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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글 써야지.

괴담의 기억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이가네
작품등록일 :
2019.07.21 19:20
최근연재일 :
2019.09.29 20:4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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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
추천수 :
81
글자수 :
67,721

작성
19.09.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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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괴담의 기억

DUMMY

몸을 일으켰다.

밤낮 없이 글을 써내려가며, 몸을 제대로 풀어주지 못한 탓인지 몸이 찌뿌둥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제보라던가 증인 혹은 목격자가 없었다.

어느 날, 밖에서 괴담에 대한 소재를 찾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집 앞에 택배가 와있었다.

그 박스 안에는 USB가 들어있었고 그 USB 안에는 세 번째 이야기의 원본이 들어있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보고 누군가가 장난을 친걸까 , 지어낸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집 앞으로 보낼 정도면 나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집필을 시작했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를 집필 할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강령술이라는 주술을 주제로 복수를 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일까.

강령술을 앞세운 복수극, 학살 그 자체였다고 본다.


실제로 강령술이라는 것과 주술이 존재하는지 사실 의아했다.


나는 모든 이야기를 다 엮은 후 어김없이 맥주캔을 따서 마시며 생각을 했다.

분명 귀신은 존재한다. 괴이한 것들, 그러므로 괴담이란 것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주술과 술법에 대해서는 나 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야기를 다 쓰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모든 이야기를 집필하기 까지는 여섯 달 가량 지났다.

그렇게 글을 쓰며 이상한 부분들을 찾았고 그 부분들을 내가 직접 정리를 해봤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는 기록들을 살펴보고 직접 편집하고 집필하며 공통점을 찾았다.


1. 첫 번째 이야기와 두 번째 이야기는 모두 귀신,괴이한 것을 '그것'이라고 표현했다.

2.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이야기는 순수하게 귀신 그 자체이며 소통이 불가능했다.

3. 어떻게든 죽임을 당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세 번째 이야기를 종합해서 모든 이야기의 공통점을 들자면 아래와 같다.


1. 모든 이야기는 악몽을 꾼다.

2. 모든 이야기의 년도 혹은 시간적 배경이 틀린데도 불구하고 귀신들의 형상은 검은 그림자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내가 찾아낸 공통점이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차이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고,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에는 없는 세 번째 이야기에만 존재하는 차이점이었다.


1. 세 번째 이야기는 괴이한 것이 글쓴이에게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직접적으로 대화를 걸었다.

2. 괴이한 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때는 다르게 실제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글쓴이의 할머니를 죽였다. (사라졌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3. 글쓴이는 살아남았다. ( 글만 봤을 때는 살아있다고 추정 )


공통 혹은 차이는 이 정도였다.

세 번째 이야기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싶었지만 택배의 보낸 곳이 적혀있지 않았다.

지인들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런 이야기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없다며 누군가 장난친게 아니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여러 생각을 하다보니 방 안에 있는 것이 답답해져서 옷을 껴입고 밖으로 나갔다.

걸으며 생각을 하면 뭔가 좀 보이지 않을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밖으로 나와서 혼자 20분 쯤, 집 앞 공원을 걸었을까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현실에도 나타났고 영향을 줬다. 그렇다면, 이 USB를 받아서 본 나는 영향이 없다고 단정 지을수 있는가? 또한, 첫 번째 이야기는 꿈에서 비롯되었지만, 두 번째 이야기도 생각해본다면 사실 글쓴이의 눈 앞에 나타난것과 다름없다. 나는 지금 안전한가?'


이렇게 생각하니 글을 쓰던 6개월이 눈 앞에서 지나가듯 떠올랐다.

갑작스럽지만 생각을 해야 했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글을 쓰던 많은 날 중, 두 번째 이야기를 쓸 때는 진짜로 몸이 많이 아팠었다.

앓아 누운 적도 있었다.

어느 날은 꿈을 꾼 적도 있었다.


세 번째 이야기를 쓸 때는 누군가가 자꾸 쳐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은 비가 오지 않는데도 후두둑. 후두둑.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우뚝서서 사시나무 떨듯이 몸을 떨었다.

얼굴은 아마도 사색이 되었을거다.


'나는 이미 엮여있다. 모든 이야기는 괴이 그 자체이며 결국은 괴담, 괴이한 것들이 기록으로 남아져 있고 기억속에서 입으로 전달된다.모든 것은 애초에 하나였을 것이다. 그래서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이 틀려도 조건이 틀려도 공통점이 있었던 것이다.'


차이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서 얼른 이것을 써야한다고 생각하고 시계를 봤다.

자정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하려는데 집 앞에 2m는 족히 되보이는 사람이 가로등 아래에 서있었다.

거리가 좀 되서 그런지 잘 안보였는데 그것이 사람인지도 잘 몰랐다.

가까워지면 질수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가 됬을 때 무슨 기분인지 알았다.

본능이 위험하다고 알려주는것이었다. 위화감이었다.

그것은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정도로 얼굴이 흉져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숨을 가쁘게 쉬며 미친 사람처럼 웃어재끼며 나를 보았다.


도망쳐야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뛰어갔다.

그것은 따라오지 않는 것 같았다.


방으로 들어와서 창문으로 다시 한 번 내려다 보았다.

가로등에 그대로 서 있던 그 사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갔나보다 하고 생각하기에는 그 위화감이 너무나 컸었던 터라, 주위를 샅샅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였다.


웃는 소리가 들려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현관쪽에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나는 당장에 커튼을 치고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우리 집으로 불렀다.

사실대로 얘기하지는 않았고 작품 마무리가 되었으니 집에서 맥주파티를 하자는 얘기를 해서 당장에 오겠다고 했다.

한 이십 분쯤 지났을까 초인종이 울렸고 지인들이 도착했다.


나는 문을 열었고, 총 4명의 지인들이 들어와서 식탁에 두루두루 앉았다.

맥주를 까고 단숨에 들이켰다.

몸이 좀 진정되고 긴장이 풀리자 입도 열렸다.


"혹시, 아까 앞에서 키가 2m쯤 되는 사람 못봤어?"

"못봤어요. 왜요? 키 엄청 큰데?"

"아, 아니야. 마시자. 오늘은 좋은 날이니까."


그렇게 사라진건가 생각하고 있는데 이상했다.


다들 웃고 떠드는데 한 명이 소리내지 않고 웃고있었다.

기분 나쁘게 입만 웃고 있는 그 한명을 보았다.

정신이 아무리 없어도 내가 얼굴을 구분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심지어 다같이 들어왔는데, 어떻게? 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것 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가려했다.


"저 분은 처음 보는데 누구야?"

"응? 어디요? 제 옆에요?"

"응, 너 옆에 앉아있는 분"

"아무도 없잖아요. 에이 왜그래요 소름돋게."

"응? 아하하, 장난이지 장난. 미안해. 내가 요즘 괴담 소설을 쓰면서 장난좀 쳐봤어."

"아, 두 번은 하지마요. 형"


도저히 술을 마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지인들과 밖에 나가서 마시자며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것은 내 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생각으로 지갑과 여분의 옷을 들고 나왔다.


지인들과 모든 술자리를 끝내고 가장 친한 친구와 둘만 남아서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며 얘기했다.


"나, 이사해야 할 것 같다."

"왜?"

"내가 이상해진 걸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설마 뭐, 귀신에 씌였다. 이런 소리는 아니지?"

"···"

"진짜야?"

"그런 것 같아. 2m가 넘는 그 사람 아까 내 왼쪽 대각편에 앉아있었어. 집에서."

"··· 말도 안돼."

"진짜야. 나, 한 며칠만 같이 지내게 해줘."

"일단 가자."


그렇게 친구의 집으로 가서 일주일 정도를 지냈는데 지내다보니, 친구 집에서도 처음에는 누군가 보고있는 느낌과 창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다시 모든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오늘 모든 글을 편집사에 넘긴 지금 나는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혹시 내 글을 읽고 이상한 기분을 느낀다면, 창문에서 누군가 보고있다고 느낀다면 창문의 커튼을 치고 최대한 아무것도 못느끼는 것 처럼 행동하기 바란다.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최대한의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내 글을 읽고 해답이나, 특이점을 발견한 사람은 내게 연락을 주면 감사하겠다.

그리고 그것을 본다면 당장에 아무 짓도 못할것이니 최대한 그것을 본 장소에서 멀리 떨어지길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괴담을 집필하기 위해서 실제 남겨진 기록들과 경험담을 토대로 봤을 때 모든 괴담은 기억 속에서 머물지 않는다. 기억속의 괴담을 꺼내려 한다면, 이미 그 괴담 속 괴이한 것들은 당신을 주시하고 있을 수 있다.


작가의말

최종장과 종장을 한 번에 엮었습니다. 지금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차후에 더 나아진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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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기억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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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담의 기억 19.09.29 64 4 9쪽
23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하) 19.09.22 59 3 10쪽
22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중) 19.09.15 47 3 4쪽
21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상) 19.09.10 55 3 6쪽
20 세 번째 이야기 - 불가항력 19.09.08 53 3 7쪽
19 세 번째 이야기 - 인형 19.09.04 56 4 7쪽
18 세 번째 이야기 - 강령술 19.09.01 68 3 6쪽
17 두번째 이야기 - 종장 19.08.31 53 3 7쪽
16 두번째 이야기 - 정체 19.08.30 51 3 11쪽
15 8/28 휴재공지 19.08.28 49 3 1쪽
14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19.08.25 56 3 9쪽
13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19.08.21 58 3 5쪽
12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19.08.18 87 3 7쪽
11 두번째 이야기 - 소유품 (하) 19.08.14 64 3 6쪽
10 두번째 이야기- 소유품 (상) 19.08.11 67 3 6쪽
9 첫번째 이야기 - 종장 19.08.10 69 3 4쪽
8 그 후 -하- 19.08.07 73 4 10쪽
7 그 후 -상- 19.08.04 69 3 10쪽
6 세번째 꿈 -하- 19.07.31 97 3 10쪽
5 세번째 꿈 -상- +2 19.07.28 117 4 8쪽
4 두번째 꿈 19.07.24 147 4 6쪽
3 첫번째 꿈 19.07.21 223 4 4쪽
2 서장 19.07.21 224 4 3쪽
1 세가지 괴담 +2 19.07.21 305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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