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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732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6.16 21:22
조회
234
추천
4
글자
12쪽

진천 - 122화

DUMMY

"젠장!!"


후악!!


서걱!


"...!!!"


팍!


역시 여유를 부릴 입장은 못되었던 서역인의 대검이 싱어의 울대를 움켜쥔 진천의 팔을 내리친 그 찰나.


진천의 호신강기가 순식간에 무력화 되며 살가죽이 크게 벌어졌고, 동시에 뜨거운 고통와 함께 피가 축축하게 베어져 나오는 걸 느낀 진천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서 몸을 꺼뜨렸다.


팍!


"???"


스스스-


"저기다!!"


"미친! 저건 텔레포트잖아!!"


"...미친. 힐링까지..."


순식간에 30장 뒤로 몸을 옮긴 진천이 갈라진 팔섬 틈으로 드러난 검상을 회복하자, 쓰러진 싱어를 치료하던 라빈의 입이 쩍 벌어지며 온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황당하기는 무심한 얼굴로 오른 주먹을 쥐었다 펴며 팔을 몇번 휘적이고 있는 진천도 마찬가지.


교주가 된 이후 상대가 누구든 그저 죽이느냐 마느냐만을 고민했던 진천은 지금의 이 상황이 실감이 안나 당혹감 가득한 얼굴로 서역인들을 바라봤다.


'현경이 이정도인게 말이... 그래. 그 적룡도 신마가 된 형님의 공격을 받으려면 힘 좀 써야 한다고 했다. 내가 너무 여유를 부렸나? 좋아. 이번엔 진짜로...'


스릉-


편한 방향으로 날선 긴장감을 애써 진정시킨 진천이 다시 전투를 준비하자, 서역인이 영 못마땅한 얼굴로 검을 치켜들며 이죽거렸다.


"아까 네놈이 한 말 그대로 돌려주마. 팔을 자르려 했는데 제법이구나."


그 서역인- 용병대의 대장 포터는 처음 자신을 찾아온 무영문의 무사들이 진천의 능력을 설명했을 때 코웃음을 쳤다.


'뭐? 크핫! 나도 너희 나라의 무공에 대해 꽤 알기에 하는 말인데, 상처를 회복하거나 몸을 사라지게 하는건 분명 뭔가 트릭이 있을거다. 너희가 아무리 마나를 신기한 방법으로 운용한다고는 해도 인간인 이상 그런건 불가능해.'


"대, 대장. 텔레포트에 리커버 까지... 저건 눈속임이 아니야. 게다가 5마일 거리에 있던 싱어까지 한순간에 이동시켰어."


다급하게 싱어의 치료를 마친 라빈의 말에 포터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의 롱소드에 다시 오러를 불어 넣었다.


"흐흐! 싱어, 넌 잠시 피해 있어라. 라빈, 놈에게 그래비티 폴과 블러드 램페이지를 걸고 추적마법도 걸어놔라. 저놈이 텔레포트로 도망가면 쫓아야 하니."


"대장, 그 포지션은..."


"그래, 드래곤 사냥이다."


"억!!"


쿠르르르르르....


싱어와 라빈이 경악성을 내지르자 포터의 주변으로 땅이 진동하며 거대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쫄지마라. 기껏해야 아직 웜급도 안되는 어린놈이다. 자, 동방의 드래곤은 어떤지 한번 보자고!!"


투웅!!


"젠장!! 싱어!"


"미친!! 뜬금 없이 드래곤이라니!!"


후우우우우욱-!


포터의 거구가 땅을 박차며 공중으로 치솟자 싱어가 땅위를 기이한 속도로 달리며 사라졌고, 라빈이 내민 양손에서 청색의 문자들이 나와 커다란 원을 이루며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푸카학!!


곧 공중에서 포터가 휘둘러친 반월형의 강기가 진천의 몸을 덮치자 그에 빠른 보법으로 몸을 빗겨돌린 진천이 라빈의 코 앞으로 나타나 그의 머리통을 주먹으로 후려치려던 그 순간.


"인첸트."


쩌엉!!


"???"


라빈의 나지막한 중얼거림과 동시에 진천의 몸에 만근의 무게가 더해지는 듯 하며 몸속의 피가 뜨겁게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몸이 무겁다!! 진법?! 아니, 이건 점혈이다. 순식간에 기맥이 저놈의 공력으로 꽉 막혔어!'


퍼버벅!! 꽈앙!!!


'피도 뜨겁다. 염귀의 것과 같아.'


미처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등 뒤로 쏟아진 포터의 강격을 맞고 순식간에 머리속이 하얘진 진천은 본능적으로 전신에서 어마어마한 냉기를 폭발시키며 전신의 혈관에 음강을 불어넣었다.


스스스...


북극과 같은 수준의 극랭한 공기가 주변을 감싸자 라빈이 황급히 주문을 외치며 50장 밖으로 훌쩍 멀어졌고, 진천은 곧장 기맥에 진기를 쏟아부어 몸을 짓누르는 압력을 떨쳐낸 뒤 다시 흑룡검을 뽑아들었다.


"이 새끼들이... 이딴 잡기술로 감히..."


'구룡검'


'운룡 대구식'


'일타파백'


쿠르르르르르... 파지직!!


"오오! 이것이 동방의 용!! 엄청 멋지잖아!!!"


어마어마한 위용과 속도로 자신을 덮쳐 들어오는 흑색과 백색의 거룡 무리를 본 포터가 전신에서 붉은 오러를 쏟아내며 검을 미친듯이 휘둘렀고, 그의 오러와 진천의 강기가 찰나에 수백번은 충돌하며 종남파 주변의 일대를 완전히 초토화 시키기 시작했다.


쿠르르릉!!! 꽈앙!!!


콰앙! 쾅!!!


"젠장! 말도 안돼!!! 저 스펠은 드래곤도 이렇게 빨리 못풀어!!!"


7써클 마법사인 라빈은 지금 순식간에 자신의 주문을 해체한 진천을 보고 상당히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에이션트급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웜급 드래곤만 해도 6써클 이상의 마법사가 부여한 마법은 그 시간이 다 되기 전까지는 쉽게 해제할 수가 없다.


마법이란 원래 드래곤들이 용언을 통해 자연의 힘을 가져다 쓰는 언약으로 발현되는 용언마법.


인간이 쓰는 마법이란 드래곤이 인간에게 이 용언마법을 전해주면서 마법이 발동되는 조건인 용언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 해준 것 이기에, 작동 방식과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본질 자체는 드래곤이 쓰는 것과 완전하게 동일했다.


물론 각각의 마법을 해제 하거나 완화 시키는 공식의 마법주문도 있지만, 역으로 해제를 방어하는 주문은 그것을 걸 때보다 훨씬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기에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자신을 죽이기 위해, 오랜시간 필살의 준비를 하고온 인간들과의 전투 도중에 그것을 해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진천은 드래곤이 아닌 사람, 그것도 중원의 무인이었기에 얘기가 전혀 달랐던 것이다.


진천은 복잡한 주문 같은 것에 기댈 필요 없이 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스스로, 실날 같은 세맥까지 공력으로 조절 할 수 있었기에 곧장 공력을 순환시켜 몸의 내부를 원상태로 돌려놨을 뿐 이지만, 이런 내공의 개념을 전혀 모르는 라빈에게 이는 실로 기절초풍할 일이었다.


"역시 재밌는 놈이구나!! 크하핫!!!!"


라빈과 달리 즐거워 못견디겠다는 얼굴로 진천의 몸집만한 롱소드를 미친듯이 휘둘러 오러를 마구 날려대고 있었고, 진천도 마찬가지로 검에서 온갖 색과 모양의 강기와 마기, 뇌전을 쏟아내고 있었다.


꽝!! 파바바바바박!!


콰앙!!! 콰강!!


후우우웅-


그리고 어느새 둘 사이의 검격이 충돌해서 퍼지는 것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새로운 공력이 그 자리에 쏟아지고 있었는데,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자 그 공력들은 더 이상 충돌하여 터지지 않고 뭉쳐지며 주변 공간을 기괴하게 일그러뜨리기 시작했다.


'젠장, 이거 설마...'


자연진기의 폭발.


이미 상당한 크기로 뭉친 그 1장 지름의 공력 덩어리를 보고 불안감을 느낀 진천은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이성조와 천소청의 걱정 따위는 잊은지 오래였기에 지금껏 거리낌 없이 진기의 폭풍을 휘둘러치던 진천이었지만 문제는 이곳이 악야가 있는 섬서라는 것 이었다.


'이정도 크기라면 화산까지도 위함하다. 절대 터뜨리면 안돼. 흩어내자.'


"마혈풍."


휘이이이잉-


생각을 마친 진천의 검에서 상당한 크기의 마기폭풍이 휘공력의 덩어리를 향해 휘몰아 치던 그 때.


"라빈!! 레스트릭션(속박)!!!"


쐐애애애액!!!


뻐버벅.


"!!??"


괴상한 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차가운 통증에 진천이 고개를 내리자 20장 밖에 있던 포터의 검이 어느새 진천의 우측 허벅지에 깊게 박힌 채로 엄청난 오러를 뿜어내고 있었다.


"크헉!!!"


"크크! 건방진 놈. 감히 나와의 전투중에 딴 생각을 해?"


'도, 도망가야 해!!!'


이 때 진천은 생전 처음으로 느껴보는 고통에 머리에 벼락을 벼락을 맞은 듯 혼비백산 한 진천은 곧장 마교의 대전으로 몸을 옮겼다.


퍽!


실패.


"!!!"


"도망 못간다!!!"


후아아악!!!


이동에 실패한 진천은 그 영문을 채 알기도 전에 날아온 포터의 주먹에 가격 당하며 10장 밖으로 세차게 밀려나갔고, 그대로 따라붙은 포터가 진천의 허벅지에 박힌 검을 힘차게 뽑아낼 때가 되어서야 지금 자신의 전신 여기저기에 낮선 공력이 가시처럼 박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끄아아아악!!!"


그와 동시에 허벅지가 갈려나가는 고통도 느낀 진천은 마구잡이로 흑룡검을 휘몰아쳤다.


후웅!!후웅, 후웅, 후웅!!


콰가가가가강!!!


챙!! 쩌엉!!! 퍼버벙!!!


하지만 포터는 단 한치도 물러나지 않은 채 진천의 검을 모두 받아쳐냈고, 진천은 이 상상도 못한 위기에 반쯤 정신이 나간채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생에 처음으로 느껴보는 진짜 고통과 죽음의 위기.


진천은 지금 청해에서 곤륜파의 장문인을 만났던 40년 전의 그로 돌아간 듯 했다.


'살고싶다.'


그때와 유일하게 다른 것이 있다면 그간 수십만번은 족히 반복한 수천가지의 무공이 몸에 익었다는 점이다.


그 덕인지 두려움에 잡아먹힌 상태에서도 진천의 검은 꽤나 정교하고 치명적인 검로를 따라 포터의 급소를 끊임없이 노렸고, 둘은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그 상식 밖의 위력으로 수천번의 검격을 부딪쳤다.


그리고 그 강기폭풍 속에서 온몸이 난도질 당하며 자신의 살점과 피, 뼛조각이 뒤섞여 튀는 것을 보던 진천은 이미 언젠가부터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휘둘러지는 흑룡검을 보며 점점 시야가 어두워짐을 느꼈다.


'어서 치료를... 아니, 치료를 해봤자 어차피 이놈 앞에선 다시 넝마가 될거다. 이대로 죽는건가? 난 인세에선 무적 아니었어? 겨우 이런 짐승같이 생긴 놈에게 죽는다고?'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죽음의 무게에 정신이 무너진 진천은 피범벅이 된 손아귀에 힘을 풀고 흑룡검을 흘려 보냈다.


'악야... 죽기 싫어. 무섭다. 도망, 도망가야해.'


콰앙!!! 슈슈슈슉!!


이 순간 진천의 손에서 떠난 흑룡검은 오히려 더 빠르고 정확한 검로로 포터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반쯤 눈을 감은 진천의 양수에서는 엄청난 양의 시커먼 마기가 운무처럼 흘러나오며 바닥에 낮게 깔리기 시작했다.


"미친, 검이 스스로? 대단한 놈이군. 이제 진짜로 끝내주마."


쿠르르르르르...


후웅!!


쿠웅!!


진천의 가슴팍을 향해 사선으로 휘둘러졌지만 허공만 가른 채 땅으로 처박힌 포터의 롱소드.


"...!!"


포터는 곧장 진천이 몸을 피한게 아니라 자신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걸 알아채곤 어금니를 짓이겼다.


"이 쥐새끼 같은 놈이 잔재주를!! 조용히 죽어라!!!"


포터가 노기 가득한 얼굴로 엄청난 파공성을 터뜨리며 이미 완전히 눈을 감고 있는 진천을 향해 다시 몸을 날렸다.


콰광!!!


그런 포터가 박찬 땅이 크게 갈라지며 옅은 진동이 퍼지던 그 순간.


'풀었다.'


팍!!


"???"


"놓쳤다!!"


어느새 무릎 높이까지 쌓인 마기의 운무 위로 붕 떠오른 진천은 작은 자성빛 구체를 운무 속으로 던져 넣으며 일순간에 포터의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젠장!! 라비!!! 트레..."


뻐어어어어어엉!!!!


이 때 진천이 던져놓은 아이 주먹만한 구체가 대지와 닿으며 온몸을 찢어버릴 듯 한 공기 폭발이 일어났고, 포터 일행은 삽시간에 넓고 깊게 깔려있던 진천의 마기에 휩쌓이며 고통과 분노에서 기인한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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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진천 - 123화 22.06.16 241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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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진천 - 121화 22.06.16 236 4 14쪽
121 진천 - 120화 22.06.16 254 4 11쪽
120 진천 - 119화 22.06.16 248 5 9쪽
119 진천 - 118화 22.06.16 246 4 12쪽
118 진천 - 117화 22.06.16 253 4 14쪽
117 진천 - 116화 22.06.16 257 3 12쪽
116 진천 - 115화 22.06.16 238 4 9쪽
115 진천 - 114화 22.06.16 259 6 11쪽
114 진천 - 113화 22.06.16 255 5 14쪽
113 진천 - 112화 22.06.16 252 4 17쪽
112 진천 - 111화 22.06.16 265 4 12쪽
111 진천 - 110화 22.06.16 266 5 11쪽
110 진천 - 109화 22.06.16 273 4 12쪽
109 진천 - 108화 22.06.16 262 4 10쪽
108 진천 - 107화 22.06.16 258 4 13쪽
107 진천 - 106화 22.06.16 276 5 11쪽
106 진천 - 105화 22.06.16 294 3 17쪽
105 진천 - 104화 22.06.16 283 3 15쪽
104 진천 - 103화 22.06.16 279 4 16쪽
103 진천 - 102화 22.06.15 274 4 16쪽
102 진천 - 101화 22.06.15 284 3 18쪽
101 진천 - 100화 22.06.15 27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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