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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글 써야지.

괴담의 기억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이가네
작품등록일 :
2019.07.21 19:20
최근연재일 :
2019.09.29 20:4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88
추천수 :
81
글자수 :
67,721

작성
19.08.21 18:00
조회
57
추천
3
글자
5쪽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DUMMY

그런데...


내가 본 그 남자가 아니라 다른 남자가 들어오더라.

그리고는 나를 보고 너무 안나와서 주인아저씨를 불러 문을 땄다는거야.

이 아저씨 입장에서는 대변기칸에 들어가서 안나오는 내가 어이없고 짜증났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온 것 자체가 기적인거지.


나는 정신이 없어서 우선 심호흡을 했어.


그런 나를 보고 아저씨는 아직 안색이 안좋다며 병원에 가야하는거 아니냐고 하시는거야.

난 다시 정신을 차린 후 갈라지는 목소리로 주인아저씨와 나를 돌아와주게 한 아저씨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서둘러 급히 밖으로 나왔어.


나는 아직 떨리는 손을 붙들고 핸드폰을 꺼내 그 무당에게 전화를 걸었지.


-뚜루루루 -뚜루루루 -뚜루루루•••


신호음이 한 30초 갔을까?

수신음 건너편으로 그 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리더라.


“천룡보살입니다.”

“저, 지난번 길에서 명함 받은 학생인데요..”

“역시 못버티겠지? 날이 갈수록 너만 더 힘들어졌을거야.”

“그걸 어떻ㄱ..”

“어떻게 알았냐... 너를 처음 봤을때 네 몸 전체적으로 끝에서부터 조금씩 색이 변하더구나. 회색? 아니야 조금 더 이질적인 색상이라 생각되네.”

“제 손 끝, 발 끝 말인가요?”

“맞아. 학생, 나같은 무속인이 사기꾼처럼 보이지? 무속인이 명함을 주는것도 이상하게 생각될거고 말이야. 그런데 우리같은 족속들은 입소문도 한계가 있어. 먹고 살아야지 우리도. 평소에는 그렇게 대뜸 명함을 들이밀며 권하지 않는데 보통은 사람의 형상을 한 령들이 사람에게 얹어져 있거든. 근데 학생은 큰 저주에 걸린 것처럼 보이더만. 령의 형상은 없고, 색은 잃어가고 특이한 케이스기에 내 명함을 준거야. 자세한건 만나서 얘기하자. 주소로 찾아오면 돼. 복채는 10만원만 받을게.”

“어... 잘 알겠는데 생각을 좀 더...”

“더 심각해져서 돌이킬 수 없게 되버리면 찾아오려나? 마음대로 해. 학생이 선택하는걸 설득하는건 아니니까.”

“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 후, 나는 집에 들어가 생각을 정리했어.

갑자기 이상한 상황에 빠져든 것도 납득이 안되는데 이 무당 아줌마와 전화하고 나니까 머리가 아픈거야.

잘 생각해보면 이 무당의 말이 하나같이 진짜처럼 들리는거지.

사실 무당도 돈이 있어야 먹고 살고, 돈을 벌려면 홍보도 해야 손님이 올테니까 그 부분도 합리적으로 생각했어.


그런데 복채가 10만원이라는 부분에서 머뭇거렸던거야.

나는 그런 쪽은 아에 모르니까 또, 복채의 가격도 개념도 몰랐으니까.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비상금으로 숨겨놓은 20만원을 꺼내서 지갑에 넣고 집을 나섰어.

결심했지.

죽이 되든 밥이되든, 늦기 전에 가보기로 말이야.

그 때, 시간대가 새벽 3시 40분이었을거야.

원래 같으면 다음 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갔겠지만 나는 한시라도 빨리 내게 붙은 저주? 같은 것을 떨쳐내고 싶었어.


급히 택시 정류장쪽으로 가서 택시를 탔지.

그리고 나는 기사님께 명함을 드리고 명함에 적힌 주소지로 가달라고 말했어.

그런데 택시 기사님이 계속 백미러로 나를 힐끔힐끔 보는거야. 그래서 내가 물어봤지.


“왜 그러세요? 아까부터 자꾸 보시길래.”

“어... 아니에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창 밖을 바라보고 둘 다 말없이 가고 있었어.

그렇게 조금 가던 중 큰 교차로를 지나는데 신호가 걸렸어.

그리고 기사님이 다시 말을 걸었지.


“혹시.. 아니, 혼자 탑승하신게 맞죠?”

“그럼 여기 저 혼자 있죠. 탈 때도 마찬가지였잖아요.”

“아, 아니에요. 죄송해요 손님. 나이가 드니 헛것이 다 보이나 보네.”


나는 그 얘기를 듣고나서 갑작스레 섬뜩해졌고 옆의 빈자리가 무언가로 채워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

나도 모르게 긴장한 상태에서 물어봤지.


“어떤걸 보셨는데요?”

“아니~ 나는 거, 손님이 탈 때 혼자인걸 봤는데 탑승한 뒤 백미러로 보니까 왠 성인 남자? 응. 딱 그 느낌의 크기였어. 그런 까만게 손님 옆에 있는것 같아서.”

“하하. 그럴리가 있어요? 지금도 보이세요?”

“새벽이라 어두워서 그랬나보네. 지금은 또 안보이는것 같고. 어이구, 괜히 겁준거 아닌가 몰라.”

“괜찮아요. 어두우니까 그럴 수 있죠 뭐.”


억지로 웃으며 괜찮은 척 했어.

사실 오줌 지릴만큼 무서웠거든.

그런데 또 안보인다는 말을 듣고나니 나도 조금은 안심이 되었던 것 같아.

그렇게 한 20분 정도를 더 갔을거야.

꽤 멀구나 생각하고 있었어. 시내를 벗어나고 시 외곽을 향하고 있었거든.

네온사인이 사라지고, 산과 산이 보이기 시작했어.

안그래도 어두운데 도로에 가로등도 듬성듬성 있어서 굉장히 음산해 보이더라.


위험해서인지 기사님은 저속주행을 하시다가 갑작 차를 멈춰 세우시고는 내게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어.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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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괴담의 기억 19.09.29 63 4 9쪽
23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하) 19.09.22 58 3 10쪽
22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중) 19.09.15 46 3 4쪽
21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상) 19.09.10 54 3 6쪽
20 세 번째 이야기 - 불가항력 19.09.08 52 3 7쪽
19 세 번째 이야기 - 인형 19.09.04 55 4 7쪽
18 세 번째 이야기 - 강령술 19.09.01 67 3 6쪽
17 두번째 이야기 - 종장 19.08.31 52 3 7쪽
16 두번째 이야기 - 정체 19.08.30 51 3 11쪽
15 8/28 휴재공지 19.08.28 49 3 1쪽
14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19.08.25 55 3 9쪽
»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19.08.21 58 3 5쪽
12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19.08.18 86 3 7쪽
11 두번째 이야기 - 소유품 (하) 19.08.14 63 3 6쪽
10 두번째 이야기- 소유품 (상) 19.08.11 67 3 6쪽
9 첫번째 이야기 - 종장 19.08.10 68 3 4쪽
8 그 후 -하- 19.08.07 72 4 10쪽
7 그 후 -상- 19.08.04 68 3 10쪽
6 세번째 꿈 -하- 19.07.31 97 3 10쪽
5 세번째 꿈 -상- +2 19.07.28 116 4 8쪽
4 두번째 꿈 19.07.24 146 4 6쪽
3 첫번째 꿈 19.07.21 221 4 4쪽
2 서장 19.07.21 222 4 3쪽
1 세가지 괴담 +2 19.07.21 303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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