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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글 써야지.

괴담의 기억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이가네
작품등록일 :
2019.07.21 19:20
최근연재일 :
2019.09.29 20:4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189
추천수 :
81
글자수 :
67,721

작성
19.08.18 18:00
조회
86
추천
3
글자
7쪽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DUMMY

제목: 얘들아, 나 아무래도 큰일 난 것 같아.

ID:dlrksp23*** / 추천수: 23,110 / 조회수: 92,312

200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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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안녕. 나 무사해. 댓글도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

우선 걱정해주고 믿어줘서 고마워. 안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그건 어쩔 수 없는거니까.


그 날 이후, 고민을 많이 하다가 2월 9일 이상현상을 한 번 더 겪고 어제 결국 무당집에 다녀왔어. 이전 글 베스트댓글 <공부하기싫다> 덕분에 지갑 때문이란걸 알았고 어떻게 알았는지는 차차 설명 해줄게. 일단 두서없이 쓰게 되는거 양해 바래.

지금 나는 몸무게가 5kg이나 빠질 정도로 정신이 힘든 상태거든.


우선 2월 9일부터 이야기를 할게.

그 날은 수업이 없는 날이라 집에서 쉬고 있었어.

그 때 경험한 이후로(이상한 현상을.) 2월 9일까지는 또 아무 일 없었거든.

그러다가 저녁 쯤, 배도 고프고 심심하기도 해서 밖으로 나갔어.

자주 가는 음식점인 김밥집에 갔고 거기서 밥을 대충 때우고 바로 오락실로 갔어.

아직 늦은 시간대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북적 하더라고.


나는 어김없이 택권을 하고 있었고 1시간 쯤 했을까?

슬슬 나가야겠다 생각하고 일어서는데 이번엔 같은 공간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없더라.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잖아. 여러번 겪은 환경은 금세 적응을 한다고.

그런데 이 어색한 상황은 그러니까 그 많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나만 남는 이 상황은 세 번을 겪어도 적응이 되지않더라.

또 다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현실을 생각하며 나는 고립 되었었지.


나가려고 해도 이 거지같은 현상이 나를 내보내주기 전까지 어림 없다는것도 알기에 나는 가만히 앉아있었어.


이어서 말하기 전에 오락실 구조 먼저 설명할게.

이 오락실은 2층인데 1층은 게임머신들이 줄지어 있고 2층은, 칸막이 노래방이야.


근데 2층에서 쿠당탕 엎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계단에서 내려오는것 같더라.

나는 '어.. 사람이 내려오나? 근데 말이 안되잖아.' 하고 생각했어.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서서히 공포가 밀려들더라.

계단은 나선형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발소리가 1층으로 내려오기 전에 나는 바로 펌프와 DJ게임기가 ㄱ자로 붙어있는데 그 틈사이로 숨었어.

이 공간이 잘 보면 사람 하나 들어갈 자리는 있거든.


그런데 발소리는 1층에 내려옴과 동시에 멎었어.

소리가 멎고, 나는 아까 하던 생각을 다시 했어. 너무 이상하잖아.

항상 이 상황에 던져지면 색 마저 빼앗긴 공간에서 나 혼자 버려져있고 알 수 없는 현상들이 일어나지만 누군가가 나타나거나 그러지는 않았거든.


그것은 사람일까? 귀신일까?


여러 생각을 하던 중 그 발소리의 주인이 돌아다니고 있다는걸 느꼈어.

움직임도 멈추고, 숨 마저 조금씩 몰아 쉬었지.

그렇게 한 20분정도 있었을까, 다리도 저리고 아무 느낌도 안들어서 어디로 간건지,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한거야.

살짝 일어나봤는데, 온통 흑백인 공간에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한거야.

당연히 이상하게 생각했고 2층으로 가보려고 일어섰어.

그런데, 펌프기계 옆에 있는 디제잉기계 옆에서 얼굴만 내밀고 나를 보고있더라.

나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

바로 뛰어서 오락기기들을 사이에 두고 그 귀신인지 모를 사람과 거리를 벌렸어.

서서히 일어났는데 그 모습을 보니 머리가 긴 남자였어.

웃기게 들리겠지만 장발은 아니고, 상투머리를 한 남자였어.

여기서 내가 가장 섬뜩한건 그냥 얼굴을 내밀고 내가 나올때까지 기다린게 아니라,

나와서 보니까 칼을 들고 있더라.


더 이상한건 사물과, 공간만 색이 없는게 아니라 그 남자도 마찬가지로 흑백으로 보였어.


이윽고, 그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는데 나는 어버버하며 얼어붙었어.

그거 알아? 사람은 정말 다급한 상황이 되면 도망치는것보다도 먼저 얼어붙는다는걸.

그것도 찰나였어. 곧 그 남자는 씨익 웃더니 천천히 조금씩 속도를 올려가며 나에게 한걸음씩 앞으로 다가오더라.

나는 느꼈어. 이건 허상이라고 생각되지만 허상이 아니라는걸.

그러니까 공간은 허상일지라도 저 칼에 찔리면 진짜로 죽게될거라 확신했지.


죽을거라 생각하자 다리가 움직여지더라.

어차피 밖으로 못나가는걸 아니까 나는 2층으로 뛰어갔어.

그런데 안쫓아오는것 같은거야. 계단 앞에서 나는 뒤를 돌아봤는데 그 남자는 무표정으로 변한채 나를 뚫어져라 보고있더라.

2층이 과연 안전지대일까? 혹시 저런 놈들이 더 있으면 어쩌지? 생각이 교차하는데 나는 그냥 도박을 해보기로 했어.

그 남자를 보고있기 무서운것도 있었고 방법이 없었거든. 결국 2층으로 올라왔는데

갑자기 오락실이 정전이라도 된 것 처럼 불이 다 꺼졌어.


나는 두 번째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다시 몸이 얼어버렸어.

나를 죽이려는 귀신같은 남자와 한 공간에 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진짜 패닉이더라.


그래도 2층에 올라왔으니까, 천천히 벽을 짚으며 화장실로 들어가려고 했어.

2층 노래방은 화장실이 계단에서부터 쭉 오른쪽에 남자화장실 왼쪽에 여자화장실이거든. 그렇게 조금씩 가면서 거의 다 온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까강 우당탕!


적막 속에서 양동이를 걷어차버렸어.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진짜로.

결국 이 소리 때문에 나는 위험해졌다고 생각해서 노래방 방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갈 자신이 없었어. 그래서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화장실 대변칸에 문을 잠그고 숨 죽인채 앉아있었지. 얼마나 그러고 있었는지는 나도 잘 몰라.

하여튼 가늠이 안될 쯤 불이 다시 들어왔어.

갑자기 불이 켜진 탓에, 너무 밝아서 눈을 제대로 못떴어.

그러다가 좀 괜찮아진것 같아서 정전되었던 불도 다시 돌아왔으니까 이제 괜찮은건가 생각하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조금 더 버티다가 나가려고 했어.


그런데 대변칸 문 위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거야.

천천히 위를 올려다 봤는데, 나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지.

문에 매달려 있는 상태로 칼을 입에 문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어.

나랑 눈이 마주치고 이내 얼굴이 아래로 사라지더니, 문을 부술 기세로 쾅쾅쾅 치더라.


나는 달리 방법이 없어서 머리만 쥐어뜯으며 공황상태에 빠졌어.

몇 번을 그렇게 세게 문을 치더니 갑자기 조용해지더라.

뭐지? 넘어오려는건가? 기다리려는건가?

피가 말렸어.


그 순간,


- 철컥


문 손잡이의 잠금이 풀렸어.

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천천히 열리는 문을 바라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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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괴담의 기억 19.09.29 63 4 9쪽
23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하) 19.09.22 58 3 10쪽
22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중) 19.09.15 46 3 4쪽
21 세 번째 이야기 - 후회 (상) 19.09.10 54 3 6쪽
20 세 번째 이야기 - 불가항력 19.09.08 52 3 7쪽
19 세 번째 이야기 - 인형 19.09.04 55 4 7쪽
18 세 번째 이야기 - 강령술 19.09.01 67 3 6쪽
17 두번째 이야기 - 종장 19.08.31 52 3 7쪽
16 두번째 이야기 - 정체 19.08.30 51 3 11쪽
15 8/28 휴재공지 19.08.28 49 3 1쪽
14 두번째 이야기 - 원흉 (하) 19.08.25 55 3 9쪽
13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중) 19.08.21 58 3 5쪽
» 두번째 이야기 - 원흉 (상) 19.08.18 87 3 7쪽
11 두번째 이야기 - 소유품 (하) 19.08.14 63 3 6쪽
10 두번째 이야기- 소유품 (상) 19.08.11 67 3 6쪽
9 첫번째 이야기 - 종장 19.08.10 68 3 4쪽
8 그 후 -하- 19.08.07 72 4 10쪽
7 그 후 -상- 19.08.04 68 3 10쪽
6 세번째 꿈 -하- 19.07.31 97 3 10쪽
5 세번째 꿈 -상- +2 19.07.28 116 4 8쪽
4 두번째 꿈 19.07.24 146 4 6쪽
3 첫번째 꿈 19.07.21 221 4 4쪽
2 서장 19.07.21 222 4 3쪽
1 세가지 괴담 +2 19.07.21 303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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