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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글 써야지.

괴담의 기억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이가네
작품등록일 :
2019.07.21 19:20
최근연재일 :
2019.09.29 20:4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90
추천수 :
81
글자수 :
67,721

작성
19.07.28 09:00
조회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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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8쪽

세번째 꿈 -상-

DUMMY

두번째 악몽을 꾸고 몇 달의 시간이 지나, 곧 대학입시평가를 볼 시간이 다가왔다.

이 때의 나는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타이트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고 그로인해 몸 상태나 정신상태가 썩 좋지만은 않았던것 같다. 이 당시 나는 독서실과 평가준비학원을 옮겨다니며 공부하고 있었고 피로도가 몸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자, 가장 충격적이었던 그 날을 기록하겠다.


두번째 꿈을 꾼 이후 나는 겉으로는 성적 때문에 달고 다닌다고 했지만 사실은 악몽 때문에 더 시달리기 싫어서 부적을 항상 지니고 다녔다.

그랬더니 공부 집중이 잘되는것 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가장 큰 효과는 가위에 눌리거나 악몽을 꾸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너무 피곤해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 당시 방에있는 알람시계에 알람을 맞췄고, 잠들기 직전 시간은 PM2:00 였던것으로 기억한다. 학원에서의 내 수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시작이었기에 그 전에는 갔어야 했다. )


"다이치! 몇시니! 오늘 학원 안가는거냐 ?"


아버지의 고함에 놀라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PM4:53 이었다. 나는 분명 알람을 맞췄는데도 울리지 않은 알람시계를 원망하며 부랴부랴 급하게 준비를 했다. 학원은 수업이 시작되면 출입을 할 수 없도록 문을 잠궈놓는 구조였기 때문에 나는 옷을 입자마자 시간을 보았다. <PM 4:55> 다행히 학원은 집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전속력으로 달리면 5분 내에는 도착 할 수 있을것 같았다.


"아버지 다녀오겠습니다!"


시간을 확인한 나는 바로 뛰쳐나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쳐나가 자전거 페달을 밟은 결과 <PM 4:59> 아슬아슬하게 도착했고 학원 강사님의 일찍 다니라는 호령과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나는 수업을 다 들었고, 학원을 나와 독서실로 곧장 향했다.


그리고 나는 당시 입시 스트레스로 독서실을 함께 다니는 친구와 독서실 옥상에서 담배 한 대를 깊게 머금었다.


"다이치, 너는 왜 그렇게 열심히하냐 ?"


"음... 언제 한 번 얘기했지 않아? 이시다 우리 집안 알지? 좋은 대학을 가야 그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어"


"흐음.. 역시 잘 모르겠어 그렇지만 몸 생각도 좀 하면서 해라. 너 요즘 안색이 안좋은것 같아."


"그런가? 그럼 오늘은 일찍 가야겠네. 열심히 공부해라 형은 먼저 간다."


이시다 미도. 어렸을때 부터 친구였고 잠깐 떨어져 지내다가 독서실에서 다시 만난 친구다. 몇마디 주고받다가 안그래도 피곤했던 터라 안색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곧장 집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독서실을 내려왔다. 그렇게 말하고 진짜로 내려가니까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가냐? 어... 다이치! 진짜?? 진짜 가? 야!!"


나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페달을 밟았다.


<PM 11:50>


집에 도착하니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부모님은 평소 오후 10시가 조금 넘으면 주무시기 때문에 나는 조용히 씻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책상 위의 알람을 맞추며 내일 일정에 대해 생각했다.

1. 내일은 주말이고 부모님은 출장을 가신다.

2. 오전 일찍 학원 보충수업이 있다.

3. 오후 독서실에서 공부를 한다.

4. 집에 평소보다 일찍 돌아와서 오랜만에 게임을 한다.

하루 계획을 구상하고 <AM 7:00> 알람을 맞추고 잠이 들었다.


<AM 00:37>


이상하다.. 잠이 든 것 같은데 정신은 왜 멀쩡한 기분일까? 잠이 든 지 얼마 안된것 같다. 나는 이내 눈을 떴고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시러 주방으로 갔다. 주방에서 물을 마시고 창을 바라봤는데 해가 떠 있어서 아침이라고 생각했었다.


컵을 세척하고 건조대에 올려놓은 후 거실의 시계를 봤더니 <AM 5:27> 이었다. 거기까지만 해도 현실인 줄 알았을거다. 갑자기 내 집이 우리 집이 아닌 것 같은 위화감이 온 몸을 싸고 돌았다. - 나가야 한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생각했고 잠옷 차림으로 뛰쳐나갈 뻔 했으나 그 때 부모님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고 나는 현관 쪽에서 몸을 돌려 안방 앞으로 갔다.


순간, 첫번째와 두번째 악몽이 차례로 떠올랐고 그 꿈들의 공통된 무언가가 이 방안에 있을거라는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부모님이 위험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앞뒤 가리지 않게 되었고 문 손잡이를 돌렸다.


-덜컥


천천히 문이 열리고 있었고 나는 여차하면 도망...갈 준비를 했다. 문이 다 열리고 조용히 안을 들여다 보았는데 커튼이 쳐져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얼마 안지나 눈이 조금씩 적응되자 침대 위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다행히도 부모님은 주무시고 계신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깨워서 상황을 아니 내 느낌을 말씀드리고 집 안에 이상한 것이 있다고 말하면 미친놈 취급을 받는게 아닐까? 싶으면서도 우선 부모님을 깨우는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자고있는걸 확인하고 다시 내 방으로 들어가기에는, 아직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위화감이 집 전체에 있었고 내 몸에서도 거부반응이 일어나 경직되어 있었기 때문인것 같다.


"후우 .. 어머니, 아버지 아침이에요. 출장 가신다면서 아직 주무시면 어떡해요."


이 때 나는 그냥 돌아갔어야 했다. 이 판단이 전부 기우였다.

가까이 다가선 그 때 부모님은 부자연스럽게 상체만 벌떡 일으키더니, 눈을 뜨고 입을 벌린 채 나를 바라보았다.


부모님이 아니다. 이 모든 위화감과 불안감의 정체다. 그것이었다.


나는 생각하는것 조차도 잊은 채 그것들의 모습을 보았다.

안구는 입 속 처럼 새까맣고 흰자가 보이지 않았다. 달려들것만 같았다.

나는 꿈이라면 제발 좀 깨라며 소리지르며 현관으로 달리기 시작했었다. 현관문 앞에 서서 문을 돌렸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소름이 돋아 뒤를 돌아보니 그것들이 서서히 나에게 걸어 오고 있었다.


'제발..제발.. 열려라... 열려줘...'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다가 나와 거리가 10걸음 정도 남았을 때 현관이 열렸다.

내가 사는 곳은 빌라인데 나가면 복도와 계단이 있다.

나는 문을 열고 나가서 복도와 바로보이는 계단을 확인하고 모든것을 포기 했다.

그 앞에는 우리 빌라의 주민들이 일제히 서서 입꼬리가 쭈욱 올라간 기괴스러운 웃음을 띄며 나를 보고 있었고, 등 뒤에는 그것들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눈을 감았다.

'이번엔 진짜구나, 끝났다.'


-삐삐삐삐삐 -삐삐삐삐삐 -삐삐삐삐삐


'알람소리..? 시끄러워'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침대였고 알람이 울리고 있었다. 자연스레 알람을 끄고 생각했다. 현실이다. 알람시계가 알람이 나를 살린거다. 꿈에서 나왔다.

학원에 늦을 뻔 했을때는 알람시계를 갈아치워야 겠다며 원망했지만 지금만큼은 한없이 고마웠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했다.


<AM 3:30>


알람이 울려 꿈에서 깬 부분은 알람시계에 고마운 반면, 맞춰놓지 않은 시간에 알람이 울린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았고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고 심호흡을 하고 진정을 한 뒤 생각을 했다.

'학원에 늦을뻔 했을 때 내가 알람을 잘못 맞춘걸 수 있잖아.'

그렇게 생각하자 한결 나아졌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정신이 피곤했던 탓인지 목이 마른것 같았다.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물을 마시러 주방으로 향했다.


<AM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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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중) 19.09.15 46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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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세 번째 이야기 - 불가항력 19.09.08 52 3 7쪽
19 세 번째 이야기 - 인형 19.09.04 55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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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8/28 휴재공지 19.08.28 49 3 1쪽
14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19.08.25 55 3 9쪽
13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19.08.21 58 3 5쪽
12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19.08.18 87 3 7쪽
11 두번째 이야기 - 소유품 (하) 19.08.14 63 3 6쪽
10 두번째 이야기- 소유품 (상) 19.08.11 67 3 6쪽
9 첫번째 이야기 - 종장 19.08.10 68 3 4쪽
8 그 후 -하- 19.08.07 72 4 10쪽
7 그 후 -상- 19.08.04 68 3 10쪽
6 세번째 꿈 -하- 19.07.31 97 3 10쪽
» 세번째 꿈 -상- +2 19.07.28 116 4 8쪽
4 두번째 꿈 19.07.24 146 4 6쪽
3 첫번째 꿈 19.07.21 221 4 4쪽
2 서장 19.07.21 222 4 3쪽
1 세가지 괴담 +2 19.07.21 303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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