약, 자네가 지휘를 맡으시게.”


잠시 놀라서 위연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위연은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 고갯짓을 하여 어서 진행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일부러 똑같이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지휘를 맡겠습니다.”


곧 위일을 시작으로 양호까지 모두 같은 의견을 제시하였다. 위일과 왕준은 진격하여 싸울 것을 이야기하였고, 전과 다르지 않게 장익과 양호는 좀 더 태세를 정비하자고 말했다.


조금 갈등이 되었다. 자신이 다르게 말하면 이 꿈같은 현실에 문제가 생길까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좌중의 장수들은 계속해서 강유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기회가 있기에 그는 같은 발언을 하기로 했다.


“노쇠한 손권과 혼란스러운 조정... 수군을 훈련시켜 오를 멸할 수 있을 것이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싸우러 가자는 말이었다.


발언을 마친 이후 주변을 다시 둘러보니 여전히 장수들은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다시 좌중을 돌아보니 모두가 싸우러 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군량은 계속 상해 가고 있었고, 역병 또한 수그러들지 않고 있었다. 그때는 왜 이러한 분위기를 읽지 못했는가. 스스로의 어리석음에 다시 한번 탄식을 내뱉고 전처럼 위연을 바라보았다.


위연은 여전히 난처하다는 듯이 고개를 젓다가 말했다.


“흠, 자네의 뜻대로 하시게, 지금껏 연전연승해오지 않았던가.”


“그래도, 대도독께서 고견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잠시 고민하던 위연은 입을 열었다.


“보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네, 그것을 담당한 장익의 의견이 그러하다면 그것을 좇는 것이 좋을 것이네. 그리고...”


그때는 반대하는 것에 놀라 미쳐 보지 못했으나, 잠시 나의 눈빛을 확인하였다. 아마도 너무 실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손권은 수없이 이곳에서 전투를 치렀네, 자네도 기억하겠으나, 승상과 함께 양주와 옹주를 공격할 때면, 항상 이들은 이곳에서 조적과 싸우지 않았던가, 그 경험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네, 그러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자세히 살피고 적의 동향을 확실히 파악한 이후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적들이 작피의 저수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막기 위해 병사들을 파견한다면, 아마도 적들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르는 척하다가 나중에 병사들을 파견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대도독이 아니더라도, 다른 장수가 대신 죽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은 원하지 않았다.


다른 선택을 하고, 결과를 바꿔보기 위해 이러한 상황을 염원했었다.


내가 간절히 원했던 선택은 대도독과 장군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제가 너무 마음이 급했던 것 같습니다. 잠시 태세를 정비하고, 주변을 정찰하며 적의 동향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군량을 더 구해보고, 의원들 또한 불러와 병사들의 상태를 보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장군”


여러 장수들이 그렇게 말했으나,


위연은 오히려 아무런 말도 없었다.


...


“적들이 진군을 멈추고 태세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병사들로 하여금 주변을 경계하도록 하였으니, 작피의 저수지를 노리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여거가 그렇게 말하자, 주이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역시나, 적과 내통하는 자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전광석화처럼 진군하던 적들이 저렇게 멈출 수 있겠습니까. 적을 공격하기 전에 내부의 적부터 잡아내야 할 것입니다. 제 생각에 전가(全家)의 사람들이 수상하니 이들을 먼저 상세히 조사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의 말에 전역은 분노하려 하였으나, 육항은 고개를 저었다.


“계속된 비로 우리 군도 힘들지만 분명 저들도 힘들 것입니다. 역병이 돌고, 군량은 상하고 있으니 이것을 정비하며 주변의 경계를 강화한 것일 뿐, 내통하는 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잠시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손권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유절(육항의 자)의 말이 옳다. 적들이 태세를 정비하는 동안 우리도 태세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적들을 막을 방법도 생각해 봐야겠지.”


정봉이 나서서 말했다.


“제가 오천의 결사대를 조직하여, 적들의 경계를 뚫고 작피의 제방을 터트려보겠습니다.”


그러자 손권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자네의 용맹을 모르지 않네만, 자네마저 잃게 되면 누가 강유나 위연과 맞서겠는가, 흥패(감녕)나 유평(주태)이 살아있다면 모르겠으나, 이젠 자네뿐이니 너무 목숨을 가벼이 여기지 마시게.”


정봉 또한 한숨을 내쉬고 물러나며 말했다.


“명심하겠습니다.”


곧 생각을 정리한 육항이 입을 열었다.


“작피의 제방을 터트리는 것은 이제 불가능할 것 같으니,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육지에서 싸우는 것보다는 과거의 사례를 본받아 유수오에서 적과 싸우는 것이 좋을 듯하지만, 적들이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고, 조정은 혼란스럽고 민심은 흉흉한 상태이니 더 이상 물러나는 것은 허락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손권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그래서, 책략이 있는가? 없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없으니 철군해야 합니다.”


그 말에 여거가 분노하여 말했다.


“네놈이 감히 폐하를 능멸하는 것이냐!!”


“적들의 생각도 저와 같을 것이니 도망하여 적을 유인한다면 폐하께서도 계시니 성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폐하를 미끼로 쓰려는 것인가!! 이놈이 정녕 미쳤구나!! 폐하!! 제가 당장 이놈의 목을 베겠습니다!!”


하지만 손권은 오히려 진지하게 육항에게 물었다.


“적들이 고작 그러한 것에 속겠는가? 고작 이 늙은이의 목을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들겠는가?”


육항은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아까 주이 장군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내통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그러자 전역은 크게 놀라 분노하며 손권에게 말했다.


“폐하!! 이것은 저를 죽이려는 육항의 책략입니다!! 분명 자신의 아버지가 죽은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것입니다!! 결코 이자의 말을 들으셔서는 안됩니다!!”


육항은 태연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카이신 전휘님과 전의님이 얼마 전 적에게 귀순하였으니, 적들은 장군께서 의심을 피하지 못하여 죽을 위기에 처해 귀순을 청한다 하면 크게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육항의 말에 전역은 사색이 되어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곧 손권이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거짓항복하여 적을 유인하는 것은 항상 손가에서 가장 충성스럽고 지혜로운 자가 맡아왔던 일이네, 황개, 주방, 손포, 모두가 그러했지, 자황(전종)의 아들인 자네가 이러한 일은 맡지 않는다면 누가 이러한 일을 맡을 수 있겠는가. 나라가 위기에 처했으니, 부디 용기를 내어 적진으로 가 줄 수 있겠는가?”


전역은 이것을 피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곧 고개를 끄덕였다.


군의가 끝나고, 손권은 다시 육항을 불러들여 독대하였다.


“적들이 이러한 연극에 속겠는가?”


그러자 육항이 말했다.


“전역은 거짓이 아닌 진심으로 투항하고자 할 것이니 적들도 구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속지 않더라도, 시적 장군과 제갈각님이 형주를 공격하고, 우리가 진심으로 퇴각할 준비를 한다면 분명 저들은 다급하게 움직여야 할 터, 그때가 계획을 실행할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 말에 손권은 고개를 끄덕이다 말했다.


“역시, 손가의 진정한 충신은 육가밖에 없거늘, 내가 너무 큰 실수를 했던 것 같네, 이 전쟁이 끝나면 육손의 묘를 찾아 과거의 일을 직접 사과하고, 자네를 승상으로 삼아 손량을 보좌하도록 할 것이네. 부디 이 못난 늙은이를 용서해주시게.”


그러자 육항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예를 갖추어 손권에게 답례하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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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후기 +36 21.10.11 1,759 71 3쪽
107 외전 - The Last Dance(4) +6 21.10.10 1,612 56 16쪽
106 외전 - The Last Dance(3) +5 21.10.09 1,351 47 11쪽
» 외전 - The Last Dance(2) +2 21.10.07 1,418 49 11쪽
104 외전 - The Last Dance(1) +8 21.10.06 1,590 49 16쪽
103 에필로그 +13 21.10.04 1,929 67 6쪽
102 의지의 실현(6) +11 21.10.04 1,567 57 13쪽
101 의지의 실현(5) +3 21.10.02 1,374 47 15쪽
100 의지의 실현(4) +6 21.10.01 1,302 48 11쪽
99 의지의 실현(3) +4 21.09.30 1,374 44 12쪽
98 의지의 실현(2) +7 21.09.29 1,370 46 12쪽
97 의지의 실현(1) +3 21.09.27 1,354 53 10쪽
96 대장의 의미(7) +9 21.09.26 1,352 54 10쪽
95 대장의 의미(6) +4 21.09.17 1,425 45 11쪽
94 대장의 의미(5) +5 21.09.17 1,352 50 13쪽
93 대장의 의미(4) +5 21.09.16 1,390 50 11쪽
92 대장의 의미(3) +13 21.09.12 1,481 53 12쪽
91 대장의 의미(2) +4 21.09.11 1,481 52 13쪽
90 대장의 의미(1) +6 21.09.09 1,463 58 10쪽
89 선택(2) +5 21.09.08 1,402 55 13쪽
88 선택(1) +3 21.09.05 1,525 47 11쪽
87 기회(3) +8 21.09.04 1,439 52 9쪽
86 기회(2) +1 21.09.02 1,459 47 10쪽
85 기회(1) +1 21.09.01 1,512 48 11쪽
84 촉한대장위연 +3 21.08.27 1,714 54 9쪽
83 각자의 길(6) +8 21.08.26 1,516 61 15쪽
82 각자의 길(5) +3 21.08.25 1,498 5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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