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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J뮤엘 님의 서재입니다.

수십년만의 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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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DJ뮤엘
작품등록일 :
2020.08.11 19:54
최근연재일 :
2021.02.05 18:08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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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수 :
557,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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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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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5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5)

DUMMY

“겁쟁이다, 취익!”

“형편없는 동족, 벽 뒤에 숨었다, 취익! 죽인다, 취리취익!”


선두에 선 레드혼, 블루문, 골든호그 오크들이 야유했다.


블랙패밀리들도 본질은 오크였다.

그들도 한판 붙으며 사이좋게 도끼를 들고 네 머리 한 방 내 머리 한 방을 나누길 원했다.


“취익, 우리도 싸울 수 있다.”

“하지만 패밀리 위해 참는다. 승리, 더 중요하다, 취치익!”


그들은 돌방패 손잡이를 더욱 힘껏 쥐었다. 세 부족의 오크들이 언덕 너머로 달려오고 있었다. 백, 이백, 삼백······ 천을 우습게 넘어갔다.


그 넘실거리는 초록 파도가 일자로 세워진 블랙패밀리 오크들의 방진으로 뛰어들었다.


쾅!

한 번의 충돌.

쾅콰가가가가강!


연이어 다이너마이트 터지듯, 오크들이 쇄도했다. 아직 언덕 위에 있는 어마어마한 덩치의 오크가 1미터는 되어 보이는 뻐드렁니를 들썩이며 소리쳤다.


“꾸워어어! 놈들은 겁쟁이다! 그리고 바보다! 취익! 취지익! 가운데를 뚫어라! 놈들 중앙이 빈약하다! 취이이익!”


<필드 보스 - 삼두 레드혼 족장 블러드액스 가칸취>


그들이 해치워야 할 목표 중 하나였다. 녀석은 중앙에서 똑같이 빨간 문신을 한 하이오크 근위대와 함께 있었다. 다만 다른 족장은 좌우 끝에 있었다.


시스템상 보스가 서로 뭉치게 해 밸런스가 뻥튀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힘일 터였다.


덕분에 좌측 끝엔 가장 큰 키에 야비해 보이고, 이상한 뾰족 왕관을 쓴 블루문 족장이, 우측엔 오크보단 고블린에 가까울 정도로 왜소해 보이나, 코끼리만한 멧돼지를 타고 있는 골든호그 족장이 보였다.


<필드 보스 – 삼두 블루문 족장 야비한 도둑 보크모크>

<필드 보스 – 삼두 골든호그 족장 호그라이더로드 빅핏취>


“체력이 보이지 않는군요.”


왕야의 정보창을 같이 보던 디폴트가 말했다.


“사실 상당수 보스몹은 체력이 보이지 않는다. 전부 보이면 난이도가 급감하니 말이다.”

“정말 쓸데없이 잘 만든 게임이군요.”

“그러게나 말이다. 그대 말이 정말 와닿는다.”

“그렇다면 전 언제 출격합니까?” “내가 신호를 보내겠다. 그러니 그대는 그때까진 석궁으로 아리엔과 엄호조를 돕는 게 좋을 것 같다.”

“맡겨주십쇼.”

“아, 잠깐.”


디폴트가 등을 돌리려는 찰나, 왕야가 뭔가 꾸러미를 던졌다.


그가 받아내자, 꾸러미에선 찰랑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맘껏 날뛰어라. 절대 멈추면 안 된다. 그대가 계속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 우린 이기고 있을 거다.”

“제 전문입니다.”


*


쉭!


“취엑! 비겁······한.”


돌방패 사이에 있는 글레이브 하나가 레드혼 오크 하나를 해치웠다.


“취익! 돌방패! 대단하다! 단단하다! 놈들이 아무것도 못하고 죽는다, 취익!”

“작은 성벽을 두고 싸우는 것 같다, 취익!”


무식하게 중앙을 돌파하려는 오크들을 상대로 블랙패밀리의 오크들은 굳건히 버텨냈다.


오히려 서로 죽고 죽여야 했던 이전 싸움과는 차원이 달랐다.

일방적인 사살이었다.


아직 블랙 패밀리 오크들의 희생자는 없었고, 반대로 천오백의 몬스터 오크들은 백 가까이의 사상자가 나온 상태였다.


거기에 대해 가칸취가 분노하며 도끼를 공중을 휘둘러댔다.


“멍청한 것들, 취이익! 놈들의 중앙을 뚫어라, 취취췩! 뭉쳐서 밀면 된다, 취이익!”


가칸취의 말은 단순하면서도 나름 괜찮은 판단이었다. 방진은 무적이 아니었다.

그것도 결국 한쪽이 돌파당하면 하느니만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숫자만 세 배가 넘었다.


그 수가 한쪽에 몰리면 제아무리 돌방패를 내세운 블랙 패밀리라도 무사하지 못했다. 좌우의 족장들도 단순무식할지언정 그걸 모르진 않았다.


세 족장 모두 그렇게 명령을 내렸다.


세 부족의 오크들이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 블랙패밀리가 세운 방진 가운데를 밀었다.


“취익! 취익! 이러다 뚫린다!”


돈 오르취가 외쳤다.


“당황치 마라, 취췻치! 손님들이 말했던 대로다, 취익! 자, 어떻게 하면 되겠나, 취익!”


돈 오르취가 왕야에게 물었다.


“뒤로.”


딱 한 마디. 하지만 블랙 패밀리의 오크들은 재빨리 명령을 내렸다. 중앙의 돌방패들을 조금씩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뒤로 물러나면서 세 부족의 오크들이 저마다 함성을 내지르며 계속 중앙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취익! 저놈들 약하다! 뚫린다, 취크하하퀴익!”

“바보들이다! 이래서 뭉쳐야 산다, 취익! 취익!”


그 뒤로 일자였던 방진은 점점 초승달처럼 휘어지기 시작했다.


중앙에 있는 블랙 패밀리의 오크들을 수시로 물러났다. 왕야는 독수리 눈으로 맵을 살폈다.


점차 블랙패밀리의 오크들의 일자 방진이 호리병 모양으로까지 변했다. 그리고 그 호리병 안에 천오백의 오크들이 제멋대로 갇히고 있었다.


디폴트가 세운 계획대로였다.


천오백에 달하는 오크들이······ 고작 오백의 블랙 패밀리 오크들에게 포위당했다.


더 무시무시한 점은 여전히 세 부족 오크들은 자신들이 그들의 중앙을 밀어내며 승리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이미 승리했다고 착각한 세 족장도 합류했다.


그들은 블랙프라이데이에 몰린 인파처럼 서로 발을 묶이고 말았다. 덕분에 실제로 싸우고 있는 오크는 돌방패와 맞붙고 있는 소수뿐이었다.


그 외에 오크들은 같은 편에게 이리저리 파도처럼 떠밀렸다.


천오백의 숫자가 오히려 독이 돼버린 것이다.


서로 뭉쳐버리느라 의미 없어진 숫자, 여전히 자신들이 중앙을 밀고 있다는 착각, 그들이 함부로 방진을 깨지 못하도록 세운 굳건한 돌방패.


이 세 가지가 그들을 가둬버렸다.


꼭 울타리에 갇힌 가축처럼. 함정에 빠진 것이다.


그리고 함정에 빠진 몬스터를 수확할 사냥꾼들이 움직일 차례였다.


“지금이다. 2열, 3열 돌방패를 위로 들어라.”


맵을 살피던 왕야가 말했다. 돈 오르취와 가이취가 명령을 외쳤다. 1열의 블랙 패밀리들이 앞을 막고 있을 때, 2열과 3열의 블랙패밀리들의 돌방패는 여전히 쉬고 있었다.


이제 그들이 돌방패를 우산처럼 위로 올렸다.


두 오크가 한 방패를 위로 들어 올리니 완벽한 디딤돌로 변했다.


그 위로 투척에 자신 있는 블랙 패밀리 오크들과 아리엔, 디폴트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던져!”


아리엔이 소리쳤다.


그녀 스스로도 그들에게 받은 투척용 도끼를 던졌다. 블랙패밀리가 요새 방어를 위해 모아둔 투척용 도끼를 엄청 많이 구비 해둔 덕이었다.


그녀는 투창의 훌륭한 대체재를 찾은 셈이다.


도끼가 원을 그리며 날아가더니 멧돼지를 탄 골든호그 오크의 머리통에 박혔다.


<치명타가 추가되었습니다!>

<골든호그 라이더 550/0>


곧 하늘엔 도끼 비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걸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블랙 패밀리들이 미친 듯이 도끼를 던져댔다.


굳이 조준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위에서 아래로 던지면 누구든 맞았다.


정말 최고의 투척연습장이다.


“취엑!”

“끼이엑!”


도끼에 맞은 오크들은 저마다 비명을 질러대며 쓰러졌다. 그나마 숨이 붙어있는 오크들도 쓰러져 일어서지 못한 채로 동족에게 밟혀 하얀 가루가 되었다.


그제야 오크들은 자신들이 방진을 뚫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위에선 도끼 비가, 아래에선 성벽을 방불케 하는 돌방패와 사이에 글레이브가 그들의 목숨을 수확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은 몬스터였다. 시스템상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그들은 도망치리라.


거기다 그들은 아직 한 가지 기회가 남아있었다.


드디어 보스인 오크 족장들이 직접 포위를 뚫고자 나선 것이다. 그들 중 레드혼 족장인 블러드액스가 별명만큼 무시무시한 해골장식 도끼를 들고 하이오크 근위대와 함께 나섰다.


그들이 돌방패를 두드리면 뚫릴 게 분명했다. 그들을 처리할 이가 필요했다.


한마디로 디폴트가 나설 차례였다.


아리엔과 방패 위에 선 오크들이 도끼를 던져댈 동안, 그도 석궁으로 몇 오크를 쏴 맞췄다. 그러다 뒤에서 블랙 패밀리 오크가 달려왔다.


왕야의 전령이었다.


“취익! 손님! 다른 손님이 말했다! 레드혼 족장이 중앙을 뚫으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취익! 그놈부터 잡아달라고 했다, 취이익!”

“슬슬 보스전 시간이군요, 인첸트.”


디폴트가 검을 뽑으며 말했다. 검에서 불길이 일기 시작했다.


<불속성 인챈트 중엔 거대한 화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만 인챈트가 제한 시간보다 일찍 풀립니다.>


“합니다.”


그러자 그냥 밝게만 타오르던 불검이 거대한 화염 마법 수준의 파괴력을 냈다. 그는 그 화염을 휘두르며 포위된 오크들 사이로 휘둘렀다.


그러자 아리엔과 왕야가 했던 설명대로 일반 오크들은 겁을 집어먹었다. 단순한 일반 몹은 마법에 특히 취약한 것이다.


“취이이!”

“불악마! 불악마!”


<주위 오크들이 겁을 먹었습니다>

<화염 데미지가 32% 증가합니다>

<일반 오크 몬스터에 한에 특수 상태이상 ‘공황’과 ‘공포’에 걸립니다>


오크들이 서로 혼비백산하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불길은 10초가 지나자 꺼져버렸다. 그러자 흩어지던 오크들이 다시 몰려오기 시작했다.


“취익, 불꺼졌다!”

“잡아, 취익!”


마력 스탯 3이 인챈트 꼼수로 만든 불. 허나, 그 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디폴트는 왕야가 줬던 꾸러미를 주머니에서 통째로 꺼냈다. 그러더니 그 속에 있던 마력 포션을 꺼냈다.


여전히 그의 입은 3초룰을 기억했다.


입속엔 마력 포션의 블루베리 첨가향이 가득했다.


“푸유 카아. 인챈트.”


다시 장검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이 잔인한 세계에서 살아남은 유저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 전략이 하나 있었다. 정말 무식하지만, 이보다 더 나은 전략도 드물었다.


템빨과 컨빨에 이은 최고의 무식한 전략.


그건 바로.

포션빨이었다.


‘자, 무식하게 갑니다.’

그야말로 디폴트 스스로가 살아있는 화염방사기인 셈이었다. 마력 포션은 연료고 말이다.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은 안그래도 좁아터진 오크들을 더욱 밀어냈고, 아리엔과 도끼를 던져대는 블랙 패밀리의 오크들이 그런 디폴트를 엄호했다.


얼마 안 가, 돌방패를 직접 뚫고자 움직이려던 가칸취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르르, 취이이, 불쟁이. 넌 강해 보인다.”


하이오크 근위대가 마침 도망가고 있던 일반 오크를 잡았다. 그러더니 그대로 자기 족장을 향해 밀쳤다. 가칸취의 도끼가 순식간에 밀쳐진 오크의 가슴팍을 파고들었다.


가칸취의 도끼와 오크가 한 몸처럼 깊이 박혔다.


“취이에에에.”


가칸취가 그대로 도끼를 올리자, 오크도 따라 올려졌다. 그러더니 오크가 이내 축 늘어졌다. 도끼에 붉은 피가 흐르자, 동시에 가칸취의 몸에도 붉은 살기가 넘실거렸다.


곧 녀석의 붉어진 눈동자 주위에 핏발이 설고, 안 그래도 큰 뻐드렁니가 더욱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디폴트는 기억했다. 저게 무슨 상태인지. 이미 둘에게서 오크 족장 보스의 패턴을 들은 그로선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엄청 까다로운 패턴이라는 것도.


“광화라. 꽤 골치 아프겠군요.”

“너 불쓰는 인간. 강하다! 우리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싸운다! 네가 지면 너네 편 진다!”


그 말이 맞았다. 아리엔과 왕야가 아직 있긴 하지만, 그들이 나설 때면 이미 중앙이 무너진 상황일 터였다.


그의 선에서 끝장을 내야 했다.


디폴트는 생각함과 동시에 행동으로 옮겼다.


두 손엔 힘을 가득 주고, 반대로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볍게 움직였다.


작가의말

이래서 방패랑 창이 사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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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10-3 지고한 종자(3) 21.02.03 21 0 12쪽
91 10-2 지고한 종자(2) 21.02.02 20 0 12쪽
90 10-1 지고한 종자 21.01.29 22 0 14쪽
89 9-5 반역의 거신(5) 21.01.28 25 0 16쪽
88 9-4 반역의 거신(4) 21.01.27 32 0 12쪽
87 9-3 반역의 거신(3) 21.01.26 25 0 12쪽
86 9-2 반역의 거신(2) 21.01.22 28 0 13쪽
85 9-1 반역의 거신 21.01.21 27 0 12쪽
84 8-4 하즈다르둠 공성전(4) 21.01.20 22 0 12쪽
83 8-3 하즈다르둠 공성전(3) 21.01.19 23 0 12쪽
82 8-2 하즈다르둠 공성전(2) 21.01.15 25 0 13쪽
81 8-1 하즈다르둠 공성전 21.01.14 32 0 15쪽
80 7-10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10) 21.01.13 24 0 17쪽
79 7-9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9) 21.01.12 45 0 14쪽
78 7-8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8) 21.01.08 29 0 14쪽
77 7-7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7) 21.01.07 30 0 12쪽
76 7-6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6) 21.01.06 27 0 12쪽
» 7-5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5) 21.01.05 25 0 12쪽
74 7-4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4) 21.01.01 42 0 16쪽
73 7-3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3) 20.12.31 46 0 12쪽
72 7-2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2) 20.12.30 21 0 13쪽
71 7-1 검은 가족과 드워프들 20.12.29 24 0 13쪽
70 6-12 속삭임의 던전(11) 20.12.25 25 0 12쪽
69 6-11 속삭임의 던전(10) 20.12.25 25 0 14쪽
68 6-10 속삭임의 던전(9) 20.12.24 2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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