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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가R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촉한대장위연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완결

조작가R
작품등록일 :
2021.05.23 18:30
최근연재일 :
2021.10.1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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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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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기회(3)

DUMMY

“승상께서 드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던 손권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내관은 육손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였다.


“폐하, 강녕하셨습니까.”


그가 들어와 엎드려 절하자, 손권은 말없이 잠시 그를 바라보다 물었다.


“백언, 자네는 볼 때마다 나이가 드는 것 같군. 이러다 자네도 날 두고 먼저 가려는 것은 아니겠지?”


“숨이 다할 그날까지 폐하를 보필할 것입니다.”


그 답을 들은 손권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되었네. 다들 자네와 같은 말을 했지. 자경(노숙), 자명(여몽)도.”


“그래 오늘은 무슨 일인가? 어지간한 일이라면 직접 오지 않았을 터. 말씀해보시게.”


그러자 육손은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폐하, 예주의 왕릉이 반란을 일으켰다 진압당하였고, 사마사는 태세를 정비하기 위해 업으로 천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조위는 군을 이끌던 대장들이 여럿 죽고, 어린 황제 때문에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대로 두면 저들은 다시 방비를 강화하고 황하 북쪽에 숨을 터,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부디 저에게 출진을 명하여 주십시오.”


그 말을 들은 손권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백언, 이제 나도 자네도 노쇠하였네, 중원을 차지하고 영토를 넓히고자 하는 자네의 마음을 모르지 않지만, 이미 여러 번 패하지 않았는가, 이제는 나아가기보다는 지켜야 할 때이네, 다들 전쟁 때문에 너무 지쳐있어. 나는 이제 내 자리를 보전하여 잘 물려줄 생각뿐이네.”


“폐하!! 어찌 그런 약한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육손의 그런 비장한 각오에도 손권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물었다.


“그래서 기왕 자네가 온 김에 꼭 묻고 싶네. 자네 생각에 내 뒤를 이어 동오의 황제가 되는 것은 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그 말에 홀로 깊은 한숨을 내쉰 육손은 다시 물었다.


“폐하, 촉의 위연은 아마도 반드시 출전할 것입니다. 촉이 하동과 홍농에 이어 낙양을 점령하고 허도, 그리고 연주를 차지하는 것을 보고만 계실 겁니까? 그렇게 되면 저희에게는 천하의 패권을 다툴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말에 한숨을 내쉰 손권은 육손을 측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알았네, 서촉에만 이러한 기회를 넘길 수 없지, 다만 이번에는 합비로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네.”


“그렇다면, 어디로...”


“자네가 형주의 군대를 이끌고 북진하시게, 이제 나는 군을 이끌지 않을 것이네.”


“폐하...”


“이제 자고(손등의 자)가 없지 않은가!!”


손권의 비명과도 같은 외침에 육손 마저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손권은 눈을 부릅뜬 채로 말을 이어갔다.


“누가 있어 내가 없을 때, 정사를 돌본다는 말인가!!”


그의 절규에 잠시 고민하던 육손이 말했다.


“폐하, 지금이라도 태자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손화님에게 손등님이 하였던 일들을 조금씩 맡겨나가십시오. 아직 어리시지만 어진 성정을 지니셨으니, 분명 잘해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손권의 눈빛은 싸늘하게 변했다.


“역시, 자네는 손화가 황위에 적합하다 생각하는군, 그것은 고담과 고승의 영향인가?”


“폐하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국정을 돌보기 위해 태자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지금 분명 손화에게 일을 맡기라 하지 않았는가. 내가 잘못들은 것인가?”


“폐하, 신 육손 오직 동오를 위하여 적들을 물리치고 영토를 넓힐 생각뿐 입니다. 단지 그것을 위하여 필요한 것을 말씀드렸을 뿐 다른 뜻은 추호도 없었으니, 부디 노여움을 푸십시오.”


손권은 그의 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쉬다 말했다.


“아무튼, 난 출진하지 않을 것이니 그리 아시게.”


“폐하 그렇다면, 우대사마 전종으로 하여금 군을 이끌게 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 라면 합비를 포위하는 것 정도는...”


육손의 진언에도 손권의 입장은 확고하였다.


“강동의 병사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네, 형주에서 완성과 강하성을 공격하면 될 것이 아닌가.”


결국 육손은 손권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리고 손권은 끈질기게 물었다.


“손패의 재능이 손화를 뛰어넘는데 그를 태자로 삼는 것이 어떤가?”


육손은 결국 마지못해 답했다.


“폐하, 태자의 자리는 적장자(嫡長子)가 오르는 것이 마땅합니다. 손등님과 손려님이 안타깝게도 어린 나이에 명을 달리하셨으니, 마땅히 셋째인 손화님이 태자 자리에 앉아야 할 것입니다. 원본초는 이것을 확실히 하지 않아 그의 사후 결국 조조에게 그 세력이 뿌리 뽑혔고, 유경승 또한 이것을 확실히 하지 않아 결국 세력이 양분되고 모든 영지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것들에서...”


“자네의 입장은 잘 알았네.”


손권은 그의 말을 다 듣지 않고 그를 돌려보냈다.


궁을 나온 육손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으나, 곧 주먹을 꽉 쥐어 보이며 마지막 기회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


위연은 방굉과 강유를 좌우에 거느리고 유선을 알현하였다.


“폐하, 신 위연 청이 있어 왔습니다.”


“대장군, 무엇이든 말씀해보세요.”



그러자 위연이 말했다.


“드디어 조위의 간적들이 폐하의 진군을 두려워하여 낙양을 버리고 업현으로 향하려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조위에는 불길한 징조가 겹쳐, 어린 황제가 즉위하고, 오랫동안 예주를 다스리던 도독이 반란을 일으켰으며, 나라를 지탱해오던 수많은 장수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신 위연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들을 토벌하여 이번에야 말로 적 수괴의 목을 베고 중원을 수복하고자 하니, 부디 저의 출진을 윤허하여 주십시오.”


유선은 위연을 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대장군의 나이도 이제 환갑을 넘었습니다. 이제 지난 원정을 끝낸 지 겨우 1년이 되어가는데, 다시 말을 달리고, 창을 휘두르시다 몸이 상하실까 걱정됩니다. 적들에게 그렇게 불길한 징조가 이어지고 있다면 조금 더 때를 기다리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위연은 그 말에 미소 지으며 답했다.


“폐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적의 수괴라 볼 수 있는 사마사는 제 아비를 닮아 교활하고 영악하니, 오래 놔둘수록 큰 우환 거리가 될 것입니다. 제가 지난 전투에서 그의 목을 베지는 못했으나 다행히 큰 부상을 입혀 몸이 성치 않으니, 이 기회에 반드시 그의 목을 베어 촉한의 큰 우환을 없앨 것입니다.”


“또한 여기 있는 강유가 저와 함께 말을 달릴 것이고, 그 옆에 있는 방굉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것이니, 폐하께서는 그러한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선은 두 사람을 보던 중 물었다.


“좌장군(강유)이야 잘 알고 있으나, 그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방굉은 직접 자신을 소개하였다.


“소인은 부릉의 태수로 있는 방굉 거사라 합니다. 대장군께서 이번 원정에 찾아주셔서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유선이 고개를 갸웃하자, 위연이 나서서 말했다.


“그는 선제 폐하의 신임을 받았던, 정후(靖侯) 방통의 아들입니다. 지난 원정에서 양주의 병사들과 함께 출진할 것을 저에게 건의하여, 그들과 함께 대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그와 함께하며 조언을 얻어보려 합니다.”


그러자 잠시 생각에 잠겼던 유선은 무언가 기억해낸 듯 놀라며 말했다.


“과연 그 유명한 정후의 아드님이셨군. 선제께서도 그분에게 많이 의지했다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믿을 수 있습니다. 그를 중군사로 임명하고 원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장군에게 조언을 하자면 그 정도는 돼야 할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방굉은 매우 놀라 고개를 들지 못하고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폐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던 유선은 직접 자리에서 내려와 위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무릎 꿇고 있던 그를 일으키고 그의 두 손을 잡으며 말했다.


“북으로 향하는 상부(제갈량)를 전송할 때도 이러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는 짐이 철이 없어 눈물을 보이는 한심함을 보여, 상부를 망설이게 하였으나 이제는 결의를 굳힌 장부를 어떻게 전송(餞送)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그는 당당하게 위연과 눈을 마주치고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대장군, 정사를 돌보며, 장군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거기서 과거 유비의 눈빛을 발견한 위연은 눈물을 흘려고 다시 한번 과거의 다짐을 되새기며 말했다.


“폐하, 신 위연 문장, 마지막 숨이 다할 때까지, 폐하의 길을 열 것입니다.”


유선은 끝내 울음을 참아내고 그를 전송하였고, 그가 완전히 떠난 것을 보고서야 눈물을 훔쳤다.


244년, 위연은 하내와 낙양으로, 육손은 완과 강하로 향하였다.


작가의말

댓글, 추천, 선호작 등록 감사합니다.


금요일 연재를  못한 것을 일요일에 할 예정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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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후기 +36 21.10.11 1,759 71 3쪽
107 외전 - The Last Dance(4) +6 21.10.10 1,612 56 16쪽
106 외전 - The Last Dance(3) +5 21.10.09 1,351 47 11쪽
105 외전 - The Last Dance(2) +2 21.10.07 1,418 49 11쪽
104 외전 - The Last Dance(1) +8 21.10.06 1,590 49 16쪽
103 에필로그 +13 21.10.04 1,930 67 6쪽
102 의지의 실현(6) +11 21.10.04 1,567 57 13쪽
101 의지의 실현(5) +3 21.10.02 1,374 47 15쪽
100 의지의 실현(4) +6 21.10.01 1,302 48 11쪽
99 의지의 실현(3) +4 21.09.30 1,374 44 12쪽
98 의지의 실현(2) +7 21.09.29 1,370 46 12쪽
97 의지의 실현(1) +3 21.09.27 1,354 53 10쪽
96 대장의 의미(7) +9 21.09.26 1,352 54 10쪽
95 대장의 의미(6) +4 21.09.17 1,425 45 11쪽
94 대장의 의미(5) +5 21.09.17 1,352 50 13쪽
93 대장의 의미(4) +5 21.09.16 1,391 50 11쪽
92 대장의 의미(3) +13 21.09.12 1,481 53 12쪽
91 대장의 의미(2) +4 21.09.11 1,481 52 13쪽
90 대장의 의미(1) +6 21.09.09 1,463 58 10쪽
89 선택(2) +5 21.09.08 1,402 55 13쪽
88 선택(1) +3 21.09.05 1,525 47 11쪽
» 기회(3) +8 21.09.04 1,440 52 9쪽
86 기회(2) +1 21.09.02 1,459 47 10쪽
85 기회(1) +1 21.09.01 1,513 48 11쪽
84 촉한대장위연 +3 21.08.27 1,714 5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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