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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om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전쟁·밀리터리

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0.09.17 23:25
최근연재일 :
2021.06.17 12:0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13,433
추천수 :
341
글자수 :
354,049

작성
20.10.20 10:00
조회
164
추천
6
글자
13쪽

공장의 하루 1

DUMMY

“진짜 꺼냅니까?”

“뭔 소리 하는 거야. 정비 안 했어?”


“정비는 주기적으로 하는데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유성으로 광고할 일 있냐. 사안의 중대성을 몰라? 내 생각인데 유성은 아예 가져가지 마.”


“이 상황은 총기 휴대가 맞습니다. 실탄까지.”


“걔가 도심에 들어가면 어쩔래. 총소리 낼래? 혜화동처럼 진짜 쏴? 세상 뒤집어지면 우리 사령부 지휘관들 싹 바뀐다. 총 안 쏘면 못 잡을 것 같을 때 유성 총을 쏜다고? 뉴스에 도심 총격전. 국방부. 이런 소리 나오고 싶어? 놈이 총이 없잖아. 우리가 여럿인데 아무리 나무꾼이라고 해도 못 잡아? 찾는 게 중요하지. 필요하잖아 지금.”


“무성은 우리 공장에 하나밖에 없습니다.”


“뭐? 하나였어?”

“네...”

“누구 써 본 사람 있나?”


“차단조 고봉산이 공사 근무 때 썼을 겁니다.”


“척후 출신이 딱 하나야?”

“그렇게 압니다.”

“척후 아니라도 쏴보기는 하지?”

“저는 제가 있던 데밖에 몰라서.”


“열어봐.”

“과장님은 안 써보셨습니까?”

“아주 오래전에. 헌데 이게 아냐. 포장 풀어봐.”


잔뜩 방수팩과 종이로 싼 것을 푼다.


“뭐야 이거. 정비했다며.”

“쓰지도 않고 화약 때도 없는 걸 언제 정비합니까.”

“이건 안 해도 되는구나.”

‘일단 총구와 약실은 보겠습니다.“

”그래 봐.“


”양호합니다. 이 정도면.“

”하. 이거 정말 어쩌냐.“


“미국 게 아닙니까?”

“몰라. 끼워봐.”


“어? 안 들어갑니다.”


“뭐? 뭐라고?”

“나사가 안 맞습니다.”

“뭐?”

“이 총의 소음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커? 작아?”

“소음기가 더 작습니다.”

“줘봐.”

“예?”

“구경을 보게!”


“아이 이거. 참,,,”

“왜 그러십니까?”


“대리 불러봐. 아니. 아니. 앞에 나사로 된 권총을 모두 가져와 봐.”

“장착형 권총은 별로 없습니다.”


“말이 많아. 일단 다 가져와.”

“안 쓰던 종류까지 몽땅 가져옵니까?”

“앞에 장착 가능한 놈을 모두 가져오라고. 총구 끝이 나사인 거.”

“이게... 정말 안 맞나?...”


“그만해! 다른 총이나 가져와 봐!”

“알겠습니다.”

“그게 되니? 딱 봐도?”


시간은 흐르고 손은 바쁘다.

계속 다른 걸 가져봐도 결과는 같다.


“안 들어갑니다. 저격총을 꺼낼까요?”

“소총?”

“네.”

“소음 형이야?”

“아닙니다.”

“똑같잖아.”

“피치 못할 때 어떻게든 마무리 안 하면 우리 큰일 납니다.”


“소음기 아니라고?”

“일반 총열입니다.”


“그럼 애초에 아니지! 몰라? 저격 안 해봤어? 소음총은 총 자체가 아음속탄을 써야 돼. 그렇지 않으면 소리 꽤 커. 하긴 국내에 소음 저격총에 아음속탄까지 쓰는 데가 거의 없지. 경기도 거기 빼고.”


“본부에는 있는 걸로 압니다.”

“정말? 들었어?”

“네. 그런데 시간이.”


“그 정보 확실한 거야?”

“네. 핸드폰 기지국으로 분명히 땄습니다.”

“시내는 골치 아픈데... 가족은!”

“없습니다.”


“오늘 뭐라고를 대체 몇 번을 하는 거야! 가족이 없다니.”

“법적인 직계가 없습니다. 양친 모두 죽었고. 형제는...”


“형제는 있어?”

“아니오. 그게 애매합니다. 형은 있는데 법적으로 형이 아닙니다.”


“무슨 소리야...”

“노고산의 부친, 이혼한 전처의 형이 있습니다. 나이 차이가 꽤 납니다.”


“그럼 노고는 재혼한 처의 아들이자 배다른 동생인가?”


“그러니까 이게 이상합니다. 우리처럼 깊게 조사를 안 하면 알 수가 없는 것인데, 노고는 부친의 전처 자식도 아니고, 부친의 후처, 다시 말해 마지막 엄마의 자식도 아닙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지금.”

“이게 가장 논리적인 대답입니다.”


“아니 그걸 어찌 알아. 호적에 DNA가 일치하는 엄마라고 어디서 써?”

“친척에게 들은 말입니다.”

“오이디푸스야 뭐야.”

“네? 무슨 말입니까?”

“그럼. 전처의 자식도 아니고 후처의 자식도 아니라고?”

“네 그렇습니다.”


“뭐야 이건. 스토리 스펙터클 하네. 뭐 그런 게 다 있어. 신원조사 때 이게 안 나왔다고?”


“누가 진술해주기 전에는 모르는 거죠. 호적만 봐서는.”


“혹시 그런 거 아냐? 애는 낳았는데 부모가 혼인신고가 안 된 상태라서 다른 사람을 기재했거나, 미혼모로 비웠다가 호적이 이상해진 거. 내가 그런 건을 알아.”


“거기까진 모르겠습니다.”


“때려쳐라. 데려와 봤자다. 그건 잊어.”

“네. 저격총은 어떻게 합니까?”

“아주 뉴스에 나고 싶어?”


“한적한 곳이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습관대로, 몰리면 산으로 갈 겁니다. 산이면 가능할 수도 있죠.”


“쏴봤어?”

“네. 두 종류. 드라구노프까지.”


“잠깐만...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그럴 수 없을 거야. 권총도 아니고 소총을?”


“일단 잡아야 합니다. 무조건. 배신자는 죽어도 됩니다.”


“배신자고 어쩌고가 아니라, 사령부 이름으로 탈영이란 말이 뉴스에 올라가면 우린 끝이라고. 몰라서 물어? 말 한마디에도 잘릴 수 있어. 알면서 왜 그래. 이게, 뭐가, 커지면 안 된다고. 최대한 조용하게 끝나야 한다고.”


“저격총은 구경이 너무 센가요?”

“무성도 아니고 똑같잖아! 그냥 K2나 하나 실을래?”

“그럴까요?”

“나도 그러고 싶지. 총 쏴봤어?”

“권총.”

“예? 갑자기 무슨 소리십니까?”

“무슨 소린지 몰라?”


“무슨 말씀이십니까?”

“사람한테 쏴봤냐고.”

“......”

“영화처럼 구멍 퐁! 나고 사람 쓰러지는 줄 알아?”

“......”


“그래서 멀리서 저격하는 게 사격자 신상에는 좋지. 기억하는 게 없으니까. 조준경 속 그림 정도니까. 내 총에 퍽! 넘어가는 거 봤냐고? 면상 깨지는 거 봤냐고! 아니다. 아냐. 아무래도 안 되겠다. 권총은 무장해. 그게 제일 낫겠다.”


“알겠습니다. 실탄은?”

“두 탄창씩... 정도.”


“과장님... 잡을 수 있을까요?”

“찾는 게 문제지. 눈으로 봤는데 못 잡으면 우리가 병신이지.”

“잡혔는데 반항하면 제대로 해도 됩니까?”

“잡는데 목숨 걸고 개기면. 너 목뼈 꺾거나 목 졸라 죽이거나 니가 할래?”

“해야죠.”


과장이 물 좀 가져오라고 손짓한다.

“어이. 어이.”


문득 직원들 앞에서 말조심할 필요는 느낀다.

“이 새끼를 정말...”


“만나셨다면서요. 나가기 직전에.”

“음. 자기 전에.”

“무슨 징후 없었습니까?”


“얼굴에 뭐 드러나는 애 아니잖아. 그건 그렇고, 이거 맞는 권총이 진짜로 없나? 돌겠네, 하...”


“어쩝니까? 산에서 가져와야 합니까?”

“지금 이 마당에 언제 그걸 가져와. 지금 나가야 하는데.”

“이게, 구경이 뭐지?”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장착이 가능한 우리 총 구경을 말해주고, 그거 있냐고 물어야 빠르지. 이건 너무 작아. 구경이 어디 남산에서 쓰던 것 같다. 맞지도 않는 이게 여기 왜 있지?”


“네. 총으로 물어보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되겠냐. 언제 구해와?”

“그런데 이걸 꼭 써야겠습니까?”


“만약 도심에서 총소리 나봐. 너도 나도 책임질 수 없어. 걔가 보통 사람이냐? 보통 사람도 발광하면 무척 힘든데, 걔가 만약 발악해봐. 상상 초월이야. 게다가 사람이 근처에 있다가 오발하면. 우리가 무슨 중앙정보국이야? 미국 경찰이야? 막 쏘게? 잡는다고 해도 피탄 책임 누가 져. 너는 질 수 있어? 나는 질 수 있어?”


“지시는 휴대 아닙니까? 유성 무성 지시가 구별한 거 아니잖습니까.”


“일단 잡는다 쳐도. 뉴스에 나면 안 된다고. 그 말은 없었지만 책임은 누가 지란 말이야. 화면에 사령부 뜨면 너나 나나 공장 끝이야.”


“어이 고봉산.”

“옙.”

“사일렌서 많이 쏴봤어?”

“꽤 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가능해?”


“글쎄 말입니다. 유성은 50m까지 충분한데, 무성은 그 거리에서 안 쏴봤습니다. 그게 총구가 좀 놉니다. 소면 빙글빙글 돕니다.”

“50m면 놓친 거지. 어차피. 일반인이야? 초탄에 못 잡으면 2탄에 조준도 못 해! 가능하면 정신봉으로 조져서 잡으면 좋은데, 이거 어쩌지? 쏴야 할 경우가 있지 않겠어? 셋 정도면 잡지?”


“가능합니다.”

“확실히 말해.”

“고정된 상태가 돼야 효력사가 됩니다.”

“그렇지?”


“그런데 말입니다. 질문을 허락해주십시오.”

“해.”

“완전히 보내도 됩니까?”


“음... 정 안 되면. 그렇게라도 실어야지. 하여간 수재로 가능한 건 다 들고 가. 족갑까지. 그리고 대리 너. 시흥 공장 알아?”


여기서 과장은 뭔가 말에 찜찜함을 느꼈다. 고봉산은 노고단과 친한가?


“잘 들어. 고봉. 니가 침착하게 하면 돼. 그래도 밥 먹던 놈인데 심장이나 머리통에 대고 쏘라고 하겠냐? 팔다리 맞추길 바라지. 팔다리 맞춰서 산 채로 잡아 오면 그게 작전 성공이다. 내 말 알아들어? 너 시흥 공장 아냐고!”


“이 앞에서 말씀하실 내용이 아닙니다.”

“알았어. 다른 사람 다 나가. 출동준비 완벽하게 하고 대기해.”

“복장은?”

“2종.”


“니가 시흥에 알아봐.”

“그런데 다이렉트로 우리가 선을 이으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건 그렇네. 연락은 가능해?”

“지난번 합동 때 따 놓은 거 있습니다.”

“누가 있어? 밝히지는 말고.”

“있습니다. 한 명.”


“내 책임으로 지시한다. 선 이어. 거기 맞는 거 있나 찾아봐. 있을까?”

“거기 우리보다 총 많습니다.”

“이게 문제지. 이거. 한 정 있는 무성이 이거. 이거.”

“최근에 쓴 사람 기억에 없으십니까?”

“5년 안에는 없어.”


“이건 갑호 때 쓰는 겁니까?”


“당연하지. 보통은 그렇지. 그 새끼들은 놓치느니 골통에 박아 넣는 것도 방법이니까. 훈련처럼 해선 이거 못 써.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눈동자를 보는 거리까지 가서 당겨야 돼. 사거리 훈련 때 거리 이딴 소리 말아. 그러다 못 맞춰, 눈동자를 봐야 효력사야.”


“아... 이게 말썽이네.”


“거 가지고, 무전기도 가지고, 니가 직접 가서 우리 총에 맞는 거 맞춰서 찾아. 내 생각에는 9밀리보다 한참 작은 걸.”


“그래 보입니다.”

“살틴은 있어?”

“있습니다.”

“참. 내. 돌겠네.”


“이거 산에서 써봤던 거 아니지?”

“아닙니다. 작아요. 그리고 이거 A급인데. 이 공장이 언제 생겼...”

“말은 말이고.”

“죄송합니다.”

“첫 주유소에서 기름 만땅 채워.”

“예.”


“확실히 잡아야 돼. 안 잡으면 우리 죽어. 끝이야.”


“과장님, 잠시 저랑 얘기 좀 나누시죠.”

“그래. 잠깐 나갈까...”

“아니, 제가 나가겠습니다.”

“그래라 그럼. 나가서 준비해.”


아무래도 고봉이 없는 상태에서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공장은 이미 난리도 아니다. 다시 밤이 깊으면서 하루가 지나가지만 아무도 잘 생각을 못 한다. 전대미문의 사건이 일어났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뭘 어떻게. 우리의 신조대로 해야지.”

“이렇게 끝장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구는 그러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어이, 어이. 지금 누가 누굴 얘기하는 거야?”

“네, 시정하겠습니다. 조장은 접니다.”


“넌 아무 낌새 없었어?”

“전혀. 전혀.”


“신기하네 그 새끼. 목숨 걸었어. 이러면 자기 죽는다는 거 몰라? 배신은 황천이야! 절대로 살려두지 않아. 너도나도, 보면 바로 보내야 돼. 안 그러면 안 좋은 선례를 남기고, 우리 역적 된다.”


“준비하고 있습니다.”

“집이나 뭘 찾으러 보냈냐?”


“당연히 갔죠. 그런데 종적이 안 잡힙니다.”

“이상한 새끼네. 우리가 다 이상하긴 하지만.”


“옛날 주소지와 거주지. 그리고 여러 항목에 이상이 있습니다.”

“아까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1급으로 신원조사 하잖아?”


“그때 안 걸렸습니다. 입소할 때. 그런데 종적이 안 나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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