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작가R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촉한대장위연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완결

조작가R
작품등록일 :
2021.05.23 18:30
최근연재일 :
2021.10.11 01:14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281,409
추천수 :
7,430
글자수 :
553,687

작성
21.09.30 00:07
조회
1,374
추천
44
글자
12쪽

의지의 실현(3)

DUMMY

견홍은 좌현왕(유표)을 만나 가져온 선물들을 풀어놓고 말했다.


“태조 무황제(조조)의 시절, 선우의 숙부 호주천이 업성에 입궐하여 관직을 하사 받은 이후로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또한 지난번에는 위국의 국난(國難) 극복을 위하여 병사를 지원해 주시어, 우리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약소하지만 작은 성의를 표시하고자 합니다.”


좌현왕은 말없이 그것을 내려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숙부님을 비롯한 여러 족장들의 일가를 가족처럼 돌봐주고 계신 것도 감사한데, 폐하께서 또 이렇게 귀한 것들을 하사하시니 저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분명 그가 하고 있는 말에는 뼈가 있었다. 견홍은 느낌이 좋지 않았으나,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오늘은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어지간한 일이라면, 5부에 남아있는 한인(漢人) 사마들에게 말씀하셨으면 되었을 것인데, 어찌하여 이 먼 곳까지 행차하셨습니까? 이렇게 계속해서 직접 찾아오신다면 그들이 이곳에 있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전에 왕웅과 함께 이곳에 왔을 때, 좌현왕의 반응은 지금과 달랐었다. 그가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지금 위가 어떤 위기에 처해있는지 알고 있어서 일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이들은 요구를 들어주려 하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이 먼길을 와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갈 수는 없었다. 어려울 것이라 여겼던 부하도 손오의 참전을 이끌어 냈다는 낭보를 들었으니, 견홍은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그는 한번 크게 심호흡을 한 이후 말했다.


“이미 알고 계신 것 같으니, 감출 것 없이 털어놓겠습니다. 위국이 다시 한번 큰 난관에 부딪쳤으니, 부디 원군을 보내주십시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이보다 더 나은 보상을 약속드릴 것이고, 폐하께 고하여 부족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견홍의 말에 좌현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업현이 있는 방향의 창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업현이 포위되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그곳에 계실 숙부님과 일족이 걱정되는군요.”


“과연 선우께서는 그것까지 알고 계시는군요.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7만의 정병이 남아있습니다. 지금 그들을 공격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동오의 손권도 우리의 요청에 응하여 동관과 홍농군을 공격해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니 선우께서 한번 더 용맹한 흉노의 전사들을 움직여 평양군을 공격해 주신다면, 적들은 위기를 느끼고 업성의 포위를 풀고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업현의 호주천님과 흉노 일족들도 무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창 밖을 보던 좌현왕은 시선을 돌려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지금, 숙부님과 일족을 빌미로 나를 협박하는 것입니까?”


그러자 견홍은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닙니다. 적들의 손으로부터 무사할 거라는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저희가 어찌 호주천님을 해하겠습니까.”


그러자 좌현왕은 한숨을 내쉬고 나지막이 말했다.


“그렇지요. 결코 그런 일을 하실 리가 없지요. 지금은...”


이후 다시 창 밖을 바라보며 말이 없던 좌현왕은 자리로 돌아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 견홍이 난처해하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미소를 지은 좌현왕은 그에게 말했다.


“내가 이 나이에 후사(後嗣)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항렬상 호주천의 조카였으나, 실제 나이 차이는 크지 않았고, 70을 넘긴 나이였다. 견홍은 곧바로 예를 갖추며 그를 축하하였다.


“경하(慶賀) 드립니다. 이는 분명 하늘이 선우의 업적을 높이 여겨 상을 내린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자 그는 만족스러운 듯 크게 웃었다.


“하하하, 고맙소이다.”


그것을 본 견홍은 애써 함께 웃어 보였다. 하지만 곧 좌현왕은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후사를 얻고 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감히 누구도 이 아이를 노릴 수 없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이번에 위국을 도와주신다면 선우께서 그러한 뜻을 이루실 수 있도록 폐하에게 고하여, 흉노 5부의 누구도 선우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하게 만들 것입니다. 제가 약속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유표는 답답하다는 듯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곧 미소를 띠며 말했다.


“또한, 앞으로 태어날 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천하를 호령하던 흉노의 위엄을 되찾으려 하는데 장군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견홍은 그 말을 듣고, 그제야 유표는 결코 위를 도울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 기회에 독립을 꿈꾸고 있었다. 곧바로 견홍은 칼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흉노의 병사들이 줄지어 들어와 그와 사신단을 포위하였다.


견홍은 다급하게 주의를 경계하며 좌현왕에게 외쳤다.


“네 이놈!! 이런 수작을 부리고도 업현의 흉노 일족이 무사하길 바라느냐!! 내일이면 업현에 있는 모든 흉노족의 목이 잘려 성문에 효수될 것이다!!”


그 말에 좌현왕은 크게 웃다가 말했다.


“하하하!! 촉군에게 포위당한 업현에 어찌 그러한 소식을 전한단 말이냐. 위의 망조가 들기는 한 모양이구나 너 같은 무식한 놈을 사신이라 보내오다니... 망국이 되어가는 위와 지킬 의리는 없다!! 당장 저놈을 죽이고 목을 가져와라. 내가 새로운 업현과 병주의 주인이 될 촉군과 우호를 다지고자, 이자의 목을 선물로 보낼 것이다.”


“네 이놈!! 이 더러운 이민족...!!!”


그의 욕설이 끝나기도 전에 흉노의 병사들은 달려들어 그를 벌집으로 만들었고, 곧 목을 잘라 좌현왕에게 바쳤다.


그는 곧바로 5부에 머물던 위의 관리들의 목 또한 모조리 베어 업을 포위하고 있던 위연에게 보냈다.


...


“사마사는 도하한 이후 여양성에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주변을 살피고 온 부첨이 그렇게 말하자, 위일이 말했다.


“놈들이 또다시 처박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을 모양입니다.”


그 말을 들은 강유는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는 그러지 못할 것이네, 우리가 언제 업현을 공격하여 함락시킬지 모르니, 곧 군사를 이끌고 공격해 오겠지. 그것도 아니라면 분명 다른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네.”


그 말을 듣고 위연이 물었다.


“다른 무언가라면 무엇인가?”


그 질문에 왕준이 나서서 말했다.


“일전에 흉노를 움직여 평양군을 공격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러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곧 양호가 나서서 이것에 반대하였다.


“저들도 누구보다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을 것이니, 패색(敗色)이 짙은 지금 위를 도우려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륭 또한 이것에 동의하였다.


“양호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흉노도, 선비도, 결코 힘을 잃어가는 위를 위해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에 저들의 요청에 의하여 움직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그러자 위연은 단호하게 답했다.


“손오겠지.”


“과연 대장군께서는 이미 예상하고 계셨군요.”


마륭이 그렇게 말하자, 위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저 자네들의 말을 듣다가 깨달았을 뿐이네, 손권은 항상 우리가 강해지는 것을 경계했었지. 그리하여 형주를 빼앗기고 관우 장군께서 목숨을 잃으신 것을 나는 가슴 깊이 새기고 잊지 않고 있다네.”


그러자 마륭은 기뻐하며 물었다.


“그렇다면 대장군께서는 이미 이것에 대비해 놓으셨겠군요.”


하지만 위연은 헛기침을 하며 답을 피했다.


그것을 지켜보던 강유가 말했다.


“만약 손오가 사마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쳐들어 온다면, 우리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장안을 노릴 것입니다.”


그 말에 위일은 다급하게 나서서 말했다.


“그렇다면 폐하께서 위험하신 것이 아닙니까! 저를 보내주시면 강동의 쥐새끼들을 단숨에 도륙하고 감히 다시는 장안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자 강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사마사가 바라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원군을 보내기를 그는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될 수 있으면 최대한 그곳을 지키고 있는 병력만으로 방어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장안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홍농성과 험준한 동관을 지나야 하니 적들도 결코 쉽게 그곳에 돌파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사이 우리는 기회만 노리고 있는 사마사는 무시하고 곧바로 업현을 함락시키면 될 것입니다.”


강유의 말을 듣고, 위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그에게 물었다.


“지금 홍농 성을 지키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본래 홍농을 지키던 왕평 장군께서 낙양을 지키고 계시고, 맹염님 또한 낙양에 계시기에 이동이 어렵습니다. 지금은 임시로 중부독 위이님께서 맡아 지키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위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또, 위이인가... 그 아이를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홀로 그곳을 지켜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네. 누군가 그 아이를 도울 이를 보내야 할 것인데...”


거기까지 말했을 때, 병사 하나가 들어와 위연에게 말했다.


“흉노의 선우가 보냈다 주장하는 이들이 도착하여 장군을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흉노의 선우?”


위연이 그렇게 말하자, 양호가 나서서 말했다.


“흉노의 지배자를 높이는 표현입니다. 조조가 흉노를 지배하기 위해 5부로 나눈 이후로 좌현왕과 우현왕을 지정하여 그들을 통솔하도록 하였는데, 아마도 지금 선우를 칭하는 것을 보니 그 둘 중 한 명이 보낸 모양입니다.”


위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을 들어오도록 하였다.


사신단이라 칭한 이들은 거대한 관 같은 것을 들고 들어와 위연 앞에 가져다 놓고 말했다.


“흉노의 선우께서 앞으로 귀국(貴國)과의 우호를 기원하며 보내는 선물입니다. 부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관을 열어보니 수많은 머리들이 쌓여있었다. 위연이 그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자. 오해를 사기 전에 흉노족의 장수가 입을 열었다.


“원군을 청하러 왔던 위의 장수 견홍과 그 일행의 목과, 우리를 감시해 오던 위의 관리들의 목입니다. 장군께서 앞으로 업현에서 위 황제의 목을 베고, 그곳에 억류된 우리 형제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강유를 바라보았다. 강유는 그와 눈을 마주하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위연이 생각하기도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좋습니다. 억류되었던 흉노의 형제들을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부디 선우에게도 안부를 전해주십시오.”


위연은 이후 그들을 환대하여 술과 고기를 대접하도록 하였고, 그들은 크게 기뻐하며 돌아갔다.


강유는 곧바로 위연에게 말했다.


“흉노의 위협이 없어졌다면, 평양군을 지키던 안국장군 곽익님을 홍농으로 보내시지요. 중부독과 안국장군은 함께 진창을 지켰던 인연이 있으니 두 분이 협력한다면 분명 홍농성과 동관에서 적군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양호가 위연에게 다가와 한장수를 다시 추천하였다.


“방 군사의 추천으로 함께 하내성을 지켰던 나헌이라는 장수가 있습니다. 그는 침착하고 지모가 깊으면서도 의지가 곧은 인물이었으니, 성을 방어하는 것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연은 두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곧바로 전령을 보내 홍농으로 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업성을 공격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댓글, 추천, 선호작 등록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 촉한대장위연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늦었지만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21.10.11 177 0 -
공지 두번째 추천글 감사드립니다. +1 21.07.24 232 0 -
공지 추천 글에 대한 감사글 + 비하인드 +5 21.07.18 2,242 0 -
108 후기 +36 21.10.11 1,759 71 3쪽
107 외전 - The Last Dance(4) +6 21.10.10 1,612 56 16쪽
106 외전 - The Last Dance(3) +5 21.10.09 1,351 47 11쪽
105 외전 - The Last Dance(2) +2 21.10.07 1,418 49 11쪽
104 외전 - The Last Dance(1) +8 21.10.06 1,590 49 16쪽
103 에필로그 +13 21.10.04 1,930 67 6쪽
102 의지의 실현(6) +11 21.10.04 1,567 57 13쪽
101 의지의 실현(5) +3 21.10.02 1,374 47 15쪽
100 의지의 실현(4) +6 21.10.01 1,302 48 11쪽
» 의지의 실현(3) +4 21.09.30 1,375 44 12쪽
98 의지의 실현(2) +7 21.09.29 1,370 46 12쪽
97 의지의 실현(1) +3 21.09.27 1,354 53 10쪽
96 대장의 의미(7) +9 21.09.26 1,352 54 10쪽
95 대장의 의미(6) +4 21.09.17 1,425 45 11쪽
94 대장의 의미(5) +5 21.09.17 1,352 50 13쪽
93 대장의 의미(4) +5 21.09.16 1,391 50 11쪽
92 대장의 의미(3) +13 21.09.12 1,481 53 12쪽
91 대장의 의미(2) +4 21.09.11 1,482 52 13쪽
90 대장의 의미(1) +6 21.09.09 1,463 58 10쪽
89 선택(2) +5 21.09.08 1,402 55 13쪽
88 선택(1) +3 21.09.05 1,525 47 11쪽
87 기회(3) +8 21.09.04 1,440 52 9쪽
86 기회(2) +1 21.09.02 1,459 47 10쪽
85 기회(1) +1 21.09.01 1,513 48 11쪽
84 촉한대장위연 +3 21.08.27 1,714 54 9쪽
83 각자의 길(6) +8 21.08.26 1,516 61 15쪽
82 각자의 길(5) +3 21.08.25 1,498 5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