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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글 써야지.

괴담의 기억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이가네
작품등록일 :
2019.07.21 19:20
최근연재일 :
2019.09.29 20:4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213
추천수 :
81
글자수 :
67,721

작성
19.07.24 12:00
조회
148
추천
4
글자
6쪽

두번째 꿈

DUMMY

첫번째 꿈을 꾼 나는 그 이후 어머니나 무당이셨던 할머니께 말씀드릴까 생각하다 이내 그만두기로 했다.

어머니는 무당을 싫어하시지만, 할머니의 능력을 통해 나를 낳기 전 몇 번씩 죽을 고비를 넘기셨다고 하며 그래서 할머니의 말씀만은 다 믿으셨다.

그러나 그 기이한 상황자체와 예지력을 어머니는 무서워 하셨기에 그만 둔 것도 있지만, 나 또한 현재 나의 상황에 대해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기도 했고 이런 상황이 단순히 악몽을 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번째 꿈을 꾼 후 내가 18살이 될 때 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지금 생각해보면 미신이어서가 아니라 어머니의 말씀을 의도적이든 아니든 지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18살이 되던 해 여름에 우리 가족은 할머니 댁에 찾아갔다.

우리가족은 외동아들인 나의 시간에 맞춰 간간히 여행을 가거나 지방에 계신 할머니 댁에 찾아가곤 했다.


“ 다이치, 많이 컸구나 어서오렴.”


“ 할머니, 그간 잘 지내셨어요?”


“ 할미야 늘 똑같지. 자, 밖에 있지말고 어서 들어오렴.”


꿈을 꾼 이후 나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가끔씩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들어서 혼자 긴장을 하거나 식은땀을 흘릴 때가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를 만나자마자 굉장히 마음이 편안하고 포근했다.

나는 간이마루에 앉아서 할머니가 주신 우롱차를 홀짝이고 있었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 후 들어오셔서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시더니 할머니댁의 이곳 저곳을 청소하고 고장난 물건같은것을 손 보셨다.


“요즘 대학 입시 준비하느라 힘들겠구나.” 할머니가 다가오셔서 말씀하셨다.


“그래도 최근들어 독서실도 다니고 학원도 다녀서 공부가 조금 재밌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러니? 잘됬구나 다이치, 공부하느라 힘들거나 혹시 힘든 일 있으면 할미한테 말하렴. 알겠지?”


“음... 네 그럴게요 할머니.”


의아했지만 할머니의 인자한 미소를 보고있으면 생각하고 있던것 마저 잊어버리게 된다.

사실 나에게 득이되는 이야기만 하시니까 당연하게 수긍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때는 그냥 걱정이 되셔서 그리 말씀하신 줄 알았다.


할머니께서는 나에게 티비를 보고 있으라고 하시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데리고 기도방에 들어가셨다.

(이 때는 몰랐지만 그 당시 나에게 안좋은 것이 씌여있었고, 그것에 대해 부모님께 말씀드린것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밤이 늦어졌고, 1박2일의 일정이라 할머니댁의 손님방에서 다같이 자기로 했다.

그날 밤은 오랜만에 아무런 꿈도 안꾸고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늦게 할머니 댁에서 돌아온 우리 가족은 지방에서 도쿄로 돌아오는 먼거리의 피곤함에 절어있었고 나는 바로 씻고 방으로 들어갔다. 10분정도 지났을 쯤 어머니께서 노크를 하고 들어오시더니 대뜸 나에게 작은 나무패를 주셨다.


“다이치 할머니 댁에 갔다 오느라 수고했어. 자, 우선 이거 받으렴.”


“어머니랑 아버지가 다 고생하셨죠. 이건 뭐에요?”


“할머니께서 써주신 부적인데, 다이치가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줄거라더구나. 가방에 넣어서 항상 지니고 다니렴”


“그래요? 알았어요. 아, 할머니껜 제가 따로 인사드릴게요.”


“그러렴. 아 참, 다이치! 그리고 너 대학입시평가 볼 때 까지만 문지방 밟고다니지 말고 급하다고 계단에서 뛰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렴.”


“문지방은 어차피 잘 안밟지만 계단은 에이.. 급하면 뛰어갈 수 밖에 없는걸요”


“아니. 혹시 수업시간에 늦는다고 해도 절대로 뛰어다니지 말거라. 문제가 생긴다면 엄마가 책임질게 알겠지?”


“어.... 음.. 알겠어요. 근데 할머니가 뭐라고 말씀하신거에요?”


어머니는 나에게 재차 강조하시며 주의를 주셨지만 반사적으로 그 주의에 대한 내용이 할머니가 연관되어있다 생각하여 역으로 물어보고 말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잠깐 주저하시다가 싱긋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할머니가 말씀하신건 맞아. 농담같겠지만 알지? 할머니 능력. 너 엄마가 얘기한거 안지키면 대학도 떨어지고 재수도 옴붙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잘 지켜 다이치 알겠지?”


“알겠어요 어머니.”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나니 수긍하게 되었고 어머니는 내 표정을 확인 한 후 바로 시간을 확인하시더니 밤이 늦었으니 얼른 자라고 하시며 나가셨다. 나는 뭔가 이상한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별 거 아닐거라 생각하고 가방에 부적을 넣은 뒤 잠을 청했다.


•••툭 •••뚝 뚝 ••• 투두둑••••••


물소리.. 뭔가 떨어지고 있다. 밖이 아니다. 내 방 안에서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눈이 떠지지 않는다.

‘가위에 눌린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손가락에 힘을 넣으려 안간힘을 썼다.

나는 피곤하면 가위에 잘 눌리는 체질이었고, 가위에 자주 눌리기 때문에 손 끝에 힘이 조금만 들어가도 가위를 풀 수 있는 사실도 알고있었다. 자주 있던 일이기에 별 생각 없이 똑같이 힘을 주려고 계속 집중했지만 나는 손가락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깨어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던것 같다.

왜냐면 감은 눈 속에서 희미하게 무언가 이동하는게 보였고 물소리는 그것에서 비롯되었다는것을 직감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 눈을 감은지 수십분, 어느 순간 몸에 힘이 들어갔고 가위가 풀렸다.


동시에, 이상한 것이 느껴지거나 보이는것 같지 않아서 눈을 떴다.


그 순간 나는 기절하고 말았던 것 같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고 시간을 보니 아침이었다.

그러나 첫번째 꿈과는 다르다 이것은 가위눌림과 악몽이었고 모든것이 기억났다.

기절직전 본 것은 턱이 빠져 입이 비정상적으로 벌어진 상태로 침을 뚝뚝 흘리며 초점이 없는 눈으로 내 얼굴 앞에 있던 그것이었다.

이게 내 두번째 악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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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괴담의 기억 19.09.29 64 4 9쪽
23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하) 19.09.22 59 3 10쪽
22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중) 19.09.15 47 3 4쪽
21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상) 19.09.10 55 3 6쪽
20 세 번째 이야기 - 불가항력 19.09.08 53 3 7쪽
19 세 번째 이야기 - 인형 19.09.04 56 4 7쪽
18 세 번째 이야기 - 강령술 19.09.01 68 3 6쪽
17 두번째 이야기 - 종장 19.08.31 53 3 7쪽
16 두번째 이야기 - 정체 19.08.30 51 3 11쪽
15 8/28 휴재공지 19.08.28 49 3 1쪽
14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19.08.25 56 3 9쪽
13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19.08.21 58 3 5쪽
12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19.08.18 87 3 7쪽
11 두번째 이야기 - 소유품 (하) 19.08.14 64 3 6쪽
10 두번째 이야기- 소유품 (상) 19.08.11 67 3 6쪽
9 첫번째 이야기 - 종장 19.08.10 69 3 4쪽
8 그 후 -하- 19.08.07 73 4 10쪽
7 그 후 -상- 19.08.04 69 3 10쪽
6 세번째 꿈 -하- 19.07.31 97 3 10쪽
5 세번째 꿈 -상- +2 19.07.28 117 4 8쪽
» 두번째 꿈 19.07.24 149 4 6쪽
3 첫번째 꿈 19.07.21 223 4 4쪽
2 서장 19.07.21 224 4 3쪽
1 세가지 괴담 +2 19.07.21 306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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