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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글 써야지.

괴담의 기억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이가네
작품등록일 :
2019.07.21 19:20
최근연재일 :
2019.09.29 20:4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215
추천수 :
81
글자수 :
67,721

작성
19.08.30 20:57
조회
51
추천
3
글자
11쪽

두번째 이야기 - 정체

DU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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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332개


공부하기싫다: 우선, 그 무당 말대로 너는 안좋은 상태가 맞아. 그리고, 그 무당이 붙인 부적은 일종의 결계를 형성하는 매개체 였을거고, 그 귀신이란 것은 그걸 눈치 채고 달려들었던거지. 대나무.. 이건 부적을 붙인 그 문이 유일한 입구이니까 그 입구를 없애는 역할을 한거야. 일반인은 안보이겠지만 령들의 시선에선 보이던 문이 갑작스레 사라지게 되는거지. 그 무당도 대단하네. 아, 혹시 그 무당 명함 사진이 있으면 좀 쪽지로 좀 보내줘.

추천:23,890


이건후: 베스트 댓글 쓴 님이 잘 적어주셨는데, 추가로 잡귀나 악귀는 해가 뜨면 활동을 못한데요! 글쓴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ㅠ.ㅠ

추천:1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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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걱정해줘서 고마워.


ID:dlrksp23*** / 추천수: 32,122 / 조회수: 102,311

200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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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잘 봤어. 공부하기싫다 사진은 미안한데 보내기 힘들것 같아. 이해 부탁해. 건후도 내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줘서 고마워.

얘들아,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나는 모두 진짜 내가 겪은 일들만 올리고 있는거고, 믿기 싫으면 믿지 않아도 상관없어. 그러니까 관심 받으려고 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줘.


우선, 이 글 이후로 내가 글을 올리지 않는다면 아마 내가 이곳에서 없어진거라고 생각해줘. 너무 갑작스레 이런 말부터 해서 미안해.


요근래, 점점 더 상황은 악화되었고 모든 사람이 자기의 상황은 잘 알거라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나도 내 상황에서 나는 오래 버티지 못할거란 직감이 들었어.

첫 글부터 쭉 도움을 준 많은 댓글들 그리고 소설같은 내 글을 보고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럼 다시 앞의 이야기를 이어서 지금까지 말해줄게.


나는 이전 글을 올리고 버스에서 자려고 했었어. 그런데 문뜩 걱적이 되더라.

무슨 걱정이냐면 저주나 귀신이 아니라, 나는 고시생이니까 그게 문제인거야.

우리 집안은 잘사는 편이 아닌데도 내가 공무원에 집착을 해서 그래도 나를 많이 챙겨주는 편이었어.

부모님은 마지막으로 도와준다며 원룸과 학원을 잡아줄테니 공무원에 합격하기 전까지 절대로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으셨지.


처음부터 내 인식이 이랬던건 아니야.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도 할 일도 못찾고 방황 했었던 시기가 있는데 그 때 부터 일거야.

아무튼 중요한건 이게 아니라, 집에 들어가서도 할 말이 없고 내게 어떻게 대할지 안봐도 비디오라서 막막해졌지. 분명 두들겨 맞을거야. 쫓겨날거야.

그렇게 생각하다가 보니 어느새 터미널에 도착해 있더라.


해가 중천에 떴었고 나는 할 것도 없었기에 마음을 굳게 먹고 집으로 갔어. 문을 열자마자 음식 냄새가 코에 들어왔어. 아, 점심시간 이구나. 생각했지.

문제는 들어서서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우리집 강아지가 달려와서 내 앞에서 막 짖기 시작한거야.


바로 나는 부모님께 걸렸고 아버지가 물어보았어.


"왜 들어왔냐?"


나는 마땅히 할 말이 없어서 변명도 떠오르지 않아서 말했어.


"너무 힘들어서 잠깐만 집에서 쉬다가 올라갈게요."


"뭐?"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숟가락이 날아왔어.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 봐. 겨우 피했지만 아버지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셨는지 얼굴이 상기 된 채 내게 걸어오시기 시작했어. 어머니가 그 때 겨우 아버지를 잡아주셔서 나는 바로 방에 들어갔지. 난 바로 옷부터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어. 알면서도 예상 했으면서도 진정이 안되더라. 그렇게 누워있으니까 갑자기 울컥하더라. 나도 열심히 했고 어쩌다보니 이상한 저주에 걸리게 되었고, 살기위해서 집으로 온건데 받아주기는 커녕 알지도 못하면서 숟가락이 날아오고 욕이 내 귓구멍에 박히고 심지어 여동생도 나를 벌레 보듯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억울함과 내 편이 없는 것 같다는 외로움에 묻혔고 조금 지나니까 밤을 지새워 쌓인 피로가 배로 몰려왔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지.

한참을 자다가 배가 고파서 깼어. 시간을 확인 해보니 오후 9시 쯤 되었더라. 나는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서 라면을 먹으려고 주방으로 향했어.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은걸 봐서 집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주방 가스렌지에 냄비가 올려져 있었고 불이 켜져있더라.

나는 당연히 불을 올려놓고 어딘가 잠깐 나간게 아닐까 생각했어.

가스렌지의 불을 끄고 냄비의 물도 버렸어. 혹시 몰라서 곧장 안 방에 다가가 귀를 대봤어.

평소 집에 누군가 있었다면 분명 말소리 혹은 인기척이라도 느껴졌을텐데 조용하더라. 고요했어. 집 전체가.


나는 일단 안심했지.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건 내게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거든.


라면이라도 빨리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주방으로 갔는데 이상하게도 다시 불이 켜져있었고 냄비도 그대로 올라가 있더라.

난 내가 잠이 덜 깨서 착각을 한 줄 알았어. 그래서 라면을 꺼내놓고 물이 끓을 때 까지 기다릴겸 강아지를 확인하러 거실로 갔어.


그런데 우리집 강아지도 없어졌더라. 순간적으로 떠오른게 있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가족끼리 산책이라도 나간것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분명히 이건 며칠 전 내가 겪은 그 상황이었으니까.

일단 또 모르는거니까 밥부터 먹고 다시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슬슬 라면을 뜯으러 주방으로 갔어.


···그런데, 이번엔 라면도 냄비도 다 사라지고 없어진거야.


한 번도 물체가 사라진 적은 없었는데 말이야. 더 심각했던건 그렇다면 이 상황은 부정적인 상황인거고 처음 냄비가 다시 올려져 있었던 것도 내 착각이 아니었다는거야. 나는 바로 방에 들어가서 옷부터 갈아입고 핸드폰을 찾았어. 핸드폰을 보니 무당 아줌마가 떠올라서 방법을 찾기 위해 연락을 하려고 했어.


그런데 핸드폰을 열자마자 나는 절망에 빠지고 말았어. 핸드폰에 나타난건 통신권이 이탈 되었다는 표시였어.


우리집은 산에 있는것도 아니고 그래도 시내 부근에 있는데 말이야.

하, 하고 한숨을 쉬며 침대에 걸터앉아 상황을 타개 할 방법을 모색했어.

그 때, 발이 젖는 느낌이 들더라. 나는 바닥을 내려다 보았어. 천장에서 물이 새진 않는데 물이 고여있더라.


원룸에서 나를 옥상으로 몰았던 그 검은 물이.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곧 방문을 열고 거실로 뛰쳐나왔어. 중간중간 붉은 물도 섞여있는게 보였는데 검은 물이던 붉은 물이던 기분이 나쁜건 똑같았어.

집 전체가 물에 잠기고 있다고 말하는게 맞는 표현일거야.

나는 현관문을 열어 재끼고 나가려고 했어. 내 본가는 아파트고 15층 짜리거든? 우리 집은 그 중 10층이야.


물은 어김없이 계단 아래에도 차있었어. 아니 계단 아래가 아니라 현관 딱 우리 집 현관 앞까지 차올라 있는 상태였지.


내가 택할 수 있는건 한가지 뿐이었어. 위로 올라가는 것.


그렇게 숨도 못쉬고 헐떡이며 계단을 뛰어 옥상 입구까지 올라갔어. 전과는 다른 빠른 속도로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더라.

느낌은 저번보다 더 끔찍했어. 닿기만 해도 나는 녹아내릴것 같았어.

그 와중에 나는 그런 생각을 했어.

이렇게 저주받고 고통받는데, 차라리 죽는게 편하지 않을까.

가족도 나를 환영해주지 않으니까. 이게 맞는 선택이 아닐까.


탈출구도 보이지 않았고 나는 옥상 문을 열고 나를 쫓아오는 검은 물을 보며 뒷걸음질 쳤어.

어느새, 난간에 등이 닿았고 뒤를 돌아보니 까마득히 높더라. 떨어지면 당연히 즉사겠구나 했어.

검은 물은 내 발등까지 차올랐고, 신기하게도 옥상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았어. 마치 젤리 같이 보였어. 아니, 옥상이 하나의 비커가 되었다는게 맞는 표현일거야.

왜냐면 난간 콘크리트에 부딪히던 물은 찰랑였거든. 나는 물의 높이가 점점 높아질 때 마다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어.


이대로 끝나는구나 진짜 끝이구나. 무당 아줌마는 도대체 뭘 한거지? 뭘 했길래 이 저주가 이렇게까지 강해진걸까.


여러 생각을 하며 결국 그 끝은 남 탓을 하게 되더라.

그 순간, 저 멀리 옥상 입구에서 검은 그림자가 보였어. 무당집에서 봤던 그 그림자. 이 모든 일의 원흉이자 지갑의 소유자.

되든 안되든 발악해보기로 했어.


"살려줘요! 살려줘요!"


말 없이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듯 내 앞으로 왔어.

바로 앞에 서있었는데도 나는 그 모습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어. 알아 볼 수 없었던게 맞는것 같아.

그런데 이거 하나만은 확실했어. 그것은 사람이 아니야. 내게 말했어. 그리고 웃었지.


"잡았다."


뭔가에 밀리는 느낌이었어. 난간에 등이 젖혀지더니 하늘이 보이더라.

눈을 감았는데 내 손목을 잡는 느낌이 들었어.

하나, 둘.. 손은 하나 둘 늘었고 눈을 떴을 때 우리 가족이 나를 잡아서 안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었어.

왜 그러냐며 소리치고 울던 어머니가 앞에 계셨고 아버지도 한숨을 내쉬며 나를 보았어.

나는 이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게된 것 같았어.


그리고 이 지갑의 소유자 즉 이 원흉은 사람이 아니야. 이건 확실해진 것 같아.


그것은 단지 재미로 지갑에 저주를 걸었고, 재수없게도 그 타겟은 내가 되었던거야.


나는 덜덜 떨며 아버지와 어머니를 바라봤고, 아버지는 나를 부축해주셨어. 같이 집으로 내려갔고 내게 왜 그랬냐 묻는 부모님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으로 곧장 들어갔어. 핸드폰을 열었지.


문자가 와 있더라.


010-xxxx-xxxx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저주가 아니야.

미안하다. 조금만 더 시간을 벌어줘.


화가 났어. 애초에 임시방편은 통하지 않는 그런 것이었으니까.

사실, 이미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종류가 아니란걸 먼저 알게 된데다가 무당 아줌마 마저 힘들어 하는걸 보니까 절망감에 빠졌고 거의 포기했어 나는..


지금까지의 일은 이러해. 나는 피하지 못할것 같아.

혹시라도, 이 무당 아줌마가 나를 살려준다면 다시 한 번 글을 쓸게.

내가 너희에게 답례로 해줄 수 있는 말은..


주인이 없는 물건, 땅에 떨어져 있는 물건은 그자리에 그대로 두는게 좋아. 그냥 지나쳐.

나 처럼 될 지 몰라.

그럼 다시 글을 올릴 수 있기를 빌며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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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괴담의 기억 19.09.29 64 4 9쪽
23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하) 19.09.22 59 3 10쪽
22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중) 19.09.15 47 3 4쪽
21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상) 19.09.10 55 3 6쪽
20 세 번째 이야기 - 불가항력 19.09.08 53 3 7쪽
19 세 번째 이야기 - 인형 19.09.04 56 4 7쪽
18 세 번째 이야기 - 강령술 19.09.01 68 3 6쪽
17 두번째 이야기 - 종장 19.08.31 53 3 7쪽
» 두번째 이야기 - 정체 19.08.30 52 3 11쪽
15 8/28 휴재공지 19.08.28 50 3 1쪽
14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19.08.25 56 3 9쪽
13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19.08.21 58 3 5쪽
12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19.08.18 87 3 7쪽
11 두번째 이야기 - 소유품 (하) 19.08.14 64 3 6쪽
10 두번째 이야기- 소유품 (상) 19.08.11 67 3 6쪽
9 첫번째 이야기 - 종장 19.08.10 69 3 4쪽
8 그 후 -하- 19.08.07 73 4 10쪽
7 그 후 -상- 19.08.04 69 3 10쪽
6 세번째 꿈 -하- 19.07.31 97 3 10쪽
5 세번째 꿈 -상- +2 19.07.28 117 4 8쪽
4 두번째 꿈 19.07.24 149 4 6쪽
3 첫번째 꿈 19.07.21 223 4 4쪽
2 서장 19.07.21 224 4 3쪽
1 세가지 괴담 +2 19.07.21 306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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