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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글 써야지.

괴담의 기억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이가네
작품등록일 :
2019.07.21 19:20
최근연재일 :
2019.09.29 20:4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93
추천수 :
81
글자수 :
67,721

작성
19.08.25 20:52
조회
55
추천
3
글자
9쪽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DUMMY

갑작스레 차를 멈추고 내리라고 하는게 너무 어이가 없었어.

그래서 물어봤지.


“무슨 소리에요. 갑자기 내ㄹ..”

“내려 빨리!”

“아니, 기사님 혹시 제가 돈 없을까봐 그래요? 저 돈 있어요. 보여드려요?”

“돈 안받을거니까, 잔말 말고 당장 내려!”


내가 물어보는 도중에 말을 끊고 고함치는 아저씨를 보니까 슬슥 화가 나려고 하더라.

혹시 내 행색 때문에 돈이 없어 보여서 그런건가 했지.

그 때, 미터기는 23,000원이 다 되가고 있었거든.

그런데 돈을 안받겠다고 말하면서 내리라고 버럭 화를 내는거야. 아저씨의 상태를 보니 도저히 말이 통할거 같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택시에서 내렸어. 상당히 기분이 언짢았지.

쫓겨난거나 마찬가지니까 말이야. 문제는 여기가 차를 타고 이동을 하던 중이라 어딘지 모를 도로 위 였다는거야. 어차피 길은 하나밖에 없어서 드문드문 있는 가로등에 의지하며 앞으로 걸어갔어.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온 상태라서 그 무당집을 걸어서라도 찾기로 했지.

한 20분 쯤 걸었을까, 다리도 아프고 힘들어서 콜택시에 전화를 하려고 했어.


그런데, 멀리 가로등 하나가 깜빡이는데 그 밑에 간판이 있더라.

혹시 몰라서 뛰어갔어. 역시, 그 간판엔 <천룡보살> 이라고 적혀있었어.

산과 산 사이에 있는 도로 위에 있다는것도 밤중에 여기 있는것도 무서운데 그래도 찾았다는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더라.


간판에 표시되어 있는 화살표를 따라서 샛길로 들어갔어.

좀 더 걸어서 안으로 들어가니까 한옥이 한 채 있었어.

한 눈에 보기에도 일반 가정집 같지는 않아서 바로 그 집이라는걸 알았지.


조용히 문을 열고 현관에 신발을 벗고 실내로 들어갔어.

현관애서 보니 복도가 꽤 긴 것 같더라.

복도가 나있고 방은 복도 양쪽으로 2개씩 있던 것 같아. 계단도 있는거 보니까 2층인가 보더라.

나는 움직이지 않고 복도 입구? 현관과 맞닿은 끝자락에 서서 말했어.


“누구 안계세요? 실례합니다. 아무도 없나요?”


그 때 우측 끝 장지문을 열고 무당 아줌마가 나오면서 말했어.


“조용히 하고 이리로 들어와.”


무당 특유의 분위기도 쫄라는데 집 자체가 무당 집이기도 하고 완전히 기가 눌려서 조용히 입을 다물고 그 방으로 들어갔어. 장 안에는 눕힌 ㄷ자 모양 테이블과 위에는 부적,단지,향,책 등 다양하게 올려져 있더라.


특이했던건 온 벽이 한자로 도배 되어 있었다는거?

안 쪽에 앉아서 방석을 내밀며 오라고 손짓 하길래 가서 마주보고 앉았어.


“너, 그새 많이 심해졌구나?”

“뭐..가요?”

“뭐긴 뭐야. 니 몸에 걸린거지. 그것도 아주 잘못 걸렸어. 내가 말하는게 너를 놀리는게 아니라 여기서 더 심해지면 너 죽어.”

“...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세요? 다짜고짜 저주에 걸렸다고 죽는다니.”

“의심이 많은 학생이네. 말이 왜 안돼? 니가 우리 집까지 왔으면 말 다 했지. 안그래?”

“...”

“그나저나 어떻게 온거야?”

“택시 타고 왔어요. 너무 멀리 있던데요.”

“어쩔 수 없어. 그나저나 너 이정도면 다른 사람들도 영향을 받을텐데.. 오면서 이상한건 없었고?”


진짜 다 알고있는 것 같고 정곡을 찔러서 말문이 막혔어.

뒷 말을 들은 후 택시기사의 고함치던게 생각나서 몸에 소름이 돋더라.

근데 그게 내 몸에서 티가 났었나 봐.


“이상한...”

“있었네. 그 택시기사가 뭘 본거겠지.”

“... 그런것 같아요. 중간에 저한테 갑자기 돈을 안받을테니 내리라고 화를 내더라고요. 또, 처음에는 둘이 탔는지 확인도 했었고요.”

“저주라는건 형태를 가지고 나타날 수 없을텐데.. 둘 이라.. 너 혹시 뭐 주웠거나 골동품 같은걸 가지고 있니?”

“....”


택시기사의 행동이 그제야 이해가 되더라. 그리고 무당 아줌마의 얘기에 바로 떠오른 생각은 지갑이었어.

그 순간, 나는 입을 틀어막고 말았지.


“지갑! 지갑을 주웠어요. 안에 아무것도 없는 새 지갑이길래...”

“지금 가지고 있지?”

“가지고 있죠. 근데 그런걸 어떻게 다 아세요?”

“괜히 무당 하겠어? 더군다나 지금 니가 가지고 있어야 말이 돼. 아니면 저렇게 대놓고 문 밖에 서있을 수 없어.”


문 밖..?

내가 뒤를 돌아보려고 하니까 내 머리를 부채로 때리면서 자신이 일종의 수호지를 만들기 전까지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더라.

그래서 물어봤어.


“일단 알겠는데, 그럼 제가 귀신이랑.. 같이 왔다는 거에요?”

“정확히는 그 물건의 소유자 였겠지. 어떤 이유에서든 죽어가며 그 지갑에 저주를 걸었던거고.”

“그럼 어떻게 해야하죠?”

“우선 지갑 꺼내.”


나는 곧장 뒷주머니애서 지갑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어.

그런데 무당 아줌마가 갑자기 인상을 찡그리시며 코를 틀어막으시더라.

나는 아무런 냄새가 안나는데 말이야.


“읍.. 지독한 냄새네. 쉽지 않겠어.”

“무슨 냄새가..”

“너는 못맡어. 신을 받은 사람만 맡을 수 있어. 그건 그렇고 너, 지갑 안에 물품 다 빼”

“네? 갑자기 왜요?”

“당장 해볼 수 있는걸 해봐야지. 불태울거야.”

“여기서요? .... 네 알겠어요.”


계속 물어보는 나를 강하게 노려보길래 나는 또 쫄아서 지갑을 들었어.

지갑 안의 카드 2개와 잔 돈을 다 뺐어. 다시 아줌마께 지갑을 드렸고, 무당 아줌마는 내 지갑을 들고 검은 항아리로 가서 모서리부터 라이터로 불을 붙이기 시작했어.


그런데, 타나 싶더니 조금 타고 더이상 타지 않더라.

불은 곧 꺼졌고, 그 사이 등 뒤가 자꾸 신경쓰인 나는 결국 뒤를 돌아보고 말았어.

문에는 정말로 검은 형체가 서 있었어. 지갑을 태우려 한 것 때문인지 내가 뒤를 돌아본 탓인지 그 형체는 갑자기 장지문을 금방이라도 찢어버릴 기세로 팔을 뻗고 달려들더라.

나는 적잖이 당황했고 소리쳤어.


“아.. 아줌마! 아니, 무당님! 보살님! 무.. 문 쪽에 귀신이 들어와요!!”

“너 내가 뒤 돌아보지 말랬지!”


무당 아줌마는 지갑이 타지 않는걸 보고 뭔가를 만들며 지갑에 붙이고 있었어.

근데 내가 소리를 지르자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 화를 내시더라.

그 후 다급히 일어나더니 문 앞으로 다가갔어.


“여기는 너같은 잡귀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야!”


문 뒤의 그림자에게 그렇게 소리치고 주머니에서 알 수 없는 문양이 적힌 부적을 문 틈에 붙였어.

그런데 그게 기폭제가 됬는지 더 날뛰기 시작하더라.

나는 앉은 채 뒷걸음질 쳤고, 문이 들썩거리고 있었는데 무당 아줌마가 급히 테이블 아래서 대나무 두 개를 가지고 문 쪽으로 갔어. 그리고 문 양쪽으로 대나무를 세우니 그 그림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지더라. 아줌마는 숨을 한 번 고르시고 내게 와서 말했어.


“너, 아주 지독한 것 한테 걸렸어. 그 지갑은 나한테 맡기고 해가 뜨면 집으로 가.”

“어떻게 되는건데요.?”

“심하면 결국 죽겠지. 피할 수 없을거야. 그러니까 내가 방법을 알아볼테니까 이 지갑에서 멀리 떨어져 지내.”

“저주에 걸렸다면서요. 그럼 물건이 여기 있어도 결국 이미 걸렸으니까 저 귀신한테 죽는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기운이 미약해지게 멀리 떨어져 지내라는거야. 임시방편도 알려줄테니까 내가 말한대로만 해.”

“..뭔데요?”

“지갑은 내가 보관할테니 그동안 너는 이 물건에서 멀리 떨어져 지낼 것. 내가 연락할 때 까지. 두번째는 내가 저주를 풀 방법을 찾는 동안 너는 혼자 다니거나 밤 늦게 나가지 말 것. 마지막으로 다시 같은 현상이나 밖의 저것이 너한테 온다면 눈을 감고 코를 막고 입으로 숨 쉴 것.”

“첫번째와 두번째는 알겠는데 마지막은 어떻게 해요?”

“입으로 숨을 쉬어. 그렇게 되면 령은 니 기운을 눈치채지 못할거니까.”

“만약에 하나라도 잘못 되면요?”

“어차피 시간이 지날수록 저주는 강해질거고 저 놈은 곧 너한테 달려들거다. 그 전에 죽는거겠지.”

“네?! 그게 무슨..”

“그러니까, 임시방편이라는거야. 저주를 풀 방법은 내가 알아볼테니 너는 말한 것만 지켜.”

“네.. 저, 복채는..”

“옆에 서랍 보이지? 맨 위 오른쪽 끝 칸에 넣어두고, 곧 해가 뜰테니 기다려.”


무당 아줌마는 서랍을 말했고 나는 일어나서 시키는대로 돈을 넣었어.

그리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지. 벌써 아침이 다 왔더라고. 그렇게 앉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무당 아줌마가 깨워서 눈을 떴어. 해가 떴더라고.

나는 감사 인사를 한 뒤 그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짐을 챙기러 자취방으로 갔어.


지금은 짐을 다 챙겨서 본가로 내려가는 버스 안이고, 이게 10일 까지의 일이야.

잠을 얼마 못자서 자고 일어나서 집에서 다시 글 쓸게.

아, 글고 혹시 그 무당 아줌마가 세운 대나무는 무슨 의미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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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8/28 휴재공지 19.08.28 49 3 1쪽
»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19.08.25 56 3 9쪽
13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19.08.21 58 3 5쪽
12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19.08.18 87 3 7쪽
11 두번째 이야기 - 소유품 (하) 19.08.14 63 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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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세번째 꿈 -하- 19.07.31 9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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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두번째 꿈 19.07.24 146 4 6쪽
3 첫번째 꿈 19.07.21 221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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