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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J뮤엘 님의 서재입니다.

수십년만의 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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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DJ뮤엘
작품등록일 :
2020.08.11 19:54
최근연재일 :
2021.02.05 18:08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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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2
추천수 :
58
글자수 :
557,125

작성
21.01.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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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6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6)

DUMMY

“춤추지 마라.”


가칸취가 살벌한 어투로 경고하며 그에게 도끼를 내려쳤다.


쾅!


“취익.”


경고 이상으로 살벌한 참격이었다. 땅을 내려친 건데도 디폴트는 소리만으로도 귀가 저릿했다. 거기다 위험은 그뿐이 아니었다.


곧바로 한 하이오크가 그의 뒤통수를 향해 도끼를 휘두르려 했다.


창 캉!


물론 디폴트도 혼자는 아니었다.


아리엔과 투척을 맡은 블랙 패밀리 오크들이 그를 엄호했다. 아리엔이 던진 투척 도끼가 하이오크의 어깨에 박혀 들어갔다.


하이오크가 분노의 비명을 내지르며 그에게 물러섰다.


“근위대는 신경 쓰지 말아요! 저희가 붙잡아 둘게요!”


아리엔이 소리쳤다. 덕분에 디폴트는 오로지 가칸취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둘은 잠깐 호흡을 정리했다.


“취엑! 대지의 분노!”


역시 선방은 광화를 발동한 가칸취였다. 광화는 비약적인 전투력 강화 대신 흑영세계처럼 적지 않은 체력을 희생해야 했다.


원래 오크 자체로서의 성급함과 광화의 체력손실이 녀석의 차분함을 갉아먹은 것이다.


그에 비해 디폴트는 언제나 침착했다. 그는 침착히 강하게 휘두를 땐 피하고, 약하게 휘두를 땐, 도끼를 튕겨낸 다음 가볍게 가칸취에게 상처를 입혔다.


“감히! 상처 속의 투지!”


그가 낸 잔 상처에 흐르는 피가 멎더니 더욱 녀석의 몸에 붉은 투기가 솟아올랐다.


놈의 전투방식은 자신을 몰아붙힐 때마다 더욱 더 강해지는 걸로 보였다.


‘한 대만 잘못 맞아도 골로 가겠군요.’


그렇다고 녀석이 무식하게 힘만 쓰는 건 아녔다. 녀석의 도끼는 미노타우르스와 달리 강공과 약공을 적절히 섞어 썼다.


녀석은 자신이 그런 무식한 소머리국밥과 달리 훌륭한 투사라는 걸 여지없이 보여줬다.


특히 도끼라는 무기 특성상 디폴트와 달리 방어력이나 방패에 의존하는 부류에겐 치명적이었을 게 분명했다.

그게 정석적인 이들이니까.


다만, 디폴트는 그런 정석적인 부류와는 딴판이었다. 그 수용소라는 지옥에선 한 대만 잘못 맞아도 죽는 게 다반사였다.


그에겐 이런 한 대만 맞아도 골로 가는 게 익숙했다. 한참 약공을 거듭하던 녀석이 소리쳤다.


“취에엑! 크로스 액스!”


가칸취가 십자 모양으로 도끼를 휘둘렀다. 어찌나 빠른지 순간 도끼가 휘두른 붉은 기가 정말 십자 모양으로 보였다.


디폴트는 검날을 십자 중앙 쪽으로 휘둘러 막아냈다.

챙캉!

도끼와 검이 서로를 물었다!


<겨루기 상태에 진입합니다!>


둘의 무기가 서로 힘겨루기에 나섰다.


물론, 그는 두두두와 달리 그런 훌륭한 근육은 없었기에, 힘자랑은 포기했다.


대신, 패링이 뭔지를 보여줬다.


디폴트는 그대로 검을 밀었다!


그러자 여전히 검과 부딪히고 있는 도끼와 달리 검끝이 칠판 긁는 소리와 함께, 가칸취의 가슴팍을 향해 전진했다. 순식간에 검끝이 가칸취의 가슴팍에 파고들었다.


힘으로 한 게 아니었다. 검술과 응용의 힘이었다.


“취키이이이. 키아아아!”


<치명타가 적용되었습니다>

<적이 상태 이상에 걸렸습니다! 상태이상 –기절->


가칸취가 분노로 울부짖었다. 그러자 아까 도끼에 죽은 오크 때문에 계속 다가가지 못하던 다른 일반 오크와 투척 도끼를 막느라 서로 방어하고 있던 하이오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던져!”


아리엔과 블랙 패밀리 오크들이 열심히 응사했지만, 몇 놈이 디폴트에게 다다랐다. 그러자 디폴트가 예상했다는 듯 검을 뽑았다.


슈아악!


확실히 스코빌의 장검은 잘 만든 검이었다. 오크의 질긴 몸뚱아리에 박혔음에도, 검이 검집에서 빠져나오는 듯 쑥 뽑혔다.


가칸취는 치명상에 아직 제대로 몸을 겨누지 못하고 있었다.


광화에 걸린 상태로 치명적인 공격을 당하면 더욱 패널티도 컸다. 뭐든지 전투력의 강화는 그만큼의 대가를 수반하는 법이니까.


그는 마침 그에게 달려온 일반 오크의 복부에 발차기를 날렸다.


“쿠에, 취이이”


그러자 그 오크도 기절에 걸려 반쯤 허물어졌다. 그는 그런 오크의 등으로 올라갔다.

그러곤 녀석의 등을 튐틀 삼아 도약했다.


그가 공중에서 곡예를 보이며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이 가칸취의 도끼 든 팔을 반쯤 잘라냈다.


“취아아악! 죽여버린다!”


죽음의 위기를 느낀 가칸취가 온 힘을 다해 걸레짝이 된 손으로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하지만 그를 구하기 위해 몰려온 애꿎은 오크들만 휘말려 죽고 말았다.


심지어 그 오크들 시체에 도끼가 박혔다.


“취이이. 네, 네놈.”

“높은 곳은 절 유리하게 해준다고 누가 그러시더군요. 정말이군요.”


가칸취의 눈이 공포로 물들었다. 이미 그가 그의 어깨 위에 있었다.


가칸취의 도끼에 박힌 오크가 가루가 되어 도끼가 가벼워졌지만.


이미 기회는 없었다.


디폴트가 바이올린 현을 키듯 검으로 우아하게 가칸취의 목을 그었다.

깔끔한 끝이었다.


가칸취는 그대로 엎어졌다. 녀석의 몸이 희어지더니 이내 가루가 되었다.


<필드 보스 – 삼두 블러드액스 가칸취를 처지하셨습니다>

<레드혼 오크들이 투지를 잃었습니다. 레드혼 오크들이 후퇴합니다>

<오크족 삼두 족장 3/1>

<레벨이 올랐습니다>

<여유 스탯을 1개 획득했습니다>

<장비와 기타 아이템을 획득했습니다>

······.


*


레드혼 오크들이 투지를 잃자, 전황이 급박히 바뀌기 시작했다.


“족장 죽었다! 취아악!”

“도망쳐라, 취익!”


족장이 죽자, 그냥 오크건 하이오크 근위대건 레드혼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녀석들은 더 이상 싸우지 않고, 오로지 도망치고자 뛰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러기 위해선 포위진을 나가야 했는데, 이 호리병 모양의 포위진에서 유일한 탈출로가 한쪽뿐이라는 점이다.


덕분에 녀석들은 한참 동안 전투의지가 없는 상태로 포위망에 잔류해야 했다.


덕분에 다른 두 부족의 오크들은 더욱 발이 묶여버렸다.


그중 가장 제약이 심해진 건 골든호그였다.


그 이름답게 그들 대부분은 멧돼지를 타고 다니는 기병스러운 스타일의 몬스터였는데, 같은 오크에게 발이 묶인 나머지 평소 기동력의 1할도 못냈다.


아니, 명절날 정체 뺨쳤다. 아예 기동력이란 게 존재하지 않았다.


“끼아아, 취에엑, 비켜! 비키란 말이다!”


골든호그 족장 빅핏취는 어떻게든 자신과 호그라이더들의 일제 돌격으로 돌방패를 뚫고자 했다. 허나 지금 동족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그들은 동시에 고삐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멧돼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놈들은 어금니를 쳐들었다. 눈앞에 있는 모든 걸 밀어내고자 발굽으로 땅을 긁기 시작하며 콧김을 내뿜었다.


그리고 그때. 그들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초록망토의 레인저 차림의 인간이 붐비는 오크들의 머리를 발판삼아 그들에게 오고 있던 것이다. 방금 가칸취를 처리한 디폴트였다.


“취에약! 저놈을 막아!”


빅핏취가 명령했다. 그는 가칸취와 달리 그와 맞붙고 싶지 않았다. 특히 일대일로 그놈을 이긴 녀석은 더더욱.


골든호그의 호그 라이더들이 조악한 장창을 휘둘러댔다.


그나마도 되려 동족 오크들에게 피해를 주기만 했다. 이리저리 오크들의 머리를 밟으며 종횡무진하는 그를 맞출 수가 없었다.


심지어 거기에 대한 대답으로 아리엔과 블랙 패밀리의 엄호조가 투척도끼를 던졌다.


그는 가장 옆에 있던 호그라이더 하나를 베어냈다.


“취엑!”


그러자 호그라이더가 낙마했다. 녀석이 그대로 하얀 가루가 되자, 멧돼지가 개별 몬스터가 되어 날뛰기 시작했다.


말이나 사람류가 키우는 동물과 달리 오크들의 탈것은 사실상 야수였다.


디폴트와 그의 엄호조가 벌이는 호그라이더 사냥에, 이제 오크들은 야생 몬스터가 되어 미쳐 날뛰는 멧돼지까지 상대해야 했다.


그는 남은 호그라이더를 엄호조에게 맡겼다. 대신 그는 빅핏취가 탄 거대한 멧돼지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게! 취익!”


빅핏취는 자기 키에 몇 배는 될법한 장창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그의 전진을 조금도 저지하지 못했다.


그는 뛰어오른 채로 빅핏취의 멧돼지의 정수리에 발차기를 먹였다.


“뀌에에엑!”


그러자 그 코끼리만한 멧돼지가 머리를 흔들며 날뛰었다. 빗핏취는 순간 중심이 흔들려 그가 자신의 멧돼지 등에 올라타는 걸 끝까지 저지하지 못했다.


“합석하지요.”

“내꺼다, 취이익! 내려라, 취익!”

“승차 거부는 거부합니다!”


디폴트가 중심을 잡으며 멧돼지 등에 안착했다.

둘은 한동안 서로 사이좋게 날뛰는 멧돼지로 로데오를 벌였다.


둘은 시소 타듯 서로 위아래로 움직여댔다.


물론 디폴트로선 최고의 이득이었다. 멧돼지가 날뛸수록 포위된 오크들이 멧돼지의 발굽과 어금니에 죽어 나갔기 때문이다.


빅핏취는 자신의 멧돼지에 박살 나는 오크들을 내려다보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디폴트는 그런 그의 면전에 대고 차분한 얼굴을 보였다.


그의 뜻은 명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더 유리하다.

그러니 네가 와라.


네가 와. 이리 콤.


결국, 주도권은 그에게 있었다. 빅핏취는 일어서서 전투를 준비했다. 다른 오크에 비해 낮은 체력과 전투력.


그렇기에 누구보다 멧돼지라는 야수의 힘을 빌리는 사실상 고블린에 가까운 약한 오크.


그 오크가 멧돼지 없이 용기를 냈다!


“끼아아아아!”


그가 돌격하려는 찰나, 뒤늦게 뛰듯 일어선 디폴트가 달렸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속도로.

푸욱!


“끼아아?”


중심을 잡으며 일어서고, 한 다섯 발자국 내딛었을까.


이미 디폴트는 그의 심장에 검을 박아넣었다.


“이미 이것보다 더 흔들리는 걸 많이 타봤습니다.”


그가 말했다. 레비아탄의 몸 위에 비하면 거대한 멧돼지 위는 그에겐 최고급 세단만큼이나 편한 것이다.


빅핏취는 아직 살아있었지만, 치명타와 기절이 한 번에 뜬 덕분에 움직일 수 없었다. 디폴트는 그런 그에게 재빠른 죽음을 안겨줬다.


칼을 뽑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마저 목을 날려버린 것이다.


<필드 보스 – 삼두 호그라이더로드 빅핏취를 처지하셨습니다>

<골든호그 오크들이 투지를 잃었습니다. 골든호그 오크들이 후퇴합니다>

<오크족 삼두 족장 3/2>

<레벨이 올랐습니다>

<여유 스탯을 1개 획득했습니다>

<장비와 기타 아이템을 획득했습니다>

······.


“이제 하나 남았군요.”

“그래 남았다, 낄낄낄, 취췻!”


디폴트가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멧돼지 옆구리 쪽이었다. 얄팍하지만, 날카로워 보이는 손가락이 멧돼지의 옆구리살을 파고들었다. 멧돼지를 더욱 거칠게 날뛰었다.


산에 둥근 해가 뜨듯, 멧돼지의 살 위로 키가 크고 날씬한 푸른 문신의 오크가 올라왔다.


녀석은 끝이 뾰족한 이상한 왕관을 쓰고 있었다.


딱 봐도 저놈이 마지막이 분명했다.


“너 맘에 든다, 취췻. 나처럼 교활하다. 너랑 싸우는 거. 재밌어 보인다, 취췻.”

“한 번도 스스로를 재밌다고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만.”

“난, 재밌는데, 키히힛, 취히히힛!”


뭔가 녀석은 둘보다 훨씬 위험해 보였다. 녀석은 멧돼지의 옆구리를 한 번 더 긁었다. 그러자 멧돼지가 고통스러운 괴성을 지르며, 방향을 틀었다.


“키히히힛, 취히힛!”

“이거 곤란하군요.”


그는 녀석의 행동을 바로 이해했다. 녀석은 그가 레비아탄을 이용했을 때처럼 멧돼지를 이용하려 들었다.


이 거대한 멧돼지를 방패벽으로 돌진시킬 생각이었다. 다른 멧돼지면 몰라도 이 크기면 충분히 뚫을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아리엔 님! 당장 이 멧돼지를 죽여야 합니다!”


디폴트가 크게 소리쳤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 족장이 손톱을 휘둘렀다.


“키히힛! 취힛! 놀자, 취히히힛!”

“좋습니다. 짧고 굵게 갑시다.”


미쳐 날뛰는 멧돼지와 그 위에서 광기 어린 오크 족장과의 결투라. 정말 끝내주는 전쟁 막바지였다.


그는 검을 들어 마지막 남은 족장에게 겨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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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10-2 지고한 종자(2) 21.02.02 21 0 12쪽
90 10-1 지고한 종자 21.01.29 22 0 14쪽
89 9-5 반역의 거신(5) 21.01.28 25 0 16쪽
88 9-4 반역의 거신(4) 21.01.27 32 0 12쪽
87 9-3 반역의 거신(3) 21.01.26 25 0 12쪽
86 9-2 반역의 거신(2) 21.01.22 28 0 13쪽
85 9-1 반역의 거신 21.01.21 27 0 12쪽
84 8-4 하즈다르둠 공성전(4) 21.01.20 22 0 12쪽
83 8-3 하즈다르둠 공성전(3) 21.01.19 23 0 12쪽
82 8-2 하즈다르둠 공성전(2) 21.01.15 25 0 13쪽
81 8-1 하즈다르둠 공성전 21.01.14 32 0 15쪽
80 7-10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10) 21.01.13 25 0 17쪽
79 7-9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9) 21.01.12 45 0 14쪽
78 7-8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8) 21.01.08 29 0 14쪽
77 7-7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7) 21.01.07 30 0 12쪽
» 7-6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6) 21.01.06 28 0 12쪽
75 7-5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5) 21.01.05 25 0 12쪽
74 7-4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4) 21.01.01 42 0 16쪽
73 7-3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3) 20.12.31 46 0 12쪽
72 7-2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2) 20.12.30 21 0 13쪽
71 7-1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 20.12.29 2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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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11 속삭임의 던전(10) 20.12.25 25 0 14쪽
68 6-10 속삭임의 던전(9) 20.12.24 2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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