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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J뮤엘 님의 서재입니다.

수십년만의 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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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DJ뮤엘
작품등록일 :
2020.08.11 19:54
최근연재일 :
2021.02.05 18:08
연재수 :
94 회
조회수 :
4,522
추천수 :
58
글자수 :
557,125

작성
21.01.2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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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4 반역의 거신(4)

DUMMY

페어리가 재빨리 망치 머리를 껴안았다.


“이 날파리가 정말! 이거 안 놔!”

“안 놔! 못 놔! 어디 이대로 내리쳐보시지, 메롱 뿡! 뿡!”

“그런 수작질이 두 번 통할성 싶으냐!”


그 호통이 그냥 홧김에 난 게 아니란 건 증명하듯 녀석은 그대로 망치를 냅다 던졌다.


녀석은 아예 돌덩이로 뭉쳐진 자신의 두 팔을 내리쳐 사슬을 끊기 시작했다!


한편 페어리가 미처 떨어지지 못하고 망치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갔다.


“우아아!”

“페어리 님!”

“한눈 파는 게냐!”


곧바로 드워프 지휘관의 응징이 날아왔다.


녀석은 부하도 자기 무기도 버리고, 살고자 하는 미련까지 버린 덕에 더욱 막 나갈 수 있었다. 거기다 바닥까지 불안정하니 더욱 디폴트를 몰아세울 수 있었다.


“당신 상대로 눈 하나면 충분합니다.”


디폴트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의 손은 반대로 힘차게 움직였다.


한순간에도 몇 번의 칼질이 지휘관의 팔을 오고 갔다.


허나 마구잡이로 움직이는 돌덩이에 둘러싸인 팔을 뚫고 핵을 부수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녔다.

거듭 칼끝이 물고기 놓친 낚시 바늘처럼 아쉬운 소리만 낸 채로 물러났다.


그럼에도 디폴트의 공격은 끊일 줄 몰랐다.


“가렵지도 않다. 어디 백날 쳐봐라!”

“좋습니다. 백날 쳐보지요.”


그러면서 그의 손이 다시 춤췄다. 그의 손길의 반경이 넓어지더니 이내, 그의 손이 아래쪽으로 향했다!


순간 방심한 드워프 지휘관이 서둘러 손을 아래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미 그의 검 끝이 그의 무릎 쪽에 있는 핵과 정강이쪽 크리스털을 부순 뒤였다.


“읏!”


곧바로 한쪽 다리의 돌덩이가 퍼석 거리는 소리와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한쪽 다리의 골렘 몸체가 해체되자 굳건한 중심이 흔들렸다.


그러자 디폴트가 그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이제 좀 가십쇼!”

“이자식, 크헙!”


그 말과 함께, 그가 말처럼 뒷발치기를 날렸다.


안 그래도 다리 길이의 불균형으로 중심을 잃어가던 그가 그대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의 불행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마침 사슬이 느슨해져 여러 조각으로 해체되고 있는 바닥 덕분에 그가 있는 바닥이 경사지기 시작했다.


넘어진 그가 그대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콱!

허나 그는 순순히 중력에 순응하지 않았다. 적어도 동행은 자신이 선택하고자 했다.


“이거 높으십쇼!”

“놓겠나, 멍청이 같으니! 흐로프단 님을 위해 같이 가자꾸나!”

“디폴트 씨!”


아리엔이 급히 날 세운 버클러를 벽에다 박고, 사슬을 타고 디폴트에게 날아갔다. 그녀가 있는 키와 힘을 다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거리가 모자랐다. 한참이나.


“흐로프단 님을 위해! 드워프의 자유를 위해!”


마침 좋은 타이밍으로 잊혀진 헤롤드가 온 힘을 다해 사슬을 내리쳤다. 결국 사슬이 전부 끊어지고 말았다.


동시에 모두를 받쳐주고 있던 바닥이 무너져내렸다.


타모는 바람 마법으로 아리엔은 벽에 박은 버클러로 덕에 무사했지만(어차피 페어리는 날개가 있으니), 디폴트는 무거운 추 같은 드워프 때문에 벽에 매달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긴 얼마나 추락할지 모를 곳이었다. 흑영 세계를 써도 살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가 도저히 살 방법이 없었다.


‘분명 있을 거다!’


그는 생각했다. 꼭 언제나 탈출구는 있었고, 그는 쉽사리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희망의 빛 한 줄기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령 교감 스킬’


정령 교감 – 패시브 스킬

LV. 없음


정령과의 관계와 계약의 주춧돌. 정령 관리에 핵심 스킬이다.


-현 계약 정령 수 : 1

-<이름 없음> 바람의 정령


현 정령 소환을 위해 최소 마력 스탯 10이 필요합니다.

정령 소환은 고유의 주문이 필요 없습니다.

정령은 독자적인 존재로 주인과의 관계와 계약에 따라 움직이므로 주의하십시오.


그는 주머니에서 비장의 수를 꺼냈다.


쿨타임이 끝난 초기석이었다.


“아이템 사용! 합니다!”


<스탯이 초기화 되었습니다.>


그는 급히 마력 스탯을 열 번 누르고는 급히 손을 뻗어 외쳤다.


“소환합니다!”


그러자 시원한 느낌과 함께, 에메랄드 바람이 그를 감쌌다.


“후우, 이거야 원. 정말 쥐꼬리만한 마력이구나.”


한때 아바였던 바람의 정령은 처음부터 짜디짠 지원에 대해 불평했다. 그럼에도 녀석은 처음부터 성실히 굴었다.


녀석은 소환되자마자 디폴트가 떨어지지 않도록 재빨리 마법을 구사해 바람으로 그를 감싸 안았다.


곧 그의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디폴트의 얼굴을 본뜬 바람 형체의 에메랄드 색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은 디폴트인데, 그 자연스러운 웃음과 순수한 눈길은(물론 그냥 디폴트도 얼마는 순수하지마는) 완전히 다른 영혼을 가진 같은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지킬과 하이드가 따로 없었다.


“아직 뉴비니 봐주십쇼.”

“뉴비치곤 너무 괴이한 곳에서 노는데. 여하튼 도와줄게. 대신 나중에 꼭 내 이름 정해줘야한다!”

“물론입죠!”

“좋아! 뭘 하면 돼? 첫 임무가 뭐야.”

“자유자재로 날게 해주십쇼!”

“그거야 쉽지! 자, 간다! 꽉 잡아!”


덕분에 일행은 아주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진 디폴트의 부활이었다. 그는 연둣빛의 바람 형체의 디폴트가 디폴트를 공주님 안기를 당한 상태로 바람과 함께 솟구쳤다.


너무도 어이가 없고 이해가 필요한 광경에 모두가 말을 잃었다. 사정을 아는 아리엔마저도. 그저 벽에 박힌 망치를 타고 있던 페어리만이 순수하게 기뻐했다.


“와-! 디폴트가 둘이네! 신기하다!”


*


“후퇴, 취익! 굳이 대적 마라!”


돈 오르취와 가이취는 현명한 오크답게 디폴트가 내린 말을 잘 따랐다.


그들은 최대한 거신의 보폭에 맞춰 숨거나 주위로 유도하며 시간을 끌었다.


왕야는 그런 그들을 위해 맵의 최적의 지역을 찾아주는 네비게이션 역할을 맡았다. 덕분에 오크들 중에 적어도 거신에게 밟혀 죽은 불쌍한 오크는 없었다.


허나 그들의 도발도 거의 먹혀들지 않았다. 꼭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런 와중에 한 가지 일이 터졌다.


콰쾅!


거신의 한쪽 다리에서 큰 굉음과 함께 연기 섞인 바람이 다리 주위에서 뿜어져나왔다.

곧 그 다리가 내려앉았다.


거신이 잠깐이나마 정지했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취익!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취이익!”

“인간. 무슨 일인지 알 것 같나, 취익?”

돈 오르취가 왕야에게 물었다. 그는 싱긋 웃어보였다.


“아마, 너희 왕이 한 건 한 것 같다! 곧 더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 같군!”


왕야의 말에 오크들이 무기를 높이 쳐들고 기뻐했다.


“우리 왕 최고다, 취이익!”

“저런 쓰잘데기 없이 큰 돌 드워프도 우리 왕 상대가 안 된다, 취아아아악!”


오크들이 기뻐하기 무섭게 다리부터 시작해 거신의 몸 주위가 점점 연기와 바람이 뒤섞인 매연을 내뱉기 시작했다.


동시에 잠깐 움직임을 멈췄던 거신이 더욱 처절한 몸부림과 함께 성문이 있는 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오크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오크들은 더욱 앞으로 나아가는 거신을 쫓느라 여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


바람 정령의 도움을 얻게된 디폴트 일행은 날개 돋친 듯(어떤 의미로는 맞다) 거신의 몸속을 휘젓고 다녔다.


아예 드워프 추격대조차 그들을 거의 따라잡질 못할 정도였다.


그들은 일부로 큰 통로를 통해 그들을 여유롭게 따돌리며 무릎 관절부 같은 곳을 비롯해 거신의 장기나 다름 없는 주요기관을 속속히 공격했다.


그들이 지금 공격하고 있는 건 거신이 가진 두 번째 심장과 같은 곳이었다. 흐로프단은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 그들은 원래 내가 있던 곳을 공격할 생각이 없는 게야. 내가 파놓은 함정이나 복병 때문일터. 그렇다면 이곳은 앞서 노려지겠지.’


흐로프단의 생각대로 그들은 이곳에 당도할 터였다.


어차피 심장부가 아니더라도 여기가 넘어가면 끝이었다.


여긴 크리스털을 통해 마력을 모아둔 심장부와 다르게 모아둔 마력을 주위에 퍼뜨리는 마력 펌프 같은 곳이었다. 결국 또 다른 심장인 셈이었다.


거기다 골렘 생산 설비와 온갖 중요한 시설이 다 이곳에 있었다. 분명 여기로 올 게 분명했다.


“다들 들어라. 여기서 놈들을 끝낸다. 그리고 예전 계획대로 잿빛 산맥 밑 공장지대를 정복한다.”


여전히 고집을 꺾지 않고 계획을 밀어붙히는 흐로프단의 결단에 모든 드워프들이 무기를 쳐들고 소리 질렀다.


*


“여전히 마력의 흐름이 느껴져.”

타모가 말했다. 결국 이 거신을 멈추게 하려면, 그리고 거신이 여전히 쥐고 있는 하즈다르둠 점령의 열쇠를 얻고자 한다면, 심장부를 공격할 필요가 있었다.


허나 지도에 나온 대놓고 약점인 곳은 곤란했다.


“미쳤다고 함정에 걸어 들어갈 순 없죠.”


아리엔도 그 생각에 철저히 동의했다.


“그럼 여긴 어때? 보아하니 여기가 심장에서 흘러나온 마력을 퍼뜨리는 시설로 보이는데. 거기만 부숴도 못 움직이겠지.”


물론 그곳도 어마어마한 방어를 자랑할 터다. 하지만 두 다리의 관절부를 부서뜨리고 주위 시설을 닥치는 대로 파괴해도 이 거신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당최 설계를 몇 중으로 한 건지. 정말 부수고 부숴도 계속 나아갔다.


“그럼 여기가 마지막 싸움이겠군요.”


디폴트가 마음을 정리했다. 일행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어차피 한 번의 큰 싸움을 각오하고 들어온 것이다. 이제야 그 싸움을 시작한 것뿐이다.


“그럼 갑시다.”


디폴트의 선언에 정령이 손을 들었다.


“잠깐. 일단 한 가지 좀 해줘.” “뭘 원하십니까?” “내 이름.” “그게 그렇게 중요합니까?”

“당연하지! 아직 난 너와 정식 계약한 게 아니라고! 네가 준 이름은 곧 정식 계약서에 도장 찍는 거야! 잘 골라! 계약 파기되기 전엔 바꿀 수도 없으니까!”


생각보다 중요한 거긴 했다. 바람 마법사인 타모도 동의한다는 듯 열렬히 고갤 끄덕였다.


디폴트가 턱을 쓸으며 생각했다.


무슨 이름이 좋을까? 그는 사실 아바라는 이름이 좋긴 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는 아바라는 이름을 쓰고 싶지 않아 했다. 확실히 정령에겐 그 시간이 지옥이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다 그는 좋은 생각을 하나 냈다.


분명 이름은 계약이라 했으니. 계약해서 싸우는 의미와 ‘아바’와 최대한 비슷한 이름. 딱 하나가 있었다.


“알바로 하죠.”

<정령의 이름이 설정 되었습니다>

<정령 알바>


디폴트는 정말 대단한 이름을 지은양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아리엔이 순간 입에 침이 튀어나올 만큼 풋 소릴 내며 웃었다.


그래도 나름 불쌍한지, 그녀는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으려 노력했다. NPC따위 신경쓰지도 않던 그녀에게 배려심을 솟아나게 만든 작명 센스였다.


페어리와 타모는 그녀처럼 참지도 않고 대놓고 배를 잡고 웃었다.


정령은 디폴트의 얼굴을 한 채로 허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정령은 두 손으로 머리를 싸매쥔 채로 위를 보며 외쳤다.


“난 왜 항상 주인이 이 꼬라지야! 이런 망하아아아아알!”


작가의말

불쌍한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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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10-3 지고한 종자(3) 21.02.03 21 0 12쪽
91 10-2 지고한 종자(2) 21.02.02 20 0 12쪽
90 10-1 지고한 종자 21.01.29 22 0 14쪽
89 9-5 반역의 거신(5) 21.01.28 25 0 16쪽
» 9-4 반역의 거신(4) 21.01.27 32 0 12쪽
87 9-3 반역의 거신(3) 21.01.26 25 0 12쪽
86 9-2 반역의 거신(2) 21.01.22 28 0 13쪽
85 9-1 반역의 거신 21.01.21 27 0 12쪽
84 8-4 하즈다르둠 공성전(4) 21.01.20 22 0 12쪽
83 8-3 하즈다르둠 공성전(3) 21.01.19 23 0 12쪽
82 8-2 하즈다르둠 공성전(2) 21.01.15 25 0 13쪽
81 8-1 하즈다르둠 공성전 21.01.14 32 0 15쪽
80 7-10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10) 21.01.13 24 0 17쪽
79 7-9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9) 21.01.12 45 0 14쪽
78 7-8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8) 21.01.08 29 0 14쪽
77 7-7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7) 21.01.07 30 0 12쪽
76 7-6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6) 21.01.06 27 0 12쪽
75 7-5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5) 21.01.05 24 0 12쪽
74 7-4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4) 21.01.01 42 0 16쪽
73 7-3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3) 20.12.31 46 0 12쪽
72 7-2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2) 20.12.30 21 0 13쪽
71 7-1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 20.12.29 24 0 13쪽
70 6-12 속삭임의 던전(11) 20.12.25 25 0 12쪽
69 6-11 속삭임의 던전(10) 20.12.25 25 0 14쪽
68 6-10 속삭임의 던전(9) 20.12.24 2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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