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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공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십년만의 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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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토리공장
작품등록일 :
2020.08.11 19:54
최근연재일 :
2021.02.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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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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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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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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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3 속삭임의 던전(2)

DUMMY

방금 바람에 휘말려 죽은 고블린과 코볼트가 5미터로 거대해지고, 그 몸뚱아리가 얼음같이 되면 딱 저런 모습이었다. 녀석들은 가장 먼저 주먹을 위로 올리곤 힘을 줬다.


곧 둔중한 소리와 함께 3미터는 돼 보이는 거대한 고드름을 방망이 삼아 쥐었다.

아리엔이 성가시다니는 식으로 중얼거렸다.


“제기랄, 꽤 성가신 거에 걸렸네.”

“대체 무슨 마법이길래 그럽니까?”

“죽은 몬스터의 정보랑 마력을 소재 삼아서 정령을 소환하는 스킬이에요. 소환사로 한 우물 파지 않는 이상에야 쓸 수 없는 스킬인데, 세 마리라니. 대체가.”


적어도 이걸 소환한 놈은 소환사로서는 끝을 본 놈이라는 의미였다. 심지어 그런 셋이나 소환할 정도라니.


“뭉치면 훨씬 곤란해지는 놈들이다. 흩어져서 하나씩 상대해야 한다. 할 수 있겠나?”


왕야가 둘에게 물었다. 정확히는 디폴트에게 향한 질문이었다.


디폴트는 ‘장착.’이라는 말과 함께 검을 쥐었다.


“하겠습니다.”


둘은 굳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이 있다면 오히려 더 빨리 잡는 게 일행의 안전에 더 도움이 되니까.


디폴트가 얼음덩이에 손을 뻗었다.


“정보창.”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모든 정령이 으레 그렇듯 현생의 생명이 가졌던 기억을 통해 강림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목적과 삶의 이유를 찾는 것이다. 이 얼음의 정령은 한 코볼트의 삶을 가지고 강림했다.


레벨 : 72


“레벨이 꽤 높군요.”

“조금만 버텨요. 금방 정리하고 도우러 올게요.”

“느긋하게 버티는 건 자신 있습니다. 이미 경험이 있지요.”


디폴트의 태평함과 침착한 섞인 말로 둘을 안심시켰다.


“좋아요. 가자, 왕야.” “알겠다. 산개.”


곧장 둘은 서로 왼쪽, 오른쪽으로 나뉘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서로 진형을 짜던 얼음 정령 셋 역시 나뉘기 시작했다.


왕야 쪽으론 고블린 모양을 한 거대한 얼음 정령이 다가왔다. 쿵! 쿵! 위에 고드름이 흔들릴 정도로 육중한 발걸음이었다.


왕야는 그런 얼음 거인에게 자신의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가 손바닥을 위로 구부려 도발했다.


“우워어어어! 나 강해졌다! 오크도 오우거도 이젠 이길 수 있다. 우리 고블린이 최강이다!”


되지도 않는 희망 사항과 함께 녀석이 거대한 고드름 방망이를 휘둘렀다. 왕야는 여유로이 세 발자국 물러서 그 눈먼 공격을 피했다.

그러곤 녀석이 내리친 고드름에 가볍게 올라갔다.


휙 탓 탁탁탁탁!

고드름 방망이는 순식간에 왕야에게 훌륭한 다리가 돼주었다. 다만, 자길 고블린이라 떠드는 정령도 가만있지 않았다. 파리 잡듯 손을 내리치려 했다.


그러자 그가 등에 있던 대태도를 뽑았다.


“안 통한다!”


정령이 곧바로 태새를 바꿨다. 인형 뽑기처럼 손가락으로 그 대태도를 집었다.


“무기 이제 없다.”

“무장해제. 하겠다.”


그러더니 그가 곧바로 대태도를 버렸다. 갑자기 없던 날개가 생긴 듯 그가 높이 뛰어올랐다. 순식간에 그와 녀석의 눈높이가 똑같아졌다.


그가 공중에서 몸을 한 바퀴 돌았다.


“저건 장식이다. 흑풍각!”


회전력을 담아 내지른 발이 검은 바람과 함께 화살처럼 날아왔다. 곧바로 그의 발과 정령의 머리가 부딪혔다. 콰캉카가가가!


동굴에서 건물 부서지는 소리가 진동했다.


“우우! 아아!”


곧바로 정령이 나가떨어졌다.


<소환수 얼음 정령(고블린) 체력 : 5000/ 4137>


“금방 끝나겠군.”


한편 아리엔도 지지 않았다. 그녀의 버클러가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코볼트 모습의 얼음 정령 주위를 회전했다.


“으하하, 어리석다. 방패는 던지는 거 아니다. 거기다 맞지도 않았다.”


녀석이 비웃었다. 그녀는 그런 녀석을 비웃음으로 맞받아쳤다.

제아무리 대단한 마법이래도 재료가 코볼트였기에 그다지 똑똑한 편이 아니었던 것이다.


덕분에 녀석은 충분히 파훼할 수 있을 그녀의 공격을 굳이 방관했다. 곧 버클러와 함께 회전한 사슬이 녀석을 빈틈없이 옥죄었다.


“우움! 이건 뭐지.”

“뭐긴. 널 갈아줄 빙수기계지.”

“무슨 소린지 모른다! 흥! 이 정도 사슬.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걸? 흡!”


그녀가 곧바로 반대 방향으로 사슬 손잡이를 돌렸다. 그러자 녀석을 묶은 버클러가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우하하! 어리석다! 묶을 걸 다시 푼다! 아? 아아악!”


녀석은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고통을 느끼고서야 드디어 그녀의 진의를 파악했다. 버클러가 회전하면서 얼음덩이인 자신의 몸을 갈아내면서 돌고 있던 것이다!


버클러가 녀석의 몸을 돌려 깎기 시작했다.


“내 몸! 내 몸!”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4743>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4732>

.

.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3173>


“으아아! 용서 안 한다!”


온몸에 선명한 흉터가 생긴 얼음정령이 분노에 차 울부짖었다. 녀석이 몽둥이로 바닥을 쓸어냈다. 하지만 그녀는 옆벽을 타고 올라가 피하고는 다시 버클러를 던졌다.


버클러는 정령의 팔뚝을 갈아버렸다. 정령의 몸에서 조각나 나온 얼음 조각이 아름드리 빛났다.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2821>

“우아아!”


한편, 가운데에서도 싸움은 치열했다.


“얼음 속에 넣어준다!”


디폴트는 친절히 그를 얼음 속에 파묻어주기 위해 방망이로 내리찍은 그의 친절(?)을 거절했다.

대신, 내리치기를 피해 녀석의 가랑이 속으로 피신해 뒤를 잡았다.


뒤를 잡자마자 그가 다리 한쪽을 쳤다.

채앵! 카캉!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4921>


“단단하군요.”

“으하하! 간지럽다!”

“이대로면 하루종일 걸리겠군요.”


물론 그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건 녀석도 마찬가지인지 곧바로 몸을 돌렸다. 녀석이 바닥 한쪽을 치더니 빗자루처럼 주위를 쓸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디폴트는 침착히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벽타기.”


그는 정령의 몸을 벽처럼 타고 올라갔다. 아무래도 기분 나쁜지 녀석이 흥분해 소리쳤다.


“내려와라!”

“그러지요.”

디폴트는 순순히 내려갔다. 방망이를 휘두르던 녀석의 팔을 내리치면서.


“끄아아!”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4804>


‘역시, 관절부가 약점이군.’


그의 눈초리가 약점을 순식간에 읽어냈다. 지나치게 큰 놈들은 대부분 심장이나 머리보다 더 큰 약점이 존재했었다. 디폴트는 그걸 마침 깨닫고 있었다.


‘덩치 큰 분들한테 가장 무서운 건 관절염이겠군요.’


그가 생각했다. 온몸이 얼음으로 이뤄진 녀석조차 관절엔 답도 없는 것이다.


“감히!”


녀석이 길길이 날뛰었다.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몽둥이를 내리찍었다.

녀석은 두더지잡기라도 하듯 요리조리 피하는 디폴트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좀 피하지 마라!”

“죽기 싫습니다!”


멋진 대답과 함께, 디폴트가 녀석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이번엔 다리 관절을 공략했다. 그의 검이 왼쪽 무릎을 찔렀다. 그러자 무릎 쪽 얼음에 구멍과 함께 전체적으로 금이 갔다.


“끄아아!”


그러자 녀석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4604>


‘좋은 흐름이지만. 뭔가 아쉽군요.’


전투가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지만, 무언가 아쉬웠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래도 몸이 얼음이다 보니 기껏 부순 부위가 다시 재생되고 있었다.


“죽어라!”


그는 녀석의 회심의 방망이 반격을 피했다. 바닥의 돌과 얼음 파편이 튈 때, 그의 생각에도 한 줄기 빛줄기가 튀었다.


‘그거면 되겠군요.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녀석이 방망이를 내리친 그대로 다시 바닥을 휩쓸자, 그가 줄넘기하듯 가볍게 뛰어넘겼다.


“이이익! 피하지 마라.”

“싫습니다. 벽타기, 벽짚기.”

“으으! 또 내 몸 탄다! 벌레 같은!”


정령이 길길이 화내면서 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흔들림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미궁의 가시밭이나 수용소의 촉수 괴물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녔다.

그가 순식간에 몽둥이를 들고 있는 팔뚝으로 이동했다. 그가 팔뚝으로 이동하더니 검을 양손가득 쥐었다.


“인첸트.”


그러자 검이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얼음 정령이 뜬금없는 열기에 고통에 겨운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인첸트 되었습니다!>

<다른 마법이 없는 관계로 모든 마력이 인첸트에 소비되었습니다.>

<장비에 화속성이 추가되었습니다!>

<스탯 보정치 효과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스탯 보정이 증가하지 않은 건 아쉬웠으나 이 정도면 충분했다.


디폴트가 무뚝뚝하면서 일면 음산한 어조로 말했다.


“벌레라 했습니까?”

“아니, 그건. 그러니까. 그게.”


그러자 정령이 신음을 흘리며 주절댔다.


“그럼 전 벌이 되겠습니다. 침이 좀 매울 겁니다.”


그 말과 함께 그가 불타오르는 검으로 팔뚝을 내리쳤다.


“끄아아아아아!” 쿠쿠쿵!


지축을 흔드는 고함과 함께 거대한 팔이 떨어졌다. 일격에 그 거대한 녀석의 팔이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치명타가 적용되었습니다!>

<약점 속성에 의해 데미지가 300% 증가했습니다.>

<약점 속성에 의해 ‘얼음 뭉치기’ 효과가 중단되었습니다.>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3215>


무시무시한 데미지였다. 심지어 장점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녀석의 팔이 녹아 버린 덕분에 재생까지 불능이 되었다.


“으아아아!”


녀석은 분노에 차 다른 팔로 내리쳤으나 이미 그는 떨어져 녀석의 몸에서 물러났다. 어느새 그는 한쪽 다리로 갔다. 그가 무릎을 찔렀다.


무릎이 그대로 녹아 관통당했다.


“끄아아아!”


<소환수 얼음 정령(코볼트) 체력 : 5000/ 2632>


이 이후는 계속 일방적이었다.

두 번 더 공격당해 아예 사지를 잃어버린 얼음 정령은 결국 생기 없는 얼음덩이가 되어 흩어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여유 스탯이 1 증가했습니다.>


“좋군요.”

고작 몬스터 하나에 레벨업이라니 최고였다. 만약 판테온이었다면 못해도 보충제를 50병 넘게 마셔야 될까말까였다.


어우, 그는 그 불안한 생각을 곧바로 떨쳐냈다.


마침 둘도 미세한 시간 차로 얼음 정령을 잡아냈다.

둘은 사냥이 끝나자마자 디폴트에게 달려왔다.


“대단하군. 우리보다 빨랐다.”

왕야가 감탄했다.


“별거 아닙니다. 약점을 공략했을 뿐입니다.” “그게 대단한 거예요. 디폴트 씨.”

“운도 좋았지요.”


누가 처음 보는 거대한 괴물을 상대로 침착히 약점을 공략하며 싸운단 말인가? 게다가 약점 속성이야 운이라 쳐도, 그걸 미리 마력 스탯을 준비한 혜안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정작 둘도 처음에 이런 류의 몬스터를 만났을 때 얼마나 죽었는데.


그저 오래 버텨주리라 예상한 둘은 가장 먼저 잡아낸 그의 전투방식을 계속 칭찬했다.


짝 짝 짝 짝


다만, 둘만 그를 칭찬한 게 아녔다. 얼음조각들이 박수 소리를 공명시켰다.


‘대단해. 너희 셋 다. 하지만 힘자랑은 다른 데로 가서 해줘. 그냥 나가줘.’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럴 수 없다.” “그럴 수 없어.”


셋은 한 마음, 한뜻으로 거부했다. 그러자 속삭임은 살짝 짜증나는 어조로 답했다.


’좋아, 후회할 거야. 룬문자 발동.’


그러자 그들의 주위에서 하늘색의 룬문자가 일제히 빛났다. 하늘색으로 물든 동굴이 점점 흔들렸다. 그 흔들림에 따라 주위 얼음조각들과 아직 남아있는 얼어붙은 몬스터들이 똑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꼭 이제 슬슬 본 게임을 시작하자는 것처럼.


작가의말

스코빌의 장검(매운맛 첨가)

왕야의 대태도(장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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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10-3 지고한 종자(3) 21.02.03 21 0 12쪽
91 10-2 지고한 종자(2) 21.02.02 22 0 12쪽
90 10-1 지고한 종자 21.01.29 22 0 14쪽
89 9-5 반역의 거신(5) 21.01.28 28 0 16쪽
88 9-4 반역의 거신(4) 21.01.27 33 0 12쪽
87 9-3 반역의 거신(3) 21.01.26 28 0 12쪽
86 9-2 반역의 거신(2) 21.01.22 29 0 13쪽
85 9-1 반역의 거신 21.01.21 27 0 12쪽
84 8-4 하즈다르둠 공성전(4) 21.01.20 22 0 12쪽
83 8-3 하즈다르둠 공성전(3) 21.01.19 24 0 12쪽
82 8-2 하즈다르둠 공성전(2) 21.01.15 26 0 13쪽
81 8-1 하즈다르둠 공성전 21.01.14 32 0 15쪽
80 7-10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10) 21.01.13 25 0 17쪽
79 7-9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9) 21.01.12 50 0 14쪽
78 7-8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8) 21.01.08 29 0 14쪽
77 7-7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7) 21.01.07 30 0 12쪽
76 7-6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6) 21.01.06 28 0 12쪽
75 7-5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5) 21.01.05 26 0 12쪽
74 7-4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4) 21.01.01 43 0 16쪽
73 7-3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3) 20.12.31 47 0 12쪽
72 7-2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2) 20.12.30 24 0 13쪽
71 7-1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 20.12.29 27 0 13쪽
70 6-12 속삭임의 던전(11) 20.12.25 26 0 12쪽
69 6-11 속삭임의 던전(10) 20.12.25 26 0 14쪽
68 6-10 속삭임의 던전(9) 20.12.24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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