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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글 써야지.

괴담의 기억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이가네
작품등록일 :
2019.07.21 19:20
최근연재일 :
2019.09.29 20:4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99
추천수 :
81
글자수 :
67,721

작성
19.09.10 19:39
조회
54
추천
3
글자
6쪽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상)

DUMMY

우선, 처음 인형을 구매했던 가게로 향했다.

인형만을 판매하는 가게라서 크기도 종류도 다양한 곳이었다.

멀쩡한 고등학생이 자꾸 인형을 사가는게 이상하게 보였는지 그 곳에 근무하는 직원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봤다.


시선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하려고 계획 한 것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눈치를 살폈다.

아무래도 뉴스의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둘러보다 결국 카운터 앞에 매달려 있는 160cm 신사 컨셉의 인형을 구매했다.

생각보다 금액이 많이 나왔지만 괜찮다.

내가 하려는 일은 금액이 많이 나와도 가치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니까.


집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앞에 서계셨다.


“뭘 사가지고 온거니?”


“아, 얼마 뒤에 친구 동생 생일인데 생일선물로 주려고 샀어요.”


“친구 동생이랑 친한가 보구나.”


“네 할머니. 인형을 좋아할지는 모르겠어요.”


“좋아할거야. 네가 생각해서 준비한거니까.”


“그러면 좋겠네요. 할머니 식사 하셨어요?”


“그래. 나가서 먹고 왔지. 너는 먹었니?”


“그럼요. 걱정마세요.”


잘못한게 없는데 놀랐다.

아까까지만 해도 집에 아무도 없었는데 그 사이에 들어와서 기다릴 줄 몰랐다.

그래도 잘 둘러댄건지 의심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할머니는 다시 거실로 가셔서 타비를 보셨고, 나는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와서 인형을 침대에 앉혀놨다.

돈을 확인해보니 같은 인형이나 비슷한 인형을 두어개 살 돈은 남아있지 않았다.


‘괜찮아. 큰 인형은 정했으니까.’


제일 싫어했던 정말로 죽이고 싶었던 녀석을 큰 인형에 담기로 했다.

어차피 남은 숫자는 넷.

충분하다. 세 명은 사실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진 않았다.

학교 내에서나, 밖에서 나를 보면 돈을 갈취해가고 여자애들이 있는데서 온갖 망신을 준 것 뿐이다.

직접적으로 폭행이나 구타를 행하지 않은 것이지, 내게는 이들 또한 공범이고 다른 의미에서 죽이고 싶은 인물들일 뿐이다.


밖을 보니, 곧 해가 떨어질 시간이 된 것 같다.

어둑어둑했다.

나는 노트북을 켜면 언제부턴가 딥웹을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처벌을 받는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나는 그 부분에 생각이 없어서, 별 걱정이 없었다.

시간이 될 때까지, 나는 딥웹 안에서 자유로이 이곳 저곳 탐방을 하고 다녔다.


한참을 보고있을 때, 화면 우측에 대화신청 알람이 떴다.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수락을 눌렀고 방에 접속되자 바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알 수 없음: 복수는 잘 했어?

나: 누구야?

알 수 없음: 나를 궁금해 할 게 아니라 물은 말에 먼저 답을 해야지.

나: 누구야. 장난치지마.

알 수 없음: 너, 아니야? 그.... 증거는 니 침대 밑에 있는것 같던데.

나: ... 어떻게 알아?

알 수 없음: 내가 영상 게시자니까.

나: 뭐? 어이가 없네. 영상 게시자가 신이야? 그렇다고 해도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게 말해?

알 수 없음: 왜 화를 내고 그래. 내 덕에 니가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복수 한 거 아니야?

나: 그런거 한 적 없어. 차단할게.

알 수 없음: 차단해도 좋아. 그런데 너 강령술을 이용해서 복수를 한 부작용에 대해 모르잖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해킹을 당한걸까? 그렇게 생각해도 해킹은 말이 안되는게 내 노트북은 캠이 없다.

그럼 어떻게 아는걸까. 심지어 어떻게 영어가 아닌 우리 말을 하는거지?

영상은 이미 십 년도 전에 올라온 것이다.

온갖 생각이 난무하는 중 내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되었다.


침대 아래.


조심스레 다가갔다.

침대 앞에서 고개를 숙여 아래를 확인했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내가 쑤셔박은 그대로.

괜한 기우였을까, 다시 노트북을 봤다.


쪽지가 하나 와있었다.


발신:알 수 없음

이렇게 대화라도 할 수 있어서 좋았어.

어떻게 알았는지 너무 궁금해 안해도 돼.

니 복수가 끝날 때 까지 도와줄테니까.

혹시라도 부작용이 궁금하면... 영상을 다시 한 번 보길 권해.


무슨 소리야.

어떻게 다 알고 있는거지?

어디까지 알고 있는거지?

경찰일까? 아니야. 이건 말이 안된다.


나는 급하게 노트북을 덮었고 거실로 나갔다.

방에 뭔가가 있을까 겁이났다.

거실 소파에는 할머니가 누워계셨다.


“할머니.”


불러도 반응이 없으셨다. 이상하게도.


“할머니!”


“으..음... 어, 왜 그러니 아가.”


“아니... 아니에요.”


“무슨 일 있어?”


“밥, 먹으러 나가요. 오랜만에 외식해요 저희”


소리를 지르며 할머니를 부르자 할머니가 일어나셨다.

그 대화와 쪽지의 영향일까 뭔가 할머니에게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 일어난 줄 알았다.

할머니는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걱정스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셨지만 나는 애써 괜찮은척 웃어넘겼다.

그리고 할머니의 외출 준비가 끝나고 밖으로 나가서 근처 식당으로 갔다.


할머니와 마주보고 앉아있지만 머릿 속은 다른 것으로 꽉 차있었다.

그게 티가 많이 났는지 할머니가 물어보셨다.


“너 무슨일 있지?”


“아.. 아니에요.”


“아닌게 아니라, 너 지금 무슨일 있는 것 같은데.”


“별 거 없어요.”


마침 식사가 나왔고 나는 바로 이어서 말했다.


“얼른 드세요. 맛있겠다.”


또 이상하게 바라보셨지만 나는 계속해서 둘러댈 수 밖에 없다.

내가 한 짓과 계획한 것 그리고 딥웹에서의 알 수 없는 채팅.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닌 걸 알기 때문에.

식사를 하며 시간을 확인하니 9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자정까지 얼마 안남았어.’


우선은 생각이 많아지기도 했고 그 일 때문에 겁이나서, 천천히 밥을 먹으며 밖에 있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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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괴담의 기억 19.09.29 63 4 9쪽
23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하) 19.09.22 59 3 10쪽
22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중) 19.09.15 46 3 4쪽
»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상) 19.09.10 55 3 6쪽
20 세 번째 이야기 - 불가항력 19.09.08 53 3 7쪽
19 세 번째 이야기 - 인형 19.09.04 55 4 7쪽
18 세 번째 이야기 - 강령술 19.09.01 68 3 6쪽
17 두번째 이야기 - 종장 19.08.31 53 3 7쪽
16 두번째 이야기 - 정체 19.08.30 51 3 11쪽
15 8/28 휴재공지 19.08.28 49 3 1쪽
14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19.08.25 56 3 9쪽
13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19.08.21 58 3 5쪽
12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19.08.18 87 3 7쪽
11 두번째 이야기 - 소유품 (하) 19.08.14 63 3 6쪽
10 두번째 이야기- 소유품 (상) 19.08.11 67 3 6쪽
9 첫번째 이야기 - 종장 19.08.10 69 3 4쪽
8 그 후 -하- 19.08.07 73 4 10쪽
7 그 후 -상- 19.08.04 68 3 10쪽
6 세번째 꿈 -하- 19.07.31 97 3 10쪽
5 세번째 꿈 -상- +2 19.07.28 117 4 8쪽
4 두번째 꿈 19.07.24 146 4 6쪽
3 첫번째 꿈 19.07.21 222 4 4쪽
2 서장 19.07.21 222 4 3쪽
1 세가지 괴담 +2 19.07.21 303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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